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14 피는 물보다 진하다. =========================================================================
(제 글에서 등장하는 상호와 이름들은 현실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동수씨”
“응?”
가지고 온 아이팟 터치에 연결된 이어폰을 나눠 끼고 시연이의 무릎에 누워 노래를 들으며 띵가띵가 놀고 있는데 그녀가 나를 불렀다.
“수리가 보고 싶어요.”
“수리?”
여기서 수리는 秀(빼어날 수)와 悧(영리할 리)를 합친 이름으로 내 조카의 이름이다. 성을 붙이면 마수리. 우리 아버지의 작품인데, 동생이나 제수씨는 예쁘다며 그대로 출생신고를 해버렸다. 그렇게 해서 나의 첫 번째 조카의 별명은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었다. ‘수리수리 마수리.’ 사실 나이가 들면 별것 아닌데 어릴 때는 저런 유치한 놀림에도 화를 낼 때가 있다. 조카의 어린 시절이 그리 평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 반대를 하고 싶었지만, 부모가 좋다는데 내가 뭐라고 딱히 할 말이 없었다.
“네. 지난번에 혼자 잠깐 다녀왔는데, 자꾸 귀여운 마수리 얼굴이 어른거리잖아요.”
“제수씨 산후조리원에서 나왔지?”
“지난주에 나왔죠. 조카에게 너무 무심한 것 아니에요, 동수씨?”
나도 옥상 사건 이후 조카가 많이 보고 싶었었다. 회사일 하랴, 100일 기념일 준비하랴 바빠서 잠깐 잊고 있었을 뿐이다. 어제가 100일이었다면 오늘 쯤 가서 얼굴을 보고 오려고 했는데 알아서 이렇게 먼저 이야기 해주다니. 이심전심이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일까?
“이거 갑자기 서운해지려고 하네.”
“왜요?”
“나는 100일 준비하느라 잠깐 잊고 있었는데, 네가 구박을 하니까 그렇지. 앞으로는 윤시연보다 마수리를 더 신경쓸까봐.”
“그건 안 되죠. 제가 항상 1번이에요. 알았죠?”
“마수리에게 질투하는 거야, 지금?”
“헤헤. 그러니까 지금 보러 가면 되죠. 어서 가요.”
“솔직히 말해봐.”
“뭘요?”
“제수씨에게 약혼 한다는 것 자랑하려고 그러지?”
“아... 아니에요. 저는 순수하게 수리가 보고 싶었다고요.”
“그래, 순수한 네 마음 믿어줄게. 잠깐만, 일단 전화부터 해보고.”
상수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심심하다고 제발 와달라고 내게 오히려 부탁을 했다. 아직 아기가 너무 어려서 어디 가기도 어려우니 활동적인 스타일인 상수에게는 고역일 만도 했다. 전화를 끊고 마트에 잠깐 들러 과일 몇 가지만 사서 동생 집을 찾아갔다.
“파주라더니 빨리 왔네. 꼬마 형수님도 어서 와요.”
“안녕하셨어요. 도련님.”
“너는 이 녀석아, 한참 애한테 신경 쓸 시기인데 심심할 시간이 어디 있어?”
동생만 만나면 잔소리꾼으로 변하는 나다. 30년 가까이 이 짓을 하다 보니, 이제는 상수만 보면 자동으로 잔소리가 튀어나오는 것 같다.
“우리 수리가 우리 여보야를 닮아서 너무 얌전해. 먹고, 자고, 먹고, 자고. 그게 끝이야. 그러니 내가 심심할 수밖에.”
“복에 겨웠구나. 제수씨는?”
“모유 수유하는 게 힘든가봐. 잠들었어.”
“그래서 심심했구나. 제수씨도 안 놀아주니.”
“모녀가 둘 다 나를 버리고 잠만 자니 어쩌겠어. 흐흐.”
