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2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 법이다. =========================================================================
(제 글에서 등장하는 상호와 이름들은 현실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휴”
전무실에서 나오자마자 한숨이 푹 나왔다. 막후 실력자가 풍기는 은은한 기도가 내 같은 피라미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되었다. 지금은 좋게 이야기하고 나왔지만 ‘브이걸’ 섭외가 실패로 끝난다면 피바람이 몰아칠지도 모른다. 그건 그것대로 괜찮다. 피 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나는 유유히 사라질 예정이니깐.
“잘 했어요?”
“글쎄. 참 진희야. 왜 전무님이 인사기록표를 보고 계신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냐? 완전 깜짝 놀랐어.”
“에에? 동수님. 갑자기 실망스러운걸요. 그 정도는 예측하고 왔어야죠. 넘버 투와 독대를 하는데 그 정도도 예상 못한 거예요?”
맞는 말이다. 아니 막말로 육군참모총장이 일병 신상명세를 외우고 다닐 일은 없지 않겠는가? 그러니 독대할 일이 있으면 군사기록부를 보는 게 당연하다. 내가 왜 그런 생각을 못했는지 모르겠다. 변명을 하자면 왜 부르는지 알아내기도 힘들었다. 그것을 생각하느라 다른 상황은 예측할 겨를도 없었다.
“그래 네 말이 다 맞다. 나는 정말 넘버 투가 왜 날 찾는지 고민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그런 것에 생각이 미칠 여유가 없었네요. 아무튼 당장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지금은 일단 총총.”
“항상 보던 곳에서 7시에 봐요. 늦으면 문자 주고요.”
“응. 이따 봄세.”
나는 사무실에 내려오자마자 인터넷부터 검색했다.
“브.라.운. 이.얼.스. 걸.스."
인터넷으로 확인 해보니 브이걸의 소속사는 내가네트워크였다.
“오. 마 주임. 네가 이제 진짜 미쳤나봐? 업무시간에 여성 아이돌 그룹을 다 검색하고? 내가 한동안 말을 안했더니 살기 편해졌나봐?”
나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오지랖이 넓은 이 대리가 브이걸을 검색하는 내 모습을 보며 시비를 걸었다. 한동안이라. 네 놈에게 한동안의 기준이 뭘까? 어제도 지랄해놓고는 한동안 말을 안 했단다. 어제 한 것은 말이 아니고 도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건지. 어쨌든 지금은 이 대리 따위를 상대할 시간이 없다. 무슨 불구경 나온 인간처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슬금슬금 구경 나오는 최 주임의 모습 또한 지금은 상대해 줄 시간이 없다. 저 놈들과 투덕거리다가 바닥에 버리는 시간에 브이걸은 다른 곳과 계약을 할지 모른다.
“이게 미쳤나? 이젠 사람 말을 들은 척도 안하네. 야! 뭐 잘못먹었냐? 일어나봐.”
난 인터넷에서 나온 내가네트워크의 주소를 옮겨 적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 대리는 너무 이런 일이 너무 흔한 모습이라 이제 관심조차 주지 않는다. 강소현만 흥미를 가지고 우리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정도 타이밍이 되었으니 극적인 요소는 갖췄다. 이제 비장의 무기를 꺼내 저들의 개념 없는 심장에 깊숙이 찔러 넣을 때가 왔다.
“야 이 대리 그만해. 내가 시킨 일이야.”
“네? 과장님이요? 에이 괜히 이 자식 감싸주는 것 아닙니까? 마 주임이 하는 일중에 제가 모르는 일이 어디 있습니까?”
이 대리가 요즘 나를 갈구는 맛에 살더니 살짝 돌아버렸다. 내가 항상 묵묵하게 지랄하는 소리를 들어주니 겁 대가리를 상실했다.
“이 새끼가 미쳤나? 야이 새끼야. 과장인 내가 너한테 하는 일을 일일이 보고해야해? 오냐오냐 해줬더니 아주 개념을 밥말아 드셨구먼.”
“아니 과장님 그게 아니라요.”
“입 다물어. 지금 나와 마 주임이 하는 일은 넘버 투께서 지시한 일이야. 이미 팀장님에게도 대강 보고 해놨으니깐 괜한 분란 일으키지 말고 조용히 있어라. 마 주임 5월 초까지 바쁘다.”
