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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으로 무림지존-106화 (106/207)

#106. 이쪽에서도 움직여 줘야겠지?

선우세가에서 하룻밤을 보낸 화운은 맹으로 향했다.

절강에서 호남으로 가자면 강서성 북부를 가로질러야했다.

백리세가 인근을 지나쳐야 한다는 뜻이다.

화운은 백리연에게 다시 한번 물었다.

백리세가에 들리지 않아도 되겠냐고.

“아뇨, 그냥 가도록 해요. 본가에는 화 소협에게 인사시켜 드릴 분이 안 계세요.”

백리연은 쓸쓸한 얼굴로 대답했다.

부모를 여읜 아픔이야 누구 못지않게 잘 아는 화운이었기에 더는 묻지 않고 곧장 맹으로 복귀했다.

정파무림연합맹 맹주부.

화운은 맹주 조극산에게 이전과 같이 보고한 후 사황에 관해 이야기를 꺼냈다.

“사황이 혼자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동태를 살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사황의 근처에도 갈 생각이 없다.

사황이 무해곡주인 것도 알고 직접 만나보기도 했다.

그는 천마를 상대할 비책을 찾느라 정무맹은 관심 밖이었다. 동태를 살펴볼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이전처럼 임무를 스스로 부여받아 나가려는 건 천사련의 육지와 천하십이흉을 상대로 싸우기 위해서다.

신풍대원들에게 실전경험을 쌓게 해주고 화운 자신은 조금씩 정리가 되어가고 있는 금강부동을 시험해보기 위해서다.

“흠, 사황의 동태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긴 하지.”

맹주 조극산은 이전처럼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다녀 오거라.”

“······!”

화운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달라. 말이 없어. 왜 무룡대에 관한 말을 하지 않는 거지?’

이전의 삶일 땐 무룡대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자신에게 신풍대와 함께 잘 이끌어달라고 했다.

나중에 새로 조직개편을 할 때까지라면서.

그런데 무룡대에 관한 말이 전혀 없다.

왜지?

‘며칠 늦어진 것 때문에 상황이 달라진 건가?’

화운은 슬쩍 떠보기로 했다.

“무룡대는 어디에 있습니까?”

“무룡대 이야길 들은 게로구나.”

“예.”

“네가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우리라고 맹의 일에 손 놓고 있지만은 않았다. 칠대문파와 오대세가의 후기지수들을 하나로 모아 무룡대를 만들었다.”

맞다. 이 말을 들었었다.

그리고 모두가 뜻을 모아 무룡대까지 자신에게 맡기기로 했다는 말도 들었다. 자기들은 금강부동에 몰두하려고 잔꾀를 부린 것이다.

당시엔 심통도 나고 귀찮기도 했는데, 지금은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쁘지 않았다.

이들이 금강부동에 몰두하느라 불필요한 정쟁이 벌어지지 않았고, 자신은 임무라는 핑계로 여기저기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으니까.

그런데 그 부분에 관한 말을 하지 않고 있다.

“그 아이들이 신풍대의 활약에 자극을 받은 모양이다. 임무를 달라고 성화기에 형산 일대를 수색하라고 보내두었다. 나중에 복귀하게 되면 서로 얼굴을 볼 자리를 만들어주마.”

“예.”

화운은 알겠다는 듯 대답하고는 물러갈 뜻을 내비쳤다.

그러자 조극산이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가도 좋다고 했다.

화운은 공손히 포권하고는 돌아섰다.

이때 조극산이 툭 내뱉듯이 물었다.

“혹여 무룡대까지 맡을 생각은 없느냐?”

“없습니다.”

“흠, 알겠다. 가 보거라.”

화운은 그렇게 조극산에게 보고를 마치고 물러났다.

그러자 화산파 장로 한매검 이심환이 다가왔다.

“여기 계신 분들은 금강부동을 각파에 전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온전히 소림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각자의 몸에 봉인하기로 뜻을 모았다. 하지만 그건 사황과 천마를 상대한 후의 일이다. 그때까지는 그 어떤 방해도 없어야 할 것이며,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금강부동을 구현하는 데에 합심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 부탁하마. 이곳의 누구보다 강한 네가 당분간은 계속 천사련의 준동을 막아다오.”

칠대문파 그것도 자존심 강하기로 소문난 화산파의 장로인 이심환이 부탁했다. 그것도 자신들보다 강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까지.

억지로 감정을 조절하느라 그런 것인지 말투가 서책의 글귀처럼 딱딱했다.

