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터스의 하인-20화 (20/298)

20편

<-- 키르비르 / 플루토 -->

“...후우.. 젠장..”

낡디 낡은 유적의 석벽에 기대어 앉은 나는 나지막하게 욕을 내뱉는다. 맘 같아서는 도수가 높은 술을 단숨에 들이키고 싶었지만... 베히모스에서는 그런 술조차도 귀했다. 나는 흘긋 내 곁에서 내 상의를 감싸안고 깊은 잠에 빠져있는 리엔을 바라본다.

“....”

몸을 웅크리고 자신의 몸을 덮고 있는 내 상의를 꼬옥 움켜쥔채 깊은 잠에 빠져있는 리엔. 망할 최음제의 영향 때문에 나는 그녀와 2시간동안의 미칠듯한 쾌락의 늪에서 허덕였다. 나에 비해 체력적으로 약한 리엔은 얼마가지않아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 밖에 없었다.

도데체 몇 번이나 사정을 했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했다. 하지만 웅크려 있는 리엔의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는 새하얀 정액과 애액이 뒤섞여 바닥을 흥건히 적신다면 말을 다한 것이었다.

“망할 키르비르.”

나는 일을 이꼴로 만든 키르비르를 욕한다. 얼마나 강한 최음제였다면 내 물건이 몇 일동안 재기 불능할 정도로 정액을 짜내개할 강력한 약효를 자랑했다. 내가 이 정도였으니 리엔은 어찌할까. 아마도 그녀는 몇일 동안은 온몸을 휘감는 강렬한 근육통 떄문에 제대로 자리에서 일어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나저나... 그 꿈은 뭐였지?”

내가 의식을 차리기 전. 리엔과의 관계에서 기절한 리엔을 품에 안고 마지막으로 절정에 달하는 순간. 과도한 피로때문이었을까. 내 의식이 혼미해지며 기묘한 꿈을 꾸었었다. 하지만 아무리 고민해봐도 그 꿈의 정체를 파악할 수 없었던 나는 고개를 좌우로 털어 괜한 상념을 털어낸다.

“후우...”

내 신세를 한탄하며 나는 다시금 깊은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서는 리엔의 곁에 무너져있는 책들을 바라본다. 강렬하고 진뜩했던 성관계의 결과로 바닥에 웅덩이진 정액과 애액들에 의해 축축히 젖어가는 고서들.

“이런...”

그 고서들을 뒤늦게 발견한 나는 퍼뜩 놀라며 허겁지겁 젖어가는 고서들을 빼내 안전한 곳으로 옮긴다. 그리고 다시금 가져가게 편하게 각지게 쌓아놓은 나는 뒤늦게 리엔이 가져온 책들에 관해 관심을 가진다.

“흐음.. 이 책들은... 의학에 관련한 책들이군.”

대충 쌓아둔 책들을 훑어본 나는 어렵지 않게 책의 내용을 예상할 수 있었다. 신관이라는 그녀의 직책에 걸맞게 그녀가 가져온 책들은 인체 의학이나 약에 대한 책들이었다. 몇권을 대충 살펴보던 나는 유난히 애액에 축축히 젖어있는 한권을 바라본다.

“읏...!”

얼마나 젖었으면 거부감이 강하게 드는 비린 밤꽃냄새가 진동을 한다. 이 책을 그냥 버릴까 하던 나는 한번 얼마나 젖었나 확인해보자는 심보로 조심스럽게 책을 펼쳐본다.

“이정도면.. 쓸 수 없겠군.”

불행히도 이 책에 대부분의 글자들은 책을 축축히 적시는 애액으로 인해 번지거나 확인이 불가능할정도로 흐리게변해있었다. 대충 페이지를 한 장한장 넘기던 나는 그냥 이책을 버리려고했다. 하지만 그 순간.

“...응?”

애액으로 인해 축축히 젖은 페이지에 떠오르는 글자들. 마법이 아닌 뭔가 특별한 방법으로 글자를 숨기고 있는 페이지였다. 애액으로 인해 페이지가 축축히 젖어버리자 새롭게 떠오르는 글씨들. 이런 특이한 상황에 호기심을 가진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새롭게 떠오르는 문구들을 읽어나가기 시작한다.

“꿈의.. 약?”

아마도 약에관한 설명과 그 약에 대한 제조법이 적혀있는 페이지였다. 약의 이름이 꿈의 약이라는 사실에 콧방귀를 뀌고 책을 덮으려는 나였지만 이어지는 약에 대한 설명은 내 행동을 붙잡기 충분했다.

-모든 남자들의 꿈을 현실로. 사상 최강의 최음제. 무색, 무취, 무미의 극한. 타액과 접촉시 액상으로 변해 상대가 대처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의 흡수율을 자랑. 해독은 불가능. 유일한 해독법은 이성과의 성관계뿐. 고상한 성녀님을 순식간에 발랑까진 창녀로 변하게 하는 믿을 수 없는 약효!

