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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가 전부는 아니야-243화 (243/424)

00243  소제목 추후 결정  =========================================================================

(제 글에서 등장하는 상호와 이름들은 현실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글쎄요. 갑자기 그건 왜 묻습니까?”

“하나는 윤 스포츠센터와 공조였습니다. 동지 호텔&리조트의 가장 큰 약점이 바로 부대시설이었고, 그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기 위해 윤 스포츠센터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엘리트들만 모였다는 마케팅부의 인재들이 그렇게 노력을 기울였는데도 결국 실패를 했죠. 그런데 윤 스포츠센터를 협상장으로 이끌어내고 D&Y 피트니스 클럽을 성공적으로 런칭한 일등공신이 누굽니까?”

“크흠. 마동수 팀장이라고 말하고 싶으신 겁니까?”

“그럼 아닙니까?”

아무리 동수를 성토하는 자리라고 해도 그가 이룬 업적이 명백했다. 2년 가까이 지지부진하던 윤 스포츠센터와의 협업을 이끌어 냈고, 그건 D&Y 피트니스 클럽의 가장 중요한 초석이 되었다.

“그거야 맞지만, 그 꿍꿍이가 의심스러워서 제가 이러는 거 아닙니까?”

“꿍꿍이요? 어떤 꿍꿍이요?”

“돈을 받은 게 꿍꿍이 아닙니까? 한두 푼도 아니고 무려 3억 원입니다. 그건 마 팀장과 윤 스포츠센터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당사자에게 확인은 해보셨습니까?”

“강 이사님은 똥인지 된장인지 꼭 찍어 먹어봐야 아십니까? 설사 윤승태 사장이 마동수 팀장을 예뻐해서 아무런 대가 없이 3억 원을 그냥 줬다고 해도, 아무 생각 없이 그 돈을 받은 마동수 팀장이 잘못한 겁니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그런 돈을 덥석 받는다는 말입니까? 그는 우리 동지그룹 직원이고, 당연히 우리 동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허허. 정말 이해가 안 가는군요. 최선을 다했으니 윤 스포츠센터와 계약을 할 수 있었던 것 아닙니까?”

“이봐요. 감사팀장.”

“네. 박 이사님.”

“동지 그룹과 윤 스포츠센터 간의 계약 내용. 감사팀장이 보기에는 어땠습니까? 면밀히 검토를 했을 것 같은데.”

“합리적이고 무난한 계약서였습니다. 완벽하게 중립적인 위치에서 계약서를 조율한 것 같습니다.”

“그것 보십시오. 바로 그게 문제입니다. 강 이사님.”

박 이사가 그것 보라는 듯 자신만만한 얼굴로 강 이사를 돌아보았다.

“네? 방금 감사팀장이 하는 말 못 들었습니까? 합리적이고 무난한 계약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죠. 그리고 완벽하게 중립적인 위치에서 계약서를 조율했다고도 했습니다. 전 여기서 한가지 의구심이 드는군요. 강 이사님. 마 동수 팀장은 우리 동지그룹 직원입니까? 아니면 윤 스포츠센터 직원입니까? 그것도 아니면 계약을 적절하게 조율하기 위해 우리가 의뢰한 제3의 기관 소속입니까?”

“그거야 당연히 우리 동지그룹 소식이죠.”

“그러니까 문제라는 겁니다. 동지그룹 소속의 직원이면 우리 동지그룹에 유리하도록 계약서를 작성했어야죠. 어떻게 중립적인 위치에서 계약을 진행할 수 있습니까? 그건 직무유기입니다.”

“허허허.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옵니다. 윤 스포츠센터 직원들은 바보입니까? 자기들이 불리한 조건이면 당연히 계약하지 않았겠죠. 만약 마동수 팀장이 대가 있는 돈을 받았다면 윤 스포츠센터에 유리한 쪽으로 계약서를 작성했을 겁니다.”

“그런 조건이라면 다른 마케팅 직원들도 충분히 계약할 수 있었을 겁니다. 마동수 팀장보다 훌륭하던 인재들이 그동안 왜 협상도 제대로 못 하고 쫓겨났겠습니까? 전부 우리 동지그룹에 조금이라도 더 이익을 안겨주기 위해 노력을 했기 때문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여러분?”

박 이사가 동의를 구하자 고정호 전무와 고평호 상무 측 인사들이 전부 약속이라도 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허참. 어이가 없군요. 핑계 없는 무덤 없고 처녀가 애를 배도 할 말은 있다더니 협상을 제대로 못 한 핑계를 그런 식을 댑니까? 지금 D&Y 피트니스 센터를 보세요. 얼마나 큰 성공을 거뒀습니까? 그냥 피트니스 센터만 성공한 게 아니라 D&Y 피트니스 센터가 입주한 동지 호텔과 리조트도 많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게 전부 윤 스포츠센터와 연계한 적절한 파트너십 덕분입니다. 마동수 팀장이 욕심을 버리고 협상에 임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마동수 팀장을 칭찬하지는 못할망정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협상조차 제대로 못 한 사람들을 옹호하다니요.”

“칭찬이요? 누구를요? 배신자 마동수 팀장을요? 그 친구가 잘한 게 뭐 있다고요? 마동수 팀장이 윤 스포츠센터의 대변인이었기 가능했던 일을 가지고 칭찬은 웃기죠.”

“그럼 회장님이 실패한 동지마트를 다시 살리고 있는 것도 마 팀장이 윤 스포츠센터의 대변인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하시겠습니다?”

