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편
<-- Main Story. 공습 -->
나는 벽에 몸을 기대 기척을 죽인다. 그리고 살짝 고개를 옆으로 틀어 주변 동태를 살펴본다.
“젠장.. 오라질나게도 많군.”
다음 표적인 병사무리들을 어렵지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상당한 다수로 구성된 무리들은 아예 진지를 차려놓고 사방을 경계하고 있었다. 저렇게 튼튼한 경비를 정면으로 뚫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었다.
“후우...”
꽤나 아프겠지. 저 망할 쇳조각들이 내 몸을 헤집을테니까. 살짝 치솟은 짜증에 머리를 벅벅긁은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한다.
-기다려라 타메르.
하지만 그때. 로터스의 사념이 내 행동을 제지한다.
“뭐냐?”
나는 움직이려던 몸을 멈추고 다시 벽뒤에 몸을 숨기며 로터스의 사념에 대답한다.
-너의 상대는 그들이 아니다.
“그러면?”
-한 무리가 그들로부터 동떨어져서 지하로 침입중이다. 아마도 목표는 나겠지.
“그래서. 위기감을 느끼는건가?”
-뭐.. 그다지. 내가 직접나서면 저런 녀석들은 한순간에 쓸어버리지. 근데 문제가 좀 생겼다.
로터스는 곤란한 목소리로 사념을 보낸다. 나는 본론을 말하지않고 계속 이야기를 빙글빙글 돌리는 로터스의 태도에 노골적인 한숨으로 불만을 표출한다.
-요번 싸움에서 텐타클 손실이 너무 커서말이야... 내쪽으로 오는 조그만 무리에는 여자가 무려 4명이나있다. 꼭 붙잡고 싶은데 말이야..
“결론은 그거군.”
텐타클은 격렬히 저항하는 적을 포획하는데 적합하지 않는다. 실제로 이때까지 침입한 적들의 대부분은 내가 혼란시키거나 괴멸시킨뒤 도망치는 녀석들을 텐타클들이 포획해오는 일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알았어. 내가 가지.”
나또한 로터스의 지시를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저렇게 진지를 세우고있는 병사들에게 달려들어봤자 여러모로 상당히 피곤해진다. 그에 비해 소수로 이뤄진 무리를 상대하는 건. 저 망할 놈들을 상대하는 것보다 훨씬 편하겠지. 그렇게 생각한 나는 거대한 내 붉은 대검을 질질 끌며 로터스가 말한 지역을 향해 걸음을 옮겨나간다.
-------------------------------
“어디보자...”
일단 적의 전력을 확인하기 위해 로터스가 말한 지역에 도착한 나는 조용히 숨어서 표적들을 찾아본다.
“키이이잇!!”
애처로운 비명과 함께 나가 떨어지는 텐타클들. 상대가 여성이라 얕보는 텐타클들은 아무리 튕겨나가도 불굴의 기세로 다시금 적들에게 달려든다.
“와. 이놈들 꽤나 질기네요.”
여리고 애교많아 보이는 외모와 다르게 최전방에 서있는 금발머리카락의 여성. 귀여운 외모와는 다르게 그녀는 묵직하고 커다란 돌격소총을 움켜쥐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만만하게 본 텐타클들은 겁 없이 앞에 서 있는 그녀에게 달려들지만..
“에이. 좀 포기좀 하시죠.”
싱글싱글 웃는 그녀는 소총의 방아쇠를 당기지조차도 않고 개머리판이나 착검된 검으로 자신에게 달려든 텐타클들을 하나하나 침착하게 후려쳐버린다.
“조심해. 올리비아. 총은 후려치라고 있는 무기가 아니야.”
그런 그녀의 곁에서 품에 피에 젖지않도록 코팅된 서류철을 들고있는 깔끔한 갈색 단발머리카락의 여성. 그런 그녀의 지적에 올리비아는 작게 볼을 부풀린다
“로잔나 언니도 총을 안쓰는건 마찬가지잖아요.”
그런 그녀의 불평에 답변하듯 로잔나라 불린 여성은 가볍게 어께를 으쓱거린다. 단지 서류철만 들고있는 그녀를 향해 다른 텐타클이 기습을 노리지만.
빠각!!
로잔나를 덮치기 위해 텐타클이 뛰어드는 순간. 섬뜩한 소리와 함께 텐타클의 신영이 허공에서 정지된다. 그런 텐타클의 머리가 마치 쇠망치에 얻어맞은 듯 흉하게 구겨져있었다.
“난 총 대신 몸이 흉기니까.”
가히 섬광같은 일격.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내지른 발차기가 텐타클을 후려친 것이다. 예상외로 상당히 강한 능력을 보여주는 그들의 모습에 나는 마른침을 삼킨다.