“....”

꿈의 약. 그것의 정체는 다름아닌 최음제였다. 그것도 어마어마한 효과를 자랑하는 약. 하지만 이러한 약을 만드는데 제한이 분명 많을 것이다.

“그래봤자 뭐... 드래곤의 피나 실프의 머리카락을 가져오라는 허망한 제조법이겠...지?”

하지만 제조법을 본 나는 더 크게 눈을 휘둥그레뜬다. 꿈의 약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환상적인 재료가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모두가 다 흔한 재료들. 심지어 베히모스 연구실에 모두 존재하는 재료들이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나는 어이없는 현실에 허망한 웃음을 흘린다.

“하하하... 이거 참...”

피식 웃은 나는 그 책을 덮어서 조심스럽게 품안에 갈무리해 넣는다. 운명의 장난일까. 아니면 필연일까. 망할 키르비르에게 복수할 방법이 생겨버린 것이다. 그녀가 나에게 해준 그대로 갚아주는 아주 통쾌한 복수방법으로.

“그 망할 년도 이거 앞에서는 쓰러지겠지.”

성녀조차도 창녀로 변하게 한다는 약효. 과언이 약간 섞여있음이 분명했지만 그만큼 약효가 강렬하다는 뜻일 것이다. 비록 키르비르가 최강의 마법사라고해도 그녀또한 인간. 자신의 몸을 뒤흔드는 인간의 3대 욕구중의 하나인 성욕을 그녀가 이길 수 있으리가 없었다.

“웃차...!”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새근거리는 숨소리와 함께 깊은 잠에 빠져있는 리엔을 품에 부드럽게 안아든다. 그러자 나체가 된 리엔은 따듯한 내 몸이 좋은 지 몸을 웅크리며 내 품안에 비집고 들어온다. 그런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던 나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그녀의 모습에 피식 미소지으며 숙소를 향해 발걸음을 옮겨가기 시작했다.

------------------------------------------

그날 저녁.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저녁상을 준비하기 위한 재료를 가질러 창고를 방문했다. 다른 곳과 다르게 아직 두껍고 튼튼한 나무문을 천천히 당겨 열자 그안에서 차가운 한기가 쏟아져 나와 내 몸을 감싼다.

“저녁은 대충... 고기나 구울까..”

창고안에서 가득 느껴지는 한기의 정체는 다름아닌 키르비르 특제 냉각 마법석. 이것도 그녀가 해놓은 몇 안되는 착한 일 중에 하나이다. 덕분에 이곳은 언제나 차가운 한기를 머금을 수 있었고 비공정이 올때마다 갈취해온 식료품들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나저나... 이걸 어떻게 먹이지.”

고기를 굽기 위한 재료를 찾아 창고를 뒤적이던 나는 주머니에서 조그마한 약병을 꺼낸다. 그러한 약병안에는 대 여섯알정도의 푸른 알약들이 짤랑거리고 있었다. 이 알약의 정체는 바로 우연히 발견한 책장 페이지에 숨겨진 꿈의 약이라는 최음제. 이 살짝 정신나간 약효를 자랑하는 이 약을 제조하는데 별로 어렵지는 않았다. 내가 평소에 먹고다니던 안정제보다도 더 쉽다고 할 수 있었다.

“흐음...”

타액에 닿는 즉시 흡수된다는 어마어마한 흡수력. 하지만 이 알약을 키르비르의 입안에 넣어야지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고기나 셀러드에 섞어서 키르비르에게 줘봤자 눈치빠른 키르비르는 금방 찾아낼 것이 분명했다.

“...아!”

그때 내 머릿속에 퍼뜩 떠오르는 사실에 나는 창고 한쪽을 뒤져본다. 우연히 비공정 식료창고에서 발견한 특이한 물건. 그것은 바로 액상의 설탕 원액이었다. 일단 비공정에서 발견한 식료품들은 모두 가져다 이 창고에 박아넣어둔 덕분에 그 액상 설탕 원액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거군.”

끈적끈적한 점성이 강한 액체로 들어있는 설탕. 대충 표지에 붙어있는 설명서를 보면 공기와 접촉시 딱딱히 경화된다는 설명이 들어있었다. 아마도 사탕이나 그런 것과 비슷한 것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재료같았다.

“이거면 충분하겠군.”

키르비르는 아직 어린아이라서 그런지 유난히 단것을 좋아했다. 특히 사탕이나 케잌같은 것. 베히모스에서 구할 수 없는 음식들이기 때문에 더더욱 좋아하는 것 같았다. 회심의 미소를 지은 나는 그 사탕 원액이 들어있는 유리병의 뚜껑을 열고 약통에서 최음제를 한 알꺼내 유리병안에 넣는다. 그리고 한쪽에 마련된 나무 막대기로 대충 설탕 원액을 휘저어 알약을 천천히 꺼낸다.

