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0
레벨이 갑이다
120화
접속하자마자 이서우는 사이먼 자작에게 갔다.
“어서 오게. 그렇지 않아도 기다리고 있었네.”
“또 무슨 일이 생긴 겁니까?”
“무슨 일이 곧 생기잖나.”
“아, 모험가들이 몰려오는 것을 말씀하시는군요.”
“그렇다네. 사람들을 받아들일 준비야 됐지만, 인원이 문제네.”
개척자 마을은 현재로서는 10만 명 규모가 수용 가능하다.
NPC들까지 다 포함한 숫자여서, 모험가들은 9만 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 될 것이다.
하지만 향후 1년여 동안 계속 확장을 해서 300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마을로 만들 생각이었다.
상황을 봐서 그보다 더 거대한 도시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이먼 자작의 바람이었다.
그와 더불어 조세프 백작은 한 가지 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그 일에도 이서우가 반드시 필요했다.
“어차피 가까운 곳에 위성도시들을 만드실 계획이잖습니까.”
“그래야지. 그렇지 않아도 그것 때문에 자네를 불렀네. 당장은 앞으로 이곳에 오게 될 모험가들에 대한 문제부터 이야기를 해야 하니, 그 일은 조금 있다 다시 대화를 하세.”
“찾아올 모험가들 때문에 문제라고 하셨는데, 너무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몰리는 게 걱정이 되시나 보군요.”
“아무래도 그게 제일 걱정이네. 사람이 너무 많아지면 골치 아픈 일도 늘어나니까 말일세. 얼마나 몰려올 것 같나?”
“아마 첫날부터 수십만이 몰려올 겁니다.”
“그렇게나 많이 말인가?”
“네. 아마 더 몰려올지도 모릅니다.”
이서우와 이설아가 방송까지 했으니 엄청난 인파가 찾을 것이다.
“아무래도 숫자를 제한하는 게 낫겠구먼.”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그럼 선착순으로 20만 명 정도 하는 건 어떻겠나.”
“사냥을 오래 하려는 모험가들이 더 많을 테니 4배 정도 까지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자네 말대로 대부분 사냥터가 목적일 테니 그 정도가 괜찮을 것 같구먼. 그럼 그렇게 지시를 내려야겠어.”
사이먼 자작은 첫날 입장 인원을 50만 명 정도로 제한해야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 문제는 해결이 된 듯하고, 위성도시와 관련해서는 어차피 시간이 있으니 천천히 진행해도 될 것 같은데요?”
“아닐세.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네.”
“이번 다크 엘프 사건으로 적들은 우리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당장은 서로 경쟁 관계에 있는 종속자들이 있어 움직이지 못하겠지만, 자칫 우리가 너무 빠르게 행동하면 그들끼리 연합해서 우리를 칠지도 모릅니다.”
조세프 백작과 사이먼 자작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서우도 모르지는 않지만, 급하게 먹으면 체하는 법이다.
이서우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지자고 조언했다.
하지만 사이먼의 생각은 달랐다.
“물이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하지 않겠나. 당장 크게 확장을 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대략 10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에 2만 명 정도 수용이 가능한 마을을 3개 정도만 만들었으면 하네. 향후 개척자 마을, 이제는 도시라고 불러야 하겠지만, 어쨌든 이곳의 발전 정도에 따라 50~100만 명까지는 수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었으면 싶군.”
위성도시 건설
조세프 백작은 더 많은 성과를 내서 황제에게 잘 보이기를 원하고 있다.
그 시발점으로 개척자 도시를 완성하는 데 힘을 썼지만, 뒷받침할 위성도시가 없어 이 또한 빠르게 추진하기를 원한다.
사이먼 자작은 개척자 도시를 관리해야 해서 움직일 수가 없는 관계로 당신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 것이다.
난이도 : B+
완료 조건 : 3개의 위성도시를 만들어라.
성공 시 보상 : 3레벨 경험치, 10,000골드, 명성 3,000
실패 시 : 5레벨 다운.
“알겠습니다. 10킬로미터 지점이라고 하시니 저도 해 보겠습니다.”
“1차로는 그렇고, 사람들을 많이 수용할 수 있게 되면 또 확장을 해야 할 것이네.”
“네.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휴우, 자네가 도와준다니 마음이 든든하구먼. 그럼 각 마을당 500명씩을 지원해 주겠네. 절반은 병력이고 나머지는 일꾼들이네. 인간들이 주가 될 것이고, 엘프와 드워프는 소수만 이동할 것이네.”
