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0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 법이다. =========================================================================
(제 글에서 등장하는 상호와 이름들은 현실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동생 집에 들어가자 통닭 냄새가 확 풍겼다. 통닭 빨리 먹어치우고 냄새부터 없애겠다더니 정말 냄새를 없애려고 시도를 했는지조차 의심스러웠다.
“형 왔어. 근데 어쩐 일이야?”
“내가 못 올 곳 왔어? 그래 고마워 앉을게.”
나는 동생님 걱정이 돼서 한숨에 달려왔는데, 영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그래 신혼이니깐 이해한다. 내가 아직 결혼은 안했지만 한참 알콩달콩할 때 아닌가? 이해는 해도 괜한 심술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형이 왔는데 앉으라는 말도 안했다고 타박 주듯 고맙다는 말을 먼저하고 앉았는데 동생이 이런 나의 고급 스킬을 이해했을지는 의문이었다.
내가 자리에 앉자 제수씨가 과일과 차를 내왔다. 그래도 센스 있는 제수씨는 미리 준비를 하고 있었나 보다. 동생과 제수씨가 내 앞에 앉자 나는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늘 형 친구에게 전화가 왔어. 알지? 윤석이.”
“알지. 나도 꽤 친하다고. 형이랑 같이 많이 어울려 다녔는데 그것도 모를까봐.”
제수씨는 벌써 약간의 눈치를 챘는지 얼굴이 어둡게 변했는데, 동생은 자기가 윤석이와 얼마나 잘 아는지 말하는 게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같은 대학 동문이라 이건가? 아무튼 내버려두면 한참을 계속 이야기 할 것 같다. 때마침 제수씨가 동생의 말을 끊었다.
“저기 상수씨. 아주버님이 이야기하시잖아요.”
“응? 알았어. 여보야. 형 계속 말해.”
“오늘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일단 다들 큰 문제는 없으셔.”
“그런데요?”
“아 네. 제수씨.”
“일단 친구 말로는 수술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답니다. 그러니깐 놀라지 마세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난 우선 단도직입적으로 수술부터 먼저 꺼냈다. 괜히 암 이야기부터 시작하면 크게 놀랄지도 모른다. 나도 처음에 암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크게 놀랐었다.
“네. 친구 말로는 제수씨 어머님에게 자궁체부암일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암이요?”, “암이라고 형?”
“네. 자세한 것은 내일 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 받아봐야겠죠. 친구가 미리 예약해뒀다고 합니다.”
“네”
제수씨 표정은 생각보다 나빠지지 않았다. 여성들이 자주 걸리는 병이라던데 어쩌면 사전 지식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동생부부는 서로의 손을 꼭 붙잡고 내가 계속 이야기하기를 기다렸다.
“친구에게 부탁을 해뒀습니다. 제가 여기서 수술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고 해서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습니다. 상수가 전화번호를 알고 있는 것 같으니깐 자세한 건 친구에게 듣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오늘은 계속 병원에 있는 다고 했으니깐 약속을 잡고 직접 찾아가서 이야기를 듣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요.”
“감사해요. 아주버님.”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 우리 부모님이 아프셨으면 제수씨는 저보다 더 잘했을 겁니다. 지금 제수씨는 홀몸이 아니니깐 항상 조심하셔야 합니다.”
“꼭 그런 것 때문만은 아니에요. 어머니 아프신 것도 아주버님이 신경써주시지 않았다면 훨씬 뒤에 알았을 거예요. 그리고 그날 병원에서 저희 부모님에게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불러주시고 손을 꼭 잡아 주시는 모습에 전 정말 감동받았어요.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셨거든요. 저희 집이 딸만 셋이라 항상 아들 있는 집을 부러워 하셨어요. 그리고 큰 언니가 결혼을 했는데 형부가 좀 사고를 많이 쳐서 평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그래도 제가 이렇게 좋은 아주버님과 듬직한 상수씨를 만났다며 요즘은 항상 웃고 사세요.”
