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벨이 갑이다-149화 (149/341)

# 149

레벨이 갑이다

149화

9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접속을 하니 전날 만났던 파티가 이서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설마, 절 기다리신 겁니까?”

“네. 이왕이면 같이 가기로 했으니 기다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그랬군요. 많이 기다리신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아닙니다. 우리도 이제 막 접속했어요.”

“2시간 정도 기다린 것 같은데?”

“2시간 기다렸다는데요?”

소소가 평소처럼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자 당황한 유진철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하, 하, 하. 그게 뉴 월드에서 그런 거니 실제로는 20분 정도밖에 안 기다렸습니다.”

“그렇군요. 어쨌든 서두르죠.”

“네.”

유진철은 소소를 힐끗 쳐다보고는 앞장섰다.

-야, 사람 무안하게 거기서 그런 말을 하면 어떡해?

-뭐, 사실인데.

-으이구, 하여튼.

-오빠가 이해해. 소소가 저러는 게 어디 하루 이틀이야?

-그건 그렇다만.

-저분 안 불편하시게, 달리는 데만 집중해.

-역시 우리 주영이가 센스 만점이네.

-오빠 주영이 아니잖아.

유진철과 백주영은 서로 사귀는 사이는 아니지만 워낙 성격이 잘 맞아 마치 친남매처럼 지낸다.

그러다 보니 유진철은 항상 우리 주영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백주영도 유진철의 그런 행동이 싫지 않아 우리 오빠라며 맞장구를 치곤 했다.

이들이 이렇게 가깝게 지낼 수 있었던 것은 비슷한 환경 때문이었다.

다들 그렇게 여유로운 형편이 아니었던지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접속 방에서 뉴 월드를 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르바이트도 그만두고 그동안 뉴 월드를 하면서 모은 돈으로 중고 접속 베드를 사서 같이 모여서 게임을 즐겼다. 작은 방을 하나 빌려 거기서 거의 같이 생활하다시피 하면서 지내고 있는 것이다.

집에는 일자리를 구해서 바쁘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뉴 월드 때문에 그런 것이었다.

일을 하면서 뉴 월드를 즐기는 사람들은 상당수가 아직 3차 전직에 오르지 못했다.

대부분 2차 전직을 끝내고 이제 겨우 100레벨을 넘긴 사람이 많았다.

그중에 시간을 조금 더 투자한 사람들은 120레벨을 넘기기도 했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그들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부당한 대우를 받게 되자 유진철이 가장 먼저 일을 그만두고 뉴 월드에 올인했다.

다른 사람들도 그동안 말은 하지 않았지 워낙 무시를 당하면서 일을 했기에 직장을 그만두고 뉴 월드를 선택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뉴 월드를 붙잡은 것이 아니었다.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섰기에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그들의 생각대로 노력한 만큼 돈이 되기는 했다. 하지만 아무런 기반도 없이 시작한 그들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보다는 조금 더 벌 수 있기에 안심을 했지만 레벨이 오르지 않아 많이 답답한 그들이었다.

그때, 몬스터가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서우 씨, 우리가 처리할게요.”

“네. 그러세요.”

이서우는 그다지 레벨이 높지 않은 몬스터여서 건드리지 않았다.

잡아 봐야 경험치를 거의 얻을 수 없어 나서지 않은 것이었다.

‘어떻게 싸우나 볼까?’

국경선 근처에서는 강한 몬스터들이 나와서 그들이 어떻게 싸움을 하는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

만렙이 100이었던 베타 테스트 시절에는 파티 사냥 경험이 꽤 있었지만, 레벨 제한이 없어진 지금은 그때와 다를 수 있다.

이서우가 합류하면 사냥이 너무 싱겁게 끝나 버려서 이 기회에 일반 유저들의 파티 사냥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보려는 것이다.

유진철이 앞에 서서 3마리 몬스터에게 도발을 걸었다.

그러자 김규만이 채찍으로 몬스터의 목을 옭아매어 앞으로 바짝 당겼다.

그것을 유진철이 받아 방패로 쳐서 기절시켰다.

그러는 동안 다른 몬스터 둘이 김규만에게 달려들었지만 중간에 유진철이 커트를 했다.

광역도발을 시전하자 표우진이 창을 들고 나섰다.

그 사이 모든 버프가 들어갔고, 백주영이 힐을 시전했다. 세 마리 몬스터의 어그로(몬스터가 느끼는 위협 정도. 몬스터는 이 수치가 높은 대상을 최우선으로 공격한다)를 잡는 동안 유진철이 약간의 피해를 입은 것이다.

가벼운 힐이어서 다행히 몬스터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유진철은 어그로를 계속 염두에 두고 쿨마다 도발을 넣었고, 파티는 편하게 3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몬스터가 그들보다 레벨이 높아서인지 3마리를 잡는 데 10분이나 소요되었다.