동생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시연이는 화장실에 들러 손을 씻고 나왔다. 상수가 아기와 제수씨 모두 안방에 있다며 들어가 보라고 하자 신이 난 얼굴로 살며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또 두 사람의 수다가 언제쯤 끝날지 벌써부터 그게 걱정이 되었다.
“제수씨 밥은 잘 챙겨주고 있어?”
“그럼. 내가 얼마나 열심히 챙겨주는데. 그런데 삼시세끼를 미역국만 먹어서 좀 힘들어.”
“산모에게 좋다고 하잖아. 어쩔 수 있냐. 네가 참는 수밖에.”
“우와. 형도 나중에 꼬마 형수님이랑 결혼해서 애 한 번 낳아봐. 그런 소리가 나오나. 매일 같이 미역국만 먹으니까 나중에는 똥이 초록색으로 나오더라.”
“크크크크크.”
동생의 말에 터져 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고 소리를 죽여 가며 낄낄거렸다.
“그래, 웃어라. 웃어. 나중에 두고 보자. 형은 어떻게 행동하나.”
“저녁까지 있다 갈 건데, 오늘 저녁은 다른 것 먹자.”
근 한 달을 미역국만 먹고 사는 동생을 위해 저녁은 다른 것으로 먹어야지 싶었다. 불쌍한 녀석. 모유 수유기간에는 맵고 짠 음식도 피해야 한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제수씨 앞에서는 김치도 제대로 못 먹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뭐? 모유 수유 때문에 음식 함부로 못 먹는데.”
“삼계탕 어때? 여기서 호수삼계탕 가깝지 않아?”
신길동에 있는 ‘호수삼계탕’집은 다른 삼계탕과 달리 국물이 걸쭉하다. 들깨를 갈아 넣어서 일부러 걸쭉하게 만드는데,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 곳이다.
“아, 거기. 예전에는 자주 갔었는데, 우리 여보야 임신하고는 한 번도 못 갔네.”
“임신이랑 삼계탕이랑 무슨 상관이라고?”
“형, 몰라? 임신해서 닭고기 먹으면 애기 피부가 닭살처럼 되는 거.”
맙소사, 저걸 진짜 믿는 사람이 내 주변에 있을 줄이야!
“오리고기 먹으면 손이 붙어 나오고, 복숭아 먹으면 언청이 된다는 그 말?”
“그럼. 그래서 우리 여보야가 먹고 싶다는 거 다른 건 다 사줘도 닭이랑 오리, 복숭아는 안 사다줬다니까. 잘했지?”
“제수씨가 뭐라고 안하디?”
“응? 그냥 웃으면서 넘어가던데?”
동생의 말을 들은 제수씨가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까? 이 녀석은 가끔 왜 이렇게 푼수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어이가 없어서 그랬겠지. 넌, 임신부가 먹고 싶은 거 못 먹으면 태어나는 아이가 짝눈이 된다는 말은 못 들어봤냐?”
“그런 말도 있었어? 그건 아니지. 우리 마수리 봐. 눈이 얼마나 예쁜데.”
“휴, 내가 말을 말아야지.”
상수와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덤앤더머 형제가 된 기분이 든다.
“에이, 할 말 없으니 저러는 것 봐. 형도 기억해둬.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옛말 틀린 것 하나도 없다니까.”
그냥 모른 척 하고 넘어가려는데 이 녀석이 자꾸 시비를 건다. 한 번 해보자는 거다. 이럴 때는 형의 위엄을 유감없이 보여줘야 한다. 유치해도 어쩔 수 없다.
“옛말이 얼마나 많이 틀리는지 너 모르지?”
“웃기시네.”
30년간 계속 되어온 동생과의 입씨름 배틀이 시작됐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 그 말 믿고 여자에게 계속 대시했다간, 스토커 취급 받는 게 요즘 세상이야. 한 우물만 파라. 너 10년 동안 시험에 계속 떨어지는 사람에게 그 소리 한 번 해봐라. 그리고 요즘은 포트폴리오 시대야. 게다가 외국어도 하나만 잘해가지고는 인정도 못 받아.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요즘 세상이 자기 PR 시대인거 너도 알잖아. 계속 해줘?”