“하하하.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저도 제수씨가 우리 부모님께 잘하셔서 이러는 겁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마친 제수씨가 갑자기 일어나 내게 큰 절을 했다. 나는 갑작스러운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엉거주춤 일어났다가 다시 앉았다.
“아니 제수씨. 갑자기 이렇게.”
“정말 아주버님께는 뭐라고 감사를 해야 할지 제가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어요. 이렇게 큰 절을 올려서라도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제수씨는 끝내 말을 제대로 잊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갑자기 제수씨 형부라는 남자의 면상이 궁금해졌다. 아마 엄청 사고를 많이 치고 다녔을 것이다. 비교할 대상이 그렇게 엉망이니 내게 이런 극진한 예를 표했을 것 같다. 지금 제수씨가 우는 울음 속에는 나에 대한 고마움도 있었겠지만, 형부라는 사람 때문에 겪었던 서러움도 함께 했으리라. 알아볼 일이 생겼다. 그냥 두면 내 동생에게도 나쁜 영향을 끼칠 것 같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제가 황망합니다. 그냥 앞으로도 제 동생과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시면 저는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할 것 같습니다. 저는 그만 가보겠습니다. 알아볼 것도 많겠고, 부부간에 대화를 좀 나누고 싶을 겁니다. 동생아. 형님은 간다.”
“응 그래. 형. 내가 차타는 것까진 봐줄게.”
나는 그렇게 허둥지둥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저렇게 진심을 다해 고마움을 표할 줄은 전혀 몰랐다. 어느 정도는 고마워하라며 계산적인 속내를 가지고 했던 내 행동이 부끄러웠고, 그 고마움을 뻔뻔하게 받고 있을 만큼 내 얼굴이 두껍지는 못했다.
“형 정말 고마워.”
“됐어. 임마. 지금 나는 창피할 뿐이다.”
“흐흐흐. 나는 형이 속으로 부끄러워할 줄 알았어. 그래도 고마워 형”
이럴 때는 눈치가 귀신같이 빠르다. 평소에도 이랬으면 걱정하지 않고 살겠다.
“그런데 제수씨 형부라는 사람 어떤 사람이야?”
“응? 그 사람은 왜?”
“넌 제수씨가 그냥 고마운 감정으로만 우는 것 같지?”
“아니었어? 그럼?”
“제수씨가 말을 할 때 은근슬쩍 형부라는 사람의 이야기도 나왔어. 가족의 치부 같은 이야기일 텐데 내게 이야기 했다는 것은 그만큼 서럽고 속상한 일이 많았다는 거야. 거의 무의식중에 나온 거야.”
“아. 그런 거야? 안 되겠네. 그 인간 평소에도 마음에 안 들었는데 우리 여보야를 그렇게 속상하게 만들다니 내가 손을 봐줘야겠다.”
그 말을 듣자마자 동생의 머리통을 강하게 내리쳤다. 눈빛이 심상치가 않았다. 대학까지 유도를 했던 동생이다. 잘 못하면 사람이 크게 다칠지도 모른다. 그건 내가 용납하지 못한다. 사람이 다치는 게 걱정이 아니라 동생이 피해를 입을까봐 걱정이다. 항상 내 입이 방정이다. 머릿속이 아니라 뼛속에 새겨둬야 한다. 말 보다 행동이 앞서는 녀석이라는 사실을.
“이 자식아! 너 지금 무슨 생각을 한거야? 그렇게 사람 때려서 잘 못되면 어떡하려고? 교도소라도 가고 싶어?”
“왜 때려. 형. 무슨 걱정이야? 나 운동했던 사람이야. 안 다치게 잘 때릴 수 있어.”
끝까지 때리지 않겠다는 소리는 안한다.
“잘 들어. 이건 형이 알아서 해. 나중에 정말 손 볼일이 있으면 이야기 할게. 그렇지만 그전에 함부로 행동하면 제수씨에게 다 말 할 거야. 알아들어?”