까드득..

그러자 나무 막대기 끝에 알약과 함께 방울진 설탕 원액을 원형의 형태로 딱딱히 굳어져나간다. 손끝으로 툭툭 건들여 딱딱히 굳었다는 것을 확인한 나는 가볍게 최음제가 든 설탕 사탕을 떼어낸다.

“좋아!”

다행히도 사탕이 딱딱히 굳으면서 내부가 불투명하게 변한다. 덕분에 그 안에 들어있는 최음제 또한 제대로 보이지 않게되었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나는 최음제가 들어있는 사탕을 대충 한쪽에 굴러다니는 새하얀 종이로 감싸 간단하게 포장을 해 내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그럼... 저녁은 스테이크다.”

드디어 제대로 키르비르에게 복수할 방법을 모두 준비한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와 함께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창고 한쪽 나무 바구니에 담겨진 고기를 뒤적인다. 내가 고기에 대한 지식이 없었기에 얼마나 좋은 고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두툼하고 큼직한 것이 내 마음에 쏙 드는 고기였다. 나는 그런 고기가 잔뜩 딤간 나무 바구니를 옆구리에 낀채로 주머니에 들어있는 키르비르를 위한 사탕을 매만지며 주방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겨갔다.

-----------------------------------

리엔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비몽사몽한 채로 그저 침대에 누워 이불을 꽉 끌어안고 잠에 빠져있었다. 너무나도 평온하게 자는 그녀를 깨울 수 없었던 나는 그녀의 몫의 스테이크를 따로 준비해 놓은 뒤 식당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죄.. 죄송합니다 키르비르님!!”

내가 식당안에 들어서자 나를 반겨준 것은 짧막한 소동. 뾰로뚱한 얼굴로 식탄 한쪽에 팔에 턱을 괴고 앉아있는 키르비르. 그리고 그녀가 애용하는 그녀의 키만한 기다란 마법지팡이가 식탁에 기대어져 있었고 그 마법지팡이 끝에는 온몸이 튼튼한 밧줄로 돌돌 묶인 플루토가 바동바동거리며 키르비르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었다.

“그 고양이 녀석 좀 용서해주지?”

음식이 잔뜩 들려진 쟁반을 들고있던 나는 뒷다리만 바동거리며 어떻게든 자신을 꽁꽁 감싸고 있는 밧줄로부터 벗어나려는 플루토를 흘끗 바라보며 키르비르에게 묻는다.

“너.. 너따위에게 동정따윈 받고싶지는 않아!!”

그러자 키르비르가 아닌 플루토쪽에서 눈을 부라리며 나에게 소리친다. 몸은 내 팔뚝만도 안되게 쪼끄만 녀석이 자존심하나는 더럽게 강했다.

“그럼 평생 매달려있어.”

플루토가 바락 소리지르자 시끄러운지 살짝 인상을 찡그리던 키르비르는 퉁명스로운 목소리로 내 대신 플루토에게 한마디를 던진다.

“키.. 키르비르니임..”

그러자 울상이 된채로 애처롭게 키르비르를 바라보는 플루토였지만 키르비르는 그저 콧방귀를 뀌며 그녀를 외면할 뿐이었다. 그러자 그런 그둘을 돌아본 나는 어이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조용히 식탁 위에 내가 가져온 음식들을 차려나간다.

이제 막 구워낸 스테이크와 간단한 셀러드. 뭐 말로 표현하면 상당히 화려해보이는 음식들이었지만 요리실력이 출중하지 않았던 내 손을 거친 스테이크는 그저 센불에 뻑뻑히 구워낸 고깃덩어리 위에 물에 살짝 희석시켜 간단하게 간을 한 캐첩소스를 뿌린 것이었다. 셀러드또한 일단 먹을 수 있는 야채들을 한곳에 모아 한입크기로 찢어낸 뒤 창고안에서 굴러다니는 셀러드용 드래싱이라는 것을 얹어놓은 것 뿐.

“.....”

키르비르또한 음식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않는지 여전히 뾰로뚱한 얼굴로 포크를 손에 빙글빙글 돌리며 못마땅한 눈으로 음식들을 바라볼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가 나에게 불평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다.

