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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가 전부는 아니야-420화 (420/424)

00420  외전 01 – 결혼 대작전  =========================================================================

<후기 꼭 읽어주세요.>

남들은 모르는 숨은 이야기.

윤시연은 타고난 아름다운 외모와 명석함으로 인턴 시절부터 이미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 정식 아나운서가 되었을 때 이미 TV 방송 두 개와 한 개의 라디오 방송 진행을 맡을 정도로 이미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간혹 부잣집 딸이라서 백으로 얻은 행운이라며 질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맡은 프로그램은 교양 TV 부문에서 시청률 1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고, 라디오는 청취율 2위에 오를 만큼 인기를 구가하면서 그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다.

경력이 한참 부족해서 9시 뉴스를 진행하지 못한다 뿐, 그녀가 가진 인지도는 이미 웬만한 인기 기성 아나운서를 능가하고도 남았다.

윤시연의 인기는 다른 방송 부문에서도 탐낼 만큼 폭발적이었고 특히 예능 부문에서는 서로 자기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려고 일명 ‘윤시연 쟁탈전’이라 불릴 만큼 치열한 섭외 경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휴···. 어쩌죠. 정말 답답하고 속상해요.”

윤시연은 자신의 특별한(?) 카운슬러인 고장희 앞에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시작부터 성공한 아나운서가 된 윤시연. 뭐하나 부족할 게 없는 그녀에게도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왜? 또 동수가 널 속상하게 만들어?”

“또요? 하지만 동수씨가 자주 절 속상하게 만드는 건 아닌걸요.”

“그렇지만 지금 네 한숨은 동수 때문이 맞잖아.”

“하아···. 역시 언니를 속일 순 없어요. 맞아요. 사실 요즘, 동수씨 때문에 속상해요.”

“무슨 일인데? 너무 바빠서 안 놀아줘? 설마 다른 여자가 생긴 건 아니지?”

“언니! 동수씨가 그럴 리가 없잖아요.”

“이것아! 안심하지 마. 남자는 자기 옆에 천하절색의 미인이 애인으로 있어도 바람을 꿈꾸는 철부지야. 그러니 시연이 너도 절대 방심하면 안 돼.”

“에이. 그건 일반적인 남자들이고요. 우리 동수씨는 안 그래요.”

“아이고. 또 나왔다. 동수 껌딱지.”

“호호호. 인정. 저 동수씨 껌딱지 맞아요. 마음 같아서는 천날만날 동수씨 옆에 붙어 있고 싶어요.”

고장희가 놀리듯 말했지만 윤시연은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바보스러울 정도로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고. 앓느니 죽지. 대단하신 그놈의 동수씨 껌딱지님. 그렇게 대단하신 동수님이면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텐데 왜 하필 그 녀석 때문에 속상한 건데?”

“저, 조기졸업이긴 하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대학도 빨리 졸업했어요. 대학 나와서 직장생활하면 누가 뭐래도 진짜 어른이 된 거잖아요.”

“그런데?”

“예전에 이야기했거든요. 내가 대학 졸업하고 어느 정도 직장생활 경험하면 결혼하자고.”

“뭐? 결혼? 하지만 시연아. 대학 졸업한 지 얼마나 됐다고? 어느 정도 직장생활을 경험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네 나이도 생각해야지. 이제 겨우 스물셋이야. 아직 경험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렇지만 직장생활은 이미 충분히 오래 했어요. 그리고 인턴부터 아나운서를 했기 때문에 햇수로 따지면 2년이 다 되어가요.”

“그래서 당장 결혼하고 싶다?”

“당연하죠. 전 동수씨와 결혼하는 게 제 꿈이라고요.”

“허허.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든다. 동수랑 결혼하는 게 네 꿈이야? 다른 꿈은 없어? 사회적으로 성공한다든지 어떤 일을 이뤄내고 싶다든지 그런 거 없어?”

“아나운서가 꿈이었는데 이미 이뤘잖아요.”

“그래도 좋은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서는 좀 더 경험을 쌓아야 하지 않을까?”

“맞아요. 저도 그건 동의해요. 유명한 인터뷰어도 되고 싶고, 나중엔 9시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도 되고 싶어요. 그런데 언니. 그 경험을 위해 꼭 싱글일 필요는 없지 않아요?”

