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5
레벨이 갑이다
315화
-사용자의 플레이 지역을 탐색합니다.
-하이 레벨 남부 지역 소속임이 확인되었습니다.
-하이 레벨 남부 지역은 초월의 신의 가호를 받는 바손 종족의 혈통임을 깨닫게 됩니다.
-종족 특성 스킬 ‘초월자’를 습득하셨습니다.
-바손 종족은 엘사둔 제국 소속인 첼란 종족과 동맹 관계에 있습니다.
-바손 종족은 하이 레벨 지역 북부 소속 기간 종족과 적대적인 관계입니다.
-같은 종족은 서로를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단, 종족 노출을 비밀로 하면 같은 종족이라도 알아볼 수 없게 됩니다.
-다른 종족 간에는 서로 대화가 불가능합니다. 단, 동맹관계에 있는 종족은 가능합니다.
-종족 변경이 가능합니다. 단, 적대 종족으로는 변경이 불가능합니다. 동맹 관계에 있다고 해도 특수한 과정을 거쳐야만 종족 변경이 가능합니다.
-신규 유저는 캐릭터 생성 시 종족 선택이 가능합니다.
-영웅 포인트를 가장 많이 획득하면 족장이 될 수 있습니다.
-영웅 포인트는 족장을 비롯해 부족장, 족종의 서열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각 종족에는 부족장이 12명이 존재하는데, 족장을 제외하고 영웅 포인트가 많은 순서대로 서열이 정해집니다.
-족장은 강력한 족장 스킬을 사용할 수 있고, 각종 편의 시설을 지을 수 있습니다. 족장이 된 유저는 스킬 목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종족을 처치할 시 영웅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족장이나 부족장, 기차 서열이 높은 적대 종족을 처치하면 더 많은 영웅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영웅 포인트 상점이 오픈되었습니다.
-일일 최대 영웅 포인트 획득은 10만 점으로 제한됩니다.
-일일 최대 영웅 포인트 거래량은 10만 포인트로 제한됩니다.
-영웅 포인트 획득 양과 거래량은 매일 새벽 6시에 초기화 됩니다.
“오, 오빠?”
“응, 나도 알아.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그러게. 종족이 두 개 인줄 알았는데, 세 개네.”
“홈페이지에 두 개라고 하지는 않았으니 3개라고 해서 이상할 건 없는데, 전혀 예상을 못했네.”
“나도.”
“게다가 하루에 얻을 수 있는 포인트도 제한이 되어 있고.”
“그나마 거래 포인트는 족장이 되는 데 영향을 못 미치니 다행이야.”
“그렇지. 거래 포인트가 영향을 미친다면 돈 많은 놈이 장땡이니 이런 조치는 당연한 거지.”
“응.”
“새벽에 초기화가 되니 일단 가 볼까.”
“응!”
이서우는 이설아와 파티를 한 상태로 하이 레벨 지역 북쪽으로 갔다.
이서우가 관리하는 하이레벨 영역을 벗어나자 개미떼처럼 유저들이 모여서 싸우고 있었다.
-오빠, 벌써 난린데?
-그러게. 박 터지겠네. 우린 조금 더 깊이 들어가자.
-응.
이서우는 수킬로미터까지 빼곡하게 유저들이 있는 것을 보며 얼른 그곳을 돌아 더욱 깊숙한 곳으로 갔다.
-미친. 이거 유저들이 다 여기에 몰려온 것 같네.
-그러게. 이러다가 기간 종족들의 영역까지 가겠는걸?
-뭐, 차라리 잘됐지. 가서 실컷 휘젓고 오면 돼. 그래, 아예 거기로 가자.
-응, 오빠.
이서우는 백호를 소환했다.
이서우처럼 초월 레벨은 되지 못했지만 하이 레벨 중에서도 상위급에 속할 정도로 강한 존재가 되었다.
한 번의 진화 과정을 거쳐서인지 크기가 약간 커져서 50센티미터 정도 되었다.
-백호야, 설아 잘 부탁해.
-네, 주인님. 걱정 마세요.
