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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이 갑이다-71화 (71/341)

# 71

레벨이 갑이다

71화

조세프 백작가 지원

조세프 백작은 대규모 몬스터 침공 때 베손이 아주 큰 활약을 했다는 소문을 듣게 된다.

폐인이 되어 한적한 시골로 내려간 줄 알았던 베손이 놀라운 실력을 갖췄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그를 불러들인다.

하지만 그는 이미 아고나 마을을 지키기로 맹세한 사람.

기사는 자신의 맹세의 가치를 안다.

비록 기사직은 내려놓았지만 스스로 영원한 기사라 여기는 베손에게 이번 문제는 큰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그 갈등을 해소시켜 줄 적임자로 베손은 당신을 지목했다.

난이도 : B+

완료 조건 : 백작이 주는 임무 완수.

성공 시 보상 : 5레벨 경험치, 1,000골드, 상급 강화석 10개.

실패 시 : 7레벨 다운, 베손과의 친밀도 하락.

‘경험치가 좀 줄었네. 요구 경험치가 늘어서 그런 건가. 그래도 골드와 상급 강화석까지 10개를 준다니 나쁘지는 않네.’

레벨 업이 까다로워진 만큼 난이도에 따라 보상 경험치가 조정이 되었다.

하지만 골드와 강화석까지 얻을 수 있어 큰 불만은 없었다.

“베손 님을 돕는 것은 저에게도 아주 보람된 일입니다. 하나, 어떤 일인지는 알고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좋네. 내 자네에게는 특별히 말해 주겠네.”

베손은 이서우를 회의실로 이끌었다.

몬스터 토벌이나 마을의 위기가 있을 때 사용하는 공간이었다.

가운데 커다란 모형은 카이젠 제국을 축소해 둔 것이었고, 벽면에도 지도가 보였다.

베손은 이서우를 모형이 있는 중앙으로 이끌었다.

“자네도 카이젠 제국의 지도는 봤을 것이네.”

“네. 몇 번 본 적이 있습니다.”

“혹시 보면서 이상한 점이 없었나?”

“이상한 점이라면…….”

지도를 자세히 볼 시간도 없었고, 유심히 살펴봐야 할 곳이 어딘지 모르니 이상한 점을 찾을 수 있을 리 만무했다.

그가 이용하는 유료 사이트에서도 150 이하가 활동하는 곳에 대한 정보는 비교적 저렴했지만 그 이상의 지역은 엄청나게 비쌌다.

싼 게 수백만 원이고 비싼 정보는 수천만 원을 넘는 것도 꽤 있었다.

직접 알아보면 된다 싶어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베손의 표정이나 말투를 보니 뭔가 비밀이 있는 것 같았다.

“이쪽을 보게.”

베손이 제국 서쪽을 가리켰다.

바다가 있는 곳이었다.

카이젠 제국과 엘사둔 제국은 중앙에서 살짝 북쪽 지역을 경계로 분단이 되어 있다. 그 외의 지역은 모두 바다였다.

베손이 왜 그곳을 특별히 지목했는지 이서우는 의아했다.

“사실 이곳은 육지라네.”

“네? 육지라고요?”

“그렇다네. 모험가들은 아마 모를 것이네. 이곳은 누구도 접근할 수 없으니까.”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겁니까?”

“이야기가 길어질 텐데 괜찮겠나.”

“네. 전 괜찮습니다.”

“알겠네. 어차피 자네를 설득해야 하니 이왕이면 자세히 알려 주는 편이 낫겠지.”

이서우는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저렇게 뜸을 들이나 싶어 집중했다.

베손은 크게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내 입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모든 사람들이 내가 20대에 소드 마스터가 될 거라 예상했네. 나도 자신 있었고. 물론 귀족 출신이 아니어서 소드 마스터가 된다 해도 신분 상승의 한계는 있겠지. 그때 조세프 백작님이 내게 손을 내밀었고, 난 기회를 놓치지 않았네. 조세프 백작님은 꽤 성공 가도를 달리시는 분이었거든. 백작 중에서도 아주 끗발이 있었지. 한데, 그분이 무슨 일을 하시는지 난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네. 충성 서약을 하고 나서야 알았지.”

베손은 그 당시를 회상하는지 얼굴에 회한이 묻어 있었다.

“수백 년 전, 대륙은 전쟁터였네. 하지만 그땐 카이젠과 엘사둔으로 나뉘지 않았어. 공동의 적이 있었거든.”

“공동의 적이라면…….”

