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편
<-- Main story. 신성기사단 -->
“크으읏..”
온몸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통증에 나지막한 신음이 나도모르게 내입에서 흘러나온다. 기분나쁜 꿈이 떠오르는 것이 다행히 나는 살아남은 것같았다.
“여기는..”
무거운 눈꺼풀을 간신이 올려세우며 주변을 둘러본다. 울창한 나무가 가득한 산속. 아마도 베히모스 외곽에 존재하는 숲이 분명했다.
“...응?”
주변을 둘러보던 나는 내 품안에서 느껴지는 온기를 뒤늦게 깨닫는다. 엄청난 충격에 잠시 잊고 있었던 키르비르.
“새근..”
그녀는 무슨일이 벌어진지 모르는 아기처럼 몸을 둥글게 만채로 내 옷자락을 붙잡고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작게들리는 안정적인 숨소리. 겉으로 외상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다행히 그녀는 큰 충격을 받지 않았던것 같았다.
“플루토!!”
그녀의 안전이 확인되자 다음으로 떠오른 것은 다름아는 플루토. 나는 의식을 잃기전. 녀석이 키르비르의 곁에서 내 품안을 비집고 들어왔다는 것을 기억해내고 황급히 내 품안을 확인해보지만 플루토의 모습은 보이지않았다.
“캬으으..”
하지만 다행히도 내 귓가로 조용한 울음소리가 흘러들어온다. 울음소리의 진원지는 다름아닌 내 어께 위. 추락의 충격으로 튕겨져나갔다가 간신히 내 어께를 붙잡고 매달려있었던 것 같았다. 녀석은 생각보다 비교적 큰 상처 없는 모습으로 자신의 머리를 문지르며 내곁에서 조용한 울음소리를 흘리고 있었다.
“괜찮냐?”
“으.. 으응. 머리가 좀 어지..”
내 물음에 머리를 매만지던 플루토는 나를 바라보며 대답한다. 하지만 그녀는 말을 끝마치지 못하고 말꼬리를 흐려버린다. 내 어께에 올라타 있는 덕분일까. 녀석을 돌아보니 녀석의 자그마한 얼굴이 코앞에서 보인다. 얼마나 가까웠으면 녀석의 휘둥그레진 눈동자가 선명히 보일 정도였다.
“캬앗!!”
녀석은 갑작스레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뒤로 팔짝 뛰어 내 어께에서 황급히 뛰어내린다.
“뭐.. 뭐야?”
플루토의 돌발행동에 나는 어이없어 하며 잔해투성이의 바닥에 사뿐히 착지한 녀석에게 묻는다. 그러자 플루토는 시선을 팩 돌린채 아무말없이 자신의 앞발을 핥으며 딴청을 부릴뿐이었다.
“후우... 그나마 다행이네. 아무도 다치지 않았어. 나쁘지 않군.”
지금 그녀의 반응보다 일단 모두가 다 큰 상처없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안도한다. 비록 란슈라는 노인네에게 당한 키르비르가 걱정이었지만... 지금은 그 비공정의 추락에서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감사하자.
“아. 타메르! 키르비르님은 어때?”
내 말을 들은 플루토는 퍼뜩 놀라며 나를 바라보며 키르비르의 안부를 묻는다. 그런 녀석의 물음에 나는 피식 미소지으며 내 품안에 안겨있는 키르비르의 머리카락을 보란듯이 쓰다듬어주며 대답한다.
“보다싶이. 큰 상처없어.”
“......”
내 대답에 플루토의 대답이 없다. 그 사실에 의아함을 느낀 나는 플루토를 돌아본다. 녀석은 몸을 바짝 세운채 자신의 털을 잔뜩 곤두세우고 있었다. 녀석이 상당힌 놀랄 때 취하는 모습. 전에 키르비르와 몸이 바뀌었을때 봤던 모습이었다.
“뭐야? 뭐가 문제..”
욱씬.
