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화
준비행(17) 合 장인규의 나날(01)
사부의 데이터를 이용해 수련을 하려 했다. 절정에서 초극 지경으로 올라서는 사부의 생체 데이터가 있으니 그걸 활용하면 나도 초극 고수가 될 수 있다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다.
- 현재 기능으로는 신체 상태를 재현할 수가 없습니다.
나노 머신을 활용한 내공 수련은 한계가 있다. 과학적인 방법으로 내공을 측정하지 못하는 탓이다.
일반적인 수련은 내기가 움직이고 그 움직임을 통해서 신체의 여러 작용이 일어나는데, 나노 머신을 통한 수련은 그 역방향이다.
과학적인 조작으로 신체의 작용을 먼저 일으키고, 거기에 호흡을 더해 내공이 일어나는 환경을 만드는 식이다.
풍선에 공기를 불어넣어 팽창시키는 게 일반적인 내공 수련이라면, 나노 머신의 내공 수련은 풍선을 사방팔방으로 잡아당겨 풍선 내부와 외부의 기압 차를 만들어 풍선에 공기가 들어가게 하는 식이란 말이다.
“이때까지 잘만 재현하더니만, 문제가 뭐야?”
- 신체 반응 재현을 위해 들어가는 생체 에너지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살을 많이 찌워도?”
- 순간 소모 열량이 그런 식으로 감당할 수 있는 열량이 아닙니다. 그리고 정상적인 세포 반응을 넘어서는 현상이 곳곳에서 감지되었습니다. 섣불리 재현했다가는 신체 세포가 붕괴될 우려가 있습니다.
어쨌든 사부의 데이터는 지금 당장 내가 써먹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이렇게 되면 일반적인 방법으로 열심히 수련하는 수밖에 없다.
솔직히 농꾼 녀석이 뇌파를 조절하는 덕에 언제든지 무아지경에 빠져들 수 있는 것만 해도 보통 이득이 아니다.
그렇게 차근차근 공력을 불리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사부와 대련을 하고 있다.
초극 고수를 상대하기 위한 수단을 궁리하고 실험하기에는 사부만한 상대가 없다.
“하아, 하!”
거친 숨을 몰아쉰다. 전압을 걸어 도기를 증폭시키는 방법으로 사부의 강기를 막아내고는 있지만, 온전한 초극 고수의 실력은 확실히 달랐다.
“끝이구나!”
내 방어를 뚫고 들어와 목에 칼을 댄다. 배터리의 타임아웃이 오기도 전에 끝난 것이 오늘만 일곱 번째다.
“최근에 묘한 일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한 차례 대련이 끝나자 사부가 말을 꺼냈다.
“천안각의 일 말입니까?”
일단 숨을 돌린 다음 대답한다.
“그래, 그 고양이들은 뭐에 쓰려고 그렇게 살피는 것이냐?”
“응1이랑 같은 경우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것들이 전서구를 잡고 소식을 전할 수 있단 말이냐?”
사부가 의아한 눈으로 나를 본다.
어차피 떠나야 할 길이다. 사부에게 사실을 말하는 것을 차일피일 미룰 수 없다.
“사부님, 저는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가출하듯 훌쩍 떠날 수 없는 노릇. 내가 떠나야 하는 이유를 사부에게 납득시켜야 했다.
“네 뼈와 동화되어 있다는 그 쇳덩어리와 관련된 일이냐?”
뜬금없는 내 말을 사부가 찰떡 같이 알아듣고 물었다.
“예.”
= 안면 근육 고정. 안면 금속 코팅. 음성 변조. 음성 패턴, 13번.
- 예, 리퍼. 명령 시행합니다.
얼굴에서 표정을 지우며 손가락을 움직인다. 내 문자질에 농꾼이 바로 반응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내가 직접 하지.”
확연히 다른 목소리가 내 입에서 흘러나왔다. 거기에다가 얼굴을 검게 뒤덮는 철의 질감. 사부가 슬그머니 허리춤의 칼자루를 잡았다.
