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터스의 하인-118화 (118/298)

118편

<-- 달라진 일상 -->

“아... 음...”

얼떨결에 네이에 밀려 주방으로 구겨들어온 나는 가지런히 정리되어있는 요리도구들을 돌아본다. 요즘엔 리엔이 모든 요리를 담당하느라 내가 직접 요리도구를 만져본 적 없었기 때문에 가지런히 정리된 요리도구들이 낯설게 느껴진다.

“기다려! 키르비르님을 데려올테니까!”

주방한가운데에서 멀뚱멀뚱 서있는 나를 놔두고 네이는 재빨리 키르비르를 데리러 밖으로 뛰쳐나간다. 홀로남은 나는 간만에 쥐어보는 조리도구를 만지작거리며 네이가 돌아올때까지 긴장되고 불편한 시간을 참아간다.

“아우... 싫다니까...”

얼마가지않아 문밖으로 볼멘 키르비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리엔씨는 과로로 쓰러졌으니... 이제 믿을 것은 키르비르님밖에 없어요.”

“그..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끼이익..

주방의 문이 천천히 열린다. 그리고 네이에 의해 등을 떠밀리다싶이 들어온 키르비르는 주변을 둘러보다 이내 나와 눈이 마주친다.

“너... 너는 뭐야?!”

“아.. 음...”

“도와주러 온거에요. 딴것은 몰라도 타메르도 요리를 좀 하니까요!”

나를 발견한 키르비르는 같이 있는 것조차 싫다는 듯이 뒷걸음질 쳐서 주방에서 벗어나려한다. 하지만 네이는 막무가내로 그녀를 억지로 내쪽으로 밀어넘긴다.

“그럼 잘 부탁드릴꼐요!”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남긴 네이는 키르비르가 그녀를 미처 붙잡기도전 허겁지겁 주방문을 닫고 도망가버린다.

“....”

“....”

어색한 침묵. 키르비르를 마주 바라볼 수 없었던 나는 미안함에 조용히 시선을 돌릴뿐이었다. 그런 나를 무끄럼히 바라보던 키르비르는 아무말없이 성큼성큼 걸음을 옮겨 조리도구가 마련된 화로앞에 다가선다.

달그락 달그락.

그리고는 아무말없이 묵묵히 조리를 위한 도구와 재료를 챙기는 키르비르. 나는 그녀를 흘끗 돌아봐보지만 그녀는 내 도움따위 일절 필요없다는 자세로 혼자서 묵묵히 재료를 옮겨나간다.

“좀 도와줄..”

타악.

나는 고기가 들어있는 바구니를 끙끙거리며 옮기는 키르비르를 보다못해 그녀를 도와주려하지만 키르비르는 되려 자신에게 건내는 손을 어께로 툭 치며 밀어낼뿐이었다. 그렇게 간신히 화로로 되돌아온 키르비르는 커다란 후라이팬을 화로위에 얹는다.

“.....”

그리고 정지. 아마도 조리법을 다시 생각하는 것일까. 그녀는 묵묵히 화로앞에 서있었고 화로위에 얹어진 후라이팬은 점점 뜨겁게 달아올라가고 있었다. 잠시 가만히 있던 키르비르는 살짝 인상을 찡그리더니 뜨겁게 달아올라있는 후라이팬에 고기 한점을 올린다.

치이이익!

“우.. 우앗!”

요란한 소음과 함께 빠르게 타들어가는 고기 조각. 그와 동시에 깜짝놀란 키르비르는 황급히 후라이팬을 위아래로 흔들어버린다. 그러자 후라이팬에 달라붙어 타들어가던 고깃조각은 찌익거리는 소리와 함께 뜯겨저나가 바닥에 툭 떨어져버린다.

“....”

“....

초라하게 바닥에 툭 떨어진 타다만 고깃조각을 같이 내려다보며 우리는 한마디의 말없이 침묵을 지킨다.

“요리 할줄 안다면서.”

“....”