백호가 변신하고 나자 이설아는 백호의 등에 올라탔다.
이서우는 초월 가속을 이용해 빠르게 이동했다.
그는 백호를 생각해 10배속으로 맞춰 주었다.
능력의 발전이 있어서인지 잘 따라오고 있었다.
한참을 가자 유저들이 뜸한 곳이 나타났다.
조금 더 가니 사냥터에서 사냥하는 기간 종족 유저들이 보였다.
-영웅 포인트에 욕심이 없는 건가. 아니면 너무 사람들이 몰려서 레벨을 올리고 있는 건가.
-아마 후자가 아닐까? 아니면 PK를 별로 안좋아하는 성향이거나.
-뭐 어떻든 우리는 영웅 포인트나 열심히 모으면 되니까.
-응.
-간다!
-응!
이서우는 초월가속을 극한으로 사용해 사냥중인 유저들을 쓸어 버렸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라는 걸 직접 보여 주듯 순간 이동을 하며 적들을 베어 나갔다.
-레벨 차가 커서 경험치를 획득할 수 없습니다.
-영웅 포인트가 0.5 상승합니다.
-레벨 차가 커서 경험치를 획득할 수 없습니다.
-영웅 포인트가 0.5 상승합니다.
……중략……
-영웅 포인트가 0.5 상승합니다.
레벨 차가 그리 크게 나지 않는데도 경험치를 얻지는 못했다.
-오빠, 영웅 포인트는 한 명당 1점인가 봐.
-그러네. 파티를 해도 추가 영웅 포인트는 없나 보네.
-풀파티를 하면 있지 않을까?
-그러면 다들 파티를 하려고 해서 아마 1점에서 나누는 시스템인 것 같아. 3명일 때가 제일 손해겠네.
-그러네. 3명이면 0.33 포인트를 얻겠지?
-소수점 두 번째 자리까지 있는 걸 보니 그런가 봐.
이서우는 끊임없이 유저들을 처치해 나가면서도 여유가 있었다.
-안 되겠어. 조금 더 강한 곳으로 가자. 이왕이면 경험치까지 얻으면 좋잖아.
-많이 몰려있지 않을까?
-오픈 직전이어서 오히려 더 적을 수도 있어.
-알았어.
이서우는 결국 마을까지 들어갔다.
하지만 그의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중국과 인도 유저만 해도 10억이 넘는다.
그러니 아무리 영웅 포인트를 획득하기 위해 많은 유저들이 움직였다고 해도 마을에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적이다! 잡아라!”
이서우와 이설아가 나타나자 난리가 났다.
고레벨부터 저레벨까지 이서우를 잡기 위해 미친 듯이 스킬을 퍼부었다.
마을이 부서지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스킬을 난사했다. 어차피 복구는 금방 되니 앞뒤 가리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서우와 이설아가 그런 하찮은(?)스킬에 당할 사람이 아니었다. 요리조리 피하며 계속해서 기간 종족을 처치해 나갔다.
수십만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마을이 무너지는 데 채 1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유저들이 많이 빠져나간 이유도 있지만, 이서우가 강해도 너무 강했다.
이설아는 이서우처럼 압도적인 강함을 가지지는 못했지만 700레벨에 육박하는 고레벨이어서 웬만한 딜러들도 그녀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마을 하나를 초토화시킨 이서우는 빠르게 다음 마을로 갔다.
이서우가 나타났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기간 종족들에게 퍼졌다.
그를 잡기 위해 수많은 기간 종족 유저들이 나타났지만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첫날 이서우에게 괴멸된 마을은 다섯 개로 늘어났다.
-오, 오빠, 벌써 10만 점 다 채웠는데?
-그러네. 0.5점이어서 어느 세월에 찰까 싶어 과하게 힘을 썼더니 금세 잡았네.
한계 점수까지 채웠는지도 모른 채 너무 신나게 싸움을 즐겼다.
이설아는 갑자기 스치는 생각이 있어 이서우에게 거래를 걸었다.
-오빠. 일단은 10만 포인트 받아.
-왜? 아, 족장?