그런 녀석을 향해 다가가려는 순간. 내 오른팔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진다. 나는 예상외의 통증에 의아해하며 내 오른팔을 바라본다.
“...어?”
내 오른팔은 걸레가 되어있었다. 그러니까... 추락한 비공정의 잔해들중 커다란 나무잔해의 날카로운 부분이 내 오른팔을 관통한채 땅에 박혀 고정되어있던 것이었다. 좀만 옆으로 떨어졌다면 내 정수리부터 나를 꼬치로 만들정도의 거대한 나무잔해였다.
“크읏..!!”
그제서야 뒤늦게 엄청난 통증이 내 머릿속을 강타한다.
“비.. 빌어먹을..”
나지막하게 욕을 삼키며 나는 바들바들 떨리는 왼팔로 오른팔을 관통한 나무잔해를 들어올려본다.
“큿..!!”
하지만 어마어마한 무게 떄문일까. 한손으로만 들어올리는데 무리가 있었다. 거기다 괜히 잘못들어올렸다가는 이 잔해가 내 쪽으로 쓸어질 수도 있는 일이었다.
“젠장.. 후우.. 후우..”
다시금 욕을 내뱉은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하여 최대한 통증을 가라앉힌다. 그러자 플루토는 조심스럽게 나에게 다가와서 묻는다.
“괘.. 괜찮아?!”
“뒤로 물러서 있어.”
“아.. 으응..”
내 말에 플루토는 나를 걱정하는 눈치로 나를 바라보다 이내 내 말에 따라 조용히 뒷걸음질 쳐 나와 거리를 벌린다. 그런 녀석을 바라보며 걱정말라는 듯이 싱긋 웃어주며 왼팔로 내 품에 안긴 키르비르를 감싸안는다.
“후읍..!!”
다시한번 크게 심호흡을 한 나는 오른손의 주먹을 움켜쥔다. 잔해를 치울 수 없으면.. 내팔을 빼내면 그만이었다. 평범한 인간은 시도할 생각도 안할 일이었지만 광혈의 저주가 걸린 나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실제로 절단된 팔이라도 가까이 붙여놓으면 재생이 가능할 정도의 생명력을 가진게 바로 나였다.
“크아아아앗!!”
콰지직!!
나는 거의 비명과도 같은 괴성을 힘껏 내지르며 가득 움켜쥔 오른팔을 힘껏 휘두른다. 그러자 내 팔을 관통하고 있던 날카로운 나무잔해가 부러지며 그 위에 지지되어있던 커다란 잔해가 가볍게 흔들린다.
“크읏..!!”
억지로 팔을 빼내자 엄청난 통증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런것에 신경쓸 틈은 없었다. 나는 황급히 몸을 일으켜 키르비르를 품에 안은채로 잔해가 무너지는 위험범위 밖으로 신속하게 달려나간다.
콰아아앙!!
얼마가지않아 작게 흔들거리던 거대한 잔해는 천천히 기울어지며 숲안에 요란한 굉음을 울려퍼트린다. 잔해가 무너지고 주변을 뒤덮는 흙먼지 속에서 나와 플루토는 가볍게 콜록이며 천천히 걸어나온다.
“젠장...”
나는 내 오른팔을 바라본다. 다행히 나무잔해로부터 팔을 빼낼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나무잔해들이 팔에 박힌 것이었다. 그러나 광혈의 저주는 엄청난 회복력으로 잔해가 팔에 박힌채로 팔을 회복시켜버린다.
욱씬..
“큿..!”
덕분에 팔을 움직일때마다 내부에 박혀있는 나무 파편들에 의해 신경이 자극되며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진다.
“젠장.. 이래서는 당분간은 오른팔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겠군.”
시간은 고작 3일. 이런 촉박한 시점에서 오른팔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큰 페널티였다. 하지만 그런 현실에 불평할 시간조차 없었다. 이를 악물어 어떻게든 고통을 참아낸 나는 오른팔을 축 늘어뜨린채 인상을 찡그린다.
