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9
레벨이 갑이다
109화
다음 날, 이른 아침부터 이서우는 분주히 움직였다.
계약서를 작성하고 방송 준비에 돌입해야 했다.
물론 그가 현실에서 직접 나오는 방송은 아니어서 그다지 부담되는 것은 없지만, 그래도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늘 만나던 카페로 가자 이설아가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었다.
“서우 씨 표정이 엄청 밝은데요? 뭐 좋은 일 있나요?”
“네? 아, 그냥 조금 좋은 일이 있네요.”
“계약 건은 당연할 거고, 무슨 일인데 그렇게 광대 승천을 하셨을까?”
“부모님께 이번에 상가 건물 하나 해 드리려고 하는데, 괜찮은 물건이 있어서요.”
“어머, 정말요? 효자시네요. 한데, 상가 매매는 잘 알아 보셔야 해요. 괜찮으시면, 제가 잘 아는 사람이 있는데 소개시켜 드릴까요? 아주 깔끔하게 처리하시는 분이거든요.”
“그래요? 그럼 저야 좋죠.”
이서우는 그렇지 않아도 급매로 나온 것이어서 뭔가 찜찜했는데, 검증된 사람을 추천받으니 걱정이 싹 가셨다.
“자, 그럼 어디 서우 씨의 결정을 들어 볼까요?”
“그 전에 마실 것부터.”
“아차, 중요한 걸 빼먹었네요.”
“그럼요. 먹는 게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데요.”
“호호호, 네. 얼른 시키세요.”
날이 쌀쌀해지고 있지만 이서우는 시원한 게 당겼다.
베리베리 스무디를 주문했다.
“서우 씨는 커피 잘 안 마시네요?”
“네. 전 카페인하고 안 친해서요. 가슴도 두근두근하고, 새벽 늦게까지 잠이 안 와요.”
“아, 카페인에 민감하시구나.”
“네. 좀 그런 편이에요. 그래서 어쩌다 가끔 마셔요. 차도 마시면 효과를 바로 보는 체질이거든요. 페퍼민트를 마시면 몸에 열이 살짝 나면서 잠이 솔솔 오더라고요. 불면증에 좋다더니 효과가 너무 바로 나타나서 낮에는 많이 연하게 해서 먹는 편이죠.”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다고는 들었어요.”
“그나저나 이제 설아 씨의 결정도 들어 볼까요?”
“어머, 서우 씨의 결정을 먼저 듣고 싶었는데 말이죠.”
이서우는 자연스럽게 계약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를 바꾸었다.
그의 결정을 먼저 듣고 싶었지만 선수를 빼앗겨 그녀가 입을 뗐다.
“전 K사로 정했어요. 사실, 이건 거의 저나 서우 씨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 준다는 뜻이에요. 언제든 마음에 안 들면 그만해도 된다는 조건까지 달았다면, 자신이 있다는 뜻이거든요.”
“저도 그 부분이 마음에 들기는 했어요. A사는 너무 독점 권한에 치우쳐서 조금 마음에 들지 않더라고요.”
“기업 측에서 보면 자기들 이득을 먼저 신경 써야 하니 독점적 권한을 누리고 싶겠죠. 하지만 배려해 주고 신경 써 주면 누가 나가려 하겠어요.”
“그러니까요. 독점적 권한으로 묶어 두고 시간이 지나면 자기들 마음대로 휘두르려는 거겠죠. 그래서 저도 안 당기더라고요.”
“저도 그래요. 거기다 계약금으로 통 크게 100억까지 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내용은 없었는데…….”
“뒤늦게 연락이 오셔서 그러시더라고요. 너무 대우를 못해 주는 것 같아서 그러는 거라고.”
“헐, 충분히 파격적인 대우를 해 주시는 것 같은데.”
“원래 박 대표님이 좀 화끈하시죠.”
“그럼 K사로 하는 건가요?”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솔직히 3위부터 5위 업체와도 대화를 해 볼 수는 있는데, 박 대표님의 제안만큼 해 줄 곳이 없어요. 광고 기업 선정하는 부분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거고요. 그나마 K사가 그런 부분에서도 우리를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거예요.”
“하지만 완벽한 자유를 주는 건 아닌 것 같던데요?”
이서우도 그 부분에 대해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한데, 추가적인 내용이 첨부되어 있었다.
“K사 측에서 업체를 추천할 수 있을 뿐이지 결국 결정은 우리가 하는 거니 상관없어요. 무언의 압박이 와도 그냥 뻔뻔하게 밀고 나가면 돼요.”
“하하하, 그것도 그러네요.”