아니 과장님 비장의 무기는 제가 꺼내게 해주셨어야죠. 한창 기세등등할 때 뒤통수를 제대로 한 대 후려쳐야 제 맛인데 아쉽다. 저 둘의 입은 순식간에 합죽이가 되었다. 그럴 만도 하다. 자그마치 넘버 투가 지시한 일이라니. 궁금해 죽겠지만 당분간은 알려줄 생각이 없다. 궁금함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정말 죽을 때까지 알려주고 싶지 않다. 어쨌든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알게 될 일이다.
“과장님 같이 강남으로 넘어가시죠?”
“어디?”
“브이걸 섭외하러요.”
“에이 브이걸을 섭외하기로 했어? 난 소시가 좋은데.”
소시 좋은 걸 누가 모르나. 행사계획을 너무 늦게 잡아 섭외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이 문제지. 게다가 누구의 명령이 떨어졌는지 모르는 과장님이니 그런 말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나도 꼭 가야해?”
“그럼요. 아니 그럼 딸랑 주임하나가서 어떤 신뢰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과장님 정도 레벨이 같이 가주셔야 그 사람들도 우리 이야기를 진지하게 생각할겁니다. 제가 생긴 것을 보십시오. 약간 조폭 필이 나지 않습니까? 혼자가면 어디 조직에서 기획사 접수하러 왔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과장님처럼 미중년 필이 나는 분이 계셔야죠. 그냥 가만히 계시면 제가 알아서 다 하겠습니다.”
솔직히 과장님은 약간 배가 나온 편인데 그게 의외로 잘 어울린다. 굉장히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얼굴이 곱상해서 살짝 나온 배와 함께 은근히 중후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리고 양복도 좋은 것을 입는다. 최소 한 벌에 200만 원 정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거기에 비해 나는 30~50만 원짜리 양복이다. 연예계 종사자면 그런 차이를 쉽게 알아 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모로 과장님은 필요하다.
앞으로 양복도 좀 더 고급으로 바꿔봐야겠다. 지금의 옷들은 내가 입으면 약간 조폭느낌이 나는 것이 사실이다. 백화점의 중가 매장에 가서 권해주는 좋은 재질의 옷을 입어봤는데 내가 그렇게 슈트 빨이 있는지 처음 알았었다. 그래도 비싸서 포기했다. 조폭느낌을 지우기 위해 평소 와이셔츠는 조금 좋은 걸로 입고 넥타이는 폭이 넓은 것을 맨다. 내가 직장생활 시작할 때만 해도 얇은 넥타이가 유행했는데 나도 따라했다가 보이스카우트가 매는 네커치프를 한 조폭 같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때부터 일부러 폭이 넓은 넥타이를 맸는데 그게 굵은 편인 목을 평범하게 보여주는 효과가 있어 애용하기 시작했다.
“내가 미중년 필이 나긴 해. 근데 난 그냥 입 닥치고 가만히 있으라고?”
“에이 과장님. 왜 그렇게 자학을 하세요. 계약할 때 사장님이 회의 준비하고 서류준비하고 그러는 것 보셨습니까? 묵묵하게 지켜보다가 마지막에 최종협의가 끝났을 때 도장만 찍지 않습니까? 과장님도 그런 느낌으로 계시라는 것이죠.”
이건 과장님식 개그다. 이렇게 삐진 컨셉으로 나가실 때는 받아줘야 좋아하신다.
“서류는 준비 했고?”
“네 아까 경리부에 들러 필요한 서류 받아왔습니다.”
회사에서 계약을 할 때는 그냥 도장만 가지고 안 된다. 계약 보증서, 근로자 재해보장 책임 보험증권(아이돌도 근로자다), 인감증명서, 사용인감계, 사업자등록증, 납세증명서 등등 다양한 서류를 첨부해야 한다.
“돈은 바로 넣어준대?”
“네. 전무님 마패를 보여드렸죠. 그냥 패스죠. 하하하”
“뭐야? 너 마패 받았어? 진짜 부러운 놈이네.”
마패는 바로 전무님의 특별한 명함을 뜻한다. 정말 금박이 되어있는 명함이다. 이 명함을 받으면 결국 전무님의 전권을 위임받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끼리는 마패라고 부른다.
“아까 이 대리님 앞에서 짠하고 보여주려고 했는데 과장님이 선수 치시는 바람에 아쉬웠습니다.”