“아... 아니. 에이씨. 형이 말하는 것 보면 뭔가 궤변 같은데 이상하게 반박하기 힘들단 말이야.”
궤변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이것으로 30여 년간 이어온 상수와의 입씨름 배틀에서 나는 한 번도 지지 않고 연승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뭐, 어릴 때부터 투덕거리다보니 나이가 들어도 내가 좀 유치하게 구는 경향이 있긴 하다.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삼계탕이나 사러가자. 어차피 애도 낳았으니까 이제 닭고기 먹어도 괜찮을 것 아냐.”
“거기 포장되나?”
“몰라. 혹시 모르니까 큰 냄비 들고 가자.”
“그래. 잠깐만.”
동생은 내 말에 언제 입씨름을 했냐는 듯 신이 나서 부엌으로 뛰어갔다. 아마 철없는 우리 형제의 이런 모습은 나이가 일흔이 되어도 변하지 않을 것 같았다.
◆ 상수네 집 안방.
시연이는 아기침대에 누워 자고 있는 수리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처음 봤을 때는 진짜 쬐그만 했는데 언제 이렇게 컸는지 몰라. 진짜 신기하다. 히잉. 나도 빨리 동수씨랑 결혼해서 이렇게 예쁜 아가를 낳아야 하는데. 어머님 말씀처럼 결혼 전에 아기부터 확. 아니지. 아니야. 그래도 신혼 생활은 좀 하는 게 좋겠지. 아, 빨리 결혼하고 싶다.”
“당신이에요?”
시연이의 중얼거림에 잠을 깼는지 유라(동수의 제수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머, 단쌤. 저 때문에 깬 거예요?”
“시연이었구나. 너 언제 왔어?”
“한 30분 정도 된 것 같아요.”
“혼자 왔어?”
“아뇨. 동수씨랑 같이 왔어요.”
“아주버님도 오셨어? 이이는 나부터 깨우지 않고.”
유라는 동수가 왔다는 이야기에 지금이라도 인사를 하려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괜찮아요. 도련님이랑 뭐 사러간다고 나갔어요.”
“그래? 세수도 하지 않은 얼굴로 어떻게 인사를 드려야하나 난감했는데 다행이다. 시연아, 우리 수리 잠깐 보고 있어. 세수라도 하고 와야겠다.”
“네, 쌤.”
유라는 동수가 오기 전에 세수라도 하고 인사를 하는 게 예의일 것 같아, 시연이에게 아기를 맡기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응애. 응애.”
“어머, 어째. 수리가 깼는데.”
유라가 화장실에 간 사이 수리가 깨자 시연이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굴렸다. 안아서 달래보고 싶은데, 한 번도 아기를 안아본 적이 없어서 우는 모습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어이구, 이 녀석 또 배가 고프나보네.”
세수를 마치고 나온 유라는 울고 있는 수리를 안아들고 침대에 앉았다. 그리고 상의를 살짝 풀어 가슴을 꺼낸 다음 아기의 입에 물렸다. 요란하게 울던 수리는 젖꼭지가 입에 물리자 울음을 그치고 꼬물거리며 열심히 배를 채웠다.
“얘, 뭘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봐. 아기 밥 먹는 거 처음 봐?”
“네! 처음 봐요. 정말 신기해요. 쌤. 저렇게 작은 입을 꼬물거리는 게 귀여워서 깨물어주고 싶어요.”
“이렇게 작아도 얼마나 입이 여문지 알아? 한 번 밥 먹이면 젖꼭지가 막 아리고, 진이 다 빠진다니까.”
“저... 젖꼭지가요?”
“호호호. 처녀가 듣기에는 민망한 소린가? 애 엄마가 되고나니까 그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네. 시연이 네가 이해하렴.”