이서우는 이설아가 한다면 하는 성격인 것을 알기에 웃음을 터트렸다.
“어떻게 할까요?”
“설아 씨는 K사로 선택하신 거죠?”
“네. 전 선택했어요.”
“저도 거기가 대우도 더 좋고, 합리적인 듯하더군요. 그럼 그곳으로 결정하죠.”
“네.”
이서우는 더 고민할 것 없이 K사로 선택했다.
사실 광고 수익 비율 8 대 2이라는 수치는 애초부터 형성이 될 수 없는 것이었다.
그걸로 먹고사는 플랫폼인데, 그걸 다 포기하다니.
“참, 제가 25퍼센트니 서우 씨는 55퍼센트를 가져가시게 될 거예요.”
“전 솔직히 설아 씨가 조금 더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하는 거라고는 게임밖에 없어요. 나머지는 다 설아 씨가 할 텐데 25퍼센트는 너무 적지 않나요?”
기존에 이야기한 대로 계약을 하면 이서우는 무려 55퍼센트를 가져간다.
아무리 자신 때문에 이번 일이 성사된 것이어도 이건 아닌 것 같았다.
“그럼 30퍼센트를 가져갈게요. 더는 제가 부담이 돼요. 솔직히 이 모든 게 가능한 건 오직 서우 씨여서 그런 거예요.”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해요.”
이서우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리 이서우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사냥을 해도 그걸 잘 살려야 더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는 이설아가 톱이었다.
“네. 그럼 계약을 하러 가 볼까요?”
“네. 후딱 끝내 버리죠.”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설아는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았다.
K사 대표는 지금 당장이라도 괜찮다고 했다.
이서우는 그녀와 함께 K사 본사로 갔다.
“건물이 엄청나네요.”
“최근에 올린 건물이어서 최첨단 기술들이 대거 접목되었어요. 개인 방송이지만 원하는 장비를 언제든 쓸 수 있게 배려도 했고요. 그리고 아이를 돌보기 힘들면 이곳에 모든 게 마련이 되어 있어, 진행자들은 방송만 하면 되게 해 놨어요.”
“복지가 엄청 좋네요.”
“네. 출산휴가에 육아휴직까지 모두 다 유급이죠.”
“헉. 자기들 직원도 아닌데, 직원을 둔 회사보다 더 잘해 주네요.”
“그래서 생긴 지 얼마 안 됐는데도 빠르게 2위까지 치고 올라온 거죠.”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보안 요원이 그들을 막아섰다.
하지만 약속이 되어 있다고 알리니 친절히 엘리베이터까지 안내를 해 주었다.
대표가 뭔가 미리 말을 해 뒀으리라.
대표 전용 엘리베이터로 편하게 집무실까지 논스톱으로 올라갔다.
“반갑습니다. 대표 박원식입니다.”
“전 아실 테고, 이쪽이 바로 이서우 씨예요.”
“반갑습니다. 이서우라고 합니다.”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일단 이쪽으로 앉으시죠.”
박원식이 접객실로 안내했다.
편안함을 위주로 소박하게 꾸며 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제가 이렇게 전장의 지배자 님을 보게 될 줄이야! 정말 플레이 하시는 걸 매일 보는데도 질리지가 않습니다.”
“참, 대표님이 서우 씨 팬이세요. 호호호. 아마 나가실 때 사인해 달라고 조르실지도 몰라요.”
“사인씩이나…….”
“무조건 받아야지요.”
“만들면 그때 해 드리죠.”
이서우는 사인을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그렇다고 달랑 이름 석 자만 쓸 수는 없는 일이니 일단 추후로 미루었다.
“자, 그럼 이제 일 이야기를 해 볼까요. 이미 들으셨겠지만 다시 한 번 말씀드릴게요.”
“네.”
이서우는 꼼꼼하게 하나씩 설명하는 박원식이 마음에 들었다.
사소한 것도 최대한 상대방이 피해를 보지 않게 배려를 하는 것이다.
이서우가 계약을 해 봤으면 얼마나 해 봤을까.
용어도 생소하고, 해석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박원식의 자세한 설명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30분에 걸쳐 긴 이야기가 끝났다.
“설명을 하면서 녹화를 해 뒀습니다. 두 분은 뒷모습만 나오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어쨌든 파일로 보내 드릴 테니 잘 보관하게 계십시오. 찾는 게 귀찮으시면 저에게 직접 물어보셔도 됩니다.”
“쉽게 잘 설명해 주셔서 다 이해를 했습니다. 조건이 상당히 파격적이네요.”
“아니죠. 두 분이 우리에게 오신 게 더 파격적인 일이죠.”
“그렇군요.”