제수씨 이야기가 나오자 그제야 살기를 띠던 눈이 진정이 되었다. 어쩌면 이 자식은 제수씨를 만난 것이 가장 큰 행운일지도 모른다. 저렇게 갑자기 눈이 돌아가면 나도 말리기 힘들어진다.
“왜 사람이 치사하게 우리 여보야 이야기를 꺼내. 알았어. 일단 형 말처럼 가만히 있을게. 나쁜 놈. 난 그것도 모르고 그동안 친하게 지내려고 ‘형님, 형님’ 하면서 살갑게 대했는데.”
“그래서 네가 눈치가 없다는 거야. 그러니깐 괜히 일 크게 만들지 말고 조용히 있어. 형 간다.”
“알았어. 형. 잘 가.”
아 이놈의 오지랖이 자꾸 일을 만든다. 우리 가족의 평화를 지키는 것이 왜 이렇게 힘든 걸까? 갑자기 온 몸이 노곤해진다.
◆ 강남의 어느 스포츠클럽 사장실
“삑”
“네”
“이 실장님이 찾아오셨습니다.”
이 실장은 낯선 남자와 함께 들어왔다.
“어서오게.”
“지난 번 부탁한 건으로 찾아왔습니다.”
“그래? 옆에 있는 분은?”
“네 제가 전에 말씀드린 친구입니다. 정보계통에서 일한다는.”
“아 그래요? 반갑습니다. 윤 승태라고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평소에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최철신이라고 합니다.”
“제가 얼굴도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이 실장에게 부탁했습니다. 바쁘실 텐데 번거롭게 해서 미안합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얼굴을 뵙게 돼서 제가 더 영광입니다.”
“하하하. 이 실장에게 보고를 받아도 되겠지만 직접 조사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요. 한 말 건너지면 혹시라도 놓치는 것이 있을지도 모르지 않겠습니까?”
“네. 맞는 말씀입니다. 일단 이것부터 보시죠.”
최철신은 윤 사장에게 그동안 모은 자료 일체를 넘겼다.
“음. 부모님 두 분 다 살아계시고. 아버지는 직장인이네. 집안은 평범하고.”
“뭐. 특이사항은 없었습니까?”
“특이사항이라고 하면, 조사대상의 조부가 예전에 빚보증을 잘 못 선일이 있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어릴 때 고생을 좀 한 것 같습니다. 빚은 오래지 않아 다 갚았고, 그 뒤로는 그냥 평범한 집안입니다.”
“음. 그렇군요. 연애는 4번? 이거 맞는 겁니까?”
“확인된 사실만 그렇습니다. 짧게 잠깐 만났거나 가볍게 하룻밤을 보낸 일들은 당사자들만 아는 사실이기 때문에 확인이 어렵습니다. 그래도 몇 가지 알아본 바로는 공식적인 연애 말고도 더 있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소문이 워낙 여러 가지라 갈피를 잡기 힘들었습니다. 조사 대상이 대학생 시절에는 카드를 사용하지 않아 대신 친구들의 카드내역을 조사했는데 나이트클럽이나 주점에서 사용했던 흔적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근거로 탐문조사를 해봤는데 4년 전 강남의 모 나이트클럽에 자주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곳도 한두 달 정도 다니다가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쪽으로 더 파고들어볼까요?”
“아닙니다. 그만하면 충분해요. 그래서 지금 연애하는 사람은 없고, 가끔 여자들은 만나는데 남녀사이 같지는 않아 보인다?”
“네. 학교 동기나 회사 동료들을 만나 가볍게 식사나 술을 하지만 조사기간 동안 같이 잠을 자거나 했던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가벼운 스킨십을 나누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지난 2년간의 통화내역도 조사해봤는데 가족을 제외하면 2분을 넘게 통화하는 경우도 없었습니다. 근래에는 윤시연이라는 학교 후배에게 자주 연락이 왔습니다. 좀 더 조사해볼까요?”