“어허. 실패하긴 누가 실패를 했다고 그럽니까? 단지 운이 맞지 않아 잠시 미뤄둔 일입니다. 강 이사님. 지금 설마 우리 회장님의 능력을 의심하시는 겁니까?”

“네? 아··· 아닙니다. 그런 의미가 아니라···.”

박 이사의 억지 논리에 화가 난 강 이사가 동수를 옹호하기 위해 동지마트 일을 끄집어냈으나 예를 잘못 들었다. 동지그룹에서 고대성 회장은 실패가 있으면 안 되는 절대적 존재다. 어떻게 보면 북한의 김일성과 다를 바 없는 무소불위의 권력자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 존재에게 감히(?) 실패를 언급했다. 그것도 공식 석상인 임시이사회에서. 자신의 실책을 깨달은 강 이사가 얼른 변명하려고 했지만, 회의장은 이미 얼음장처럼 차갑게 변했다.

“흥! 됐습니다.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회장님은 절대 동지마트를 실패하신 게 아닙니다. 국제적 불황으로 인해 때를 기다리고 계셨을 뿐입니다. 그리고 몇 달 전 바로 기다리던 때가 왔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셋째 아드님인 고현호 이사를 동지마트에 발령을 낸 이유가 뭐겠습니까? 성공을 확실했기 때문입니다. 마동수 팀장은 그냥 회장님의 계획에 얻어걸린 행운아일 뿐 그의 능력이 뛰어나서가 절대 아닙니다.”

“그건 저도 동감합니다. 아버님은. 아! 죄송합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당연히 회장님이라고 했어야 했는데. 회장님은 재계서열 100위 안에도 들지 못하던 우리 동지를 지금처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우신 천재 경영자입니다. 그런 분에게 실패란 있을 수 없습니다. 모두 명심하십시오. 그리고 고현호 이사.”

“네. 전무님.”

“고 이사가 동지마트를 정상화한 건 나도 대견하게 생각합니다. 친형으로서도 그렇고 동지그룹을 이끌고 있는 전무라는 위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 뒤에는 회장님의 노고가 있었다는 걸 절대 잊으면 안 됩니다. 고 이사의 능력이 아니라 회장님이 밑바탕이 되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말입니다.”

‘넌 다 된 밥에 숟가락만 얹었을 뿐.’이라는 의미의 말이었지만, 고현호 이사의 얼굴은 담담했다.

“물론입니다. 전무님이 운영하고 있는 동지 에너지나 상무님이 운영하고 있는 동지 중공업이 잘 나가고 있는 것도 두 분 능력이 아니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무··· 뭐. 크흠. 그··· 그렇지. 그렇고말고. 우리가 이렇게 호위호식 할 수 있는 게 전부 회장님 덕분이지.”

“그런데 정말 이상합니다.”

“뭐가 이상하단 말입니까. 고현호 이사?”

“제가 동지마트를 경영하다 보니 그동안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 우리 동지그룹에서 벌어지더군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전무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동지마트는 회장님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회장님이 구축해주신 인프라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동지그룹에 회장님의 성공을 질시하는 세력이 있더군요.”

“누가 감히 그런 간 큰 짓을 벌인단 말입니까??”

“그러게 말입니다. 누가 감히 회장님에게 반기를 들 수 있을까요? 그런데 정말 있습니다. 대형할인마트의 생명이 가격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인데, 같은 계열사이면서도 동지마트에 더 비싼 가격을 받고 제품을 공급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계열사와 경쟁 관계인 회사의 제품을 독점으로 판매하는 동지마트가 비난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있습니까?”

“그런 곳이 있어? 대체 그런 정신 나간 곳이 어디야?”

고정호 전무와 고현호 이사가 논쟁을 벌이려는 순간 지금까지 조용히 회의를 지켜보던 고진성 부회장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나직하지만 강렬한 목소리로 눈 깜짝할 사이에 좌중을 휘어잡았다. 아무리 차기 총수는 고대성 회장의 세 아들 중 한 명으로 결정이 된다고 해도 그룹 이인자인 그를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미 해결된 일입니다. 부회장님.”

“해결? 어떤 해결? 고정호 전무가 말한 것처럼 우리 동지마트 계열사의 라이벌 업체의 제품을 독점 판매하는 걸 설마 해결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겠지?”

“설마가 사실입니다.”

“고현호 이사. 지금 나랑 장난해? 동지마트가 같은 계열사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데 그게 어떻게 해결이야.”

“죄송합니다. 부회장님.”

“아니야. 나에게 죄송할 건 없어. 고현호 이사를 질책하려는 게 아니니까. 내가 궁금한 건 다른 마트보다 동지마트에 더 비싸게 물건을 공급한 정신 나간 계열사가 어디냐는 거야? 무슨 의리니 어쩌니 하면서 지켜줄 생각이라면 버려. 내가 조사하려고 마음먹으면 오늘 하루면 어딘지 알 수 있을 거야. 그러니 어딘지 말해.”

“동지 바이오와 동지 오피스입니다.”

“허허허. 요즘 좀 잘나가는 곳들이군 그래. 요즘 좀 잘나간다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 눈에 보이는 게 없게 된 건가? 지금 당장 호출해.”

“네?”

“지금 당장 동지 바이오와 동지 오피스 사장, 두 사람에게 전화해서 여기로 오라고 하란 말일세. 어디 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회의가 끝나기 전에 도착하라고도 꼭 전하고.”

“알겠습니다. 부회장님.”

============================ 작품 후기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루고자 하는 일을 모두 성취하는 한 해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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