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2
레벨이 갑이다
332화
‘주인님, 절 활용하세요!’
‘아, 그렇지. 백호가 있었어.’
이서우는 혼자서도 무리 없이 통치자를 처치하다 보니 백호를 소환하는 걸 잊고 있었다.
‘합체!’
이서우가 발전하면서 백호고 성장했다.
합체 능력도 더 강해진 것은 당연한 일.
합체가 되자마자 이서우의 몸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마나가 쑥 빠져나갔지만 이서우의 얼굴은 밝았다.
‘어디 한번 해보자!’
이서우는 온 마나를 끌어올려 몸을 보호했다.
그 순간, 사방에서 날아오던 화살이 이서우의 몸에 닿았다.
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펑!
화살이 부딪치면서 굉음이 울려 퍼졌다.
합체와 화살이 부딪치는 순간이 거의 동시에 일어났기에 통치자는 화살이 폭발하는 것으로 착각했다.
하지만 그 착각이 방심을 낳았고, 그 방심 때문에 이서우가 그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서우는 향상된 초월가속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통치자에게 접근했다.
합체 전보다 더 빠른 속도여서 통치자는 뒤늦게 뭔가 잘 못 되었다는 것을 깨달고는 얼른 활을 들었다.
하지만 이미 이서우가 근처까지 접근한 뒤였다.
푹!
이서우의 대검이 통치자의 심장을 관통했다.
“커억!”
고통에 찬 통치자의 목소리와 함께 입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다.
이서우는 그것으로 끝내지 않고 대검을 뽑아 횡으로 그어버렸다.
서걱!
목이 잘려 나가며 통치자는 허무하게 쓰러졌다.
-통치자 디넨을 처치하셨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100만 골드를 획득하셨습니다.
-신의 자손의 유물 ‘신의 활’을 획득했습니다.
-디넨의 방어구 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디넨의 아공간을 획득했습니다.
이서우는 신의 활을 얻었다는 메시지에 미소를 지으며 관리자들과 종속자들이 뭉쳐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한데, 통치자가 죽자마자 모두들 도망가기 바빴다.
이서우는 놓칠 수 없다는 듯 재빨리 그들을 쫓았다.
합체가 풀리기 전 경험치를 많이 주는 대상 위주로 처치했다.
그렇게 했는데도 절반의 몬스터들이 도망을 치고 말았다.
이서우는 신의 활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마을로 향했다.
그가 사라지고 잠시 후,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두 사내가 나타났다.
“기운이 느껴지지 않아. 어찌 된 일이지?”
“벌써 싸움이 끝났어.”
“쫓아야 하나?”
“쫓긴 뭘 쫓아. 괜히 나섰다가 우리 터전마저 다 쓸려버리고 말아.”
“하긴 그놈이 가만히 있지는 않겠지. 일단 돌아가자. 신의 유물에 대해 알고 있는 자 같은데, 안다면 결국 우리를 찾아오겠지.”
“신의 유물에 대해 알든, 모르든 아마 우리를 찾아오게 될 거야.”
“그렇지. 더 강력한 존재를 찾고 있을 테니 우리에게 찾아올 수밖에 없겠지.”
주변을 훑어보고는 두 사내는 왔던 곳으로 사라졌다.
* * *
마을로 온 이서우는 자신의 빌딩으로 향했다.
빌딩의 가장 높은 곳은 모두 이서우가 사용하는 곳이어서 은밀히 활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서우가 방문하자 빌딩 관리인은 난리가 났다.
“조용히 있고 싶으니 소문 안 나게 해 줘.”
“네. 주인님.”
빌딩 관리인은 NPC여서 이서우에게 허리를 깊숙이 숙였다.
이서우는 자신만 이용할 수 있는 근거리 텔레포트 마법진으로 향했다.
‘이동’ 주문을 외자 곧장 꼭대기층으로 갔다.
이서우는 꼭대기층에 도착해 활을 꺼냈다.
“진짜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네.”
이서우는 활을 이리저리 살펴봤지만 일반 등급의 장궁과 똑같았다.