“그런 거야? 니가 무슨 이 몽룡도 아니고 ‘암행어사 출도요’라고 외치려고 그랬던거야? 어쨌든 무려 한 달용 마패 아니야? 어깨에 힘이 좀 들어가겠다. 그런데 뭐 때문에 그런 것까지 내주셨냐?”
과장님의 질문에 ‘전무님 손녀가 브이걸을 좋아한답니다.’ 라고 했다가 과장님에게 무지하게 욕먹었다. 결국 브이걸을 섭외하지 못하면 우리 둘뿐만 아니라 우리 1부 전체에 후폭풍이 몰아칠 텐데 무슨 똥배짱으로 서두르지 않고 자신과 농담 따먹기를 했느냐며 방방 뛰셨다. 아니, 귀차니즘 개그를 치시면서 시간을 끄신 분이 누군데 이러실까?
강남에 있는 내가네트워크에 도착해서 어떻게 말을 꺼낼까 고민했는데, 역시 이곳도 사업하는 곳이었다. TV에서만 보던 곳이라 내가 모르는 관행이나 방문 절차에 대한 까다로움에 대한 내 걱정을 비웃듯 과장님과 나의 명함만 보고 쉽게 통과시켜줬다. 미리 전화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담당자는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다행히 아직 계약을 한 곳은 없었다. 알고 보니 이쪽 업계에선 어린이날이 크리스마스와 함께 1년 중 가장 큰 대목이라 조건을 비교하며 좀 더 조건이 좋은 곳을 선택하기 위해 고심 중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과감하게 1억 5천이라는 큰돈을 질러버렸다. 과장님도 은근히 놀란 표정이었고, 담당자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내심 뭘 모르는 놈이 찾아와 쉽게 돈 벌었다고 좋아 할지도 몰랐다. 세부사항 협의를 통해 탈탈 털어줄 생각이다.
대략적으로 알아봤는데 요즘 초특급 아이돌의 행사비가 5천만 원 정도 한다. 대목이라 두 배를 준다고 해도 1억. 그런데 나는 거기서 5천을 더 불렀다. 솔직히 세부 내용을 합의하다 보면 담당자도 완전히 이득이 아니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하지만 짧은 시간 쪼개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방이 막힌 길 위에서 마음 졸이는 것보다 긴 시간을 한 곳에서 여유롭게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괜히 어린이날 행사에 지각이라고 했다가는 순식간에 동심을 이용한 장사치로 몰릴 수도 있다.
행사 2시간 전에 도착해서 사인회를 가지고, 식전 행사에서 노래 두곡을 부르고 그 날 참석하는 귀빈(내겐 상무님의 큰 손녀만 중요하다)과 함께 전반전을 관람한 후 하프타임 때 마지막으로 한곡 더 부르고 돌아간다는 큰 틀에 대해서는 쉽게 합의를 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브이걸을 통한 광고다. 행사가 있는 5월 5일까지 우리가 브이걸의 사진과 방송자료를 광고로 이용하겠다는 이야기에는 꽤 난색을 표했다. 그 문제로 한동안 설전이 오갔고 결국 사진 광고는 우리와 국민은행의 로고만 집어넣고, 케이블 TV광고는 마지막에 우리가 협찬한다는 짧은 영상만 추가해서 내보내기로 했다. 자선 행사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대승적인 협조를 부탁한 덕분이다. 신문과 케이블 TV 그리고 버스 광고, 그리고 각종 전단지를 통해 등을 제대로 이미지 광고를 할 생각이었던 내 입장에서는 1억 5천이라는 돈으로 광고 모델까지 섭외하게 된 셈이 되었다.
