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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의 하인-131화 (131/298)

131편

<-- Main stroy 타락 -->

-신성한 자 리아라고? 그 놈은 죽었었잖아! 자신의 여동생인 리엔에게.

“그게 일반적인 대중에게 알려진 사실이었죠. 하지만 리아는 살아있었습니다.”

란슈의 말에 시란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리아라는 남자를 돌아본다. 인간이라기보다 짐승과도 비슷한 거친 숨을 헐떡이며 간헐적으로 몸을 꿈틀거리는 리아. 누가봐도 정상이 아닌 것이 분명했다.

“교단은 리엔을 신성한자로 인정하지 않았죠. 그건 여러분도 잘 아시고 계실것입니다.”

-화형질좀 하곘다고 그렇게 요란스레 떠들었으니... 관심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모를 리가 없잖아?

비아냥이 섞인 시란의 말에 란슈는 흥분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말을 수용한다.

“교단은 죽어가는 리아를 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이것입니다.”

-이 사람.. 살아있는게 아니야.

그때 티에르의 머리가 가볍게 살랑이며 티에르와 시란에게만 들리는 혈이의 자그마한 목소리가 전해진다.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아. 이미 죽은 존재야.

“하지만... 지금은 저렇게 숨쉬고 있는데?”

-숨쉬는 척을 하는 거지.

-....

혈이의 말에 시란의 눈이 가늘어진다. 그의 말이 맞았다. 숨은 쉬고있었지만 그것이 평범한 사람들처럼 규칙적이지 않았다. 마치 억지로 숨을 들이키는 듯한 거친 숨소리. 그것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인공적인 숨소리라는 인상이 강했다.

“저기... 란슈님. 이 사람 정상인거에요?”

잠시 침묵을 지키던 티에르는 자신의 궁금함을 참지못하고 란슈에게 직설적으로 질문을 던진다. 그러자 란슈는 깊게 가라앉은 눈으로 티에르를 돌아본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그의 입에서 나온 대답역시 불확실했다. 하지만 잠시 침묵을 지키던 란슈는 조심스럽게 자신이 알고있는 사실을 티에르에게 밝혀나간다.

“하지만... 확실한것은 지금까지 리아의 명을 연명하기 위해 교단은 여러 가지 일을 강행했다는거죠. 그것이... 반인륜적인 일이라고해도.”

“아...”

란슈의 입에서 나온 말에 티에르는 작은 탄성을 삼킨다. 신의 이름과 뜻아래 그 어떤 더러운일도 마다하지 않는 크루세이더. 그런 크루세이더의 대표라고 해도 손색없을 철권의 란슈라는 남자가 자신이 해오는 일에 대해 의심을 품고있었다.

-좀... 많은 것을 알고있나봐?

“뭐... 많이 아는것은 아닙니다. 단지... 이 리아의 삶을 연명하기 위해 다른 수많은 생명이 꺼져나갔다는 것 정도죠.”

리아를 바라보는 란슈의 눈에는 혼란스러운 감정이 가득했다. 그런 란슈를 지긋이 바라보던 시란은 천천히 입술을 뗴어나간다.

-그렇다면... 너는 왜 이 비공정에 탄건데?

시란의 질문에 란슈는 작게 한숨을 삼킨다. 아직도 자신이 선택한 결의에 대해 믿음이 없는 듯 그는 잠시 주저하다 시란을 돌아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어간다.

“리엔을 만나봐야... 모든 것이 확실해질것 같습니다. 누가 잘못된것지. 그 무엇이 신의 뜻인지.”

-그래서 그놈을 끌고 교단에서 도망쳐나온거군.

“라.. 란슈씨가 교단에서 도망쳐나와요?! 어째서요?!”

모든 상황을 이해한 시란과 다르게 오직 란슈가 교단에서 도망나왔다는 사실만 이해한 티에르는 뒤늦게 눈을 휘둥그레뜨고 란슈와 리아를 돌아본다.

“하여튼... 잠시 동안이지만 동료로써 잘 부탁합니다.”

그런 티에르를 바라보며 피식 웃은 란슈는 시란을 향해 자신의 커다랗고 두툼한 손을 내민다. 그런 그의 손을 못마땅하다는 듯이 내려보던 시란은 슬쩍 그와 눈을 마주쳐 란슈의 심중을 파악해보려한다.