“누구냐?”
척 봐도 제자의 몸을 빌린, 제자 아닌 모습에 사부가 물었다.
“파머, 이 아이의 몸에 신세를 지고 있는 존재다.”
농꾼 녀석인 척 사부를 상대로 입을 열었다.
“네가 그 쇳덩어리냐?”
“그렇다.”
“내 제자의 몸으로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내 대답에 사부가 다시 묻는다.
“무공의 완성!”
무인에게 가장 먹힐 만한 이야기다. 그리고 사실과도 상당히 가까운 이야기고.
“그 아이에게 익히게 한 그 귀원공을 말하는 것이냐?”
“그래.”
사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천해공보다 못해 보이던데?”
“벽운섬전도와의 상성이 안 맞을 뿐이다.”
“그 아이는 귀원공과 상성이 맞지 않는 벽운섬전도를 20년 가깝게 수련한 몸이야.”
육체가 벽운섬전도에 최적화되어 있으니 귀원공과 상성이 맞지 않다. 귀원공의 완성을 위해서라면 딴 사람 찾아보라는 소리다.
“대신 나와 상성이 잘 맞지. 그리고 몸은 천천히 바꾸면 되는 일. 이미 귀원공을 받아들였으니 몇 년 걸리지도 않아.”
“원한다면 적당한 인재를 구해 줄 수도 있는데?”
제자를 구하기 위해 딴 사람을 제물로 내놓겠다는 말이다. 지극히 흑도인다운 소리를 하는 사부다.
“이미 이 아이와 동화가 끝난 상태다. 다른 몸으로 옮겨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아!”
사부는 한숨을 크게 내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런 다음 나를 바라본다.
뭔가 결심한 눈.
“중원은 넓고 세상에 기인이사는 많지.”
나도 못하고 너도 못하지만 세상은 넓으니 찾다 보면 할 줄 아는 사람 하나 나올 거라는 말이다.
이 몸을 잡아다가 어떻게든 제자를 구하겠다는 의지의 표명!
씨발!
칼 뽑지 말라고요! 사부!
“@*^%$!”
바로 안전장치를 발동시켰다.
탕!
뽑아 든 칼이 바닥에 떨어지고 사부의 신형이 무너졌다.
일단 사부의 마혈을 눌러 움직임을 제한한다.
= 큰 문제없겠지?
- 혈류 차단을 해제했습니다. 마혈을 제압당한 것 외에는 신체적 문제없습니다.
마*카*원 알파를 통해 사부의 상태를 확인한 농꾼의 대답이다.
= 야, 이거 나중에 사부가 귀 막아 버리면 어떻게 되는 거냐?
음성 인식 방식으로 안전장치가 성공적으로 가동하긴 했는데, 사부도 바보가 아니다. 여러 번 당하다보면 뭔가 감을 잡을지도 모를 일 아닌가.
- 음성 인식 방법을 다양화합니다. 고막 진동 인식만이 아니라 골(骨) 진동 인식 방식을 추가했습니다.
= 지금 마*카*원 알파와 교신 가능 상태지?
- 예, 리퍼. 가능합니다.
마혈을 제압당한 상태라 호신강기의 생성이 중단된 것이다. 호신강기에 차단되던 나노 머신 간의 통신이 재개된다.
= 감각 교란, 그러니깐 실제와 영상의 차이를 없애는 게 가능해? 그러니깐 금정산에서 수련할 때처럼 말이야.
- 증강현실 대련을 말하는 겁니까?
= 그래.
- 적용 대상은 마*카*원 알파의 숙주입니까?
= 그래.
- 상대를 정해 주시겠습니까?
= 외모 스킨은 현재의 내 상태로 하고, 육체 데이터는 사부님 본인. 투로는 철교아와 낭파조. 상대는 최초 5분에 하나. 5분 지나면 동일 개체 하나 더 투입. 그렇게 5 분마다 증가시켜. 나는 영상 덮어쓰기로 사부님 감각에서 제외시켜. 가능해?