“크흠. 됐습니다. 모아둔 재산이 2억 천만 원이라 이건 많은 건가?”
“생각하기 나름 같습니다. 또래 치고는 많이 모았습니다. 서울 올라오기 전까지 500만 원 정도 모았고, 대학생활하면서도 장학금과 아르바이트롤 통해 꽤 많은 돈을 모았습니다. 가끔 주식에 손을 대기도 했는데 처음 몇 번은 실패했지만, 장기 투자로 전환하면서 어느 정도 재미를 봤습니다. 그리고 특이사항이 있습니다.”
“특이사항?”
“네. 지금까지는 상당히 알뜰한 모습을 보였는데, 며칠 전에 갑자기 모아둔 돈 1억 3천과 부모님 돈 5천을 가지고 오피스텔 전세로 들어갔습니다. 그런 곳은 관리비도 비싸고 해서 평소 성격이라면 생각하기 힘든 행동입니다. 이유를 알아봤지만 알 수 없었습니다. 바로 며칠 전이라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습니다. 좀 더 알아볼까요?”
“음.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이라. 관리비가 강남과 비교하면 어떻소?”
윤 사장은 앞에 있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질문을 계속 했다.
“그것도 건물마다 달라서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조사 대상이 들어간 건물은 그래도 주변보다 저렴한 편입니다. 평당 6000원 정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한 달에 관리비가 12만원이라는 이야긴데, 일 년이면 144만원. 여기 보면 3년차 연봉이 4천이 넘고 성과급까지 따져보면 예상 소득이 5천~6천정도 된다고 나와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별로 이상한 점도 없지만, 원래 살던 건물은 관리비가 한 달에 5000원이던 곳이라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좀 더 알아볼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아닙니다. 아껴서 살다가 조금 괜찮은 곳으로 이사를 했겠죠. 다들 그렇게 살지 않습니까?”
“네. 그건 그렇습니다.”
“교우 관계는 좋은 것으로 추정? 이번 것은 조금 실망스러운 조사결과인데요?”
“죄송합니다. 이번 조사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이 부분이었습니다. 같은 과 사람들에게는 거의 확인 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같이 학교를 다녔던 사람들에게는 매우 신망이 두터웠던 것 같았습니다. 싫은 소리를 하는 사람을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더 깊이 파고들다가 오히려 상대가 경계를 해서 포기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조사 대상의 귀에도 소식이 들어갔을 겁니다. 저희가 누구인지는 완벽하게 감췄지만 실망시켜드려 죄송합니다.”
“휴. 아닙니다. 이제 남은 것은 직장이군요.”
“네. 직장에서는 의외로 재미난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요?”
귀가 번쩍 뜨였다. 그 동안의 실망스러운 조사 내용 때문에 지루해졌던 윤 사장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지금까지의 조사 내용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팀 내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식으로요?”
“청소하는 아주머니의 말씀으로는 가끔 고성이 오가는 모습도 보였다고 합니다. 보통 직장인이 듣기 힘든 쌍스러운 말도 하고 그래서 꽤 놀랐다고 합니다.”
“둘이서 서로?”
“그건 아닙니다. 팀에 있는 선배가 조사 대상에게 하는 이야기였답니다. 청소할 때 인사도 밝게 하고 무거운 짐을 옮길 때는 나서서 도와주던 사람이라 안타깝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럼 일을 못 하는건가?”
“그게. 이상하게 일은 잘하는 것 같았습니다. 부장이나 팀장, 과장이 평가하는 근무 평점도 우수했고, 제출한 기획서도 여러 번 채택돼서 성과급을 책정할 때도 상위등급을 받았습니다.”
“그럼 뭡니까? 팀장이나 과장의 평점이 좋다면 직장 내 따돌림을 받는 것은 아닐 테고, 직장 선배에게 깨지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 전부면 결국 선배가 일 잘하는 후배에게 질투를 한다는 이야기인겁니까?”