-....

하지만 란슈의 늙은 노안에는 특별한 사심이나 악심은 없었다. 단지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한 회한과 후회. 그리고 불확실함. 그런 란슈의 눈을 바라보고있던 시란은 조심스럽게 그가 건낸 손을 마주잡는다.

“요도치고 상당히 따듯한 손이군요.”

-천적인 크루세이더놈이 눈앞에 있어서 긴장해서 그래.

시란의 넌스레에 란슈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음을 터트린다. 평소에 봐오던 가식적으로 인자한 미소가 아니라 순수한 웃음. 하지만 그런 웃음을 짓누르고 있는 커다란 불안감과 피로 때문에 시란은 그의 웃음을 보면서도 마주 웃어줄 수는 없었다.

“헤에.. 둘이 화해한거에요? 정말 잘됐어요!”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티에르는 서로 악수를 나누는 시란과 란슈를 바라보며 해맑게 웃어보인다. 그런 티에르를 바라보며 시란은 자기도 모르게 피식 실소를 흘려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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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웨스트 코스트를 출발해 구름을 가르며 느긋한 속도로 이동하는 자그마한 비공정. 안정성과 속도를 중시한 덕분일까. 다른 커다란 비공정에 비해 진동이나 울림이 거의 없는 자그마한 비공정 앞으로 이제 간신히 베히모스 유적지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인다.

“흐음...”

그런 비공정 난간에 걸터앉은채로 뭔가 심드렁한 콧소리를 내며 자신의 손안에 올려진

수정구를 바라보는 에페리아. 그녀가 들고있는 수정구는 여전히 혼탁한 빛을 내뿜고있었다.

“에페리아님. 바람이 찹니다. 들어가시죠.”

그런 에페리아를 걱정한 소년은 그녀를 실내로 이끄려하지만 에페리아는 작게 고개를 가로저어 거절의 뜻을 내비친다.

“영혼석에 문제라도 생긴것입니까?”

잠시 에페리아를 바라보던 소년은 그녀가 수정구에서 눈을 뗴지 않는 다는 사실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에게 묻는다. 그러자 에페리아는 작게 고개를 끄덕여 긍정을 표하며 입을 열어간다.

“보통... 영혼석이 탁해진 경우는 상대가 나와 일정거리까지 가까워져야하거든? 그래야 같은 영혼간의 간섭이 일어나서 영혼석이 탁해지는 거야. 하지만 이미 웨스트 코스트에서 벗어났는데 이 영혼석은 여전히 탁해.”

“그러면... 우리가 모집한 사람들중 한명이 바로 에페리아님과 비슷한 존재라는 것입니까?”

“아니. 그러면 내가 한눈에 알아차렸지.”

잠시 수정구를 바라보던 에페리아는 이내 다시 수정구를 로브안에 갈무리해넣는다. 그리고 소년을 살짝 밀치며 앞서걸어가기 시작한다.

“밀항이네. 이 조그만 배에 밀항을 한거야.”

“밀항이요?!”

에페리아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소년은 소리친다. 하지만 에페리아는 성큼성큼 걸음을 옮겨 비공정 후미에 마련된 창고의 문을 열어젖힌다.

“쥐새끼가 숨어 들만한 곳이라면 이곳 하나겠지.”

“하.. 하지만... 에페리아님. 그 사람을 찾으면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소년은 깜짝놀라며 허겁지겁 에페리아를 막아선다. 그러자 에페리아는 별것 아니라는 듯이 피식 웃으며 자신의 앞길을 막은 소년을 옆으로 살짝 밀어내며 창고안으로 걸어들어간다.

“한번 보고싶을뿐이야. 어떤 모습으로 또다른 내가 존재하는지.”

어두운 창고안으로 들어선 에페리아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사방을 둘러본다. 산더미처럼 쌓인 상자와 나무통이 그녀의 시야를 방해하고 있었다. 이런 창고를 하나하나 뒤져서 숨어있는 쥐새끼를 찾으려면 상당히 고생할 것이 눈에 훤히 보였다.

“에이씨...”

잠시 작게 욕을 내뱉은 에페리아는 손을 앞으로 뻗어 허공을 움켜쥔다.