박원식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
한데, 그것이 아부성 발언이 아니라 진실로 하는 말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언행을 통해 그것을 상대가 느끼게 할 정도면 그의 삶이 어땠는지는 대충 짐작이 가능했다.
“그럼 사인을 하시죠.”
“네.”
사인이 끝나고 악수까지 마무리하자 박원식이 궁금한 표정으로 질문을 했다.
“사인이 끝나기까지 진짜 오래 참았습니다. 엄청난 이슈가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것인지 혹시 저도 알 수 있을까요? 궁금해서 어제 잠도 제대로 못 잤거든요.”
“정말 대표님은 뉴 월드 골수 이용자시네요.”
“그럼요. 뉴 월드 하는 재미로 사업하는걸요.”
“어머, 우리랑 비슷하시네요? 호호호호.”
뉴 월드를 방송하는 일을 하는 이설아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말이었다.
사업적인 마인드와 유저의 마인드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대표와 함께 일하는 것이 그들도 더 편했다.
“패치 내용 기억하시나요?”
“중요한 것들은 기억하고 있죠. 하지만 워낙 내용이 많아서 다는 모르겠네요.”
“그건 저도 마찬가지예요. 뭐가 있나 한 번씩 보면서 익혀 가고 있을 정도니까요.”
두 사람의 말에 이서우도 고개를 끄덕였다.
자잘한 내용까지 하면 정말 몇 페이지나 되어서 그도 중요한 것들만 기억했다.
“새로운 사냥터에 대한 내용은 기억하실 거예요.”
“알죠. 아직까지는 누구도 알아내지 못했지만, 패치를 했으니 어딘가에 있겠죠. 설마, 그곳에 대한 정보인가요?”
“네. 한데, 거기가 정말 엄청난 곳이에요. 우리들은 속속들이 다 가 봐서 큰 이슈가 될 거라고 확신해요.”
“대체 어떤 곳이기에…….”
“이렇게 된 거 일단 대표님이 먼저 동영상으로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서우 씨는 어떠세요?”
“어차피 계약을 했으니 상관없겠죠.”
“네.”
이설아와 이서우의 대답에 박원식은 흥분된 얼굴로 얼른 영상 재생 프로그램을 실행시켰다.
커다란 홀로그램이 그들 앞에 떴다.
이설아가 스마트폰을 조작하자 내용이 바로 떴다.
“헛!”
한 번도 본 적 없는 광활한 대지가 펼쳐지자 첫 화면부터 박원식은 헛바람을 삼켰다.
그리고 영상이 천천히 재생되었다.
첫 영상은 30분, 두 번째 영상은 20분짜리였는데, 박원식은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몰입해서 보았다.
“저, 저게 대체…….”
“지금까지 우리가 사냥하던 곳과 완전히 다른 곳이에요. 몬스터도 훨씬 강하고, 경험치는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얻을 수 있죠.”
이설아의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박원식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동영상을 편집할 때 경험치 숫자가 보이도록 했고, 몬스터들이 얼마나 강한지 전투 메시지까지 공개해 버렸다.
정신을 차린 박원식이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우리가 상대하는 녀석들과 외형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은데도 엄청나군요. 저런 곳이 정말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네. 그리고 저걸로 놀라시면 안 돼요. 더 대단한 게 있으니까요.”
“더 대단한 거라고요?”
“네. 마저 보시죠.”
이설아는 이서우가 종속자와 싸우는 동영상 2개를 틀었다.
직업병인지, 모든 전투를 녹화해서 얻은 영상이었다.
첫 영상은 도비드와 싸우는 것이었고, 두 번째 영상은 키난과의 전투 영상이었다.
처음에는 이서우도 거의 죽을 뻔했지만 두 번째 전투는 무난하게 끝이 났다.
첫 영상에서 이서우가 힘겹게 승리하는 것을 보며 박원식은 눈을 크게 뜨고 그와 영상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이서우가 당연히 쉽게 이기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두 번째 영상이 이어지자 그러면 그렇지 하는 반응이었다.
“방금 영상에서 나온 둘은 비슷한 힘을 가지고 있어요. 서우 씨가 더 강해져서 두 번째는 쉽게 잡았지만,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에요. 게다가 더 중요한 사실은, 두 번째 몬스터를 잡고 전설 무기를 얻었다는 거예요.”
“네? 전, 전설 무기라고요?”
“네. 방송에서 그 부분에 대해 자세히 다룰 거예요. 콘텐츠를 너무 빨리 소비하면 손해잖아요.”
“그렇죠. 차근차근 하나씩 터트리는 게 좋죠.”