“타메르.. 괜찮은거야?”
“아니. 좋지 않아.”
플루토는 어쩔줄 몰라하며 괴로워하는 나를 올려다본다. 하지만 이내 자신이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고개를 푹 숙일뿐이었다. 괜시리 나를 걱정해주는 녀석의 행동에 피식 웃을뿐이었다. 누가 나를 걱정해준다라.. 그다지 나쁜 느낌은 아니었다.
“아프다고 여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가자 플루토. 일단은 숨을 곳부터 찾아보..”
“....?!”
통증을 참으며 다시금 힘을 내고 움직이려고 할때. 잔해가 무너지느라 자욱하게 피어올랐던 흙먼지들이 가라앉으며 숲속의 광경이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하지만 예상외의 상황에 우리는 멍한 얼굴로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진 상황을 바라볼뿐이었다.
“이.. 인간?!”
“키잇!!”
네 다섯 마리의 고블린들. 그들은 조잡한 가죽옷과 나무를 대충 부러뜨려 만든 듯한 어설픈 나뭉몽둥이를 든채로 우리를 경계하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고블린이란 언제 어디서든 볼 수있는 나약한 최하급 몬스터였으니까. 하지만 정작 문제는...
“사.. 살려주세요!!”
그런 고블린 사이로 그들에게 포위된채 나무에 꽁꽁 묶여있는 한 여성의 존재였다. 그녀는 나와 색이 비슷한 짙은 붉은 머리카락을 길게 기르고 있었고 여행자라는 말에 걸맞은 가죽옷에 기름먹인 나무뭉치로 급소를 보호하는 아주 기본적인 가죽갑옷을 입고있었다.
“뭐냐... 넌?”
고블린은 나약했다. 건장한 일반 성인이 맨손으로 한 마리를 상대할 정도로. 실제로 제대로 훈련받은 기사는 혼자서도 대 여섯 마리의 고블린을 상대가능할 정도였다. 지금 눈 앞에 보이는 붉은 장발의 여성또한 입고 있는 옷을보니 철없는 풋내기는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런 소수의 고블린에게 붙잡히다니..
“당하는 것이 취미인가? 훼방놔서 미안하군. 우린 이만.”
나는 아주 간단하게 결론을 내린다. 나약한 몬스터에게 당하는 것을 즐기는 변태적 취미가있는 사람이라고. 괜히 이상한 일에 휘말리기 싫었던 나는 우리를 경계하는 고블린들에게 대충 손인사를 남기며 옆으로 돌아서 가려고 한다.
“사.. 살려줘요오!!!”
하지만 그런 내 행동에 고블린들에게 붙잡힌 여성은 애걸한 목소리로 소리를 지른다. 그러자 초조하게 발을 동동구르고 있던 고블린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 이내 한 마리가 나에게 달려든다. 아마도 나를 저 여성의 동료라고 생각한 모양. 선제공격을 취하려는 행동이었다.
빠악!!
“키잇!!”
나는 아무말없이 왼팔을 들어 나를 향해 휘두르는 고블린의 뭉둥이를 허공에서 붙잡는다. 그리고 가볍게 손에 힘을 주자...
콰드득!!
특별한 처리가 되지않은 단순한 나무로 만들어진 녀석의 몽둥이는 너무나도 허무하게 바스라져버린다.
“키.. 키잇..!!”
그러자 잔뜩 당황한 고블린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거의 바닥을 구르다싶이 허둥거리며 나와 거리를 벌린다. 그런 녀석들을 어이없다는 눈으로 한번 돌아본 나는 약간의 살기를 담아서 그들에게 명령한다.
“그냥 가라. 귀찮으니까.”
나는 보란듯이 그들의 눈앞에 내가 순수한 악력으로만 박살낸 나무조각들을 던져준다. 그러자 수군거리던 고블린들은 주춤주춤 뒷걸음질치다 이내 숲풀속으로 불이나케 도망가버린다.
