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셋으로 무림지존-98화 (98/207)

#098. 남궁검가

“제가 알고 싶은 것은 신풍대주께서 구룡태자가 백리세가를 공격하려는 것을 어떻게 미리 알고 있었으며 천종천마교 내의 상황까지 자세히 알고 있느냐는 거예요.”

하오문주 천옥당이 물었다.

그녀는 정보를 다루는 문파 중 정점에 있는 하오문이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는 건 아닌지 염려를 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도대체 어떤 정보망을 가진 것이냐고 대놓고 물을 수는 없어 돌려서 물었다.

그녀의 그런 위화감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 표정을 본 화운은 그럴듯하게 설명해 줄 필요성을 느꼈다.

지금 화운에게 필요한 건 마신 아수라에 대해 좀 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는 곳이니까.

“난 천하의 후지기수들 중 내 상대가 될 만한 자는 구룡태자뿐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늘 그와 싸울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그가 백리세가를 공격하려는 걸 알았다는 게 아니라 그를 상대하려고 찾아갔다는 건가요?”

“맞습니다.”

“그렇다면 천종천마교는요?”

“그곳엔 제가 반드시 구해야 할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그곳의 동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천종천마교에서 사람을 구해야 한다고요?”

천옥당이 놀란 얼굴로 쳐다봤다.

화운에게 하오문에 위협이 될 만한 정보망이 있지 않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마교에서 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말에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예. 말 나온 김에 한 가지 묻겠습니다. 그곳에 있는 하오문도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대금은 얼마든지 지불하겠습니다.”

“아니요. 절대 안 됩니다.”

천옥당이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곧바로 말했다.

그 단호한 태도에 화운은 잠깐 실망한 기색을 드러내다 피식 웃었다.

“절대 안 된다라······ 마치 천 소저께서 문주님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씀하시는군요.”

“아······!”

천옥당은 자신이 실수했다는 걸 깨달았다.

“눈치가 빠르시군요. 맞아요. 제가 본문의 문주예요. 다시 인사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말씀 드렸다시피 귀문의 문주님을 뵈러 온 건 아니니까요. 그보다 제게 궁금한 것이 해결되었다면 마신 아수라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을 가르쳐주십시오.”

묻고 싶은 것에 어디 끝이 있겠는가.

묻다 보면 계속 생겨나는 게 궁금증이거늘.

하지만 자신이 심각하게 생각했던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해결되었으니, 이젠 자신이 답을 줄 차례다.

천옥당은 자세를 바로 했다.

“모산파로 가보세요. 무림계가 생기기 전부터 술법과 부적술로 유명했던 곳이고, 신 내림을 받은 자만 제자로 삼을 정도로 신과 밀접한 방파니까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신들의 세상에 대해 더 많은 걸 알고 있을 거예요.”

천옥당의 말에 화운은 머릿속이 번쩍 하는 느낌이었다.

그녀의 말대로 신 내림을 받은 사람들이라면 신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화운은 당장 달려가겠다는 태도로 물었다.

“모산파는 어디에 있습니까?”

“강소성에 있어요.”

***

강소성으로 가는 길.

하오문을 떠난 화운과 신풍대 세 사람은 반 시진 동안 경신술을 발휘하고는 한 식경씩 휴식을 취하는 방식으로 이동하면서도 수련을 했다.

그리고 지금은 한 식경의 휴식 시간이었다.

“집에 간다고?”

선우유성이 기쁜 얼굴로 확인차 물었다.

“그래. 강소성에 들려야 하는데, 여기서 강소성으로 가자면 안휘성을 가로질러야하고 절강성은 강소성과 붙어 있잖아. 그래서 안휘성에 있는 남궁검가에 먼저 들른 후에 강소성으로 갔다가 그곳의 일이 끝나는 대로 선우세가에 들릴 생각이다. 너희들이 무사한 모습을 보면 숙모님들께서도 기뻐하실 거야.”

마신 아수라에 대해 알아보는 게 중요하긴 하지만 남궁검가의 근처를 지나가면서도 그냥 가야할 정도로 화급을 다투는 건 아니다.

어찌 보면 가장 급한 건 금강부동을 해석하고 익히는 것인데 그건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동생들과 숙모님들의 마음을 살펴봐주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는 게 화운의 생각이었다.

화운의 말에 선우유성과 남궁현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간만에 어미의 얼굴을 보는 것이니 어찌 기쁘지 않을까.

화운은 피식 웃으며 백리연을 돌아봤다.

“선우세가에서 맹으로 복귀하자면 강서성을 거쳐야 합니다.”

원한다면 백리세가에 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전 괜찮아요.”