콰드드득!!

그러자 그녀의 앞에 쌓여진 커다란 상자더미가 마치 거인의 손이 움켜쥔것처럼 무자비하게 찌그러지기 시작한다.

“에.. 에페리아님!! 그런 식으로 찾는다면 쥐를 찾기전에 쥐가 짜부러져 죽겠는데요?!”

“그것도 자기 운명이겠지!!”

에페리아는 움켜쥔 손을 힘껏 뒤로 당긴다. 그러자 찌그러진 상자더미가 마치 그녀의 손에 이끌리는 듯 뒤로 당겨지며 허공에 집어던져진다.

콰아앙!!

찌그러진 상자더미는 바닥을 두어번구르다 산산조각난 나무파편을 사방에 흩뿌리며 그안에 들어있던 내용물을 바닥에 가뜩 게워낸다.

“핏물이 발견되면 말해!”

가볍게 혀를 찬 에페리아는 다시금 다른 손을 앞으로 내뻗는다.

“하.. 항복 항복!!”

그때 나무상자더미 넘어로 들려오는 날카로운 목소리. 그런 목소리를 들은 에페리아의 입가에 조용한 미소가 그려진다. 상자더미 사이에서 양팔을 허공에 들어 싸울 의사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작은 체구를 가진 소녀가 걸어나온다.

“....”

그녀를 바라보는 에페리아의 미간이 꿈틀거린다. 소녀가 쓰고있는 상당히 낡아보이는 커다란 마녀모자. 아이러니하게도 에페리아 자신이 쓰고있는 마녀모자와 상당히 비슷했다. 하지만 소녀는 그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는지 바닥에 산산조각난 채로 흩어진 나뭇조각들을 바라보며 질색이라는 듯이 조심스럽게 에페리아를 향해 다가온다.

“너는 누구냐?”

에페리아는 소녀의 정체를 묻는다. 그러자 소녀는 걸움을 멈춘채 조심스럽게 에페리아의 눈치를 살피며 자그마한 목소리로 자신의 정체를 밝힌다.

“내.. 내 이름은 리니아. 나쁜 뜻은 없었어... 유적지에 가야만하는 일이 있었거든...”

“그러면 모집인원에 신청했어야지. 내가 제한은 없다고 말했는데?”

에페리아의 말에 리니아라는 소녀는 베시시 웃으며 대답한다.

“누구 밑에 있는 것은 내 체질이 아니라서.”

그런 그녀의 대답에 에페리아의 미간이 가볍게 꿈틀거린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과 성격이 똑같았다. 자신이 인정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 누구의 지시도 듣기 싫어하는 에페리아. 그녀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리니아.

“....!!”

하지만 그 순간. 에페리아의 머릿속에서 한가지 생각이 퍼뜩 스쳐지나간다. 리니아가 자신과 비슷하다면 한가지 이해안되는 것이 있었다. 만약 자신이라면 상대가 아무리 강하다하더라도 저렇게 쉽게 굴복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방심을 유도하고 틈을 노리겠지.

“그럼 난 바빠서 이만!!”

에페리아가 거기까지 생각에 미친 순간. 에페리아와 자신 사이의 거리를 재던 리니아는 기습적으로 에페리아에게 달려든다. 그런 리니아의 기습에 에페리아는 반사적으로 그녀를 향해 손을 내뻗는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 끝에 어마어마한 마력이 순식간에 응축되며 달려드는 리니아의 몸을 산산조각내려한다.

와장창!!

하지만 그 순간 리니아는 마치 바닥에 미끌어지듯이 에페리아의 다리사이로 슬라이딩을 하며 허벅지에 매어둔 포켓에서 하나의 약병을 꺼내 그녀를 향해 던진다. 리니아를 목표로한 그녀의 마법은 허공에 던져진 약병에 정확히 적중하고.

퍼엉!!

그안에 들어있던 투명한 액체가 공기에 접촉하자마자 순식간에 기화되며 매캐하면서도 자욱한 연기를 만들어낸다.

“자.. 잡아!!!”