내 말이 들리지않는 다는 듯이 키르비르는 몸을 팩돌려 다시 화로위에 후라이팬을 얹은다. 그리고 뭔가를 고민하는 듯하다가 이번엔 또다시 고깃조각을 집게로 들어올려 처음과 달리 살살 후라이팬에 얹어본다.

치이이익!

“읏..!”

닿자마자 높은 고열로 타버리는 고깃조각. 깜짝놀란 키르비르는 황급히 고깃조각을 잡아당겨보지만.

찌직..

“으.. 으아앗?!”

순식간에 타버려 후라이팬에 눌러붙은 고깃조각은 손쉽게 떼어내지지 않고 후라이팬과 같이 끌어올려져 키르비르를 덮쳐온다.

퍼억!

“으아아..”

뜨겁게 달아오른 후라이팬이 키르비르를 덮치려는 순간. 그녀의 행동을 예의주시하던 나는 재빨리 그녀에게 달려들어 그녀를 덮치려는 후라이팬을 맨손으로 쳐낸다.

“조심.. 해야지..”

“아...”

하지만 고기조차 순식간에 익어버리는 후라이팬을 맨손으로 쳐낸 덕분일까. 손바닥 한가득히 진한 화상을 입어버렸다. 붉게 달아오른 내 손바닥을 바라보는 키르비르는 짧게 탄성을 내지른다. 하지만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나는 별것아니라는 듯이 내 양손을 부딪혀 가볍게 문지른다.

투둑.. 투두둑..

그러자 익어버린 내 살갗이 손바닥을 비비는 마찰로 뜯겨져내리며 광혈의 저주로 인한 괴물같은 회복력으로 순식간에 새살이 돋아난다. 순식간에 말끔하게 변한 내 손을 그녀에게 보여주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바닥에 떨어진 후라이팬을 들어 화로위에 다시 얹혀준다.

“고기를 굽기전에 기름칠을 해야지. 안그러면 후라이팬이 너무 뜨거워져서 고기가 탄단

말이야.”

나는 주방한쪽에 마련된 버터를 꺼내 능숙하게 후라이팬에 발라간다. 그런 내 행동을 바라보던 키르비르는 뚱한 표정으로 대답한다.

“알아. 하지만 나는 기름칠 없이 빨리 익힐 방법을 찾으려고했던것 뿐이야.”

절대로 한발도 물러서지않는 그녀의 고집 센 한마디를 들으며 나는 피식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고기한점을 올리려하지만..

“내가 할래.”

내 손에서 집게를 뺏은 키르비르는 자신이 고기를 집고 보란듯이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후라이팬에 얹혀둔다.

치이이이..

기름이 잘발라진 후라이팬 위에서 빠르게 익어가는 고깃조각을 노려보던 키르비르는 육즙이 베어나오기전 신속히 고깃조각을 뒤집어 육즙이 새어나오지 않게 양면을 신속하게 익혀버린다.

“어때?! 봤지? 나도 한 솜씨한다고!”

자그마한 일 하나가지고 어께를 피며 자랑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아무말없이 그저 작게 고개를 끄덕여줄뿐이었다. 그런 내 대답에 자신감을 얻은 듯 그녀는 집게를 한 손에 든채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집중력으로 천천히 구워가는 고깃조각을 바라본다.

“얍!”

그리고 어느순간. 날카로운 눈으로 대기하고 있던 키르비르는 신속히 고기를 뒤집는다. 고기가 맛깔나게 익어가는 거의 완벽한 타이밍. 그녀가 뒤집자 한구석도 탄 것없이 말끔하게 구어진 고기의 뒷면이 보인다.

“오호...”

예상외로 놀라운 그녀의 요리솜씨에 나는 솔직한 감탄을 내보인다. 그런 내 감탄에 키르비르는 자신도 모르게 작게 미소를 지은채 요리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흘끗 돌아본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그녀의 요리 솜씨를 조용히 주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좋아! 됐다!”

작은 환호성과 함께 키르비르는 신속히 후라이팬을 화로로부터 떼어낸다. 그리고 미리 준비된 접시위에 자신이 구워낸 고깃조각을 얹어 놓는 키르비르. 과거와 달리 자신의 앞에 놓여진 먹음짓 스럽게 구워진 고기를 바라보는 키르비르의 얼굴에는 뿌듯함과 만족함이 가득했다.