“이거... 장난이 아니군.”
앞에 두 명만 봐도 범상치 않았다. 그런 그녀들과 동급. 혹은 그 이상의 존재가 아직 3명이나 더 있다는 것이다. 전방에서 싸우는 그녀들과 다르게 뒤에서는 지루한듯 연신 입을 쩍쩍 벌리며 하품을 하는 재수없는 남자. 그리고 척봐도 무거워보이는 상자를 등에 짊어지고 낑낑거리는 여성. 마지막으로 가장 뒤에서 어둠속에 몸을 숨겨 잘 보이지 않는 한 여성이 있었다.
“일단... 혼자 있는 녀석부터 처리해볼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무리와 떨어진채 멀리 자리잡고 있는 한 여성. 그녀 스스로 어둠속에 몸을 숨기고 있는 덕분에 몰래 기습한다면 다른 인간들이 미처 알아채기도전 조용히 그녀를 처리할 수 있을 것같았다. 다시금 표적들을 돌아보며 나는 숨소리조차 죽인채 어두운 비밀통로를 돌아 혼자 떨어져있는 여성을 목표로 천천히 거리를 좁혀간다.
---------------------
“....”
후방에 빠져있는 여성의 지근거리까지 접근했다. 그녀의 무기는 다른 여성들과 다르게 커다란 총. 아마 저격총이라고 하나? 활로따지면 롱보우 비슷한 거라고 한다. 하여튼 얇은 벽뒤에서 그녀의 모습을 노려보며 긴장감에 나는 마른 입술을 천천히 핥는다.
“기회는... 한번.”
후방에서 동료들을 보호하는 걸까. 그녀는 거대한 저격총이 무겁지도 않은지 어께에 견착한 자세로 일말의 미동 없이 눈동자만 굴려 동료들의 위치와 적의 위치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아 그녀또한 범상치 않은 능력을 가진 녀석이라고 직감할 수 있었다.
기회는 단 한번. 녀석이 무기를 회수하는 순간. 그 틈을 노려서 그녀를 습격하고 들키기 전에 재빠르게 이 자리를 이탈해야한다. 그녀의 뒷모습을 노려보며 나는 축축히 젖은 손으로 대검의 손잡이를 강하게 말아쥔다.
“어이! 이누시카! 이동한다!”
그때 타이밍 좋게 리더로 보이는 남자는 지금 내 앞에 있는 여성. 이누시카에게 명령을 내린다. 그제서야 이누시카는 들고있던 저격총을 회수하여 자신의 어께에 짊어지려한다.
“이때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 무기를 회수하는 가장 무방비한 시간. 기회를 포착한 나는 주저없이 그녀와 나 사이의 얇은 벽을 부수며 그녀를 향해 손을 뻗어 붙잡으려 한다. 하지만..
철컥.
“...?!”
그녀는 저격총을 회수하지 않았다. 어께에 짊어지려 저격총을 끌어당기는 반동으로 몸을 반바퀴 돌려 되려 나를 향해 저격총을 총구를 들이미는 이누시카.
“큿..!!”
엄청난 반응속도였다. 벽이 무너지는 소음과 동시에 몸을 돌린 이누시카의 거대한 저격총의 총구는 정확히 내 심장을 노리고 있었다. 조금만 더 손을 뻗으면 녀석의 목을 붙잡을 수 있겠지만 그 전에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이누시카의 행동이 더 빠를 것이다 판단한 나는 주저없이 몸을 옆으로 던진다.
콰앙!!
동시에 방아쇠가 당겨지며 내 주먹만한 은빛 쇳덩어리가 발사된다. 단숨에 내가 나왔던 벽을 부술뿐만 아니라 그 뒤의 벽도 관통시켜 무너뜨리는 어마어마한 파괴력. 그런 파괴력에 신음을 삼킨 나는 자세를 바로잡고 이누시카를 노려본다.
“이 자식..!!”
하지만 그런 파괴력을 가진만큼 재장전시간을 느렸다. 자신의 저격총의 노리쇠를 뒤로 당기는 이누시카를 확인한 나는 대검의 검면으로 그녀를 후려치려한다.
카앙!!
“이 무슨..!?”
그러나 이누시카는 침착하게 저격총의 재장전을 포기하고 자신의 무기를 내가 대검을 휘두른 궤도방향으로 집어던진다. 말 그대로 자신의 저격총을 버려버린 이누시카. 그녀가 던진 중저격총에 부딪힌 내 검은 예상외로 묵직한 저격총의 무게에 허공에 정지될 수 밖에 없었다.
철컥!
내 공격을 멈춰세운 이누시카는 신속하게 허리춤에서 작은 권총을 꺼내 내 머리를 겨눈다.