순간 당했다는 생각에 에페리아는 황급히 입구를 지키고 있는 소년에게 명령을 내린다. 그와 동시에 여유롭고 능글맞던 소년의 눈이 마치 짐승과도 같게 날카롭게 세워진다. 자욱하게 피어오른 연기를 투시하는 듯이 힘껏 세워진 소년의 시야속에 리니아의 존재가 완벽히 포착된다.

“갈 수 없습니다!”

소년은 신속히 리니아의 퇴로를 막으며 그녀가 도망칠 수 없도록 날렵하게 그녀의 양 어께를 붙잡는다. 하지만 그녀의 양 어께를 잡는 순간. 소녀의 몸이라고 하기에 너무나도 차갑고 단단한 물체가 그의 손에 붙잡힌다.

콰앙!!

“큿?!”

리니아가 둘러매고 있는 커다란 로브속. 그안에는 그녀가 만든 자그마한 어께보호대 위에 마련된 폭약이 터지며 소년의 양팔을 뒤로 튕겨낸다. 하지만 별 타격은 없는듯 소년은 다시 자세를 바로잡고 리니아를 붙잡으려한다.

“그런다고...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상대는 평범한 소녀. 아무리 뜀박질이 빠르다 해도 반은 괴물인 소년의 달리기를 이길수 있으리가 없었다. 하지만 리니아는 씨익 웃으며 도망가려하지않고 오히려 소년에게 달려든다.

“몸 좀 빌릴께!”

동시에 리니아는 자신의 손을 내뻗어 소년의 가슴을 손바닥으로 후려친다. 그런 그녀의 행동에 소년은 어이없다는 듯이 리니아를 바라보지만..

찰칵..

소년의 가슴과 맞닿은 리니아의 손안에서 불길한 기계음이 들려온다.

콰아앙!!

곧이어 방금전과 비교되지않을 거대한 폭발과 함께 소년의 몸이 뒤로 튕겨져나간다.

“크.. 뭐... 뭡니까 이건..”

뼈가 으깨져 손가락 두마디정도는 움푹 꺼져있는 소년의 가슴. 평범한 사람이라면 즉사할만한 상처였지만 소년의 몸은 마치 이런 상처가 일상이라는 듯이 아주 자연스럽게 회복을 시켜나가고 있었다.

“리니아놈은!!”

가볍게 콜록거리며 뒤늦게 연기를 해치고 나온 에페리아는 주변을 둘러본다. 그리고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소년을 발견한 에페리아는 이를 바득바득간다.

“그냥 모른척해주지!”

소년과 자신 사이에서 터진 폭발의 충격을 이용해 몸을 반대편으로 날린 리니아는 어느세 난간위에 서서 에페리아를 향해 얄밉게 혀를 내밀어보인다.

“내 휴식을 방해했으니까 선물 하나주고 갈께!”

자신을 분하다는 눈으로 바라보는 에페리아와 소년을 실컷 놀린 리니아는 자신의 허리춤에서 꺼낸 조그만 유리병안에 들어있는 푸른 액체를 흔들어보인다.

“그럼... 유적지에서 다시 봐!”

그리고 주저없이 난간에서 폴짝 뛰어 허공에 몸을 내던진다. 그런 리니아의 행동에 기겁한 소년은 허겁지겁 난간으로 달려가 뛰어내린 리니아를 찾아본다.

“저건... 무슨...”

힘없이 추락할 것이라는 그의 예상과 다르게 리니아는 천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낙하산을 펼친채 바람에 살랑이며 여유롭게 지상을 향해 내려가고 있었다.

“망할 놈...”

천천히 걸어온 에페리아는 작게 욕을 내뱉는다. 잠시 리니아와 에페리아를 번갈아 돌아보던 소년은 살짝 어이없음이 담긴 웃음을 흘려버린다.

“에페리아님의 말에 믿음이 가네요. 얄미운게 에페리아님과 아주 판박이입니다.”

“잠시 방심했어...”

아쉬움이 담긴듯한 눈으로 자신의 손을 내려보던 에페리아는 곧이어 미련없이 손을 팡팡 털어버린다. 그런 에페리아를 바라보던 소년은 아직 뭔가 의문이 풀리지 않는 얼굴로 에페리아를 바라보며 묻는다.

“그나저나... 그 리니아라는 녀석은 도데체 무슨 기술을 쓰는 것입니까? 저런건 본적도 없습니다. 마법같지는 않는데요?”