“그... 그럼요. 아기 밥통인데요.”
“잠깐만, 이제 다 먹었나보다.”
젖을 빠는 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지자 유라는 수리를 살짝 뒤집어 등을 문지르면서 토닥토닥 두들겼다. 잠시 후 수리가 트림을 하자 아기를 다시 침대에 눕혔다.
“저렇게 놔두면 끝이에요? 안아서 재우고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
“별난 애들은 그러기도 한다는데, 우리 수리는 먹으면 바로 자. 얼마나 효녀라고.”
“엄마가 그러는데 저는 아기 때 한시도 엄마 등에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대요.”
“네 별난 성격이 어디 가겠어? 호호호.”
“쌤! 그건 일급비밀이잖아요.”
“뭐 어때? 듣는 사람도 없는데.”
“수리가 듣잖아요. 잠깐만요. 수리야. 큰엄마는 그렇게 별난 사람 아니야. 알았지?”
시연이가 수리에게 가서 자신을 ‘큰엄마’라고 지칭하자 유라고 웃음을 터트렸다.
“큰엄마? 네가 큰엄마라고 하니까 왠지 어색하다.”
“이제 저 정말 수리 큰엄마에요.”
“뭐? 설마 결혼 앞당기려고?”
“아뇨. 짜잔. 예쁘죠.”
시연이는 왼손에 낀 반지를 유라 앞에 내밀었다. 사실 그녀가 여기 온 가장 큰 목적 중 하나가 바로 유라에게 약혼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예쁘다. 그런데 커플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좋아 보이는걸?”
“이게 바로 약혼반지에요. 동수씨가 다음 달에 약혼하자고 졸라서 못이기는 척 들어주려고요. 헤헤”
“누가 졸라? 행여나? 네가 약혼하자고 협박한 것은 아니고?”
“정말이에요, 쌤. 우리 동수씨가 약혼 프러포즈로 얼마나 근사한 이벤트를 준비했는지 알아요?”
그때부터 시연이는 어제 동수가 해줬던 100일 이벤트에 대해서 침을 튀겨가며 설명을 시작했다. 그 이야기를 듣던 유라의 표정이 부러움 반, 놀라움 반으로 변했다.
“정말 우리 아주버님이 그러셨단 말이야? 정말?”
“그럼요. 피아노 연주도 해줬는걸요. 얼마나 멋있었는데요.”
“아주버님이 피아노를? 이상하네. 상수씨 말로는 마씨 집안사람들에게 음악과 미술은 아주 먼 세상 이야기라고 했는데.”
“그게 사실은요. ‘옹달샘’이라는 동요를 연주했어요. 그래도 완전 멋있어요.”
피아노를 연주하는 동수의 모습을 떠올린 시연이의 눈빛이 꿈을 꾸듯 몽롱하게 변했다.
“호호호. 아주버님이 동요를? 아쉽다. 좋은 장면 놓쳤네.”
“제가 나중에 사진으로 보여드릴게요. 정말 멋지다니까요.”
“이제 솔직히 털어놓지?”
“네? 뭘요?”
“지금 여기 100일 이벤트 자랑, 약혼식 자랑 말고 뭔가 다른 할 말이 있는 표정인데.”
시연이와 함께 했던 시간은 6개월에 불과했지만, 유라는 아직도 시연이의 모든 말투나 행동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만큼 아끼고 사랑했던 제자였다. 지금 시연이의 표정은 뭔가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 못하는 얼굴이 분명했다.
“역시 쌤을 속일 수는 없네요. 있잖아요, 쌤. 제가 정말 궁금한 게 생겼거든요.”
“응. 물어봐.”
“그게요. 좀 민망한 이야기라서. 그런데 정말 궁금하거든요.”
“호호호. 그래 알았어. 네가 엄청 궁금한 거 알았으니까 어서 물어봐.”
