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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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모든 준비는 끝마쳐진 거지?”
베히모스 유적지가 전부다 보이는 상공에서 에페리아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그런 그녀의 발 아래로 여기저기 크고작은 소란이 벌어지기 시작하는 유적지가 내려다보였다.
“그러면... 파티를 시작하는 신호탄을 날려볼까?”
의미심장하게 미소지은 에페리아는 자신의 두 손을 마주친다. 그러자 죽은 시체를 부활시켰을때처럼 어마어마한 마력의 폭풍이 그녀의 중심으로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폭풍의 중심지에 있는 에페리아는 그런 폭풍에 별 영향을 받지 않는듯 여유로운 얼굴로 자신이 노리는 표적을 바라본다.
“자... 키르비르. 스승이 너에게 주는 두 번째 선물이야!”
콰득.. 콰드드득!!
어느정도 충분한 마력이 모였다고 생각한 에페리아는 허공에 손을 내뻗는다. 그러자 엄청난 마력이 응축된 한 점의 공간이 기괴하게 일그러지며 이 세계의 물건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붉으스름한 빛을 내뿜는 거대한 암석덩어리가 그 모습을 들어내기 시작한다. 절대로 작지않은 암석덩어리는 마치 일식이 일어난것처럼 어두운 그늘로 유적지를 감싸안는다. 그리고 그런 그림자 정 중앙에는 키르비르의 탑이 우뚝 서있었다.
“오랜만이라서 정말 반갑다!!! 제자야!!!”
회심의 미소를 지은 에페리아는 주저없이 팔을 휘두른다. 그러자 그녀의 손에 떠있던 붉은 암석덩어리가 그녀의 손을 떠나 천천히 키르비르의 탑을 향해 추락해나가기 시작한다.
화악!!
에페리아의 손에서 암석덩어리가 떨어지는 순간 그녀의 힘에 의해 꽉꽉 눌려져있던 암석덩어리의 어마어마한 열기가 사방으로 터져나간다. 마치 태양을 옮겨놓은 것처럼 주변의 시야를 왜곡시킬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흩뿌리며 추락하는 암석덩어리는 점점 속도를 붙여나간다.
피잉!!
하지만 그런 거대한 화염덩어리가 키르비르의 탑에 직격하려는 순간. 얇고 날카로운 소음이 창공을 가로지른다. 허공에서부터 쏘아진 한줄기의 빛줄기. 그런 빛줄기는 이글거리는 화염덩어리의 열기를 뚫고 정확히 그 중심에 직격한다.
콰아아앙!!
너무나도 작고 약해보이는 하나의 빛줄기였지만 그런 빛줄기에 중심을 관통당한 암석덩어리는 더 이상 형체를 유지할 수 없었는지 요란한 굉음과 함꼐 산산조각나 지상으로 떨어져내리기 시작한다.
“칫... 눈치는 더럽게 빠르네...”
자신의 회심의 마법이 너무나도 허무하게 사라지자 에페리아는 짧게 혀를 찬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어느정도 예상했던 걸까. 그녀는 조용히 하늘을 바라보며 앞으로 벌어질 전투를 기대하는듯 작게 입맛을 다신다.
“한번... 그 잘난 얼굴좀 보자. 아리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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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경보. 차원계에서 비이상적인 마나의 흐름 포착. 차원자체에 손상을 입힐정도의 강대한 마력이 모여있습니다.
어두운 밀실속에서 낯선 기계음이 울려퍼진다. 그런 기계음에 뭔가에 집중하고 있던 한 소녀가 고개를 들어올려 푸르게 빛나는 모니터를 바라본다.
“수정 개시.”
-차원계의 오차, 오차 유발인자를 수정합니다.
단조로운 기계음의 대답을 들은 소녀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더 이상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단일 차원이동준비. 목적지는 오류발생지.”
-알겠습니다.
소녀의 지시에 기계는 아무런 대꾸없이 묵묵히 그녀의 지시를 이행한다. 크고작은 기계들이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소녀는 아무말없이 한쪽에 마련된 자신의 무기를 챙긴다. 검게 무광처리된 한쌍의 리볼버를 허리 뒷춤에 꽂아넣고 다양한 종류의 폭발물이나 도구들이 숨겨진 묵직한 두껍고 무거운 망토를 목에 두른다. 그리고 손등부분에 푸르스름한 빛을 내는 기이한 금속이 박힌 가죽장갑을 오른손에 낀 소녀는 자신의 앞에 있는 원형고리를 바라본다.
-차원연결 개시.
파치지직!!