그런데 마나를 주입하자 활이 약간 변했다.
“마나를 더 많이 주입해야 하는 건가.”
이서우는 마나를 마음껏 풀어놓았다.
그러자 메시지가 눈앞에 떴다.
-신의 활이 진화합니다.
-100만 마나를 소모합니다.
-1단계 진화가 완료되었습니다.
-200만 마나를 소모합니다.
-2단계 진화가 완료되었습니다.
-300만 마나를 소모합니다.
-3단계 진화가 완료되었습니다.
-400만 마나를 소모합니다.
-4단계 진화가 완료 되었습니다.
-마나가 부족합니다.
-5단계 진화를 위해서는 500만 마나가 필요합니다.
“헉!”
이서우는 갑자기 마나가 쭉쭉 빠져나가자 당황했다.
하지만 진화가 된다고 하니 어떤 현상이 벌어지는지 지켜보았다.
진화가 이뤄질수록 활은 더욱 화려하게 변했고, 강력함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1단계는 희귀 수준인 것 같고, 2단계는 영웅, 3단계는 유일, 4단계는 전설이니 5단계가 신화인가? 디넨은 분명 준신급 이상이었는데.”
이서우는 디넨의 모습을 떠올리며 어떻게 해야 신의 화살이 더 강력해질 수 있는지 고민했다.
“일단 마나를 풀로 채운 뒤 다시 해 보자.”
마나를 다 채우고 시도를 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마나 절대치가 올라가야 하는가 보네. 보너스 스텟도 많으니 마나부터 좀 채우자. 안 되면 영약을 쓰면 되고.”
이서우는 차곡차곡 쌓아 뒀던 보너스 스텟을 활용해 마나 절대치를 올렸다.
5단계 진화만 해보자는 생각에 마나를 1,500만에 맞추었다.
마나의 양이 원래 1,500만보다 약간 적은 상태여서 보너스 스텟을 그리 많이 쓰지 않아도 되었다.
생각했던 대로 5단계 진화가 진행되었다.
“역시, 신화 등급이네. 근데, 테라칸의 활보다 훨씬 강해. 강화도 안 했는데 말이지.”
무강인데도 +30강화를 한 테라칸의 활보다 강했다.
월등히 강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더 강하다는 게 중요했다.
“엄청나게 강하긴 한데, 보통 유저들은 3단계밖에 진화를 못 시키겠네.”
이서우의 마나가 1,500만이 넘는다. 그런데도 겨우(?) 5단계에서 진화가 멈췄다.
6단계까지 진화를 시켜야 활이 가진 본래의 모습을 찾을 것 같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600만 마나가 더 필요했다.
‘그래, 나중에라도 또 이런 유형의 장비를 찾을지도 모르니 미리 마나 절대치를 높여 두자.’
이서우는 힘, 민, 체력 위주로 영약을 만들었지만 진화를 위해서는 마나가 필요하기에 접속 종료까지 남은 시간을 모두 정신력 영약을 만드는 데 썼다.
현실 시간으로 이틀이면 뉴 월드에서 12일이다.
11일이 남았는데, 향상된 초월 가속까지 사용하니 10배로 시간이 늘어났다.
하지만 110일 동안 정신력 스텟 증가 영약을 만들었지만 겨우(?)150만 마나를 올릴 양이었다.
이서우는 진이 빠지는지 얼른 접속을 종료했다.
이설아와 가볍게 안부인사만 하고 곯아떨어졌다.
4시간이면 충분한데, 이서우는 무려 8시간을 자고 일어났다.
3시간 정도 운동을 한 이서우는 또다시 뉴 월드에 접속해서 향상된 초월가속으로 정신력 마나 증가 영약을 만들었다.
숙련도가 올라가니 다행히 더 많은 양을 만들 수 있었지만 180만을 올리는 데 그쳤다.
그렇게 영약을 만들고, 자고, 운동을 하는 패턴으로 20일을 보냈다.