‘이분도 무룡대를 이끌어달라는 말을 했었는데······. 확실히 달라졌어.’

화운은 속으로는 갸웃하면서도 정중히 말했다.

“제 나름대로 여기에 계신 분들이 방해받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각오하고 있습니다.”

“그래, 고맙구나.”

이심환이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들고 있던 책자를 내밀었다.

“그동안 생각나는 바대로 틈틈이 적은 것이다. 아직은 뒤죽박죽이다만, 너라면 그 속에서도 뭔가 도움이 될 만 한 것을 찾을 수 있을 게다. 읽어본 후에 나한당주께 주거라.”

‘이 부분은 같은데 말이야······.’

속으로는 모르겠다는 듯 중얼거리는 화운.

겉으로는 지극히 공손한 태도를 취했다.

“감사합니다.”

이심환이 자리로 돌아가자 화운은 남궁검가주와 선우세가주 그리고 백리세가주에게로 가서 인사를 하며 신풍대 아이들은 무사함을 전했다.

그리고 약간의 환담을 주고받은 후 창가에 자리를 잡고 이심환이 준 책자를 펼쳤다.

- 결과 결 그리고 간극. 공간과 공간 사이에도 간극이 존재한다면, 그 간극에 도달할 수만 있다면, 그렇다면 공간을 여의할 수도 있지 않을까?

- 위의 화두는 금강부동에 다가가는 데에 아주 적절한 접근법이라 생각한다.

책자의 서두에 그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위의 것은 화운이 이심환에게 해주었던 말이다.

이심환은 화운의 말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금강부동에 접근했다는 뜻이다.

이전에 읽었던 내용그대로였다.

‘그러니까 무룡대에 관한 부분만 달라졌다는 거네.’

왜?

무룡대에 관한 부분은 왜 달라졌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뭐가 상황을 달라지게 만들었을까?

아무래도 자신의 복귀가 며칠 늦어진 것 때문인 것 같다.

자신들에게도 임무를 달라는 무룡대의 성화가 계속되자 대충 형산 인근을 정찰하라고 한 모양이다. 임무를 나서는 무룡대에 대주 자리를 비워둘 수가 없어 누군가를 위임했을 것이고.

‘형산이면 여기서 가까운 곳이니까 천사련의 육지와 천하십이흉들이 무룡대를 잡겠다고 나서진 않겠지. 흠, 나만 곤란해진 건가? 천하십이흉들을 상대로 금강부동을 시험해 보려고 했는데.’

사황한테 쳐들어가서 한번 싸워볼까?

‘아니야. 내가 금강부동을 익히고 있다는 것만 알려주게 될 뿐이야.’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자신이 신풍대를 이끌고 모종의 임무를 나선다는 정보를 천사련 쪽에 흘리는 거다.

그렇게 하면 자신을 잡기 위해 천하십이흉들이 몽땅 나설 테니까.

‘정보를 표 나지 않게 흘리려면 비천각의 도움을 조금 받아야겠군.’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화운은 이심환이 준 책자를 덮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로 이때 공교롭게도 이심환과 눈이 마주쳤다.

‘이런!’

자신의 심득을 별거 아닌 것처럼 취급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물어볼 필요도 없다.

화운은 마침 잘 되었다는 표정으로 얼른 바꾸며 이심환에게 다가갔다.

“제가 부족하여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가르침을 청해도 되겠습니까?”

“한 사람의 생각을 몇 마디의 글로써 설명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 뭐냐, 말해 보아라.”

이심환은 화운에 대해 호감도 적대감도 보이지 않는 무심함에 가까운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지금 이 순간 눈빛은 호감에 가까웠다.

화운은 몇 가지 물어본다는 게 꽤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대화가 길어질수록 이심환의 지식에 깨나 놀랐다.

명문대파의 무학에 대한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모든 학문이 그렇듯이 무학 역시 마찬가지다.

하나의 이치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치의 근간이 되거나 거기서 파생된 이치 혹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이치까지 아는 것도 중요한 법이다.

검법은 가볍고, 빠르고, 다변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알고 익혀도 문제 될 건 없다.

하지만 도법이 무겁고, 느리더라도 힘이 있어야 한다는 걸 알고 검법을 익히는 것과 모르고 익히는 것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적어도 도법을 익힌 고수를 처음으로 상대하게 되었을 때 그 차이를 보이게 될 것이다.

- 일(一)이 모여 이(二)가 되고, 이가 삼(三)이 되고, 삼이 사(四)가 되었다.