-응. 오빠가 족장해야지.
-거래를 통한 점수는 족장이 되는데 영향을 안 미치잖아.
-족장이 된 뒤 포인트 많이 써야할 거야. 그러니 일단은 가지고 있어. 난 천천히 모아도 되니.
-알았어. 그럼 실례 좀 할게.
-별말씀을.
이서우는 순식간에 20만 포인트가 되었다. 거래를 통해 10만 포인트를 채울 수 있을지는 몰라도 사냥을 통해 10만 포인트를 채울 수 있는 사람은 이서우뿐이었다.
결국 새벽 6시가 되어 포인트가 초기화될 때 예상대로 이서우가 족장이 되었다.
-10만 포인트로 종족 중 가장 많은 포인트를 획득해 족장이 되셨습니다.
-바손의 초급 족장이 되셨습니다.
-족장 메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오빠, 생성됐어?”
“어, 족장 메뉴 생성됐어.”
“빨리 확인해 봐.”
“잠시만.”
이서우는 족장 메뉴를 열었다.
-바손의 초급 대장간 제작 가능.
-바손의 초급 무기 상점 제작 가능.
-바손의 초급 방어구 상점 제작 가능.
-바손의 초급 악세서리 상점 제작 가능.
……후략……
그 외에도 잡화점, 물약, 의류점 등등 모든 상점 제작이 가능했다.
또한 바손 종족이 쓸 수 있는 각종 건물들까지도 제작할 수 있었다.
특이한 것은 NPC도 만들 수 있었는데, 무얼 만들든 영웅 포인트가 필요했다.
이서우는 일단 메뉴를 통해 상세정보만 확인하고 창을 닫았다.
그러고는 자신이 확인한 걸 이설아에게 설명해 주었다.
“그러니까 뭐든 제작은 가능한데, 전부 영웅 포인트가 소모되는 거네? 족장 스킬도 그렇고.”
“그러게. 뭐든 다 포인트가 소모 되니 함부로 쓸 수가 없겠어.”
“그러면 당분간은 오빠가 20만 포인트씩 얻는 게 낫겠어.”
“괜찮겠어?”
“당연하지. 어차피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다른 유저와 점수차가 엄청 날걸? 난 그때 조금씩 모으면 될 것 같아.”
“알았어.”
이서우도 그게 낫겠다고 판단했는지 더 이상 거절하지 않았다.
“참, 오빠. 오빠가 메뉴 확인하는 동안 포인트 상점 살펴봤는데, 여기도 각종 장비 아이템이나 소모품 아이템 팔아. 기존의 물약과 중복 사용 가능하고.”
“그래?”
“응.”
“근데, 왜 상점을 직접 만들 수 있게 해놨지? 등급이 높아지면 포인트 상점에서 살 수 없는 장비를 파는 건가?”
“그런 게 아닐까?”
“잠시만.”
이서우는 확인할 게 있어 얼른 영웅 포인트 상점을 열었다.
인벤토리에서 전설 장비를 꺼내 영웅 포인트 상점에 있는 것과 비교해 보았다.
“확실히 필드에서 떨어지는 아이템보다 성능이 좋아. 그러면 등급이 높아질수록 신화 장비를 얻을 가능성도 있다는 건데.”
“와! 그럼 대박이겠다!”
“그렇지.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진짜 박 터질 거야. 하여튼 더럽게 잘 만들어 놨다니까.”
이서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설마 이런 식으로 패치를 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되면 종족 간의 전쟁은 늘 벌어지게 된다.
하루에 벌어들일 수 있는 포인트는 아무리 많아도 20만이다.
전설 최상급 옵션 무기가 2천만 포인트다. 상의는 1,800만 포인트고 하의는 1,500만 포인트였다.
견갑과 장갑, 신발은 각각 1천만 포인트로 무기와 방어구 세트만 맞추는 데도 6,800만 포인트가 필요했다.
거기다 액세서리까지 더하면 1억 2천만 포인트가 넘었다.