잠자는 시간과 운동, 휴식까지 포함해 6일을 보냈고, 14일 정도를 오직 영약을 만드는 데 보냈다.
14일이면 뉴 월드 시간으로 84일, 향상된 초월 가속을 사용했으니 무려 840일을 보낸 효과를 낼 수 있었다.
2년 하고도 대략 4개월 동안을 영약 만드는 데만 보냈으니 정말 대단한 인내였다.
다시 휴식을 취하고 접속을 해서 마나 영약을 계속 복용했다.
마나가 무려 1,500만이 더 상승했다.
준비를 마친 이서우는 다시 활을 꺼냈다.
5단계를 넘어 이제 6단계 진화가 진행 중이었다.
-600만 마나를 소모합니다.
-6단계 진화가 완료되었습니다.
-700만 마나를 소모합니다.
-7단계 진화를 완료했습니다.
-현재 진화 단계에서는 더 이상 진화가 불가능합니다.
-최종 단계의 진화를 위해서는 세트 메뉴를 모으셔야 합니다.
“헐. 이게 최고 진화 단계가 아니라고?”
이서우는 활의 능력치를 보며 눈을 크게 떴다.
7단계만 해도 신화 등급보다 몇십 배나 강했다. 강화까지 한다면 가히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능력을 보일 것이다.
한데, 여기서 더 진화가 가능하다니.
“정말 신이라도 죽일 기세네. 이러니 기간 종족한테 밀렸지.”
이서우는 활의 능력치를 보며 그제야 알테온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었다.
“더 심각한 건 이런 무기가 4개나 더 있다는 거야. 방어구까지 있으니 유물을 가진 놈들을 만나면 골치 아파. 펠렌의 무기로는 힘든데…….”
활의 성능을 모두 끌어내는 것은 성공했지만, 문제는 유물을 가진 존재를 만났을 때다.
“아, 맞다. 나 다른 무기를 다 사용할 수 있었지. 이 정도 능력이면 활도 동시에 사용하면서 다른 무기를 찾으면 돼.”
이서우는 자신이 모든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대검만 사용하다보니 익숙해져서 깜빡한 것이다.
벌떡 일어난 이서우는 활을 움켜잡았다.
-궁극의 활.
착용 레벨 : 700.
진화 : 7단계.
등급 : 준신.
공격력 : 5,000,000.
모든 스텟 : +5,000.
생명력 : 5,000,000
마나 : 5,000,000
*방어구 세트를 같이 착용하면 신급으로 진화한다.
*화살 없이 마나만으로 공격이 가능하다.
*지속적으로 마나를 공급해야 한다. 마나가 없으면 유물의 능력은 다시 1단계 진화 상태로 돌아간다.
*첫 공격은 100퍼센트 크리티컬 대미지가 발생한다.
*모든 스킬 능력이 2배 상승한다.
“엥? 마나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이거 완전 마나 잡아먹는 귀신이잖아. 뭐, 옵션이 좋으니 봐준다.”
이서우는 마나가 지속적으로 소모된다는 설명보다 모든 스킬 능력이 2배 상승한다는 말에 꽂혔다.
모든 스킬이라면 향상된 가속화와 향상된 초월 가속도 포함된다.
그렇게 되면 향상된 가속화가 향상된 초월 가속만큼 빨라지고, 향상된 초월 가속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빨라진다.
“활에 붙은 마나 옵션도 진화할 때 소모되면 얼마나 좋아.”
활에 붙은 엄청난 마나 옵션은 진화 작업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림의 떡이니 정신력 스텟 증가 영약을 만들면서도 아쉬움이 컸다.
“펠렌의 대검은 아쉽지만 2순위로 밀어놓자.”
펠렌의 대검을 등에 채워 두고는 활을 들었다.
궁극의 활 아이템 착용 레벨은 다행히 아슬아슬하게 넘겼기에 모든 능력치는 그대로 적용이 되었다.
무기를 바꾸니 스텟을 포함한 모든 능력치가 2배 정도 상승했다.
이렇게 비약적인 증가가 가능했던 것은 전직을 거듭하면서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었다.