- 일(一)은 선이다. 이(二)와 삼(三)은 면이다. 면과 면이 모였으니 사(四)는 사방(四方), 즉 공간이다.

- 공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면을 보아야하고, 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선을 보아야 한다.

- 그래서 선이 시작이다.

화운은 금강부동에 대한 이심환의 분석을 다시 읽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까지 자세히 듣고 읽어보니 그 내용들이 새롭게 느껴졌다.

화운은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이심환이 정리한 내용 속으로 푹 빠져들었다.

***

창틈으로 스며든 햇살이 강렬했다.

꼬박 밤을 새운 화운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의도치 않게 이전의 삶과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었다.

‘그래, 맞아. 주체가 달라지지 않으면 그대로 반복되는 거였지.’

무룡대가 형산으로 가게 된 건 그들을 귀주성과 인접한 접경지역으로 이끌고 갔던 주체인 자신의 부재 때문일 것이다.

화운은 거기까지 생각하며 밤새 봤던 이심환의 책자를 집어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심환이 남긴 기록 덕분에 막연히 생각만 해두었던 것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었다.

화운은 고개를 들고 이심환을 바라봤다.

마침 그가 화운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화운은 정중히 포권했다.

이심환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인사를 받아주었다.

화운은 책자를 나한당주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공손히 예의를 갖추었다.

“맹주님이 운기행공 중이시니 이대로 조용히 나가보겠습니다.”

맹주를 비롯하여 많은 이들이 운기행공으로 잠을 대신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시지요. 맹주님껜 제가 잘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미타불.”

화운은 조용히 맹주전을 빠져나갔다.

밖으로 나온 화운은 하늘을 쳐다봤다.

태양이 떠오른 지 한참이 지난 후였다.

화운은 잠시 서서는 무엇을 할지 생각했다.

무룡대가 형산에 있으니 천사련의 움직임은 없을 터 천하십이흉들을 끌어내려면 자신이 움직이고 있다는 정보를 흘려야 한다.

화운은 비천각으로 향했다.

비천각의 각주는 점창파의 고수인 일양신수였다.

점창파의 대표로 한자리를 맡다보니 비천각의 수장이 되었으나 원래 자유로운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 그런 사무적인 일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명목상 각주일 뿐 실제 일은 부각주인 우문검가주 우문위에게 맡겨버렸다.

게다가 지금은 맹주전에서 금강부동에 푹 빠져 있어서 비천각의 일은 우문위가 도맡고 있는 실정이었다.

“여긴 어쩐 일인가?”

화운이 나타나자 우문위가 잔뜩 경계하는 얼굴로 물었다.

지난번 장강의 임무 때 사천독왕의 존재를 일부러 감춘 일로 화운에게 된통 당한 일이 있는데다 그 일이 약점으로 잡혀 있어 화운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천사련의 동태는 어떻습니까?”

화운이 의자에 앉으며 물었다.

우문위는 화운이 묻는 속뜻이 뭔지 경계하며 대답했다.

“잠잠하네.”

“그럴 리가 없을 텐데요?”

“무슨 뜻인가?”

“절 잡으려고 안달일 건데 아닙니까?”

“그거야 뭐······ 그쪽에 큰 피해를 줬으니까.”

“그래서 말인데요. 제가 귀주성에 나타난다면 절 잡으려고 누가 나설 것 같습니까?”

천하십이흉!

그들이 나설 게 틀림없다.

알면서도 묻는 건 우문위가 뭐라고 하는지 궁금해서다.

“그, 글쎄.”

“비천각의 부각주이시니 천사련의 조직구성에 대해 잘 아실 거 아닙니까?”

“그야 뭐······.”

“구룡제가 나설까요? 아니면 적성대도황이 나설까요?”

“그들은 나서지 않을 거네.”

“왜지요?”

“체면이 서지 않으니까.”

“태양존자를 죽인 절 상대하는 것인데도 체면이 서지 않는다구요?”

“아, 아니 자네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정무맹의 일개대주라는 직위로는 그들을 움직이게 할 수 없다는 뜻이네.”

“아, 그렇군요. 그럼 누가 나설까요?”

“구룡제의 곁에는 구룡팔도객이 있고 적성대도황에게는 적성십이군이 있으니까 그들이 나설 수도 있고, 아니면 육지가 전부 동원될 수도 있을 거네.”

천하십이흉에 대한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들의 존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

“구룡팔도객과 적성십이군이 전부 나설 수도 있겠군요?”

“그럴 수도 있을 거네.”

“또 다른 고수는 없습니까?”