왜냐면... 키르비르는 지나칠정도로 손재주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만든 음식은 생화학병기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었다. 도데체 무슨 재료를 사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세계에 존재하면 안되는 물질로 탈바꿈된 그녀의 작품들. 그녀 스스로도 먹을 수 없을 정도의 끔찍한 자신의 요리에 그녀는 아무런 불평없이 그나마 음식이라는 모양세를 갖추고 있는 내 요리들을 받아 먹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녀의 충실한 부하인 플루토는 어떨까. 여러모로 꼼꼼하고 확실한 성격의 플루토는 요리를 잘했다. 그렇다. 이 꼬마 고양이 자식은 요리조차도 잘 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녀의 실력이 닿는 것은 오직 생선요리뿐. 고양이 답게 생선요리에서는 특출난 실력을자랑했지만 그 외 다른 것들은 키르비르랑 별반 다를바가 없었다. 이곳은 산속 깊숙한 곳에 마련된 유적지. 이런 곳에서 생선을 구할 수 있으리가 없었다. 결국 그녀조차도 내가 만든 요리에 의지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하아... 이 녀석이 불쌍하지도 않냐.”

식탁위에 내 작품들을 늘여놓은 나는 쟁반을 한쪽에 치워놓으며 플루토가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키르비르의 마법지팡이로 다가가 플루토의 꽁꽁 묶고있는 끈을 풀어낸다.

“야!! 뭐하는 거얏!!”

그러자 요란하게 울려퍼지는 키르비르의 불호령. 자신의 말을 듣지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나를 찢어 죽이겠다는 눈으로 노려보는 키르비르를 마주바라보며 나는 주머니에 넣어두고 있던 그 사탕을 꺼내 그녀에게 휙 던져준다.

“...어?”

갑작스레 내가 던진 사탕을 받아내는 키르비르. 자신의 손에 쥐어진 사탕을 발견한 키르비르의 눈이 반짝인다.

“창고에서 발견한거다. 마지막 남은 한알이니까 아껴먹..”

“합!”

내 말이 끝나기도전 단숨에 사탕을 감싸고 있는 종이를 벗겨낸뒤 입안에 쏙 넣는 키르비르. 그녀는 입안 가득히 채워나가는 달콤한 맛에 기분이 좋은지 생글생글 웃음을 짓고있었다. 이미 그녀에게는 마법지팡이에 매어진 플루토를 풀어내는 내 행동따윈 관심이 없어보였다.

“자. 됐다.”

플루토를 묶고 있는 줄을 풀어내자 플루토는 어렵지 않게 허공에서 몸을 바로잡으며 사뿐히 땅에 착지한다. 그리고는 가볍게 몸을 털어 짓눌려있던 자신의 털들을 살려낸 플루토는 나를 조용히 올려다보며 자그마한 목소리로 말한다.

“고... 고마워.”

“흥. 동정따윈 받지 않는다면서?”

솔직하게 나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플루토의 감사의 말에 피식 웃은 나는 식탁 한쪽 의자를 당겨 그 자리에 앉는다. 그러자 플루토는 날렵하게 도약하여 식탁위에 올라탄다. 그리고 뭔가 어색한듯 자신의 앞발을 핥으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한다.

“도움 받은 것은 받은 것이니까. 그러니까.. 고마운 건... 고마운 거야.”

“흐음... 그래?”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대충 대답한 나는 식탁위에 올려진 스테이크를 작게 잘라내어 키르비르의 앞에 놓아준다. 하지만 키르비르는 아직도 달콤한 사탕의 맛에 빠졌는지 자신의 눈앞에 마련된 스테이크따윈 관심을 가지지 않은채 입안을 오물거리며 사탕의 맛을 만끽해나간다.

“자. 네 몫이야.”

그리고 키르비르에 이어서 플루토의 몫까지 스테이크를 짤라서 자리에 조용히 앉아있는 그녀의 앞에 갔다준다. 그러자 플루토는 흘끗 키르비르의 눈치를 살핀뒤 조심스럽게 자신의 눈앞에 놓여진 그녀의 몫의 스테이크를 야금야금 먹어가기 시작했다.

“키르비르. 밥 먹어라.”

아직도 사탕을 오물거리던 키르비르는 내 말에 뚱한 얼굴로 자신의 눈앞에 놓여진 일명 스테이크라는 고깃덩어리를 바라본다. 하지만 이내 작게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포크를 움직여 내가 한입크기로 잘게 썰어준 스테이크 한점을 찔러 자신의 입안으로 가져간다.

“맛있냐?”

“퍽퍽해.”

내 물음에 간략하게 대답한 키르비르는 여전히 맘에 들지 않는다는 눈치로 스테이크를 바라보지만 그나마 지금 여기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중 제대로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내가 만든 음식이었기에 그녀는 꿋꿋히 포크를 움직여 퍽퍽하다는 스테이크를 자신의 입안으로 가져간다.

========== 작품 후기 ==========

Solar Eclipse / 재미지다니 저야 말로 감사합니다. 간만에 써서 자신이 없었거든요..

변사체 / 주말엔 휴식시간!

Lizad / New?! 새로 나온 녀석은 없는데?!

후우... 오늘도 바쁘네요. 오늘은 졸업식.. 으흐흐흐흙..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