계약 내용이 너무 커질 것 같자 나는 회사에 있는 법무팀 변호사를 회의 도중에 미리 호출했고, 어떤 뒷말도 나올 수 없는 꼼꼼한 계약서를 완성해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이런 계약을 번갯불에 콩 볶듯 일사천리로 진행하는 것이 찜찜하기는 했지만 괜히 우물쭈물하다가 다른 곳과 계약하면 그 땐 정말 큰일이기 때문에 그냥 밀어붙여버렸다. 콧대 높은 법무팀 변호사를 내 손으로 부리는 날이 오다니 확실히 마패가 괜히 마패가 아니었다. 계약이 끝나고 기획사 측 담당자가 리베이트를 얼마나 주면 되는지 물어왔다. 통상적으로 실무진이 5%의 금액을 가지고 간다고 한다. 이런 도둑놈들. 계산해보니 7백 5십만 원의 돈인데 그런 푼돈에 관심이 없다. 아무리 뒤탈이 없는 돈이라고 해도 서울 시내에 뿌려질 브이걸의 사진을 생각하면 어휴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
협상 과정이 생각 이상으로 길어져 과장님과 나는 기획사에서 바로 퇴근하기로 했다. 지금 회사에 들어가면 막히는 길을 생각했을 때 퇴근시간이 훌쩍 넘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외근을 나갈 때는 이정도 유연성을 보장 해줘야지 직원이 편하다. 이제 진희와 약속했던 롯데호텔로 가면 오늘 일정은 모두 끝이다. 왜 호텔에서 만나냐고? 흐흐흐
고백하자면 나는 진희와 섹스파트너 관계다. 1년 반쯤 전인가 술을 마시다 우리 둘 모두 외롭다는 사실을 인정했고 욕망에 한동안 굶주려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면서 첫 관계를 가졌고 그 후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만나서 자연스럽게 섹스를 나누는 사이로 발전했다. 동물의 수컷과 인간의 남성사이에 가장 큰 차이점이 뭘까? 바로 발정기의 유무다. 인간 남성은 발정기가 없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365일 발정기다. 그렇지만 한국 사회는 그런 남자들에게 너무 암울한 곳이다. 여성을 성으로 억압해서 생긴 자승자박의 형상이니 누굴 원망할 수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진희를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이다.
우리는 이런 우리의 관계를 남녀가 나눌 수 있는 우정의 새로운 형태라고 포장하지만 역시 태생이 한국이다 보니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렇게 포장 한다는 자체가 내면 어딘가에 찜찜함이 숨어있다는 뜻이니 말이다. 둘이 만날 때는 무척 조심한다. 관계를 가지는 날에는 같이 움직이지 않고 항상 따로 이동한다. 카드 결제? 절대 하지 않는다. 쿨 하게 만났지만 사회는 그렇지 못하니 우리 스스로가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룸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가글로 간단하게 입안을 헹궜다. 회의를 하느라 입안이 텁텁했는데 이 상태로 바로 만나는 것은 에티켓이 아니다.
“딩동”
내가 초인종을 누르자 진희가 문을 열고 나왔다. 유럽 순방에 오르면서 두 달 동안 접하지 못한 입술을 보자 금방 달아올랐다. 그녀를 안고 진하게 키스를 하면서 방안으로 들어갔다. 우리 둘 모두 많이 굶주렸다.
진희의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혀끝이 내 혀와 닿자 우리는 순식간에 불타올랐다. 보통은 룸서비스를 시켜 와인과 곁들인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며 적당히 소화를 시킨 후 긴긴밤을 함께 보내는데 오랜만에 만나 제대로 불꽃이 튀었다.
“그리웠어요.”
“나도 그래. 수절하는 과부처럼 독수공방을 하느라 힘들었다고.”
“피이. 거짓말. 어디서 다른 여자와 만나 열심히 밤을 불태웠겠죠.”
“어라. 안 믿네. 우리가 비록 단순히 육체적 쾌락과 우정만 주고받는 사이라도 관계가 끝나기 전에 다른 여자는 안 만난다고.”
“네. 알아요.”
잠깐의 대화를 나누며 우리는 서로의 옷을 급하게 벗겨냈다. 단정한 정장 속에 숨어 있는 그녀의 도발적인 몸매가 드러났다. 브레지어를 풀자 하얗고 풍만한 가슴이 출렁거리며 내 눈을 어지럽혔다. 이대로 침대에 눕혀 돌진하고 싶었다. 하지만 여자와의 관계는 충분한 전희를 가지며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서로가 즐겁다. 제대로 달아오른 여성의 질은 그 촉촉하고 따뜻한 특유의 질감으로 남성의 성기를 감싼다. 그런 포근하고 부드러운 감각을 느끼면서 섹스를 나누면 느껴지는 즐거움이 두 배다. 그렇지 못하고 시작하는 관계는 혼자 하는 자위행위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천천히 진희를 침대에 눕혔다. 한 쪽 손은 고개를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가슴을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 입술에서 귀로, 귀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배로 그리고 배에서 내밀한 계곡으로 나는 오지를 탐험하는 모험가처럼 조심스럽게 그녀의 육체를 애무했다. 조심스럽게 팬티를 벗겼다. 그리고 그녀의 팬티를 코에다 가져가서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꿈에서 했던 행동을 한번 따라 해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뭐하는거에요. 창피하게. 저리 치워요.”
