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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이 갑이다-334화 (334/341)

# 334

레벨이 갑이다

334화

“야, 이젠 도저히 못 참아. 다른 지배자들이 벌써 그놈에게 당했어. 이대로 기다리다가는 놈이 유물을 얻게 될지도 몰라.”

“걱정도 팔자다. 다른 지배자들에게는 유물이 없는 게 확인이 됐잖아.”

“그거 확인한 지 벌써 꽤 지났거든? 최근에는 다들 예민해져서 접근도 못 하게 하잖아. 그 새끼 때문에 서로 의심이나 하게 되고. 진짜 거지같다.”

“일단 조금만 더 참자. 서로 교대해 가면서 잠도 쪽잠 자가며 기다렸는데, 아깝잖아.”

“그 아깝다는 말 때문에 지금 1년을 참았어. 1년 아까워 2년 되고, 2년 아까워 3년 되는 거 금방이라고. 그때도 아깝다고 버틸 거냐?”

“딱 1년, 아니, 6개월만 기다려 보자.”

“3개월. 그 이상은 안 돼.”

“야, 너무 짧잖아.”

“됐고. 내가 잠잘 차례니 망이나 잘 봐.”

“하여튼 까칠하다니까. 알았어. 자기나 해.”

3개월을 제시한 사내는 투덜거리는 사내를 뒤로하고 바닥에 벌렁 누워 버렸다.

이내 코고는 소리가 낮게 들렸다.

‘오, 날 못 알아보네. 5차 전직을 하지 않고도 저들보다 강하다는 말인가.’

이서우는 멀리 나무 기둥에 기대어 앉아 있는 사내와 그 옆에서 대자로 뻗어 있는 사내를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었다.

‘이거 어쩌면 일이 쉽게 풀릴지도 모르겠는걸?’

상대가 알아보지 못했다면 이서우에게 더 승산이 있었다.

게다가 한 사내가 바닥에 무방비 상태로 누워 있으니 절호의 기회였다.

이서우는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났다.

활시위를 당기면 혹시라도 적에게 발각될 것이 염려되어 뒤로 물러나는 것이다.

활의 진화는 모두 마무리했다.

다른 유물을 찾지 않는 이상 이제 더 이상 진화가 되지 않았다.

엄청난 능력의 활이어서 사실 이렇게까지 조심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서우는 최대한 주의를 기울였다.

-멀리 안 가도 돼.

‘어라, 누구지?’

-들고 있잖아.

‘설마 활?’

-그래. 궁극의 활이야. 어떤 목표도 놓치지 않는 궁극의 활.

‘아 맞다. 유물은 전부 영혼을 가지고 있었지. 그동안 조용해서 깜빡했네.’

-그동안은 주인의 능력이 안 됐던 거고. 지금은 자격을 갖췄으니 나타나지 않을 이유가 없지.

‘뭐, 여튼 반갑다.’

-나도 반가워, 주인.

이서우는 활이 반말하는 것을 그다지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생명체도 아니니 기분 나쁠 이유가 없었다.

‘한데, 멀리 벗어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

-그래. 지금 깨어 있는 놈의 유물 진화 단계가 높지만 500미터 안쪽까지만 접근하지 않으면 모를 거야. 처자빠져 자는 놈은 별거 아니고.

‘오, 그래? 그럼 500미터 밖에서 쏴도 되겠네.’

-그래도 200미터 정도는 여유를 두는 게 좋아.

‘좋은 정보 감사.’

이서우는 지배자들이 있는 곳에서 7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멈췄다.

-우리 주인 거리감각은 좋네. 딱 거기서 공격하면 돼.

‘알았어.’

-참, 한 방에 확실히 보내려면 활시위를 끝까지 당긴 다음에 몸을 살짝 뒤로 틀어서 조금 더 팽팽하게 당기도록 해.

‘파괴력이 달라지는 거야?’

-파괴력과 스피드도 많이 달라지지. 그리고 놈의 머리를 노려야 해. 명중률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그냥 그렇게 당기고 조준한 뒤 놓기만 하면 돼.