한 달에 600만 포인트를 모을 수 있으니 뉴 월드 시간으로 총 20개월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현실로 따지면 3개월이 조금 넘는 시간이어서 큰 부담은 없었다. 최상급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데 그 정도 수고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문제는 이게 이서우의 기준이라는 것이다. 10시간도 안 돼서 이설아와 함께 최대 포인트를 획득했다.
하지만 다른 유저들은 24시간 꼬박 영웅 포인트를 모아도 최대 5만 점이다. 그것도 최고 레벨 유저 기준으로 말이다.
4차 전직 유저라면 평균 3만 점 정도가 한계였다.
거래로 10만 포인트를 산다고 해도 하루 최대 15만 포인트가 한계라는 소리다.
15만을 꾸준히 모을 수 있는 유저라면 현실 시간으로 약 5개월을 투자해야 풀 세트를 맞출 수 있었다.
문제는 휴식 시간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루 8시간만 쉬어도 8개월 가까이 소요된다. 현실시간으로 말이다.
족장이 된 유저는 장비를 신경 쓰다보면 족장 메뉴를 사용할 포인트가 없기에 부담이 더욱 컸다.
거기다 소모품 아이템까지 사용하면 포인트 부담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물론 이서우는 포인트를 대량으로 얻을 수 있기에 그나마 포인트로부터 자유로웠지만 다른 두 종족의 족장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장비를 되팔면 영웅 포인트가 60퍼센트까지 보장이 된다는 것이다.
하루 10만 포인트 밖에 획득을 할 수 없어 나눠서 얻게 되겠지만, 나중에 더 좋은 장비가 나올 때는 기존 장비와 부족한 포인트만으로도 새 아이템 구입이 가능해서 좋았다.
시간이 지나 신화 장비가 조금씩 풀리더라도 나중에 더 좋은 게 나오니 포인트를 모아야겠다며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물론 40퍼센트의 포인트가 낭비되니 아깝다는 생각도 들겠지만, 아이템을 구입해서 잘 쓰면 더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으니 결코 손해는 아니었다.
“일단 나가자.”
“응, 오빠.”
접속을 종료한 이서우는 족장 메뉴가 담긴 영상을 넘겼다.
족장은 단 3명밖에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족장 메뉴가 뭔지 다들 궁금해했다.
“오빠, 족장 메뉴는 시리즈로 해서 공개할게.”
“궁금증도 자아내고, 관심도 받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네. 역시 프로다워.”
이서우는 미소를 지으며 엄지를 척 들어 보였다.
두 사람은 유저들의 반응을 살피며 대화를 이어 갔다.
한창 이야기 중에 김소연이 왔다.
그녀까지 합세하자 더욱 열띤 대화의 장이 펼쳐졌다.
* * *
“그래, 결정은 내린 겁니까?”
-안 대표의 요구를 받아들이겠습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하지만 완성을 하시려면 올 연말은 되어야 할 겁니다. 사용화는 내년 초가 되겠지요.”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싫으면 거절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텐센에서 만드는 데만 2년이 걸리고, 상용화하는 데 다시 최소 6개월이 걸린다는 것을.”
-그, 그런. 어떻게 그렇게 자신하시는 겁니까?
“그 이유는 풍대표가 잘 아실 텐데요.”
-…….
풍진양은 대꾸를 할 수 없었다. 그의 핵심 개발자도 비슷한 말을 했으니까.
배짱을 튕겨 보려 했지만 오히려 역풍만 맞고는 결국 수락했다.
-좋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단, 출시가 되기 전까지는 절반만 드리겠습니다.
“뭐, 그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조만간 만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 멀지 않을 것입니다.”
통화를 종료한 안재훈은 하얀 이가 다 드러나도록 크게 웃었다.
“크흐흐흐, 멍청한 놈. 한 1년 쯤 지나면 부작용 때문에 아마 엄청 곤란한 지경에 처하게 될 거다. 난 바짝 올랐을 때 싹 팔고 날라 버리면 돼. 중국에서 출시가 되자마자 2배, 1년쯤 지나면 다시 2배는 뛰겠지? 그럼 대체 얼마야, 흐흐흐.”
안재훈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머릿속으로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