- 시각, 청각, 촉각을 비롯한 오감에서 제외는 가능합니다만, 초극의 기감은 현재 기능으로 어쩔 수 없습니다.
= 기감에 신경을 못 쓰실 정도로 오감을 퍼부어. 시작 신호는 이거다.
딱!
엄지와 중지를 튕겨 내는 소리를 입력시켰다.
그리고 사부와 거리를 벌리고 마혈을 풀었다.
“도대체 이건….”
사부가 인상을 쓰며 상체를 일으켰다.
“나를 잡겠다는 건가?”
“그래.”
내 물음에 사부가 이를 악물며 칼을 주어든다.
“어디 한번 해보시지.”
딱!
신호와 함께 후다닥 뒤로 물러난다. 동시에 연무장에서 도강이 난무한다.
“비무 실시간 관람 안 되냐?”
그냥 보면 사부 혼자서 추는 칼춤이다. 하지만 상대가 보이면 초극 고수 간의 비무 아닌가.
- 불가합니다. 마*카*원 알파와 통신이 불가합니다.
그놈의 호신강기.
“나중에 마*카*원 알파에게 데이터 받아서 재구성 해놔.”
- 예, 리퍼.
입을 다물고 감상을 시작한다. 사부 홀로 추는 칼춤이지만 그것만 봐도 많은 도움이 된다.
“평소에 얼마나 봐주고 계신지 잘 알겠군.”
내가 저 칼춤 앞에 선다면 10초나 견딜까?
“혈검과는 상대가 안 되겠어.”
마도와 싸우던 팔팔한 혈검을 대입해도 사부의 칼춤에 못 당한다.
- 5분 지났습니다.
똑같은 상대가 하나 더 늘어난다는 소리다.
사부의 칼춤이 좀 더 바빠진다. 진퇴가 격렬해지고 호흡이 격해진다.
- 셋으로 늘어납니다.
“크아압!”
격렬한 기합과 함께 사부의 칼질이 미친 듯이 빨라졌다. 사방팔방으로 도강이 벽력처럼 뿌려지니, 그 모습이 푸른 뇌운을 휘감은 것처럼 보인다.
“커헉!”
기침과 같은 숨소리와 함께 사부의 칼춤이 끝났다.
“하아, 하!”
사부는 칼을 바닥에 꽂고 한쪽 무릎을 꿇은 상태로 거친 호흡을 토하고 있었다.
딱!
손가락을 튕겨 증강현실을 끝냈다.
“계속 할 텐가?”
“하아, 무슨 수작인지 모르지만 내 능력이 닿지 않는 건 인정하겠소.”
사부가 이를 악물며 말을 이었다. 사부의 말투가 변했다. 일단 한 발짝 물러서서 굴복한 척 기회를 노리려는 모양새다.
이대로 그냥 가다가는 사부와 얼굴 맞댈 때마다 기습 걱정을 해야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제자는….”
= 음성 원복.
“사부님.”
농꾼에게 명령을 내린 다음 사부의 말을 끊었다. 물론 얼굴의 금속 코팅은 벗겨낸다.
“도연이냐?”
“예.”
“이 사부가 능력이 없어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작자 호구예요.”
파머, 농꾼은 확실히 나에게는 호구다. 시키면 자기 능력이 닿는 한시키는 대로 다하는 녀석이니깐.
“무슨….”
내 말에 진실을 알 리 없는 사부의 눈이 커졌다.
= 음성 패턴 13.
“무슨 헛소리를….”
= 음성 원복
“좀 닥쳐 봐요. 사제 간에 이야기 중이잖아요! 더 이상 나서는 건 제가 허락하지 않습니다!”
아! 이게 무슨 생쑈냐.
“약속은 확실히 지키는 작자입니다. 방금 전과 같이 제자의 몸을 움직이는 것도 제자의 허락 없이는 하지 않습니다. 제자나 자신의 안위가 달린 문제가 아니면 나서지 않기로 맹세를 했고요. 보시다시피 지금 입을 닫고 있지 않습니까?”