“뭐··· 그거야 그렇지. 그래도 말이야. 싱글일 때가 유부녀일 때보다 자유롭잖아. 아무래도 유부녀가 되면 집안일도 신경 써야 하고 이것저것 빼앗기는 시간이 많아. 남녀평등 어쩌고 하지만 사실 밥 같은 것도 대부분 여자가 하는 분위기고, 아무튼 처녀 때보다 네 시간이 줄어들 거야.”

“전 다 잘할 자신이 있어요. 그리고 지금도 동수씨 밥은 제가 해주고 있어요.”

“뭐? 너네 벌써 동거해?”

“아니요. 마음은 그러고 싶지만 동수씨가 절대 안 된다고 해서 포기했어요. 대신 출근하기 전에 동수씨 집에 들러 매일매일 아침밥 해주는 걸요. 저녁도 일찍 퇴근하는 날은 집에서 같이 만들어 먹어요.”

“아이고. 네가 마동수 애인이지 하녀야?”

고장희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과하게 지고지순한 윤시연을 보면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윤시연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방긋 웃기만 했다.

“당연히 애인이죠. 그리고 제가 밥 해주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 안 해요. 전 동수씨 밥 해주는 게 행복하거든요.”

“어휴··· 그래. 내가 또 잠깐 잊었다. 네가 마동수 빠순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네가 해주는 밥을 동수는 잘 먹어? 불평불만 하지 않고?”

“네. 다행히 동수씨가 입맛이 까다롭지는 않아요. 그리고 밑반찬은 보통 포항에서 어머님이 보내주시거나 엄마가 해주는 걸 내놓기 때문에 맛있게 잘 먹는 편이에요.”

“그래그래. 그렇겠지. 그러니까 결국 네 말은 밤낮으로 붙어 지내는 것도 부족하니 결혼해서 온종일 붙어 있고 싶다 그 뜻이지?”

“네!”

“좋아. 이게 널 위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모르겠다만 시연이 네가 그렇게 원한다고 하니 이 언니가 도와주도록 하마.”

어여쁜 윤시연이 늑대 같은 마동수와 결혼한다는 게 그리 마음에 들진 않지만, 아끼는 동생이 저렇게 간절히 원하는 모습을 보니 차마 외면할 수 없었다.

“와! 언니. 고마워요. 역시 언니라면 도와주실 거라 믿었어요.”

“됐어, 이것아. 나중에 왜 말리지 않았냐고 원망이나 하지 마.”

“헤헤. 절대 그럴 일은 없으니 좋은 생각 있으면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 제가 어쩌면 좋을까요, 언니?”

윤시연은 눈빛에는 간절함마저 담겨 있었다. 고장희는 그런 모습이 어처구니없었지만 한편으로 그 순수함이 부럽기도 했다.

“쯧쯧. 이게 잘하는 짓인지 나도 모르겠다. 아무튼! 고장희 가라사대. 우선 남자의 마음을 먼저 알아야 해. 왜 결혼 생각이 없는지. 동수는 왜 너랑 결혼할 생각을 안 할까?”

“글쎄요. 왜 그런 건가요? 설마 그냥 저랑 결혼하기 싫은 건 아니겠죠?”

고장희는 이 주제로 윤시연을 조금 놀려보려고 했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마동수가 자신과 결혼하는 걸 싫어할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저렇게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는 윤시연을 보니 장난을 치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져버렸다.

“아니야. 설마 마동수가 미치지 않고, 너처럼 예쁜 아이를 두고 그럴 리가 있겠어? 아마 미안해서 그럴 거야.”

“미안해서요?”

“그래. 동수는 너와 달리 어느 정도 인생을 즐겼잖아. 여기저기 여행도 다녀오고, 너도 알다시피 연애도 몇 번 했어. 직장에서도 대한민국 그 어떤 직장인 부럽지 않게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지. 그런데 시연이 넌 동수만 바라보고 살았잖아.”

“그렇지만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 걸요.”

“알지. 알아. 그런데 그래도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어. 그러니까 미안한 마음이 듦에도 불구하고 유부녀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해.”

“어떻게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쉬우면서도 확실한 방법. 바로 질투심을 유발 작전이지.”

“질투심을 유발해요? 설마 다른 남자들에게 일말의 여지를 주라는 건 아니죠? 그건 안 돼요. 저 좋자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용할 순 없어요.”