‘크게 다르지는 않네. 고렙들이나 장비발이 되는 유저들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아주 전형적인 파티 사냥이야. 그나저나 확실히 호흡은 좋아서 그런지 안정적이네.’

클로즈 베타 때와는 모든 게 달라져서 파티 사냥을 거의 할 수 없었다. 해 본 경험은 있지만 파티원들과 힘의 차이가 너무 커서 평범한 형태의 파티 사냥이 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일반 유저들의 파티 사냥을 보자고 아까운 시간을 할애해 동영상을 찾아 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장비도 그다지 좋지는 않은 것 같은데, 감각들이 다 좋구나. 레벨 오르고 장비만 교체해도 보스급까지 무난하게 잡겠네.’

이서우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들이 얼마나 오래 호흡을 맞추었는지 알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많이 늦었네요.”

“아닙니다. 인상 깊게 봤습니다. 사실, 전 풀파티는 거의 해 본 적이 없거든요.”

“그러셨구나.”

이서우는 지금처럼 안정적인 파티를 본 적이 없지만, 반대로 그들도 이서우처럼 솔로플레이만 한 유저를 본 적이 없었다.

그들은 다시 길을 갔고, 하루가 더 지나서야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 사이 몬스터들이 꽤 많이 나왔는데, 그때마다 유진철이 리드해서 무난하게 처리했다.

강한 몬스터들은 이서우가 나서서 가볍게 처리했고, 그때마다 유진철 일행은 이서우의 실력에 감탄했다.

이서우는 목적지를 가장 큰 마을로 지정했고, 유진철은 친절히 안내했다.

이때 의심을 사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다행히 그들은 이서우가 카이젠 제국의 사람일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엄청 큰 도시네. 이런 곳이면 정보를 얻기도 편하겠어.’

이서우는 만족스러워하며 도시로 들어섰다.

“그럼 여기서 헤어져야 할 것 같네요. 며칠이지만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덕분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음에 만나면 제가 한 턱 쏘겠습니다.”

“말만 들어도 기분이 좋네요. 그럼 열렙, 득템하세요.”

“네. 서우 씨도요.”

이서우는 그들과 헤어져 도시를 훑어보았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이서우는 어떻게 정보를 얻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귀족들과 친해지는 방법이 가장 확실하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었다.

‘일단 마을부터 좀 둘러보자.’

뚜렷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천천히 마을을 둘러보았다. 길을 걷다 보면 혹시라도 좋은 방법이 떠오를까 해서였다.

한데, 한참을 돌아다녀도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아 자연스럽게 술집으로 향했다. 자고로 술이 한 잔 들어가면 이런저런 말이 쏟아지기 마련이다.

맥주를 시켜 놓고 테이블만 뚫어져라 쳐다보며 귀를 기울였다. 괜히 두리번거리면 의심을 살 수도 있어 청력에만 의존하려는 것이다.

그때였다.

‘응? 정보 길드?’

사람들이 꽤 있어 이야기 소리로 산만했는데, 구석에서 나누는 대화가 이서우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카이젠 제국에도 대형 도시에는 정보 길드가 존재하지만 이서우가 가 본 곳이라고는 변방에 있는 중소형 도시가 전부였다.

김소연이 오고부터는 시간 낭비를 줄이기 위해 이서우는 대부분의 시간을 레벨을 올리는 것과 골드를 버는 것에만 집중했다.

정보 길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이서우는 그들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알아보았다.

우여곡절 끝에 어떻게 접촉하는지 알게 된 이서우는 도시에서도 가장 낙후된 곳으로 갔다.

주변이 더럽고, 냄새까지 고약해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이서우는 지독하게 코를 찌르는 냄새에 슬슬 짜증이 나서 마나를 이용해 후각을 차단해 버렸다.

한참을 가자 정보 길드가 있다고 여겨지는 곳에 당도했다.

‘설명대로라면 이곳이 맞는데. 어디 한 번 들어가 볼까.’

이곳은 찾는데도 돈이 꽤 들었다.

만약 잘못된 정보를 준 것이라면 톡톡히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다짐하고는 문을 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겉모습도 허름했는데, 안으로 들어가도 마찬가지였다.

“허락도 없이 남의 집을 침입하다니. 좋은 의도로 온 것 같지는 않군.”

“정보를 사러 왔는데, 내가 잘못 알고 온 건가?”

“길은 잘 들었는데, 태도가 별로야.”

“물건을 사고파는 데 태도가 중요하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는데.”

“돈은 있겠지?”

“보여 줘야 하나?”

“안 보여 주면 내가 어떻게 알지?”

이서우는 상대의 고압적인 말에 인상을 찌푸렸지만 이곳에서 소란을 일으키면 경비병에게 발각돼 카이젠에서 온 게 들통이 날 수 있어 차분히 골드를 꺼냈다.