“어디보자...”

“아.. 아앗! 그만둬!”

그녀가 먹음직스럽게 구운 고기를 한번 시식해보기 위해 내 손을 뻗는다. 그런 내 행동에 키르비르는 기겁하며 나를 만류하려하지만 그녀가 내 행동을 막아서기전 나는 고기한점을 들어 입안으로 가져간다.

“야앗!! 아직 제대로 완성도 되지않았는데...”

내가 자신이 구운 고기조각을 입에 물자 키르비르는 우왕좌왕하면서도 불안한 눈초리로 나를 바라본다. 그런 그녀를 마주바라보며 보란듯이 입술을 우물거리며 입안에 들어온 고깃조각을 씹는다.

“음?”

아직 소스를 뿌리지 않아 특별한 맛은 없었지만 적당히 익어버린 고깃결과 안에 가득찬 육즙이 감칠맛나게 입안을 적신다. 의외로 상당한 걸작. 그녀가 만들었다고 하기에 기적적으로 제대로 만들어진 음식이었다.

“...맛있네?”

“저... 정말?!”

예상외로 상당한 완성도를 보이는 그녀의 요리에 나는 얼빠진 얼굴로 맛있다는 말을 흘려버린다. 그러자 키르비르또한 내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화들짝 놀라며 되묻는다.

“지.. 진짜 맛있는거야?”

“....”

내 말을 믿을 수 없다는 투로 되묻는 키르비르를 바라보며 나는 씨익 웃는다.

“자.. 장난치지 말고!! 진짜 맛있어? 먹을만 한거야?!”

“그럼 너가 한번 먹어보든가.”

다시금 고깃조각을 한점 뜯어낸 나는 뭐라뭐라 쫑알거리는 키르비르의 입안에 집어넣어준다. 그러자 눈을 휘둥그레 뜨고있던 키르비르는 자기 스스로도 자신의 요리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지 불안한 눈으로 나를 흘기며 천천히 입술을 오물거리기 시작한다.

“으음?!”

역시나 그녀의 입에서도 예상외라는 감탄사가 터져나와버린다. 휘둥그레 뜬 눈을 꿈벅거리며 그녀 스스로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나를 바라본다.

“맛있네?”

“크크큭..”

나와 비슷하게 얼빠진 얼굴로 중얼거리는 키르비르의 모습에 나는 참지못하고 웃음을 터트려버린다. 그러자 키르비르는 고개를 좌우로 털어 얼빠진 얼굴을 숨기고 자신만만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말한다.

“흥! 역시 내가 못하는게 없을 리가 없잖아?”

“그래그래. 어련하시겠어요.”

자기 스스로에게 취해 자신감을 뽐내는 그녀를 바라보며 나는 접시에 담긴 고깃조각을 바라본다. 한명이 먹기에 적당한 양이었지만 지금 우리는 약 4명의 사람들을 먹일 요리를 해야만했다.

“그나저나... 이건 1인분이잖아. 모두가 다먹으려면.. 꽤 많이 만들어야할껄?”

“그 정도는 나도 안다고! 타메르는 소스나 만들어! 나는 고기를 구울테니까!”

키르비르는 즐거움이 가득한 목소리로 후라이팬을 들고 촐랑촐랑 화로앞으로 다가선다. 그런 그녀가 실수하지 않는지를 조용히 뒤에서 바라보던 나는 이제 좀 능숙하게 고기를 굽는 그녀의 모습에 작게 한숨을 내쉬며 소스를 만들기 위해 물을 담은 냄비를 또다른 화로위에 얹혀둔다.

“자자~ 또 완성~!”