“누님, 그러지 말고 들렀다가 가요.”

백리연이 사양하자 선우유성과 신나하던 남궁현이 돌아보며 말했다.

순간 선우유성이 남궁현의 옆구리를 쿡 치며 소곤거렸다.

“멍청아, 누나는 어머님이 돌아가셨잖아.”

“아, 맞다.”

그제야 남궁현이 자신이 실수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백리연을 돌아봤다.

“벌써 오래전 일이라 괜찮아. 너희들까지 신경 쓸 정도로 내가 여리진 않다.”

백리연이 강한 여장부처럼 말했다.

그제야 남궁현이 미안함을 털어내며 웃었다.

“누님이 강한 거야 누구보다 잘 알지. 미모도 성격도 그리고 검술도 여중 최강이지.”

“여중이란 걸 강조하는 게 어째 너보단 못하다는 뜻으로 들린다. 간만에 한 번 붙어볼까?”

백리연이 검자루를 잡았다.

남궁현은 화들짝 놀라 저만큼 튕기듯 물러가며 손사래를 쳤다.

“아뇨! 안 해요!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 대주형님이 있으니까 천하제일은 못 된다는 뜻이었어요.”

“진짜야?”

“맹세코.”

남궁현이 두 손까지 번쩍 들고 대답하자 백리연은 검자루를 놓았다.

“네 말대로 여중제일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

“여중제일! 까짓 거 하면 되죠.”

선우유성이 끼어들었다.

“하고 싶다고 다 되면 그게 꿈이겠니?”

“될 수 있으니까 꿈이고, 이룰 수 있으니까 꿈꾸는 거죠.”

“······!”

선우유성의 말이 그럴듯했다.

맞는 말이지 않은가.

이룰 만하고, 바랄 만하니까 꿈이고, 꿈꾸는 것이지 않겠는가.

백리연이 그럴듯하다는 표정을 짓자 선우유성이 화운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난 형이 얼마나 강한지도 모르겠고, 뭘 가지고 있고, 뭘 감추고 있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그동안 별생각을 다 해봤는데, 내 상상의 한계만 맛본 거 같아요. 그래서 더 생각하는 걸 그만 두기로 했어요. 그 대신.”

마지막 말을 힘주어 말한 선우유성은 잠깐 여유를 둔 후 씩 웃으며 말했다.

“그 대신 그냥 형을 맘껏 이용해 먹기로 했어요. 형한테 물어보면 다 가르쳐 줄 것 같고, 형이 하라는 대로 하면 계속 강해질 것 같거든요. 지금도 예전의 나라면 상상도 못할 만큼 강해졌지만, 앞으로도 더 강해지고 싶어요. 그래서 천하제일대협이 되고 싶어요.”

선우유성이 당차게 자신의 포부를 말했다.

그런데 남궁현이 버럭 했다.

“야! 그건 내 꿈이잖아!”

“아! 미안! 네 얘기 듣고 너무 멋있어서 나도 천하제일대협이 되고 싶어졌어.”

“이, 씨!”

“헤헤! 그냥 천하제일쌍협 하자.”

“쌍협이 뭐냐! 격이 떨어지잖아!”

“그래도 둘이니까 뭐 좋은 점도 있겠지. 그리고 나랑 여기저기 협객행 하면서 돌아다니는 거 싫어?”

“그건 아니지만.”

“그럼 됐네.”

“된 건가?”

남궁현이 고개를 갸웃하자 선우유성이 그의 어깨에 손을 척 올렸다.

“친구끼리는 반려자 빼고는 다 나눠 갖는 법이다.”

“그야 뭐······· 그렇지?”

“그럼, 그럼.”

“좋아. 오늘부터 천하제일쌍협이다.”

“킥킥킥!”

“큭큭큭!”

둘이 재밌다고 웃어댔다.

화운과 백리연은 그 모습을 보고는 그저 웃어주었다.

모르는 이에겐 철없는 아이들의 우스개 장난으로 보이겠지만, 남궁현과 선우유성에 대해 잘 아는 화운과 백리연은 그렇게 보지 않았다.

아직은 천진함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남궁현과 선우유성이지만, 대협의 자질을 충분히 갖추었고 무공 또한 대협이 되는 데에 모자라지 않을 만큼 나날이 강해지고 있었다.

대협지로!

남궁현과 선우유성은 자신들의 앞에 놓인 수많은 길 중 대협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짜식들! 꿈을 이루려면 그만큼 노력해야겠지? 좋다. 이번엔 한 시진을 뛴다. 할 수 있겠지?”

“에?”

“혀엉?”