“여긴 원래 이렇게 손님에게 윽박을 지르나 보지?”

“정보를 사려는 건 내가 아니라 당신이니까. 그리고 우리 보스를 만나려면 기본적인 조건은 갖춰야지. 안 그래?”

이서우가 10만 골드를 꺼내자 사내의 눈빛이 반짝였다. 이번에는 이서우가 상대를 테스트 하는 것이다.

‘돈을 좋아하지만 선은 지킬 줄 아네.’

이서우는 사내의 반응에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난 거래를 해도 될 것 같아?”

“기본은 갖추고 있네. 따라와.”

사내가 손짓을 하자 이서우가 차분히 그의 뒤를 밟았다.

긴 복도를 따라가자 문이 보였다.

안으로 들어가니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이런 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었군.’

냄새도 내부도 정상적인 모습이었다.

다시 길고 복잡한 복도를 지나갔다. 여러 갈래로 나뉜 복도를 지나서야 목적지에 다다랐다.

“잠시 기다려.”

“그러지.”

사내가 안으로 들어가고 잠시 후 문이 열렸다.

“들어와.”

방 안은 생각보다 더 화려했다.

‘돈은 잘 버나 보네. 그렇다는 건 정보의 신뢰도가 높다는 뜻이겠군.’

잘못된 정보를 주고 돈을 버는 조직은 어디에도 없다.

신뢰를 주기 위해 일부러 꾸며 놓은 방일 수도 있어 이서우는 확실한 평가를 보류했다.

“정보를 사러 오셨다고?”

“그렇소만.”

“그렇다면 잘 찾아온 것이긴 한데, 누구의 소개로 온 것이오?”

“그걸 말해야 정보를 살 수 있는 것이오?”

“당신이 보낸 사람에 대한 정보를 알아야 당신을 신뢰할 것 아니오. 게다가 누군지 알아야 수수료를 지불할 게 아니오. 그 자가 자신의 이름을 말하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소?”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소. 그냥 좋은 쇼핑 되라는 말만 했지.”

“그런 말을 할 인물은 잘만밖에 없는데, 잘만이 보낸 것이오?”

“맞소.”

“그가 보냈다면 믿을 만하겠군.”

잘만에게 정보를 살 때 다른 말은 없었기에 이서우는 잠시 갈등하다가 그의 이름을 말해 주었다.

사내도 그의 이름을 듣자 약간이지만 경계를 풀었다.

“잘만이라는 자가 신뢰할 만한 인물이오?”

“그는 사람을 보는 눈이 탁월하오. 탐욕이 많은 자들을 아주 잘 걸러내지.”

“그렇군.”

잘만은 사람을 분석할 수 있는 특수한 기술이 있다.

특히 욕심이 많고, 탐욕스러운 자를 기가 막히게 걸러 낸다.

꽤 오래 그를 알고 지내면서 증명이 된 것이기에 지금은 정보 길드의 사람들이 그를 신뢰하는 것이다.

“무슨 정보를 알고 싶은 것이오?”

“그 전에, 이곳은 고객의 비밀을 철저히 지키는 곳이오?”

“그렇소. 고객과 있었던 일은 그 어떤 것도 침묵하오.”

“그리고 어떤 정보도 가능하오?”

“물론이오. 엘사둔 제국뿐 아니라 카이젠 제국의 정보도 알 수 있소.”

“그러면 충분하오.”

이서우는 카이젠 제국의 정보를 알 수 있다는 말에 호기심이 동했다.

‘테스트를 해 볼 겸, 카이젠 제국에 대해 물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돈이 조금 들겠지만, 보상이 꽤 크니 충분히 충당이 되겠지. 그나저나 뭘 물어볼까?’

보상이 총 20만 골드니 이서우도 부담이 덜했다.

뭘 물어볼지 고민하던 이서우는 이내 결정을 내렸다.

“카이젠 제국에서 주의해야 할 인물이 있다고 들었소. 가장 강력한 자가 누구인지 알려 주시오.”

“기록은 남기지 않으니 외우셔야 하오. 괜찮겠소?”

“철저하군. 말해 보시오.”

“정보료는 1만 골드요. 절반은 지금, 나머지 절반은 정보를 다 듣고 주시오.”

“그것도 철저하군. 좋소. 받으시오.”

이서우는 5천 골드를 꺼내 그에게 던졌다.

가격 흥정도 하지 않고 깔끔하게 일처리를 하는 이서우의 모습에 정보 길드 마스터는 흡족한 얼굴이었다.

“그럼 말해 주겠소. 카이젠 제국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인물들은 바로 8서클 마법사인 몰디나와 성스러운 힘을 가진 아리아요.”

“그 둘이 다요?”

“카이젠 제국이라는 단서를 달았기에 그들을 먼저 말한 것이오. 유저들을 카이젠 소속이라고 볼 수는 없으니까 말이오.”