신나는 듯한 목소리로 키르비르는 다시금 잘익은 고깃조각들을 또다른 접시위에 올려둔다. 그런 키르비르를 흘끗 바라본 나는 냄비의 물이 끓기를 기다리며 한쪽에 꺼내둔 야채들을 손보기 시작한다. 나는 손에 맞지않는 자그마한 식칼을 움켜쥔채 대충대충 야채들의 껍질을 벗기고 큼지막하게 썰어낸다. 그리고 물이 끓자 양을 조절할 필요 없이 모든 야채를 그냥 물속에 집어넣어버린다.

“뭐... 대충 쫄이면되겠지.”

이제 여기다가 적당한 향신료와 양념을 넣으면 그만이었다. 대충 소스를 만들 준비를 완료한 나는 키르비르를 돌아본다.

“으앗!! 그만둬 키르비르!!”

“어? 왜?!”

어느샌가 키르비르는 고기바구니에 잔뜩 담긴 고기의 절반정도를 다 구워버리고 있었다. 접시위를 가득 채우다 못해 작은 언덕을 이루고있는 고깃조각들. 뒤늦게 그런 그녀의 행동을 발견한 나는 기겁하며 그녀의 손에서 고깃바구니를 뻇어버린다.

“이걸 다 먹을 셈이야?!”

“...에?”

내 외침에 키르비르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자신이 만들어낸 고기의 언덕을 바라본다. 그리고 뒤늦게 아차했다는 얼굴로 자신이 만든 고기언덕과 바구니에 절반쯤 남아있는 고기를 번갈아 돌바존다.

“이거... 어떻게 할꺼야.”

우리가 필요한 것은 4인분이었다. 하지만 키르비르가 구워낸 고기의 양을 보면 어림잡아도 10명은 넉넉히 먹을 양. 오버되도 너무 오버된 양이었다. 내 질타에 키르비르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꼬으며 우물쭈물거린다. 그리고 잠시후.

“냉! 장! 보! 관!!”

“야야야!!!”

남은 고기를 냅다 반영구 냉장마법이 펼쳐진 방으로 집어넣어버린다. 그런 그녀의 행동에 기겁하며 그녀를 만류하려하지만...

“....에휴.”

얼마가지않아 나 또한 그런방법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자피 남는 음식. 실온에 놔두면 상할뿐이었다. 일단 냉장보관해두면... 나중에 리엔이 꺠어나면 어떻게든 하겠지. 요리에 관해서라면 나나 키르비르보다 리엔쪽이 훨씩 다양하고 자세하게 잘 알고 있을테니까.

“하여튼... 이제 고기는 됐고. 소스나 만들자구..”

한숨을 내쉰 나는 남은 고기바구니또한 냉장마법이 펼쳐진 방에 집어넣은 뒤 키르비르와 같이 소스가 끓고있는 화로앞에 선다.

“이게... 다 된거야?”

“아니. 일단 이론상 야채와 과일로 풍미를 담아놨으니 이제 향신료를 처리해서 맛을 내면돼.”

“으응..”

내 말에 키르비르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의자를 가져와 살짝 발돋움하여 냄비안에 걸쭉하게 끓고 있는 소스를 바라본다.

“아. 좋은 향신료가 있어!”

잠시 끓고있는 소스를 바라보던 키르비르는 뭔가 생각났는지 손뼉을 치며 냉장보관 방을 향해 달려간다. 그리고 그녀가 들고온것은 푸른빛을 내는 액체가 담긴 조그마한 병. 내 눈에 낯익은 병이었다.

“그거... 설마!!”

얼마가지않아 그 병의 정체를 깨달은 나는 기겁하지만... 키르비르는 그런 나를 무시하고 쪼르르 의자위로 올라가 병의 뚜껑을 열고 냄비위에 병을 뒤집어 흔든다. 그러자 끈적이며 병입구에 눌러붙으며 천천히 흘러내리는 푸른 액체.

“으아아앗!!”

나는 비명을 지르며 황급히 그녀의 손에서 병을 뺏어낸다.

“우.. 으앗!”

기겁한 키르비르는 의자위에서 몸을 바동거리며 간신히 균형을 유지한다. 그리고 나를 향해 매섭게 쏘아보며 내 행동에 대한 이유를 묻는다.

“뭐하는거야!!”