‘알았어. 그럼 간다.’

이서우는 활의 말대로 끝까지 당긴 다음 몸을 살짝 뒤로 틀어서 조금 더 당겼다.

마치 고무줄이 끊어지기 직전까지 당긴 것처럼 활시위가 팽팽해졌다.

이서우는 목표를 조준한 뒤 호흡을 멈추고 활시위를 놓았다.

역시나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푹!

약간 경사가 진 곳이었기에 이서우의 화살은 정확히 지배자의 머리를 관통했다.

-지배자 아환을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획득은 5차 전직 이후 가능합니다.

-신의 자손이 남긴 유물 ‘신의 지팡이’를 획득하셨습니다.

-지배자 아환의 아공간을 획득했습니다.

“아환!”

아환의 얕은 신음이 들리자 자고 있던 지배자가 화들짝 놀라 반사적으로 지팡이를 들었다.

잠은 자고 있었지만 긴장감은 놓지 않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습공격을 당하고 말았다.

그렇다는 것은 상대가 상당히 강하다는 뜻이다.

아환은 강력한 마법 공격력을 가졌고, 사내는 방어 위주여서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관계였다.

한데, 너무 허무하게 아환이 죽으면서 사내는 크게 당황했다.

방어에는 자신이 있지만 공격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결국은 패배하고 만다.

그걸 알지만 사내는 당장 아무런 대처도 할 수 없었다.

적을 찾아야 공격을 하든, 방어를 하든, 뭐라도 할 텐데 아무리 집중해도 적이 보이지 않았다.

‘제길. 소리 소문 없이 공격을 했다는 건 나보다 더 강하다는 거야. 어떻게 모험가가 나보다 강할 수가 있지?’

아환은 마법사여서 마나가 차고 넘쳤지만, 사내는 순수한 근접 계열이었다.

그 때문에 진화 단계는 6단계밖에 되지 않았다.

아환에게 듣기로는 7단계가 마지막이었으니 그는 이서우가 어느 단계의 무기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제길. 도망쳐야 해!’

아무리 절대 방어구라고 해도 진화 단계가 낮기에 온전히 방어를 할 수 없었다.

“큭.”

도망을 가려는데 갑자기 마나 화살이 그의 옆구리에 박혔다.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사내는 몇 발짝 움직이지도 못한 채 공격을 받아야만 했다.

푹!

“으악!”

이번에는 화살이 어깨를 관통하고 말았다.

구멍이 워낙 크게 뚫려서 비명이 절로 터져 나왔다.

-이제 마구 쏴도 돼. 진화 단계가 약해서 온전히 방어하지 못할 거야.

‘좋아!’

이서우는 신이 나서 활시위를 계속 당겼다.

보이지 않는 화실이 0.1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다섯 발이나 날아갔다.

향상된 초월 가속을 사용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푹푹푹.

거의 동시에 화실이 사내의 몸에 박혔다.

그리고 잠시 후, 기다리던 메시지가 떴다.

-지배자 덴버를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획득은 5차 전직 이후 가능합니다.

-신의 자손이 남긴 유물 ‘신의 방어구 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지배자 덴버의 아공간을 획득했습니다.

-방어구를 착용하고 있어서 공격력이 온전히 박히지 않은 거야. 일단 이곳부터 벗어나.

‘벌써 가고 있다.’

이서우는 궁극의 활이 뭐라고 하든 갈 길을 갔다.

-혹시 절대자가 나올 것이 염려되어서 피하라고 한 거다. 너무 기분 나빠하지는 마라.

‘기분 나쁘고 말고 할 것도 없다.’

-뭐, 여튼 축하해. 유물을 2개나 더 얻다니.

‘유물을 얻는 게 그렇게 힘든가?’

-그러니 누구도 무기와 방어구 세트를 동시에 얻지 못했지.

‘난 얻었는데?’

-주인은 운이 좋았다. 한 놈이 처자빠져 자고 있었잖아.

‘운도 실력이야.’

이서우의 일침에 궁극의 활은 아무런 대꾸를 하지 못했다.