“할 수 있어. 니들을 믿어. 백리 소저께서도 할 수 있죠?”

“아······ 그, 그렇겠지요.”

“좋습니다. 자, 출발!”

화운은 당황하는 세 사람을 두고 앞서 뛰었다.

“뭐해! 얼른 뛰지 않고!”

금세 저만큼 뛰어간 화운이 소리쳤다.

세 사람은 급격히 무거워진 몸으로 화운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

안휘성 합비 남궁검가.

화운이 녹초가 된 세 사람을 이끌고 도착한 건 점심때가 한참 지난 후였다.

점심은 남궁검가에서 먹자며 쉬지 말고 뛰자는 화운 덕분에 세 사람은 두 다리가 후들거리는 상태로 남궁검가 앞에 당도했다.

“아이고, 서 있는 것도 못 하겠다.”

남궁현이 가장 먼저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러자 선우유성이 그 옆에 나란히 앉았고, 백리연은 이를 악물고 버텼다.

이때 화운은 세 사람을 내버려두고 홀로 감회에 젖었다.

‘확실히 그때완 거리의 분위기부터 다르군.’

무당검성과 오 년을 수련한 후에 사황천하인 세상에서 세 사람을 찾고자 남궁가에 왔었다.

남궁검가, 선우세가 그리고 신풍대.

세 개의 깃발을 천하가 보란 듯이 세워두고는 바로 여기 지금 서 있는 자리에 의자를 가져다 두고 기다렸다.

남궁검가를 차지했던 흑마갱주와 혈악주를 죽이고, 인근 소호에 유명궁을 짓고 있던 유령노조마저 죽이고 나자 소문이 퍼졌고 결국 세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세 사람과 조우하던 날 이화태양종이 몰려왔다.

화운은 이화태양종과의 싸움보다 이곳 사람들의 남궁검가에 대한 신망이 더 인상적이었다.

사황천하.

당시엔 말 한 마디만 잘못해도 사황천의 무리들에게 목이 달아날 때였다.

그럼에도 남궁검가를 지켜달라며 음식을 제공해준 객잔이 있었고, 세 개의 깃발을 만들어달라는 부탁에도 흔쾌히 들어준 사람들이 있었다.

당시에도 느꼈지만 남궁검가에 대한 인근 사람들의 신망은 선우세가가 본받아야 할 일이었다.

화운이 당시의 일을 생각하며 객잔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객잔에서 한 사람이 달려 나왔다.

‘그때 그 점소이로군.’

그때 당시에 주위에 있을지도 모를 눈들을 의식하여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으나 눈빛만으로도 감사하다는 뜻을 내비치며 조용히 그릇을 받아가던 녀석이었다.

“공자님! 왜 그러고 계세요? 어디 다치셨습니까?”

걱정스런 얼굴로 거리에 주저앉아 있는 남궁현을 부축하려고 했다.

“아니야, 아냐! 잡지 마, 그냥 놓아줘. 힘들어서 그래. 너무 뛰어서 다리가 풀렸어.”

“예에?”

남궁현의 말에 점소이가 눈을 휘둥그레 뜬 순간.

“어이쿠, 두 다리가 풀렸으면 쉬셔야지요. 뭐하는 게냐, 어여 가서 의자 좀 가져오지 않고.”

어느새 객잔 주인이 달려와서 점소이를 닦달했다.

그러자 점소이가 쏜살같이 달려가더니 의자 세 개를 가져왔다.

그 작은 소동에 남궁검가의 무인들도 다가왔다.

“소가주님, 어쩐 일이십니까? 가주님은요?”

“아! 임무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들렸어. 지금은 경신술을 수련하느라 너무 뛰어서 지친 거니까, 걱정 말고 가서 하던 일들 해. 좀 쉬었다가 들어갈 테니까.”

“진짜 별일 없는 거죠?”

남궁검가 무인들 중 하나가 화운 등을 슬쩍 살펴보며 물었다.

여차하면 한꺼번에 발검이라도 할 태세였다.

“어, 그런 거 아냐! 그리고 남궁검가 전체가 달려들어도 여기 이 대주형님 한 사람 어쩌지 못하니까 그런 줄 알고 얼른 돌아가. 어머님 아시면 혼나잖아.”

“소가주님의 대주시라면 신풍대주님? 신검룡!”

“어라? 여기까지 소문이 났어?”

“그럼요, 장강에서의 일이 싹 다 알려져서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정말 대단하셨더군요.”

말하면서도 화운을 향해 놀랍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우리가 좀 하긴 했지.”

“정말 소가주님께서 흑사채주를 죽이셨습니까?”

“그럼. 그때 얼마나 힘들었다고.”