이서우는 마나를 가득 채우고 사냥터로 갔다.
700레벨 이상만 갈 수 있는 필드에 도착해 레이드 몬스터를 찾았다.
아무도 오지 않는 곳이어서 편안하게 주변을 살폈다.
강한 기운이 느껴지자 강해진 스킬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향상된 초월 가속을 최대로 펼쳤다.
‘헉!’
수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가 정말 순식간에 좁혀졌다.
너무 가까이 가면 활의 성능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어 1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서 멈췄다.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해졌구나. 이건 일반 신급 만큼 강한 것 같은데.’
준신 급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성능이 좋았다.
활에 대한 생각을 잠시 미뤄두고 레이드 몬스터를 바라보았다.
‘생긴 건 꼭 두꺼비 같이 생겼네. 레벨이 800정도인 것 같은데. 스텟이 비약적으로 상승해서 그런지 몬스터 정보가 엄청 자세히도 들어오네.’
몬스터가 얼마나 강한지 손에 잡힐 듯 느껴졌다.
신의 눈도 스킬이기에 몬스터의 정보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서우는 활시위를 힘껏 당겨 목표물을 향해 놓았다.
활을 쏘면 나야 할 소리가 전혀 나지 않았다.
그리고 1킬로미터의 거리가 순식간에 좁혀지며 정확하게 레이드 몬스터의 미간에 꽂혔다.
푹.
-복스러운 황금 두꺼비를 처치했습니다.
-1,400억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복스러운 황금 두꺼비 방패를 획득했습니다.
-복스러운 황금 두꺼비 심장을 획득했습니다.
-복스러운 황금 두꺼비 독액을 획득했습니다.
-복스러운 황금 두꺼비 가죽을 획득했습니다.
“와, 진짜. 이거 완전 사기네, 사기.”
이서우는 단 한 방에 레이드 몬스터가 죽어 버리자 황당한 표정으로 시체가 된 몬스터를 바라보았다.
“경험치를 엄청 먹었는데, 레벨 업도 안 되네. 이래서야 언제 5차 전직을 하나.”
이벤트로 2배 경험치 상승에 레이드 몬스터를 혼자 잡아 엄청난 경험치를 획득했지만 레벨 업은 하지 못했다.
평범한 유저보다 레벨 업이 수십 배나 어려워서 웬만한 경험치로는 어림도 없었다.
“뭐, 레이드 몬스터가 한 방에 죽으니 이거 들고 한 1년만 사냥하면 5차 전직 레벨이 될 것 같은데.”
뉴월드 시간으로 1년이니 현실은 2달이다.
이서우는 유물을 얻기 위해 5차 전직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사냥에 매진했다.
* * *
“야, 그놈 오긴 오는 거 맞지?”
“그렇다니까. 유물 하나로 소용없다는 거 알잖아.”
“그건 그런데, 왜 아직 안 오냐고. 유물은 가까워지면 충분히 서로의 존재를 느낄 수 있는데, 조용하잖아. 그냥 우리가 찾으러 갈까?”
“그 새끼가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가긴 어딜 가. 괜히 나갔다가 영역 다 뺏기면 답도 없어.”
“제길. 이놈이나 저놈이나 짜증나네. 그리고 그놈은 활 하나 얻었으면 욕심이 생겨서 와야 할 거 아냐. 왜 안 오냐고!”
“조금만 더 참아 봐. 너도 알다시피 유물 하나 얻으면 미친 듯이 다른 유물이 당기잖아.”
“그건 그렇지. 나도 그래서 너나 그놈을 만났고.”
“언제 나타날지 모르니 정신 바짝 차리고.”
“그렇지 않아도 바짝 차리고 있다. 너나 졸지 마.”
“졸긴 누가 존다고 그래. 그놈이 가져간 게 활이잖아. 절대 방심 못 하지.”
“그러게. 하필 그 놈이 가져간 게 활일 게 뭐람. 제길.”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두 사내는 티격태격하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누군가를 열심히 욕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