“흐아아...”
모든 고블린이 도망가자 붉은 적발의 여성은 늘어지는 듯한 긴 한숨을 내쉬며 꼬개를 푹 숙인다. 그런 그녀를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보던 나는 내 곁에서 멀뚱멀뚱 나와 여성은 번갈아 돌아보는 플루토를 데리고 그 자리를 떠나려한다. 하지만..
“이.. 이것좀 풀어주고 가주세요...”
녀석은 마지막까지 귀찮게 자신의 몸을 단단히 옭아매고 있는 밧줄을 눈짓으로 가리키며 나름대로 애교랍시고 콧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부탁한다. 나는 어이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몸을 옭아매고 있는 밧줄을 한손으로 움켜쥐고 거칠게 잡아 뜯어버린다.
“후우... 정말 감사합니다.”
붉은 장발의 여성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밧줄에 꽉 조여져 붉게 달아오른 자신의 손목을 매만지며 나에게 지나칠 정도로 허리까지 굽혀가며 감사를 전한다.
“도데체 너는 이런 고블린들에게 어떻게 당한거냐?”
한심하다는 듯한 한숨과 함께 나는 그녀를 질책하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묻는다. 그러자 붉은 머리의 여성은 내 말투에 고개를 숙이고 쭈뼛거리는 목소리로 조용히 대답한다.
“그.. 그게.. 무기를 놔두고 와서요.”
“하아... 정말..
이건 또 무슨 한심한 소리인가. 명색의 위험한 지역을 개척해나간다는 모험가라는 사람이 무기를 놔두고 다니다니. 실제로 그녀가 허리에 차고다니는 검집은 텅 비어있었다. 나는 이 구제불능의 여성의 한심함에 어이없어하며 그녀를 노려본다.
“...음?”
하지만 그 때. 나는 여성이 가진 이상함을 뒤늦게 깨달을 수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 확연히 보이는 붉은 눈동자. 마치 눈이 잔뜩 충혈된듯 붉은 빛을 한가득 머금고 있었다.
“너.. 눈이..”
“아.. 걱정하지마세요. 광혈의 저주같은 건 아니에요. 그냥... 선천적으로 붉은 것 뿐이에요.”
그녀는 이런 경우가 한두번은 아닌듯 자연스럽게 미소지으며 가벼운 손사레를 친다.
“...그런가..”
뭐.. 선천적으로 붉은 경우도 존재했다. 예를 들어 몸이 너무 혈기왕성해서 평균인 이상으로 많은 체내 혈류량을 가질 경우 피부가 붉게 달아올라보이거나 눈동자가 붉게 보이는 경우가 있었다.
“평소에 오해를 많이 받고다니냐?”
“네. 사람들이 경계를 심하게 하더라구요...”
그녀는 멋쩍게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한다. 눈이 붉게 보이는 경우는 선천적인 경우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현상을 광혈의 저주를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광혈의 저주를 받았을 경우. 자신의 힘을 제어하지 못했을때 신진대사가 극도로 활발해지며 눈이 붉게 충혈된다. 그러므로 이 여성처럼 선천적으로 눈이 붉다면 도시를 지키는 경비병들이 그런 그녀를 그냥 보내줄 리가 만무했다.
“후우.. 그럼 내가 좀 도와줄까.”
선천적으로 붉게 충혈된 눈을 고치는 것은 어렵지않았다. 단순히 체내에 잔뜩 맴돌고있는 피를 살짝만 뽑아주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붉게 충혈된 눈동자가 많이 가라앉을 것은 분명했다.
“진짜요? 그럴 수 있어요?!”
“그럼.. 잠깐 실례.”
나는 그녀의 대답을 허락의 의미로 받아드리며 조용히 그녀의 심장이 있는 왼쪽 가슴위에 손을 올려둔다. 그러자 말랑한 그녀의 가슴의 촉감이 한손가득히 느껴진다.