“아무래도 안전을 위해서는 당분간 이곳에 머물러야겠지요. 한데, 병력을 그렇게 빼도 괜찮겠습니까?”
“자네가 마을을 떠날 때쯤이면 추가 병력이 이곳으로 올 것이네.”
“그렇군요. 그럼 언제쯤 출발하면 되겠습니까.”
“이미 준비는 끝났네. 당장 출발하면 되네.”
“알겠습니다. 그러면 입구로 사람들을 모아 주십시오. 30분 후에 가겠습니다.”
“그러지.”
어차피 할 일이라면 이서우도 최대한 빨리 하는 게 좋다.
밖으로 나오자 이설아가 염려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오빠, 괜찮을까?”
“10킬로미터 정도면 무리는 없지 싶어.”
“1,500명을 데려가는 것도 만만치 않을 텐데.”
“다들 체력은 괜찮으니까 하루면 충분해.”
시간이 되어 마을 입구로 가니 사람들이 북적북적했다.
이서우가 가자 모두 입을 닫았다.
이미 그에 대한 소문이 파다해 모두가 그를 존경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다들 자네의 말이라면 잘 따를 것이네. 이쪽이 각 마을 대표이니 이들과 함께 논의를 하게.”
“네, 자작님.”
이서우는 3명의 마을 대표들과 대화를 하고는 개척자 도시를 빠져나갔다.
가는 길은 순탄했다.
그렇다고 몬스터마저 없지는 않았다.
곳곳에서 몬스터들이 인간들을 노리며 덤벼들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서우와 경비병들의 활약으로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첫 마을은 개척자 도시에서 서쪽에 위치한 곳이었다.
나무꾼들도 능숙했고 기술자들의 능력도 워낙 뛰어나서, 순식간에 감시탑과 통나무 벽이 만들어졌다.
일단은 1천 명 정도가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안전지대부터 만들었다.
그 과정이 끝나고 1천 명과 함께 다시 길을 나섰다.
두 번째 마을로 가서 감시탑과 벽을 만드는 것까지만 보고 이서우와 이설아는 접속을 종료했다.
두 사람이 사라지니 마을 사람들은 살짝 불안해했지만 경비 인력이 많아 금세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접속을 종료한 이서우와 이설아는 비서 팀의 장이 될 사람의 이력서를 보고 있었다.
사진이 없어 외모는 볼 수 없었지만 20대 후반치고는 스펙이 화려했다.
“박 대표님이 신경 엄청 썼네.”
“능력 좋은 사람이 오는 거야 언제든 환영이지.”
“그건 그래. 다양한 지식을 알아야 정보를 다루기 편하니까.”
“아마 뉴 월드의 미래를 크게 보고 뽑으신 거겠지.”
어릴 때부터 여러 나라를 다녀서인지 언어만 해도 몇 개를 할 수 있었다.
요즘은 통역 기계가 워낙 발달해서 통역사가 거의 필요 없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의사소통의 관점에서 그런 것이다.
조금 더 깊게 그 나라 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언어는 필수다.
10대 때는 국제 과학 올림피아드와 국제 수학 대회 등 각종 대회에 참여해 우수한 성적도 거두었다.
자격증도 20여 개나 되었다.
어떻게 살면 스물여덟 살의 나이에 이런 일이 다 가능할까 싶지만, 세상에는 영재들이 생각보다 많다.
약속 시간이 되니 김소연 팀장이 왔다.
한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미인이었다.
모델이나 연예인과 비교해도 절대 빠지지 않는 외모와 몸매는 차분한 정장을 입었는데도 가려지지가 않았다.
“안녕하세요. 김소연이에요.”
“이서웁니다.”
“이설아예요.”
“두 분을 이렇게 만나 뵙게 돼서 정말 영광이에요. 사실, 두 분의 팬이거든요.”
출중한 능력만큼 굵직한 기업들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그녀 또한 뉴 월드에 빠진 사람 중 하나였다.
이서우는 자신들의 휴식 공간으로 김소연을 안내했다.
“설아는 아이스커피지?”
“응.”
“김소연 팀장님은 뭐로 드릴까요?”
“전 카페라테로 주세요.”
“네.”
이서우는 식당으로 원하는 음료를 주문했다.
그러자 1분도 채 되지 않아 마실 것이 올라왔다.
아이스커피를 이설아의 앞에 두고, 카페라테를 김소연의 앞에 놓았다.
“드세요.”
“고마워요.”
이서우는 이설아의 곁에 앉아 생과일주스를 한 모금 마셨다.