“도연아….”
“사부님. 흑도의 호한(豪悍)은 받을 게 있으면 받고, 줄 게 있으면 줘야 한다 하셨지 않습니까?”
내가 사부의 눈을 정면으로 보며 말했다.
“그랬지.”
“전 파머 노사에게….”
농꾼 녀석에게 존칭을 쓰려니 몸에 두드러기가…. 하지만 어쩌겠나. 지금은 꾹 참아야지.
“많은 걸 받았습니다.”
잠시 뜸을 들인 후 다시 말을 잇는다.
“사부님, 제자는 사부님이 키운 훌륭한 흑도의 호한입니다. 그렇지요?”
“그래. 넌 내가 키운 흑도의 호한이지.”
사부가 고개를 끄덕였다.
“도연아, 잠시 그와 이야기를 하고 싶구나.”
사부의 요구에 나는 다시 얼굴에 금속 코팅을 했다.
= 음성 패턴 13.
“할 말이 있다고?”
“나에게도 일종의 금제가 가해져 있겠지?”
안전장치가 발동해서 쓰러진 상황이다. 어떤 징조도 없이 쓰러졌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내가 준 단환을 먹었으니 당연히.”
“그렇다면 나는 물론이고 둘째 녀석까지 당신의 일에 동원될 수밖에 없겠군.”
“나도 그럴 생각이었지. 하지만 아쉽게도 이 아이가 반대를 하더군. 그래서 맹세를 했다. 그러니 끼어들 생각은 말도록.”
“내 제자 몰래 나서게 할 수도 있을 텐데?”
“맹세를 했다!”
“그 녀석이 호구라는 이유를 대충 알겠군.”
사부의 얼굴에 미소가 흘렀다.
“노형, ‘노형(老兄)’이라 부르겠소. 이 나이에 누군가를 ‘노사(老師)’라 부르기는 싫으니 말이오,”
“마음대로.”
사부가 농꾼 녀석을 노사라 높이는 것은 나도 싫다.
“노형은 무공의 완성을 위해 무엇을 할 생각이오?”
“천하의 고수들을 만나 볼 생각이다.”
“비무행을 생각하시는 거요?”
사부가 살짝 걱정된다는 식으로 물었다. 비무도 상대를 봐 가며 해야 하는 짓이다. 졌다고 순순히 인정하는 자가 있으면, 억지를 부리고 세력을 동원해 사실을 묻으려는 자들도 있기 마련 아닌가.
“내가 그리 순진해 보이나?”
“큰 놈이 오죽하면 ‘호구’라 불렀겠소? 어지간하면 큰 놈과 상의해가며 일을 진행하시오. 남의 귀한 제자 데려가서 객사시키지 말고.”
어쨌든 사부를 납득시킨 것 같다. 이제 사제 녀석에게 떠넘겨 볼까?
장인규의 나날(01)
“인규야, 장인규! 눈 떠 봐! 살아 있냐?”
익숙한 목소리에 눈을 뜨니 부랄 친구 태군이가 눈앞에 얼굴을 들이대고 있다.
“큭, 부팀장 나부랭이가! 팀장님이라 안 부르냐?”
전신 안 아픈 데가 없다.
“안 뒈졌구나!”
망할 태군이가 히죽 웃으며 들이댄 얼굴을 치운다.
“어떻게 된 거야?”
나노 머신을 조작해 통각을 차단하고 몸을 일으켰다. 주위를 둘러보니 좁은 것이 구급차 안이다.
“S급 기어 나왔다.”
“씨발! 애들 피해는?”
“너 말고는 없다.”
“S급 기어 나왔다며?”
합공의 핵심인 팀장이 S급에게 뒤통수를 처맞고 뻗었는데 팀원 피해가 없다니 이건 기적이다.
“해남번개 팀이 잡았어.”
“해남번개?”
내가 만든 금강동인이 소림 무공을 익힌 헌터 팀이듯 해남번개 역시 해남파 무공을 익힌 헌터 팀이다.