“웃..!”
찌릿..
“....”
예고없는 내 행동에 붉은 머리의 여성은 작은 신음을 흘린다. 그 순간 내 옆에 올라타있는 플루토의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지지만 그런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내 왼손에 감각을 집중해나간다.
두근..!
“우으으..”
그녀의 심장박동이 느껴짐과 동시에 내 팔에 한가득 붉은 문양이 그려진다. 광혈의 저주는 과거 네이에게 수혈해준것과 비슷하게 신체적 접촉으로 타인의 피를 흡혈해낼 수 있었다. 물론 그 피가 내 몸안에 흘러들어와 흡수될 수는 없었지만 타인에게 뽑아낸 피는 광혈의 저주에 의해 내 의지에 따라 움직이기 떄문에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해낼 수 있었다.
“이정도면.. 됬겠지.”
나를 믿는 듯 용케도 저항하지 않고 눈을 질끈감은채 흡혈이라는 기묘한 감각을 참아내는 여성을 바라보며 나는 어느정도 충분하다고 생각되는 순간 그녀의 가슴으로부터 손을 뗴어낸다. 그러자 여성으로부터 흡혈한 피로인해 진득한 핏빛을 잔득 머금은 내 팔이 섬뜩하게 번들거린다.
두근..!
“...음?”
내 팔에 한가득 머물러진 쓸모없는 여성의 피를 허공에 흩뿌리려는 순간. 내 팔에서부터 가벼운 박동이 느껴진다.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당연하다는 듯이 내 팔에 머물러있는 그녀의 피는 조용히 내 몸에 스며들어온다.
“뭐.. 뭐야?!”
일반적인 경우 다른 사람의 피가 내 몸에 흡수되어 섞여나갈 수 없었다. 광혈의 저주에 걸린 내 피는 변형이 빨라 다른 사람의 몸에 빠른속도로 적응해나가지만 외부에서 흘러들어온 피가 내 몸에 맞춰서 변형될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이 여성의 몸에서 흡혈한 피는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내 몸안에 스며들어와 내 피와 섞여들어간다.
“이건...”
나는 멍 하니 내 팔을 바라본다. 어느세 내 팔에 머물던 여성의 피는 전부 내몸안에 흡수되어 원래의 색을 되찾아 있었다.
“대체 이건 뭐지..”
기록에도 없었던 일. 나는 살짝 당황하며 내 팔을 이리저리 돌려서 상태를 확인해본다. 다행히도 몸안에 이렇다할 이상은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 거부반응없이 완벽히 내몸에 섞여들어간 것이다.
“하아..”
그때 붉은 머리의 여성은 피곤한 듯한 긴 한숨과 함께 천천히 눈을 떠간다. 그런 그녀의 눈은 과거의 붉은 핏빛이 사라지고 순수함으로 빛나는 잔잔한 갈색빛을 머금고 있었다. 그때..
섬뜩..
한줄기의 날카로운 감각이 내 등골을 훑고 지나간다.
“이.. 변태자식아!!!”
“....!!”
이어져서 날카로운 살기가 나를 향해 매섭게 쏘아진다. 순간적으로 신변의 위협을 느낀 나는 품안의 키르비르를 꽉 끌어안고 옆으로 몸을 던진다.
========== 작품 후기 ==========
광휘빛천사 / 에이.. 뭘 모르시네~ 한번 봐보세요. 주인공이 시원스레 털리는 것을!
실버링나이트 / ...어떻게 될까요?
Lizad / 로딩이.. 그렇게 기나요?
abcbbq / 헐... 설마 네임드인가?! 누구지? 누굴까?! 으음.. 설마 켈레브라님이라면 머리가 대략 멍해질듯 한데..
유이버 / 아이고.. 읽어주셔서 언제가 감사할뿐이죠~
후우.. 어제 밤 제사로 밤늦게까지 못자서 피곤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