“너무 미인이셔서 전 대표님이 연예인 중에 뽑으신 줄 착각했네요.”
“호호호, 고마워요. 하지만 설아 씨와 비교하면 한참 부족하죠. 게다가 전 곧 서른을 바라보고 있어 한물갔고요.”
“어머, 한물갔다뇨. 밖에 나가면 제 친구인 줄 알겠는걸요.”
보통 여자들은 이렇게 대놓고 한물갔다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
이설아는 그녀가 예쁜 외모와는 달리 털털한 성격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김소연의 농담에 분위기가 조금은 부드러워졌다.
“김소연 팀장님, 대표님에게 이야기는 들으셨죠?”
“네.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는 들었어요. 하지만 두 분께서 무얼 원할지에 따라 제 일이 달라질 거라고도 말씀하셨지요.”
“팀장님은 무슨 일을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두 분이 방송하시기에 편하게 해 드리는 게 역할이에요.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이곳에서 장황하게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제가 생각하는 관점이기에 소용이 없어요. 정말 두 분의 입장에서 일을 해 나가려면 제가 직접 플레이 스타일을 경험해 봐야겠죠.”
“지금 그 말씀은, 저희와 함께 뉴 월드에서 게임을 해 보겠다는 뜻입니까?”
“네.”
이서우는 생각지도 못한 김소연의 말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말처럼 방송에서 보이는 것과 실제로 같이 플레이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이서우가 침묵하자 다시 김소연이 나섰다.
“두 분께 이야기만 듣는 것과, 같이 플레이하면서 뭐가 필요할지 직접 제 눈으로 보는 건 다르지 않을까요? 그럼 의견 교환하기에도 더 좋을 것 같은데요.”
“일리가 있는 말씀이기는 하네요. 하지만 저희는 둘이 사냥하는 게 훨씬 편해요.”
“그러면 가끔이라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그것도 안 될까요?”
이설아가 이서우를 쳐다보았다.
“가끔이라면 참여하셔도 무방하지만 우리와 함께하시려면 레벨이 어느 정도 되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레벨이 안 되면 빠지라는 소리다.
이서우는 당연히 김소연이 아직 100레벨대일 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그의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가고 말았다.
“3차 전직 유저면 자격이 되나요?”
“…….”
혹을 떼려다 혹을 붙인 격이 되고 말았다.
이설아도 놀랐는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멍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화려한 스펙을 갖추기에도 모자란 시간인데, 언제 뉴 월드를 해서 3차 전직까지 만들었단 말인가.
“직업은 어떻게 되나요?”
“딜러예요.”
“구체적으로 어떤 직업이시죠?”
“소환사가 제 직업이에요.”
“소환사는 흔하지 않은데, 특이한 직업을 하셨네요.”
“제가 원래 평범한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요.”
소환사는 초반에 키우기가 너무 힘들다는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꺼려 하는 직업 중 하나였다.
하지만 3차 전직 이후부터는 완전히 달라진다.
유저 본인도 엄청나게 강해지지만 소환수들도 강해져서 다양한 전투를 할 수 있었다.
“좋습니다. 뭐, 그러면 아예 지금 같이 플레이를 해 보죠.”
“오빠?”
“시간 절약도 되고 좋잖아. 우리를 서포트해 주실 분이니 우리에 대해 더 잘 알려면 같이 게임하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고.”
“그렇긴 하지만…….”
“전 상관없어요.”
“김소연 팀장님도 좋다고 하니 그럼 바로 접속하죠. 팀장 님은 어디서 접속하실 건가요?”
“전 제 방에서 따로 접속할게요.”
“네. 그럼 접속하시고 개척자 마을로 오세요. 오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10분이면 됩니다. 저도 두 분의 동영상을 보고 그 앞에 세워 뒀거든요.”
“잘됐네요. 제가 입구 쪽으로 가도록 하죠.”
이서우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차라리 김소연과 함께 플레이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여겼다.
딜러가 1명 더 있으면 이서우도 편하다.
특히 홀로 남겨지는 이설아를 보호할 수 있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었다.
김소연이 나가자 이설아가 이서우를 바라보았다.
“오빠, 괜찮겠어?”
“어차피 딜러 하나 더 있으면 좋잖아. 뉴 월드에서 이야기하면 시간 절약도 되고.”
“그건 그렇지만.”
“일단 접속하자.”
“응.”
이설아도 이서우가 좋다고 하니 더 이상 반대하지 않았다.