“합공으로 S급 잡기에 그쪽 애들 머릿수가 안 나올 텐데?”
팀은 동류의 무공을 익힌 헌터들로 구성된다. 그래야 팀원들의 내공을 합쳐 합공을 펼칠 수 있다.
하지만 메이저인 소림 무공과는 달리 해남 무공은 마이너다. 그러니 결원이 생기면 충원도 쉽지 않은 것이 해남 계열 헌터 팀 아니던가.
“거기 팀장이 혼자서 잡았다.”
“뭐? 어떻게?”
“혼자서 강기 쓰더라.”
강기는 팀원들이 합공으로 내공을 몰아줘야 간신히 쓸 수 있는 거다. 혼자서 강기를 쓰려면 초극이 되어야 하는데, 초극 데이터를 건졌다는 소리 들어본 적 없다.
“조내 신기해서 물어보니, 며칠 전에 해남파 천해공 초극 데이터 업데이트 됐다더라.”
“뭐?”
씨발, 이게 무슨 경우야! 업데이트를 하려면 메이저인 소림 무공부터 해야지! 10만 헌터 중 익힌 놈 천 명 될까 말까 하는 해남 무공을 업데이트하냐고!
“동구 형한테 전화해.”
내 명에 나노 머신이 반응했다. 신호음이 몇 번 가더니 내 눈앞으로 사촌 형의 얼굴이 떠올랐다.
- 야, 잘나가는 헌터님이 어쩐 일이냐?
동구 형은 무림 관측 연구소에 근무하고 있다.
“소림 무공은?”
- 응?
“마이너 중 마이너인 해남파 무공은 초극 업데이트 됐잖아! 메이저인 소림 무공은?”
- 그거야 모르지?
“왜 일을 그따위로 하는데!”
- 무공 데이터를 내가 건져 올리는 게 아니잖아.
“언제 업데이트 된다는 말은 없어?”
- 수확 시스템 가동했으니 몇 개월 안에는 되겠지? 그쪽이랑 이쪽 시간차가 육대일인가 오대일인가?
“하아!”
- 인규야, 우리 연구소에서 새 무기 하나 만들었는데 말이야. 이거 필드 테스트 한번 해볼래?
“일 없어.”
몬스터 사냥은 장난이 아니다. 검증되지 않은 무기로 무슨 사냥을….
- ‘볼테이지 블레이드’라고, 유사 강기 생성 장치거든.
“뭐?”
- 유사 강기 생성 장치.
“강기를 만들 수 있다고?”
- 저쪽에서는 이걸로 강기를 상대할 수 있다고 검증이 끝난 물건이야.
“할게! 당장 만나!”
“하아, 그냥 합공으로 잡자니깐.”
“씨바, 오늘 완전 공쳤네.”
“팀장. 다음부터는 검증되지 않은 무기 들고 오지 마쇼.”
“연구소에 손해배상 청구 못합니까?”
팀원들의 눈초리가 따갑다.
망할 동구 형이 넘긴 볼테이지 블레이드 때문이다. 팀원의 공력을 합치는 합공이 아닌 협공으로 S급 몬스터를 때려잡았다.
그런데 팀원들 반응이 왜 저따위냐고?
“경찰의 몬스터 대응팀에서는 좋아하겠네. 현대 화기 퍼붓는 것보다 주위 파괴가 덜하니.”
“부팀장, 우린 사냥꾼이요. 몬스터 잡아 죽여서 마석 팔고 시체 파는 사냥꾼.”
“뭐가 남는 게 있어야 팔지.”
몬스터를 잡았는데 남는 게 없었다. 현대 화기로 몬스터가 죽을 때까지 쏴 갈긴 마냥, 마석의 마력을 죄다 재생력에 쏟아 붓고 죽은 몬스터는 가루가 되어서 사라진 것이다.
“씨발!”
망할 몬스터 새끼! 도기에 전압 걸었다고 현대 화기 취급이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