“그걸 왜 묻는지는 모르겠지만, 자네가 태양존자를 쓰러트렸으니까 최소 태양존자를 쓰러트릴 수 있는 전력을 내보낼 거라고 보면 될 거네.”

“그렇군요.”

화운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찾아온 이유를 말하려고 할 때였다.

밖에서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리던 한 사람이 바로 들어왔다.

급보일 경우에 한해서만 그렇게 하도록 되어 있으니 급보를 가져온 것이리라.

“여어, 또 보는군.”

화운이 아는 체를 했다.

급보를 가지고 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송사문이었다.

장강의 일로 우문위와 함께 혼쭐이 났던 사람이다.

“아, 예, 저기, 옛!”

송사문이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모를 때다.

“무슨 일인가?”

우문위가 물었다.

그러자 송사문이 말을 해도 되는 것인지 화운과 우문위를 번갈아봤다.

순간 화운의 얼굴이 싸늘하게 변했다.

“내가 분명 정보를 감추고 그러지 말라고 했을 텐데.”

화운의 기세가 돌변하자 송사문이 다급히 입을 열었다.

“천사련에서 육지가 대거 움직였다는 정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몇 사람이 동반하고 있는데 천하십이흉 같다고 합니다.”

“그들이 왜? 천하십이흉이 천사련에 있었어? 몇 안 남은 걸로 아는데.”

우문위가 물으면서 중얼거린다.

천하십이흉의 존재에 대해 맹에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천사련에 또 다른 힘이 있어도 모르고 있을 수도 있겠군.’

화운은 정무맹의 첩보력이 무척 떨어진다는 걸 깨달았다.

“이유까지는 파악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송사문이 우문위의 물음에 대답했다.

바로 이때 화운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물었다.

“지금 무룡대의 위치는 어디입니까?”

화운의 물음에 우문위가 쳐다봤다.

“형산이네만?”

“확실합니까?”

“형산 인근을 조사하러 갔네.”

“며칠이나 되었습니까?”

“닷새쯤일 거네.”

“그럼 형산 인근을 돌아보고 다른 곳으로 움직였을 수도 있겠군요?”

“그들이 받은 임무는 형산 일대를 정찰하는 것뿐이었네.”

“형산 인근을 정찰하고 오라는 게 마지못해서 내린 임무라는 걸 모를 리 없는 그들이 그냥 돌아오겠습니까?”

화운이 그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자 천사련의 육지와 천하십이흉을 상대로도 싸우겠다고 남았던 무룡대다.

형산 인근만 정찰하고 돌아올 리 만무하다.

게다가 천사련의 육지와 천하십이흉이 움직였다면 이전의 삶과 같은 반복이다.

‘그들의 싸움에 대한 주체는 그들이었던 거로군. 그래, 그게 맞는 거겠지.’

각자의 행동에 대한 주체는 결국 그 자신인 것이다.

화운은 아직도 상황 파악을 못하고 있는 우문위를 향해 말했다.

“천사련이 무룡대를 사로잡으면 정사대전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

그제야 심상치 않음을 느낀 우문위가 송사문을 향해 외쳤다.

“당장 무룡대의 위치를 파악해라. 어서 서둘러!”

보고서를 우문위의 책상에 얼른 올려둔 송사문이 부리나케 밖으로 달려 나갔다.

“누굴 보낼 겁니까?”

“······?”

“만일 무룡대가 천사련의 영역 쪽으로 이동했고, 정황상 육지와 천하십이흉이 그들을 노리는 것 같다면 지원군을 보내야 할 거 아닙니까?”

“아!”

우문위가 계속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그의 아들인 우문산이 무룡대에 끼어 있어서일 게다.

화운은 그의 책상에서 송사문이 두고 간 보고서를 집어 들었다.

“천사련의 무리가 이동하는 방향이 북쪽이로군요.”

북쪽이면 호남과 귀주의 접경이다.

이전에 싸웠던 그곳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화운은 보고서를 우문위에게 건네주었다.

“전 천사련의 무리가 이동하는 방향으로 달려가 볼 테니까 무룡대의 위치가 파악되는 대로 지원군을 보내십시오. 무룡대가 형산에 남아 있으면 그럴 필요가 없을 거구요.”

“아, 알았네.”

“그럼.”

화운은 밖으로 나갔다.

정보를 흘리고 말고 할 것도 없게 되었다.

‘그들이 움직였다고 하니 이쪽에서도 움직여 줘야겠지? 좋아, 아주 마음에 들어!’

화운은 금강부동을 시험해 볼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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