“바로 여기. 그 적들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성이 여기에 있네. 조세프 백작님은 그곳을 지키는 임무를 맡으셨고. 놀랍게도 백작님은 벌써 10대째 그곳을 지키고 계신다네. 오래전, 괴물들이 이곳을 침입하려 했지만, 한 영웅이 나타나 싹 쓸어버렸지. 우두머리를 잃은 녀석들은 혼비백산해 도망쳤네. 된통 당한 녀석들은 그 뒤로 절대 그곳을 넘어오지 않았어. 하지만 시간이 너무 흘러 버렸지. 백작님은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실력자들을 모았고, 거기에 내가 포함된 것이라네.”

“영웅이라면 혹시 펠렌 님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자네도 그분에 대해 아는가?”

“네. 전설적인 인물이라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암, 전설적인 분이시지. 하지만 아쉽게도 난 그분을 뵙지 못했네. 벌써 200년도 더 지난 전쟁이고, 그분이 마지막으로 나타났을 때가 80년 전쯤이었을 것이네.”

“네. 저도 그쯤에 나타나셨다고 들었습니다.”

란셀의 나이가 100세를 바라보니 펠렌이 등장한 시기를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었다.

“그랬군. 하긴, 형님이 은인이라고 여기셨을 정도니 자네에게도 그분에 대해 말을 했겠지. 하지만 어디 가서 그분에 대해 말하지는 말게.”

“말하지 말아야 할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워낙 자유분방한 분이셔서 사고를 좀 많이 치셨거든. 귀족, 특히 대귀족들은 그분을 좋아하지 않네. 생각해 보게. 나라를 구한 분인데, 왜 사람들이 잘 모르겠나.”

“아!”

이서우는 베손이 왜 펠렌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대귀족이든 왕족이든 가리지 않고 막대하셔서 불만이 많았지. 밝히기 꺼려지는 사건들도 많았고. 나도 백작님께 가볍게만 들어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황제의 치부도 포함되어 있다고 했었네. 그러니 그분의 과거가 드러나면 안 되는 것이지.”

“권력자들이 종종 그런 식으로 과거를 은폐하죠.”

“벌써 오래전 일인데 후대까지도 앙금이 지워지지 않고 전해지고 있지. 그런 걸 보면 귀족들도 참 치사해. 아, 물론 조세프 백작님은 절대 그렇지 않다네. 가서 고자질하지는 말게. 험, 험.”

“걱정 마십시오. 전 입이 무겁습니다.”

“고맙네. 뭐, 어쨌든 여기는 그런 곳이네. 그리고 앞서 놈들이 한 번도 넘어오지 않았다고 했지만, 딱 한 번 접촉할 기회가 있었네. 그때 난 젊었고, 너무 자만했네.”

이서우는 당시를 회상하는 베손을 기다려 주었다.

그러고 잠시 후, 베손이 차분히 말을 이었다.

“덩치가 5미터에 달하는 인간형 몬스터였네. 팔과 다리가 무척이나 길었지. 몸통은 끈적거리는 느낌을 주었는데, 피부가 아주 특이했네.”

“특이했다고요?”

“검을 찔렀는데도 느낌이 없었지. 게다가 그들의 몸에서 나오는 분비물이나 체액은 강력한 독성이 있었네. 그때 중독이 되어서 난 힘을 잃고 말았다네.”

베손은 자신의 아픈 과거를 털어놓았다.

그는 그 뒤로 꽤 오랜 시간 방향을 잡지 못하고 방황했고, 30대 후반의 나이에 아고나 마을로 왔다.

자연과 벗 삼아 사는 날들이 길어지자 점점 원래의 모습을 회복해 아고나 마을을 다스리게 된 것이었다.

“정말 특이한 몬스터네요.”

“나도 처음 보는 유형이었어. 어쨌든 그 뒤로 그놈들은 나타나지 않았고, 난 이곳에 오게 되면서 소식을 접하지 못했네. 한데, 얼마 전 내 활약을 들으시고 백작님이 다시 한 번 도움을 요청하셨네. 이번에는 직접 그곳을 넘어가야겠다고 하시더군.”

“직접요?”

“그렇다네. 직접 얼굴을 뵙고 왜 가려고 하시는지 묻고 싶었지만, 자네가 마을을 관리하지 못하겠다고 하니 그 질문은 자네에게 맡기겠네. 무사히 돌아와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게.”

베손은 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이서우라면 그 어떤 곳을 가든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그런 믿음이 없었다면 베손은 결코 이서우를 보내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멋진 모험담을 한가득 안고 오겠습니다.”

“그래 주게. 참, 잠시만 기다리게. 내 백작님께 전할 서신을 써 주겠네.”