지팡이와 방어구를 확인할까 하다가 이서우는 반다이젠 황제에게 먼저 연락을 넣었다.

일단 전직을 하고 능력치 향상을 이룬 뒤 장비를 찰 계획이었다.

-일찍 연락했군. 설마, 벌써 임무를 끝낸 건가?

‘네. 생각보다 쉬웠습니다.’

-그럴 수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운이 좋았지요.’

-일단 이곳으로 오게. 임무 보상은 여기서만 줄 수 있다네.

“네, 폐하.”

이서우는 군말하지 않고 향상된 초월 가속을 펼쳐 재빨리 황제가 있는 곳으로 갔다.

이번에도 황제가 그 누구보다 더 반갑게 이서우를 맞아 주었다.

“그래, 목적은 달성했는가?”

“물론입니다!”

이서우의 말에 황제는 그가 모든 임무를 완수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고생했네. 약속한 보상 외에 준비한 게 있으니 받게.”

“아닙니다. 보상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내가 좋아서 주는 것이네. 그러니 그냥 받게.”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잘 받겠습니다.”

“잘 생각했네.”

황제의 말이 끝나자마자 마치 미리 준비되어 있었다는 듯 문이 열리며 궤짝을 든 사람들이 하나둘씩 들어왔다.

그와 동시에 완료 메시지도 떴다.

-한계를 극복하고 신의 힘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힘을 얻어라,를 완료하셨습니다.

-5차 전직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5차 전직이 진행됩니다.

-공격력을 비롯해 모든 능력치와 스텟이 5배 상승합니다.

-칭호가 변경되었습니다.

-초월 레벨 특성 스킬이 변경되었습니다.

-향상된 가속화와 향상된 초월 가속이 사라지고 무한 가속 기술이 생성됩니다.

-예언의 눈이 생성됩니다.

-공간 장악 가능 거리가 10배 늘어납니다.

-순간 이동 거리가 10배 멀어집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도 이제는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나 극렬탄의 파괴력이 10배 커지고, 소모되는 마나는 10분의 1로 줄어듭니다.

-모든 기술의 마나 소모량이 50퍼센트 감소합니다.

-유물 아이템의 봉인이 풀립니다.

-봉인이 풀린 유물 아이템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물약이 필요합니다.

“대, 대박!”

이서우는 모든 능력치가 다시 5배 상승하자 얼른 상태 창을 열었다.

모든 수치가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이제는 누가 와도 이길 자신이 있었다.

변경된 칭호와 초월 레벨 특성 스킬을 확인하려는데, 알테온이 떠올랐다.

최대한 빨리 소식을 전하고 특수 물약부터 얻고 싶었다.

-알테온?

-족장이군. 무슨 일이지?

-하늘 길을 찾은 것 같다.

-뭐? 하늘 길을 찾았다고?

-그래. 내가 있는 곳을 찾을 수 있나?

-찾을 수 있다.

-그럼 내가 있는 곳으로 와라.

-함정은 아니겠지?

-하여튼 의심도 많네. 내가 가진 기운인지 아닌지 살펴보면 될 일이 아니더냐.

-좋다. 그럼 잠시 후에 보도록 하지.

-기다리고 있겠다.

이서우는 통신을 끊고 절대자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절대자의 거처는 생각보다 훨씬 깊숙이 들어가야 느껴졌다.

-여기야. 이 이상은 들어가면 안 돼.

이서우는 본능적으로 이곳에서 멈춰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주변을 경계하면서 알테온을 기다리는데 5개의 기운이 느껴졌다.

‘혹시 몰라서 같이 왔나보네. 근데, 정말 엄청나게 성장했구나.’

수십 킬로미터에서도 알테온의 기운이 느껴지자 이서우는 자신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 조심스럽게 올 필요 없어. 내가 있는 곳까지는 누구도 위협하지 않아.

-헉. 어, 어떻게 안 것이냐?

-어떻게 알긴. 다 느껴지니 그렇지.

-아, 알았다. 잠시만 기다려라.