‘둘 다 일적으로만 서로를 대하는 것 같기는 했지만…….’
이설아는 김소연의 외모가 신경 쓰였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그녀와 같이 파티를 하기 싫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오늘 처음 봤는데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설아야?”
“응? 아, 미안해. 얼른 가자.”
이설아는 이서우의 손을 잡아끌었다.
나란히 베드에 누워 접속했다.
“이건……!”
“오빠!”
피 냄새가 진동했다.
이서우는 깜짝 놀라 대검을 뽑아 들고는 주변을 살폈다.
시체들이 널려 있었다. 하지만 생존자는 단 1명도 보이지 않았다.
“대체 무슨 일이지? 일단 생존자부터 찾자.”
“응!”
죽은 사람들의 숫자가 100명을 넘지 않았다.
그렇다는 것은 9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아직 생존해 있다는 뜻이다.
이서우는 뛰어난 관찰력으로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 * *
“형님, 놈이 정말 안에 있을까요?”
“그 새끼가 백작과 친하다고 했으니 먼저 선점하려고 들어가 있겠지. 그건 그렇고, 이서우라는 놈 알아보는 건 어떻게 됐냐?”
“그게, 20대 중후반 정도 되는 나이에는 마땅한 놈이 없었습니다.”
“식물인간이었다가 깨어났다는 그놈 말고는 없었어?”
“네. 그 사건은 워낙 이슈가 되어서 쉽게 찾았지만 다른 이서우에 대한 정보는 쉽지가 않습니다. 혹시…….”
“야, 이 새끼야! 그놈은 아니라니까. 너 같으면 5년 동안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다가 깨어났는데 게임이나 하고 자빠져 있겠냐? 그 몸으로 무슨 게임을 한다고.”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조사를…….”
“거기에 쏟을 인원이 있기는 하고?”
“…….”
“괜히 잔대가리 굴려서 몸 좀 편해 보려고 하지 말고 좀 제대로 된 놈으로다가 추려 봐. 알았어?”
“네, 형님.”
사내는 괜히 불똥이 튈까 봐 얼른 허리를 숙이며 대답했다.
그들은 곧 목적지에 도착했다.
“줄 겁나게 기네.”
“정리할까요?”
“그러다가 괜히 고렙들한테 뒈진다. 나중에 눈치 보고 해라.”
“네, 형님.”
홍영철은 길게 늘어선 줄 끝에 가서 차분히 순서를 기다렸다.
마음 같아서는 다 무시하고 앞으로 가고 싶었지만 고레벨 유저들이 워낙 많아서 그럴 수가 없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줄이 줄어들더니 홍영철의 차례가 왔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입장이 가능합니다.”
“뭐요?”
홍영철은 자신의 앞에서 줄이 끊어진다고 하자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상대는 NPC. 목소리를 높인다고 통할 대상이 아니었다.
화가 난 홍영철은 가장 마지막으로 입장한 사내에게 다가갔다.
그가 귀에 대고 뭐라고 이야기하자 사내는 화들짝 놀라면서 도망치듯 멀어졌다.
“자, 이러면 됐지?”
“그건…….”
NPC는 당황했지만 모험가들의 일에 간섭할 수는 없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넌 애들 데리고 내일 다시 들어와라. 난 먼저 들어가서 조사하고 있을 테니.”
“네, 형님.”
협박으로 자리를 차지하는 일을 계속하자니 NPC들이 개입할 여지가 있어 동생들은 돌려보냈다.
어렵게 개척자 도시로 들어간 홍영철은 열심히 이서우를 찾았다.
미술 전공자 중에서도 인물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사람에게 돈까지 줘 가며 몽타주를 뽑아냈기에 게임 속 얼굴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보아도 이서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NPC들에게 이서우에 대해 물었지만 돌아오는 답은 쌀쌀했다.
그렇게 한참 이서우를 찾고 있는데, 갑자기 경비병들이 떼로 몰려와 그를 둘러쌌다.
기세등등한 경비병들을 보며 홍영철은 어리둥절했다.
“반항하면 죽는다. 순순히 따라오라.”
“갑자기 이게 무슨 짓이냐?”
“자작님이 네놈을 잡아 오라고 명령하셨다. 순순히 따라오지 않으면 무력을 행사하겠다.”
홍영철은 자작의 이름이 나오자 하는 수 없이 그들을 따라갔다.
하지만 그것이 실수였다.
그는 자작에게 온갖 고문을 당하다가 결국 죽고 말았다.
그리고 한동안은 개척자 도시로 들어갈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