“큿!!”
타앙!
날카로운 총성과 함께 거의 반사적으로 머리를 옆으로 젖힌다. 그러자 섬뜩한 바람소리에 등골이 섬뜩해짐을 느끼며 나는 이누시카의 복부를 발로 걷어찬다.
빠악!
황급히 팔을 들어 내 발차기를 막아낸 이누시카. 하지만 그 충격이 적지 않았는지 그녀의 신형이 뒤로 튕겨져나간다. 하지만 고양이처럼 날렵하게 바닥을 두어번 구른 이누시카는 아무런 충격없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노려본다.
“뭐냐. 이누시카.”
하지만 데미지가 전혀 없었지는 않았는지 그런 그녀의 입에서 한줄기 선혈이 흘러나온다. 그런 이누시카를 내려보던 켈레브라는 내가 있는 방향을 향해 시선을 돌리며 입을 연다.
“젠장..”
그와 동시에 그 주변에있던 다른 동료들까지 나를 포착해버린다. 이로써 기습적으로 하나하나 조용히 처치하려는 계획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헤에... 우리 부대소속이 아닌 인간이네요. 트레져헌터?”
금색의 단발머리카락의 올리비아라는 여성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았는지 촐랑거리며 자동소총을 나에게 겨눈채 켈레브라와 이누시카를 보호하듯 그들 앞에 서서 나를 바라본다.
“그런 도둑놈이 베히모스행 비공정을 탄 기록은 어느 왕국에도 없었습니다.”
그런 올리비아의 곁에 서서 가볍게 발목을 풀며 나를 날카롭게 쏘아보는 로잔나. 전부다 비범한 능력을 가진 녀석들이었다.
“하여금. 일단 적인건 확실하겠군.”
그녀들의 보호를 받는 켈레브라는 느긋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짐짓 거만한 말투로 자신의 주변을 둘러쌓고 있는 4명의 여성들에게 지시를 내린다.
“처리해. 빠르고 확실하게.”
“결국엔 처리인가요?”
켈레브라의 명령에 별 이의없이 귀여운 얼굴을 하고있으면서도 자신의 자동소총을 꺼내는 올리비아.
“켈레브라님의 지시라면.”
서류를 들고 있던 로잔나또한 자신의 서류뭉치를 보관할 파일에 넣어 허리띠에 매달려있는 고정클림에 고정시킨 뒤 허리 뒤 쪽에 매달려있는 돌격소총을 매만진다.
“아.. 알겠습니다!”
뒤에서 우물쭈물 서 있던 막내로 보이는 소녀는 이때까지 대화에 참가하지 못하자 지시가 떨어지자마자 자신의 존재를 어필하려는 듯이 우렁차게 대답하며 어께에 매고있던 상자를 바닥에 내려둔다. 그리고 꺼내든 것은 기다란 원통형쇠막대. 아마 유탄발사기라고 하나?
“에스멜라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저격총을 집어던졌던 이누시카라는 여성은 상자를 짊어지고 있던 에스멜라다라는 이름의 막내에게 손짓을 한다. 그러자 그런 제스쳐의 의미를 어렵지않게 이해한 에스멜라다는 허겁지겁 자신의 상자를 뒤져 처음 그녀가 들었던 저격총보다 크기가 작은 저격총을 그녀에게 던져준다.
철컥.
하지만 별 상관없다는 듯 저격총에 매어진 가죽끈을 두어번 자신의 팔에 감아 저격총을 단단히 고정시킨 이누시카는 나를 향해 시커먼 총구를 겨눈다.
“....망했군.”
이대로면 결국 정면승부밖에 답이 없었다. 4:1. 최악의 경우 남자가 참전하면 5:1이 될 수 있는 상황. 거기다 하나하나 이누시카보다 강하거나 거의 비슷한 괴물들일 것이 분명했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하지만 정면승부 방법밖에 생각나지않았던 나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그들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겨간다.
========== 작품 후기 ==========
로나프 / 이제.. 켈레브라와 타메르가 붙는거죠. 뭐 주인공보정으로 누가 이길지 뻔하지만.
abcbbq / 엌ㅋㅋ 저도 디아는... 근데 요즘 블엔소가 그렇게 재미지네요! 그리고 이번 로하는 던파와 전혀다르게 나갈생각이라서..
아르마티스 / 일단.. 그렇게 따져본다면.. 리엔은 풍만한편. 네이는 노말. 키르비르는 껌딱지. 이리엘은 전무... 읭?
Lizad / 헐. 그럼 조아라 측의 문제인가?!
mkkjmk / 넵 열심히 쓰겠습니다!
실버링 나이트 / ....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