알테온은 이서우의 음성에 화들짝 놀랐다. 자신은 아직 이서우가 느껴지지도 않는데 어떻게 알았을까.

이서우가 조심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음에도 알테온은 20분이 넘게 걸려서야 도착했다.

“거참 말 안 듣네.”

“오랜 세월을 죽음의 대지에 갇혀 지내면 이렇게 된다.”

“뭐, 그 말이 맞든, 아니든 하늘 길이 있냐는 게 중요하겠지.”

“일단 그 물약부터 줘.”

“약속은 그게 아니었을 텐데.”

“이제 하늘 길이 있을 만한 곳은 이곳뿐이다. 절대자가 사는 이곳.”

“하지만…….”

“죽음을 무릅쓰고 지배자들을 처치했건만 지금에 와서 발뺌을 하려는 것이냐!”

“아, 아니다.”

묵직한 음성으로 말한 이서우는 궁극의 활을 든 채 살기를 끌어올렸다.

혹시라도 절대자가 알아차리는 건 아닐까, 했지만 절대자의 영토가 워낙 넓어 이곳까지는 영향력이 닫지 않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5차 전직을 하지 않았다면 이서우는 지금처럼 살기를 드러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절대자가 나타난다고 해도 이길 자신이 있었다.

“나에게 의뢰를 할 때 이미 알았을 것이다. 하늘 길의 정확한 위치는 절대자를 죽여야만 알 수 있다는 것을. 그렇지 않느냐?”

“아, 알았다. 받아라.”

이서우가 더욱 살기를 높이며 압박을 하자 알테온은 백기를 들고 말았다.

이서우는 물약을 받아 들고는 향기를 잠시 맡고 입안으로 털어 넣었다.

어차피 육체가 독에 면역인 데다가 어떤 독이 있어도 견뎌 낼 자신이 있었다.

-유물 아이템의 능력을 한계까지 끌어낼 수 있게 됩니다.

‘드디어!’

이서우는 활부터 살폈다.

-방어구 세트 아이템을 검색합니다.

-방어구 세트 아이템을 확인했습니다.

-궁극의 활이 진화합니다.

-800만 마나를 소모합니다.

-8단계 진화가 완료되었습니다.

-온전한 능력을 한계까지 사용하시려면 방어구 세트 아이템을 착용하셔야 합니다.

-방어구 세트 아이템을 착용하시겠습니까?

‘그래. 착용한다.’

이서우의 명령에 펠렌의 장비 세트가 사라지고, 신의 방어구 세트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신의 무기와 방어구 세트를 착용했군.”

“맞아. 덕분에 제대로 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겠군.”

“아니. 지금 당장은 그렇게 안 돼.”

“뭐?”

“무기, 방어구만으로는 최고가 되지 못해.”

“설마, 액세서리까지?”

“맞아. 액세서리를 착용했을 때야 말로 비로소 완벽한 세트라고 할 수 있지.”

“무기와 방어구를 착용했지만 액세서리에 대한 언급은 없다.”

“그렇겠지. 하지만 액세서리도 존재한다. 물론 지금 상태로도 넌 거의 최강이겠지만.”

“뭐, 액세서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은 건 넘어가주지. 하지만 다음번에도 이런 식이면 가만히 있지 않아.”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나저나 유물은 몇 개나 모았지?”

“무기 둘, 방어구 세트 하나.”

“꽤 많이 얻었네. 잘 훈련만 하면 절대자를 상대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아.”

“지금도 충분히 가능해.”

“모르는 소리. 절대자는 그리 만만한 존재가 아니다.”

“절대자가 그렇게 강한 존재인가?”

“어쩌면 절대자는…….”

“왜 말을 끝까지 하지 않는 거지?”

“아니다. 네가 직접 확인하는 게 낫겠지. 그럼 우린 이만 물러가마.”

알테온은 말을 하다 말고 서둘러 몸을 돌렸다.

말해 줄 수 없다고 하니 이서우도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이서우가 서 있는 곳을 지도에 잘 저장해 두고 마을로 향했다.

확인할 게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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