유라가 재촉하자 시연이는 결국 입을 열었다.
“쌤은 남자 거기 몇 번이나 봤어요?”
“뭐? 얘는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질문을 하는 시연이나 질문을 듣는 유라나 모두 다 얼굴이 붉게 변했다.
“꼭 보지는 않았어도, 느껴질 때가 있을 거 아니에요. 연애경험 많이 있으시다면 서요.”
시연이에게는 연애경험이 많다고 거짓말을 했지만,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상수를 만나기 전에는 연애한번 못해봤던 유라였다. 그런데 시연이가 뜬금없는 이상한 질문을 하자 난감해졌다.
“그게 실은 시연아. 쌤도 솔직히 상수씨가 첫 연애였거든.”
“네? 그... 그럼 예전에 상담할 때 했던 말들은요?”
“그거야. 주변에서 들은풍월로. 호호호.”
“와. 갑자기 사기당한 기분이에요.”
시연이의 말에 유라는 멋쩍은 미소만 지었다.
“에이, 결국은 우리 아주버님과 잘 됐잖아? 너, 사람에게는 간점경험도 중요하다.”
“몰라요. 그래도 쌤은 유부녀니까 저보다는 잘 알겠죠.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남자 거기요. 보통 크기가 얼만해요?”
“미래의 동서지간에 나눌 이야기치고는 좀 민망한데. 호호호.”
“저, 지금 진지해요. 오랜만에 스승과 제자가 상담을 한다고 생각해주세요. 네?”
“내가 유부녀라고 해도 아는 남자는 상수씨 하나뿐인걸.”
“저... 저기, 쌤. 제가 동수씨와 스킨십을 하면요. 가끔 거기가 느껴지는데 너무 큰 것 같아 좀 겁이 나거든요.”
주저주저하며 말을 꺼내는 시연이의 표정은 더욱 빨갛게 변했다.
“그... 그래? 아주버님에게 죄송하지만 지금은 선생님이니까. 이런 질문해도 괜찮겠지? 크... 크기가 어느 정도 인 것 같은데?
“음. 그냥 바나나 말고, 꽤 커다란 바나나정도?”
“에이, 난 또 뭐라고. 우리 상수씨도 비슷해. 아주버님도 그렇다면, 남자들은 다 그런가보지. 그러니까 너무 걱정 마. 시연아.”
“정말요? 휴, 다행이다. 제가 얼마나 조마조마했다고요.”
“흠흠. 그래도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나눈 사실을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이상한 동서지간이라고 오해할지도 몰라. 그러니까 어디 가서 이런 이야기하지 마. 알았지?”
“그럼요. 저도 선생님이니까 물어본 거죠. 이제 궁금증이 풀렸으니까 됐어요. 이제 정말 마음이 후련해졌어요.”
시연이는 정말 후련하다는 듯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제 유라와 시연이에게는 새로운 상식이 생겼다. 한국 남자의 분신은 커다란 바나나 정도가 되어야 평균이라는 사실... 그녀들은 피가 물보다 진하다는 진리를 잊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휴.. 이번 편을 다 쓰고 읽어보니 암담하네요. 약속을 해서 일단 글은 올립니다. 밖에 나갔다가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시간에 쫓겨 글을 쓰니 이렇게 되는군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은 역시 쉽지 않습니다.
챕터는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소제목은 '피가 물보다 진하다.'입니다. 다음 편부터는 본격적으로 출판사 이야기가 나옵니다. 기대해주세요.
옹달샘 계이름은 제가 잘못 기억하고 있었나보네요. 수정하겠습니다.
이번 100일 이벤트가 과하다는 독자님이 계십니다. 화끈하게 돈 쓰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독자님도 계셔서 어느정도 중도를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변명하자면, 주인공은 시연이 덕분에 100억에 당첨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런 돈이 전혀 아깝지 않을겁니다.
여러분의 추천과 코멘트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