“네.”

베손은 자신의 원목 책상에 앉아 정성 들여 서신을 써서 이서우에게 넘겼다.

이서우는 베손의 서신을 소중히 인벤토리에 넣었다.

“가서 내가 보내서 왔다고 하면 되네.”

“네, 베손 님.”

“참, 거기 가면 텃세가 심할 것이네. 기사들은 모험가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

“괜찮습니다.”

“귀찮게 하거든 가서 실력으로 눌러 주게. 그러면 찍소리 못 할 것이네.”

“정 방법이 없으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하하하, 그놈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참으로 볼만하겠어.”

“그놈이라니요?”

“아, 있네. 나와 라이벌 관계였는데, 어찌나 잘난 척을 하는지. 성격이 지랄맞아서 아마 가면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네.”

“지금쯤이면 많이 부드러워지지 않았을까요?”

“어림없지. 그놈은 절대 안 변해. 비록 몸은 먼 곳에 있지만 나도 듣는 귀가 있거든. 어쨌든 실력이 최고라는 걸 잊지 말게. 처음부터 약하게 보이면 절대로 안 되네.”

“네. 명심하겠습니다.”

기사들에게 얕잡아 보일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렇다고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은 하지 않겠지만, 상대가 먼저 도발해 온다면 그냥 넘기지는 않으리라 다짐했다.

“이런, 내 정신 좀 보게. 내가 갈 줄 알고 잊고 있었는데, 그곳으로 가려는 상인들이 있네. 우리 마을을 위해 노력을 많이 한 사람들이지. 그들이 도움을 요청했는데 괜찮겠나?”

상인과의 동행

베손이 소규모 인원을 이끌고 조세프 백작에게 가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 상인들이 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들은 아고나 마을을 위해 아주 많은 노력을 기울인 상인들로, 대규모 몬스터 침공 이후 산더미처럼 쌓인 물건을 처분하기 위해 길을 나서는 것이었다.

그들은 부를 마을 사람들과 나누기 때문에 베손은 적극적으로 지지했고, 이번 여정에 합류시켜 준 것이었다.

완료 조건 : 상인들을 안전하게 조세프 백작 영지로 데려가면 된다.

난이도 : D

성공 시 보상 : 1레벨 경험치, 300골드, 상급 강화석 1개.

실패 시 : 3레벨 다운.

“맡겨 주십시오. 제가 무사히 데려가겠습니다.”

“고맙네. 자네가 나서 주니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네.”

베손은 이서우의 손을 꼭 붙잡았다.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 오자 이서우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출발은 내일 오전 8시네. 늦지 말고 꼭 성으로 오게.”

“네, 베손 님!”

힘주어 대답한 이서우는 성을 빠져나왔다.

사냥을 할까 하다가 접속을 종료했다.

조세프 백작의 영지에 대해 알아보려는 것이었다.

유료 사이트에 접속한 이서우는 조세프 백작에 대한 정보를 찾았다.

정보가 우르르 쏟아졌다.

백작의 영지가 워낙 넓으니 작은 마을들에 대한 정보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서우가 필요한 것은 백작이 사는 곳이었다.

걸러 내고 걸러 내어 백작의 성이 있는 영지에 대한 정보를 추렸다.

한데, 정보가 딱 하나밖에 없었다.

이서우가 놀란 건 그 정보가 무료라는 점이었다.

무료 정보는 정말 기본 중의 기본이어서 그다지 쓸데가 없다는 것인데, 백작의 영지가 왜 이런 취급을 받는 것일까.

이서우는 궁금해서 얼른 제목을 클릭했다.

조세프 백작이 살고 있는 영지에 대한 정보

카이젠 제국에서도 조세프 백작의 힘은 막강하다. 어떤 면에서는 공작보다 더 강한 파워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백작이 사는 영지는 NPC 구역과 유저 구역이 철저히 분리되어 있어 유저들이 접근할 수 없다.

아주 짧은 정보를 다 확인한 이서우는 황당한 얼굴로 글자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유저들은 못 들어간다고? 그 정도로 유저들을 싫어하는 건가?”

정보가 없다는 것은 지금까지 어떤 유저도 조세프 백작을 만나지 못했다는 뜻이다.

수많은 유저들이 조세프 백작령에서 지냈음에도 그와 친해진 사람이 없다는 것에 이서우는 강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혹시나 정보가 더 있나 검색해 봤지만 그 외에는 어떤 것도 보이지 않았다.

가볍게 산책을 하고 이른 점심을 먹은 뒤 접속 베드에 몸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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