“그렇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만 하고 있습니다. 혹시 사무실에 도청기라도?”
“됐습니다. 또 뭐 다른 것은 없습니까?”
“그래도 회사라 그런지 조사 대상에 대한 소문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그래요?”
“먼저 팀장과 내연 관계라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소문이라고 말하는 것을 봐서는 통화내역이나 미행을 해봐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는 이야기지요?”
“네."
"또 다른 것은요?”
“싸가지가 없거나 여자에게 함부로 대한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호오. 그래요? 누굴 때리기라도 했답니까?”
“그것은 아닙니다. 단지 강소현이라는 직속 후배가 여자 동기와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는데 일도 도와주지 않고 청소도 시키고...”
“그만 됐습니다.”
“네?”
“잘 알았습니다. 그러니깐 파 봐도 약점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다는 이야기죠?”
“네"
"수고하셨습니다.”
“알겠습니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이 실장과 최 철신은 윤 사장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야. 너희 사장님은 이 친구를 왜 조사하라고 지시한거냐?”
“글세. 나도 몰랐는데 아까 네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대강 감은 잡았다.”
“그게 뭔데?”
“됐어. 넌 몰라도 돼. 아무튼 고생했다. 자 이거 받아. 넉넉히 넣었어.”
“하하하. 이게 얼마야? 고맙다. 잘 쓰마.”
◆ 뭐든지 흥신소
“아 그놈의 자식. 뭔가 있는 것 같았는데 아쉽네. 도청이라도 해보면 뭔가 걸리는 게 있었을 텐데. 에잇. 그래도 돈을 넉넉하게 받았으니 잊자.”
흥신소로 돌아온 철신은 조사 성과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며 돈을 세고 있었다.
“딸랑”
“네. 뭐든지 흥신소입니다.”
“혹시 여기가 뭐든지 알아내 준다는...”
“네 고객님. 어서 오십시오. 잘 오... 헉!”
“왜 그렇게 놀라십니까?”
철신을 찾아 온 사람은 다름 아닌 동수였다.
“아하하. 아닙니다. 그냥 아는 사람인줄 알고. 여기로 앉으십시오.”
“네. 알겠습니다.”
“자. 그럼.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이름은 주준희. 서울 XX여중 교사입니다. 이 사람에게 언니가 한명 있는데 결혼을 해서 남편이 있습니다. 그 남편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가능합니까?”
“아. 그 제수...”
“네?
“아 . 아닙니다. 재수가 좋으셨다고요. 저희가 이런 조사에 있어서는 업계 최고입니다. 조사 기간은 2주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선금 300만원, 조사완료해서 자료 넘길 때 400만원입니다. 가격은 비쌉니다. 대신 확실하게 모든 정보를 꼼꼼하게 검토해서 넘겨드립니다.”
“여기 있습니다. 그럼 잘 부탁합니다.”
“네. 좋은 소식 알려드리겠습니다.”
동수는 철신에게 돈을 건네고 사무실로 나왔다.
“뭐지. 저 자식이 분명 제수씨라고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어떻게 알았지? 요즘 내 뒤를 캐고 다닌 다는 사람이 있다던데. 혹시 여기 아니야? 괜히 찜찜하네.”
============================ 작품 후기 ============================
약간의 취중 연재입니다. 가볍게 쓰고 올리려고 했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됐습니다. 제가 써 놓고도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많이 이상한가요? 지금은 판단이 안됩니다. 그냥 코믹 꽁트같은 느낌으로 넣었습니다. 사실 뒷조사라는 것이 TV처럼 모든 것을 알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룸살롱 사건도 최근 일이지만 기욱선배의 회사카드로 결제했기 때문에 흥신소에서는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
오늘도 쿠폰을 주신 분이 계시더군요.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추천과 코멘트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