소년의 질문에 에페리아는 피식 웃음을 터트린다. 그리고 살짝 자신의 마녀모자를 벗어 답답하다는 듯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대답한다.

“마도학이야. 그것도 아주 초창기의 단순하고 기본적인 것들.”

“저게... 마도학이었습니까?”

에페리아의 대답에 소년은 어이없다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소년이 알고있는 마도학은 저렇게 볼품없거나 조잡하지 않았다. 마계에서 마도학은 마계자체를 존재하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마도학. 마법과 과학이 합쳐진 궁극의 학문. 그 힘은 무궁무진했고 무한했다. 그 증거로 마도학의 힘을 빌어 마계는 모든 것이 소멸되는 차원의 틈새에서도 존재할 수 있었고 공간을 뒤틀거나 시간 자체를 역행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작품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아주 초창기라고했잖아. 나도 저랬어... 옛날엔.”

“에페리아님도... 저런 조잡한 물건들을...”

딱!

결국 참다못한 에페리아는 소년의 머리를 주먹으로 후려갈긴다. 난데없이 에페리아에게 한 대맞은 소년은 얻어맞은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조용히 입을 다물고 그녀를 바라볼뿐이었다.

“그 시절에 난 독학한 거야. 아무것도 없는 땅위에 마도학이라는 기초를 세운거라고. 저 놈도 비슷한 것 같은데... ”

에페리아는 뭔가 미심쩍다는 듯이 말꼬리를 흐린다. 그때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던 소년은 에페리아에게 묻는다.

“그나저나 그 리니아라는 녀석이 저희에게 준다는 선물은 뭘까요?”

“만약 나라면... 우리를 엄청 곤란하게 할 무언가 망할 짓을 했겠지.”

“예를 들면요?”

소년의 말에 에페리아는 잠시 고민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몇 초후. 뭔가를 깨달았다는 듯이 에페리아는 눈을 휘둥그레 뜬채로 깊은 한숨을 내쉰다.

“만약 나였다면...”

쿠궁..

그때 비공정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 비공정이 추락하도록 고장냈었겠지.”

쿠쿠쿵...

그녀의 말에 응답하는 듯 비공정은 크게 흔들리다 못해 균형을 잃고 한쪽으로 기울어져가기 시작한다.

“오... 이런 맙소사.”

난간을 붙잡은채 밖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몸을 고정한 소년은 어떻게 할지 모르는 눈으로 흔들리는 비공정을 둘러본다. 하지만 그것은 에페리아또한 비슷했는지 그녀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않고 작게 한숨을 내쉴뿐이었다.

“일단... 조금 이르지만 시작하자. 내가 말한 계획. 잘 알고있지?”

“그건 당연하지만... 이대로 추락하면 충격이 적지 않을텐데요?”

“이정도로 죽을 놈들이었으면 고용하지도 않았어. 걱정마.”

그말을 끝으로 에페리아는 난간을 딛고 허공에 몸을 던진다. 하지만 그 순간 불어오는 강풍은 마치 자연스레 그녀의 몸을 허공으로 띄워준다.

“먼저 갈테니까... 내가 말한 계획. 하나도 빠짐없이 전해줘.”

“알겠습니다.”

그 대화를 끝으로 에페리아는 미련없이 여유로운 속도로 유적지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한다. 그런 그녀의 뒤로 균형을 잡지 못한 비공정은 천천히 고도가 떨어지며 유적지를 향해 추락해가지만 에페리아는 그런 비공정따위엔 별 관심없다는 얼굴로 뒤도 돌아보지않고 오직 유적지 한가운데에 서있는 커다란 키르비르의 탑을 노려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Solar Eclipse / 이제 스토리가 진행되어야하니까요 ;ㅅ;

유운처럼 / 으으... 전 베베꼬인게 좋던데...

Lizad / 어..? 그렇게 되나요? 에페/리아? 저는 잘 이해가;;

실버링나이트 / ...;;;

고인들 / 올ㅋ... 그럼 엄청 기괴해질듯하네요... 재미있는게 아니라 기괴...

이제 간신히 서막이 완료됬네요.

요즘따라 소설이 써지지를 않아서...

여튼 다음화부터는 다시 타메르시점으로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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