“그것도 최상급 중에서도 최상급 옵션이에요. 우리가 사냥하는 곳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것이죠.”
“…….”
박원식은 할 말을 잃었다.
이설아가 한 말이 던질 파장은 엄청난 것이었다.
이것이 공개되면 사람들이 얼마나 광적인 반응을 보일 것인지, 눈에 뻔히 보이는 듯했다.
“놀라지 마세요. 이런 존재가 그곳에 수백수천은 되니까요.”
“…….”
또 한 번 말문이 막히는 박원식이었다.
대체 이설아는 얼마나 자신을 놀라게 하려는 것일까.
“휴우, 온몸에 소름이 쫙 돋네요. 저부터도 벌써 그곳에 가고 싶은데, 하드 유저들은 난리가 나겠네요.”
“네. 근데, 이것보다 더 대단한 것도 있어요. 너무 놀라실까 봐 다음에 말씀드리기로 할게요.”
“허허허, 제가 그동안 뭘 했나 허탈해지네요.”
“영상이 공개되면 다들 마찬가지일 거예요.”
“A사와 다른 방송사들은 이 영상이 공개되면 설아 씨를 놓친 게 얼마나 후회될지 눈에 선하네요.”
“눈앞에 보이는 이득만 생각해서 그런 건데요, 뭘.”
이설아는 시종일관 당당하게 말했다.
지금까지 함께 있으면서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어 이서우는 살짝 놀라는 중이었다.
‘자기주장이 뚜렷하고 당찬 여자인 건 알았지만 오늘 보니 완전히 사람을 휘어잡네. 이러니 어린 나이에 그렇게 성공한 거겠지.’
이서우는 똑 부러지는 일 처리에 이설아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
이 정도라면 굳이 자신이 간섭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할 것 같았다.
물론 모든 것을 맡기고 뒤로 빠져 있을 생각은 없었다. 이왕 시작하기로 했으니 확실히 할 생각이었다.
“그럼 방송 일정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죠?”
“방송용 접속 베드가 준비되는 대로 바로 시작할 겁니다.”
“그건 걱정 마십시오. 제가 특별히 두 분을 위해 멋진 녀석을 준비했거든요.”
“하지만 우리는 보안상…….”
“그것도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직 두 분만 이용할 수 있는 출입구가 있습니다. 그곳으로 들어오시면 아무도 두 분을 볼 수가 없거든요.”
“준비가 철저하시네요.”
“대형 스타들을 모시기 위해 미리 준비를 했었죠. 가장 좋은 곳으로 준비했으니 내 집이다, 생각하고 쓰시면 됩니다. 실제로도 집처럼 지낼 수 있도록 모든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고요.”
박원식은 당장이라도 보여 주고 싶어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그의 마음을 알았는지 이설아가 제안했다.
“일단 어떤 곳인지부터 확인해 보고 결정할게요.”
“물론이죠. 입구부터 하나씩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박원식이 직접 안내를 자처했다.
아랫사람들을 시킬 수도 있을 텐데, 보안을 요하는 일이어서 그가 직접 나서는 것이었다.
이서우는 대체 얼마나 대단하기에 박원식이 그리도 자신만만한지 궁금했다.
한데, 지하에서부터 놀랐다.
“설마, 여기가 전부 우리 둘만의 주차장인 건 아니죠?”
“왜 아니겠습니까. 이 지하층 전체는 오직 두 분의 차만 주차할 수 있습니다. 보안도 철저해서, 두 분 외에는 누구도 다닐 수 없고요.”
“대단하네요.”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는 다른 할 말이 없었다.
“놀라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지하에 굳이 주차를 하고 싶지 않으시면 아예 차와 같이 통째로 올라가셔도 됩니다. 여기 차량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거든요.”
자동차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까지 갔다.
이곳 어디에 자신들이 사용할 방이 있을까 싶었는데 박원식의 말이 충격적이었다.
“이 층 전체가 두 분을 위해 마련된 곳입니다. 어떤 지진에도 버틸 수 있고, 대피용 드론까지 여러 대 구비되어 있어 그 어떤 위기에도 대처할 수 있습니다. 자체 소화 장비도 빵빵하게 갖춰서 불이 나도 바로 저지할 수 있죠.”
이후로도 이것저것 설명을 해 주었는데, 그 어떤 초특급 호텔보다도 시설이 좋았다.
‘이렇게 미리 철저히 준비를 한 걸 보면 먼 미래를 보고 사업을 하는 사람이겠구나.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기회가 왔을 때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도록 미리 움직이는 사람. 괜찮네.’
이서우는 박원식의 설명을 들으면서 미소가 더욱 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