역시나 꿈과는 반응이 달랐다. 뭐 사람이 다른 건가?
“헛”
진희의 은밀한 계곡에 머리를 집어넣고 혀끝으로 그녀의 성감대를 살짝 건드리자 비명이 터져 나왔다. 나는 먹이를 노리는 맹수처럼 맹렬하게 그녀의 깊숙한 지역을 정복해 나갔다. 그녀의 손이 내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이제 그만 올라와서 시작하자는 신호다. 그래도 바로 시작할 수는 없다. 진희를 조금이라도 더 애태우게 하기 위해 조금 더 강한 힘으로 수풀을 헤치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흐윽. 그만. 동수씨. 제발 그만요. 응. 이제 충분했어요. 제발 그만 올라요.”
진희는 나의 애무에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조금씩 흐느끼는 목소리로 나에게 애원을 했다. 그녀의 무릎을 세우자 진희의 깊숙한 곳이 환하게 드러났다. 천천히 나의 분신을 삽입하기 시작했다. 서서히 피스톤 운동을 하면서 키스를 했다. 그녀의 몸이 나의 반동에 따라 출렁거렸다.
“흐윽. 흐윽”
진희의 교성이 점점 커져갔다. 나는 상체를 세우고 좀 더 깊숙이 성기를 집어넣었다. 그리고 반동을 점점 더 강하게 주기 시작했다.
“하악. 하악. 좋아요. 동수씨. 흐윽. 아~ 아~”
이제 방안은 그녀의 비명소리로 가득 찼다. 서로의 움직임은 더욱더 격렬해져갔다. 진희 또한 상체를 세워 내 목을 감싸 쥐었다.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다. 그녀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몸에서 조금 힘을 풀었다. 이제부터는 진희의 움직임을 서포트만 해주면 된다. 그녀의 허리와 엉덩이의 움직임이 점점 더 부드러워졌다.
“푹푹푹”
진희의 질속에서 애액이 넘쳐나자 물 빠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 소리가 부끄러운지 고개를 숙이며 나를 바라보던 눈을 살짝 돌렸다. 그렇게 방안은 우리 둘의 열기로 뜨겁게 변했다.
============================ 작품 후기 ============================
운이 좋은 마동수입니다. 로또 수령도 그렇고, 진희도 그렇고 뒷조사가 끝난 뒤에 모든 일이 일어나지요. 작가의 작위적인 설정입니다. 저는 순탄한 사랑을 좋아합니다.
혹시 호텔신이 나오기 전에 미리 둘의 관계를 눈치 채신 분계신가요? 제가 가끔은 은근한 뉘앙스로 가끔은 약간의 노골적인 표현으로 둘의 관계를 암시했거든요. 그냥 알아봐달라는 말이었습니다.
inminguy 님 정말 도움이 되는 말씀이었습니다. 일단 농국은 전부 국민으로 바꿀 생각입니다. 로또 번호는 스토리에 많은 수정을 가해야 해서 조금 더 고민해보겠습니다. 사실 주인공이 전무가 부른다는 소식에 쪼르르 달려가는 것은 제가 생각해도 무리수라 일단 과장님께 보고 하는 것으로 대체했는데 생각해보니 그것만으로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인공과 제수씨의 관계는 독자님이 조금 이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냥 새로운 관계를 묘사하고 싶었습니다. 오버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습니다. 조금 오글거리죠? 주인공의 제수씨도 임신 때문에 약간 센치해진 대다가 어머니가 아프다는 소식과 그래도 주인공이 아니었으면 발견이 많이 늦었을 수도 있다는 안도감, 자신의 가족을 대할 때 느껴지는 주인공의 따뜻함, 그리고 형부에 대한 서러움 등등이 뒤섞여서 나타난 행동인데 제 표현이 부족했나봅니다. 그래도 제수씨 가족과 주인공의 관계는 유지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는 익숙하지 못한 모습이라도 이런 모습이 있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어제 ‘힐링’을 보니 이승엽선수의 와이프인 이송정씨가 힘들 때 김제동이 일본까지 가서 많이 도와줬더군요. 사실 저도 그런 모습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친형제도 아닌 사이가 저를 진데, 친형제라면 더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친형제간은 아버지와 아들처럼 조금 서먹한 경향이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추천과 코멘트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