“이건... 설탕 원액이잖아!!”

그녀에게서 병을 뻇아든 나는 병안에 들어있는 액체의 향을 맡아보고 확신이 가득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외친다.

“알아! 그래서 넣으려는 거잖아!”

“이걸?”

나는 어이없다는 투로 그녀에게 다시금 되묻는다. 그러자 키르비르는 물러설수 없다는 고집이 담긴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단것 맛있으니까. 소스가 달콤하면 무지 맛있을꺼야!”

“....그건 아니다.”

“나를 믿어봐! 고기도 맛있었잖아!”

의자에서 내려온 키르비르는 다짜고짜 내가 숨긴 설탕원액이 든 병을 뺴앗으려한다. 기겁한 나는 뒤로 물러서 그 병을 키르비르로부터 숨겨나간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야!! 난 단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그게 뭔상관이야! 이리 줘!!”

나에게 엉겨붙은 키르비르는 어떻게든 내가 숨긴 설탕병을 뺏으려고 발악한다.

“자.. 잠깐 잠깐!! 그러면 이렇게하자!”

이렇게되다가는 잘못했다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한 나는 황급히 그녀에게 타협책을 건낸다.

“반반. 소스를 반반 나눠서 자기취향대로 만들기.”

“....”

내 제안에 키르비르는 뚱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지만 그것도 잠시. 지금의 자신의 힘으로 나를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은 그녀는 분하다는 듯이 뒤로 두어걸음물러나는 것으로 내 제안을 수락한다는 제스쳐를 취한다.

“이씨... 내가 만든게 맛있어도 안줄꺼야.”

“흥. 달다고 다 맛있는게 아니거든.”

나는 투덜거리며 커다란 냄비에 담긴 소스를 좀더 작은 냄비로 나눠붓는다. 그리고 두 개로 나뉜 냄비를 각각 자신의 앞에 놓인 화로위에 얹혀놓으며 나는 키르비르를 흘겨본다. 뚱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던 키르비르는 보란듯이 내 앞에서 설탕 원액이 든 통에 담긴 액체를 자신의 소스안으로 넣는다.

“그래그래. 다 자기 취향이 있는법이지.”

작게 투덜거린 나는 간만에 내 취향대로 소스를 만들겠다는 생각에 냉장보관 방으로 들어간다. 나도 내 나름대로의 취향이 있었다. 물론 그녀가 이곳에 오고나서부터 어쩔 수 없이 그녀에 입맛에 맞추느라 상당히 밋밋하게 만들었지만... 난 달콤한 것을 좋아하는 키르비르와 달리 화끈하고 매운 맛을 좋아했다.

“여기있네.”

방 한쪽 구석에서는 아무도 쓰지않아 꽉 닫혀있는 자그마한 병이 있었다. 그안에 들어있는 붉은 가루들. 이름은 모르겠지만 상당히 매운맛을 내는 향신료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병을 들고온 나는 내 소스냄비앞에 선다.

“간만에 먹을 만한 음식을 먹어보겠네.”

붉은 가루가 들어있는 병을 연 나는 큼지막한 숟가락으로 가루를 떠서 소스안에 집어넣는다. 그러자 노란빛으로 부글부글 끓고있던 소스가 순식간에 붉은 색으로 변해간다. 동시에 매콤한 향을 내뿜는 소스를 만족스럽게 바라보며 나는 냄비의 뚜껑을 닫는다.

========== 작품 후기 ==========

Lizad / 으흙.. 반박할 말이 ㅇ벗다!

Solar Eclipse / 츤담당은 키르비르니까요~!

달을쫓는아이 / 엌ㅋㅋㅋ 어쩌다보니 그렇게 됬네요.

캐비스 / 비축분은 무슨.. 넷북이 작살나서 연재하기도 버거워요 ;ㅅ;

Brightbiz / 언젠간... 끝내야죠? 해피해피하게..

유운처럼 / 전... 우리 대한민국현실을 직시합니다. 크흙...!!!

넷북님의 사망으로 좌절할뻔했지만.. 넷북님이 극적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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