단호한 그녀의 말에 고장희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역시 착하디 착한 윤시연은 달랐다.

“호호호. 당연히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용하면 안 되지. 그냥 뭐랄까? 음···. 그래! 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숨기지 말고 보여줘. 그럼 돼!”

“그게 무슨 말이에요?”

“너 요즘도 남자들이 많이 대시 하지?”

“네. 예전보다 더 늘었어요. 그리고 방송국에서 일하면서부터는 연예인들한테서도 자꾸 연락이 와요.”

“헉. 그런 일이 있었어? 그런데 왜 내겐 말 안 했어?”

“의미 없는 일이니까요. 제가 그걸로 고민이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마치 모기가 귓가에서 앵앵거리는 귀찮음? 모기가 귀찮게 군다고 일일이 언니한테 이야기할 수는 없잖아요.”

“헐. 대시하는 남자 연예인들이 별 볼 일 없는 사람들이었어? 인기 없는 삼류 연예인?”

“아니요? 인기 아이돌도 있고, 탤런트나 영화배우도 있었어요.”

“영화배우? 어떤 영화배우?”

“왜 있잖아요. 얼마 전에 천만 관객 돌파했다고 화제가 된 영화 주인공 우동빈.”

“어머어머어머어머. 정말 우동빈이? 한국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로 꼽힌 그 우동빈이 네게 대시를 했어? 진짜야?”

“네. 같이 밥 먹자 그러고, 차 한잔 하자고 조르기도 하고 어디 놀러 가자고 연락도 왔어요.”

“그런데 안 흔들려?”

“네? 왜 흔들려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우동빈이잖아. 세계적인 미남 배우 우동빈!”

“그런가? 전 잘 모르겠던데.”

“야! 윤시연!”

“아. 깜짝이야. 왜요, 언니?”

“너 설마, 설마. 마동수가 우동빈보다 더 잘생겼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당연히 우리 동수씨가 더 잘생겼죠. 얼마나 남자답고 듬직한데요. 헤헤헤.”

윤시연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지 두 눈이 반달처럼 예쁜 곡선을 그렸다.

“아···. 미치겠다. 너 어디 가서 그런 소리 하지 마.”

“왜요?”

“미친년 소리 들어.”

“풉. 그렇지 않아도 제 팬카페에 그 이야길 올렸더니 누가 저보고 미쳤다고 그랬어요.”

“우동빈이 대시한 이야기를?”

“아니요. 팬 중에 어떤 분이 질문을 올렸거든요. 윤 작가님 눈엔 배우 우동빈과 마동수 이사 둘 중 누가 더 잘생겨 보이느냐고요.”

“그래서? 마동수라고 대답했어?”

“당연하죠.”

“그런데도 팬들이 가만있어?”

“몇몇 분들이 언니처럼 미쳤다고 하긴 했지만, 대부분은 역시 마동수 빠순이답다면서 응원해줬어요.”

“아이고 보살이 따로 없네. 참 너다운 팬들이다.”

“그래서 언니. 동수씨 질투심 자극은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고장희가 어떤 반응을 보이던 윤시연의 관심은 오직 마동수였다.

“그냥 숨기지 말고 다 말해줘!”

“네?”

“남자들이 계속 네게 대시한다는 걸 숨기지 말고 동수한테 다 말해주라고. 우동빈이 보낸 문자도 보여주고.”

“그럼 동수씨가 싫어할텐데.”

“그래도 해. 동수랑 결혼하고 싶으면 이것아. 네가 아직 남자들의 질투심을 몰라서 그래. 다른 사람도 아니고 우동빈이 네게 적극적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동수 녀석 절대 가만 안 있을 거야.”

“정말 그럴까요?”

“그럼. 당연하지. 그러니까 이 언니 믿어.”

“네. 언니. 전 언니 믿어요. 꼭 동수씨의 질투심을 자극할 수 있도록 해볼게요.”

“그래. 시연아. 너라면 성공할 수 있을 거야. 파이팅!”

“고마워요. 언니.”

두 사람은 의미심장은 미소를 지으며 두 손을 꼭 잡았다.

============================ 작품 후기 ============================

원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외전으로 몇 회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죄송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한 달 반 후 로또가 전부는 아니야는 편당 결제로 바뀌게 됩니다.서운해하거나 불쾌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겠지만 작가의 보다 안정적인 집필 환경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니 이점 양해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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