남궁현이 살짝 으쓱거렸다.

이때 객잔주인이 끼어들었다.

“숨 좀 돌리셨으면 예서 이럴 게 아니라 저희 객잔으로 가시지요. 마침 한가한 시간이니 소가주님이 좋아하시는 걸로 특별히 대접해드리겠습니다.”

“정말요?”

남궁현이 벌떡 일어났다가 살짝 휘청거렸다.

두 다리가 풀려서 그런 건데 남궁현은 그것에 아랑곳 않고 번뜩이는 눈으로 객잔주인만 쳐다봤다.

“대신 장강에서의 일 좀 자세히 들려주십시오.”

“그럼요. 아차! 대주형님 괜찮지요?”

화운이 마다할 까닭이 없었다.

객잔에 대해 좋은 기억이 있기에 그들이 하자는 대로 따라 주었다.

“폐가 안 된다면.”

“좋았어!”

화운이 고개를 끄덕이자 남궁현이 환호라도 지를 것처럼 굴며 객잔으로 향했다.

“유성아, 누님! 어서 가요. 상 노께서 만들어주시는 동파육은 천하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을 정도로 진짜 끝내줘요!”

상 노는 객잔의 숙수다.

남궁현이 어려서부터 객잔을 자주 찾아간 건 상 노의 요리솜씨 때문이었다.

이렇게 예정에 없이 객잔으로 우르르 몰려가게 되었다.

일다경 만에 한가하던 객잔이 꽉 차버렸다.

그 사이에 남궁현이 돌아왔다는 소문이 퍼진 것이다.

남궁현은 신이 나서 장강의 일을 떠들어 댔고, 사람들은 거기에 푹 빠져 탄성과 감탄을 터트리기에 바빴다.

남궁검가주의 피를 이어받아서인지 남궁현은 사람들을 이끌고 재밌게 말하는 재주가 있었다.

과장과 허풍도 상당히 있었지만, 워낙 재밌게 풀어놓아 화운을 비롯한 세 사람이 ‘우리가 그랬나?’ 라는 표정을 지을 정도였다.

그렇게 남궁현의 이야기가 끝을 향하고 있을 때였다.

잔뜩 몰려 있던 사람들 뒤쪽이 웅성거리더니 앞을 향해 좌우로 갈라지며 길이 열렸다.

그리고 그 사이로 한 사람이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깜짝 놀라는 남궁현의 볼을 대뜸 꼬집었다.

“집에 돌아오면 항상 어른들께 인사부터 하라고 했어, 안 했어? 그리고 아무 때나 찾아와서 장사하시는 거 방해하지 말랬지!”

“아얏! 아파요, 아파! 엄마 살살! 제발 살살요!”

“이것조차 못 참는 놈이 장강에서 뭐 어쨌다고? 강호의 소문이라는 게 부풀려지기 마련이라지만, 뭔 놈의 소문이 그 따위로 퍼졌대!”

“진짜예요. 진짜! 여기 유성이도 있잖아요! 유성이한테 물어보세요!”

“어머? 네가 유성이니? 왜 이렇게 변했어? 그 귀엽던 살은 다 누구한테 뺏겼어? 이 처자한테 준 거냐? 너무 예쁜데?”

선우유성의 변한 외모에 놀라면서도 슬쩍 뜬 도끼눈으로 백리연의 위아래를 훑어보는 중년의 미부.

대남궁검가의 안주인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검소해 보이는 복장을 하고 있었다.

“숙모님, 간만에 뵈어요. 이쪽은 백리세가의 백봉 백리연 누나예요.”

“안녕하세요. 백리연이에요.”

선우유성이 알려주자 백리연이 재빨리 인사했다.

“어멋? 네가 백봉이야? 어쩐지 아름답더라니······ 흠, 백봉은 차갑고 도도해서 사내를 멀리한다고 했으니 네가 유성이 얼굴을 이렇게 한 건 아닐 것 같은데······.”

다시 주위를 둘러보다 화운을 발견하고는 ‘누구지?’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에 화운이 공손히 포권했다.

“화운이라고 합니다. 여기 유성이의 고종사촌 형입니다. 그리고······!”

“화운? 신검룡 화운?”

“아, 예. 그렇게 알려졌더군요.”

화운이 인정하자 남궁현의 볼을 놓아주고는 화운에게 다가가 두 손을 덥석 잡았다.

“너로구나!”

“예?”

“비연이 언니 아들이.”

“······!”

남궁검가 안주인의 입에서 모친의 이름이 나올 것이라고는 꿈에도 몰랐던 화운은 깜짝 놀라 눈만 끔벅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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