“유저 중에 위험한 인물이 있다는 뜻으로 들리오만?”

“내가 말한 두 사람보다 훨씬 위험한 인물이 있기는 하오.”

“그게 누구요?”

이서우의 질문에 정보 길드 장은 다른 사람들을 물렸다.

단 둘이 있는 것이 걱정되어 나가지 않으려 했지만 길드장의 의지가 단호했다.

“질문에 대답은 하지 않고 사람들을 물리는군. 무슨 뜻이오?”

“대답을 하기 위해 물린 것이오.”

“그래, 앞서 말한 둘보다 위험하다는 자가 누구요? 설마 모르면서 뜸을 들이는 건 아니오?”

“그렇지 않소. 나는 그자가 누군지 아주 잘 알고 있소.”

“말해 보시오.”

“그건 바로, 당신이오!”

정보 길드 장은 잠시 뜸을 들이는 것 같더니 이서우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그의 확신에 찬 어조에 이서우는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소만?”

“내가 유저라는 걸 모르고 온 것 같군.”

“유저……였소?”

“그렇소.”

“이거 뒤통수 제대로 맞았군.”

“나야말로 정말 놀랐소. 방송에서나 보던 사람을 이곳에서 보게 될 줄이야.”

“하지만 지금의 모습이 방송과 똑같지는 않을 텐데.”

방송에서는 항상 마나를 사용하고 있어 이서우에게서 은은한 아우라가 보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분위기만으로 사람이 많이 달라 보이기에 이서우는 방송과 결부시키는 게 쉽지 않을 거라 여겼다.

“난 정보만 쭉 다루던 사람이오. 밖과 복도에 설치된 CCTV를 통해 당신을 보면서 확신했소.”

“흠.”

이서우는 카메라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고유의 기술을 썼기에 카메라가 어디에 있는지는 당연히 몰랐을 것이오.”

“제대로 한 방 먹었군. 하지만 내 정체를 알았다면 어떻게 해야 될지도 알 것이오.”

“물론이오. 난 당신에 대한 이야기는 그 누구에게도 하지 않을 것이오.”

“그러면 대화가 되겠군.”

“5천 골드는 더 주셔야 하오만?”

“이거, 사기 당한 기분인데?”

“솔직히 난 바로 원하는 것을 물을 줄 알았는데, 카이젠 제국에 대한 질문부터 해서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르오.”

“능구렁이가 10마리쯤 앉아 있는 양반이구먼.”

“정보를 다루는 나에게는 최고의 칭찬이군.”

그만큼 속마음을 들키지 않는다는 뜻이니 최고의 칭찬이 맞았다.

이서우는 피식 웃고는 이야기를 이어 갔다.

“내가 원하는 정보는 전쟁이 언제쯤 벌어질 것이냐 하는 것과 엘사둔 제국의 강자들에 대한 정보요. 최소 소드 마스터 이상이 몇 명이나 되는지, 그리고 그보다 강한 자는 몇 명이나 되는지 알려 주시오.”

“어려운 일을 맡기시는군.”

“어렵소?”

“두 번째 질문은 그다지 어렵지 않소. 하지만 첫 번째 질문은 예민한 문제요.”

“그래서 안다는 거요, 모른다는 거요?”

“예민하다고 했지 모른다고는 하지 않았소.”

“안다는 뜻이군. 그 정보를 사겠소.”

“정보료가 좀 비싸오.”

“말하시오.”

“두 번째 정보는 5만, 첫 번째 질문은 10만 골드요.”

“꽤 비싸군.”

“엘사둔 제국 사람이었다면 그다지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겠지만, 카이젠 제국 사람이니 그런 것이오.”

정보 2개가 남들 몇 년 치 연봉이니 상당히 고가지만, 이서우에게는 골드보다 퀘스트 완료가 더 중요했다.

“만약 잘 못 된 정보라면 각오를 해야 할 것이오.”

“당신의 정체를 알았을 때부터 이미 각오는 하고 있었소.”

“역시 반은 지금, 나머지 반은 이야기를 들은 뒤겠군.”

“그렇소.”

이서우는 골드를 꺼내 그에게 던졌다.

“말해 보시오.”

“두 번째 질문부터 말해 주겠소. 엘사둔 제국에는…….”

이서우는 혹시 잊을까 봐 동영상 촬영을 시작했다.

-동영상 촬영이 불가능한 곳입니다.

“영상 촬영이 불가능하군.”

“보안을 위해 어쩔 수 없소이다.”

“그러면 기록이라도 해 주시오. 나에겐 중요한 일이니.”

“이야기가 끝나면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기록이 지워지는 특수한 메모지에 내용을 적어 주겠소.”

“좋소. 말해 주시오.”

“엘사둔 제국에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