알림과 동시에 원형고리 내부에 푸른 빛이 가득차며 다른 차원으로 통하는 문이 열린다. 그런 문을 바라보던 소녀는 다짐을 굳히든 작게 마른침을 삼키며 천천히 걸음을 옮겨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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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해하지마... 늙은이...”
란슈에 의해 리엔의 먹을 기회를 놓친 리아는 작게 이를 갈며 란슈를 노려본다. 멋대로 달려들 수도 있었지만 상대가 란슈라는 사실을 인지한 리아는 신중한 눈으로 란슈를 노려본다. 하지만 란슈는 흔들림 없는 꼿꼿한 자세로 리엔앞에서 서서 리아를 가로막는다.
“노망이라도... 난거냐?”
“시끄럽다.”
대화할 가치가 없다는 듯 리아의 말을 끊는 란슈는 오히려 리아를 상대로 손가락을 까딱거린다. 그런 란슈의 행동에 리아의 흉악한 얼굴이 더욱 섬뜩하게 일그러진다.
“크루세이더가.. 교단. 아니 신의 뜻에 반하여 돌아서는건가? 리엔은 마녀다. 나에게서부터 성자의 힘을 앗아간.. 그래서 날 타락하게 만든...”
“그럴수도 있겠지.”
리아의 말에 란슈가 수긍하자 리엔의 얼굴이 창백하게 탈색되어버린다. 하지만 란슈는 여전히 리아로부터 비켜설 기세를 보이지 않고 그를 노려보며 말을 이어나간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크크크큿... 크루세이더 주제에... 신의 뜻에 의문을 품는 것이냐?”
란슈의 대답에 리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그를 비웃으며 묻는다. 그런 비웃음이 가득한 리아의 말에 란슈의 미간이 살짝 찡그려진다.
“너가 하는 행동들. 그것은 내가 아는 성스러운 자의 행동이 아니다.”
“크하하하하핫!!”
란슈의 말에 리아는 더 이상 웃음을 참지 못하고 호쾌하게 웃어버린다. 약 몇초동안 크게 웃음을 터트린 리아는 정말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란슈를 노려보며 말한다.
“교단도 참 엉망이 되었군... 한낯 크루세이더 주제에 신의 뜻에 의문을 품고 질문을 던지며 의심을한다?”
리아는 슬쩍 시선을 돌려 란슈의 뒤에 보호받고 있는 리엔을 바라보며 입맛을 다신다. 그런 그의 행동에 움찔 거린 리엔이 뒤로 살짝 물러나자 아쉬운듯 쩝쩝거리며 말을 이어나간다.
“좀 높은 자리까지 왔다고 상당히 오만해졌는데... 네놈은 신관이나 성직자가 될 자질이 없어 주먹과 힘으로 빌어먹는 크루세이더란 사실은 변함없다. 신의 말을 너희들에게 전해주는 것 하나만으로도 감지덕지할 놈들이... 감히 의심을 품는 것이냐?”
자신을 존재 자체를 비하하는 리아의 말에 란슈는 아무런 동요없이 그를 노려본다. 리엔또한 크루세이더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다르게 크루세이더들은 교단의 정예병이 아니었다. 말그대로 자질이 떨어져 신성력을 가지지 못하는 인물들. 그런 인물들이 교단에 봉사하기 위해 선택하는 것이 크루세이더이다. 무식하게 힘과 체력만 가진 그들은 자질이 없는 자신을 받아줬다는 이유하나만으로 교단에 충성하고 봉사한다. 외부에서는 상당히 자랑스러워 보이는 성기사단이었지만 교단 내부에서는 천대받는 존재들일 뿐이었다.
“그럼 증거를 보여주지.”
란슈를 실컷 비웃은 리아는 천천히 몸을 돌려 자신의 등을 보여준다. 추락의 충격으로 그를 구속하고 있던 온갖 구속구가 벗겨지며 거무튀튀하게 변색된 그의 등이 보여진다.
“핫...”
검게 변색된 피부 사이로 붉은 빛이 가득한 십자가가 그의 등에 새겨져있었다. 마치 리엔의 등에 새겨진 십자가처럼...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왠지모르게 뒤틀려진 리아의 십자가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섬뜩함을 느끼게 하기 충분했다.
“이게... 내가 신의 선택을 받았다는 증거다. 이 선택으로 난 죽음조차 극복할 수 있었지. 이게 바로 신성함이다. 죽음으로부터의 부활. 신의 뜻이 이루지 못한 내가 신의 품으로 돌아갈 이유는 없지.”
반박할 수 없는 사실에 리엔은 살짝 마른침을 삼킨다. 그리고는 조심스레 자신의 앞에 서있는 란슈의 안색을 살펴본다. 만약 그가 변심한다면 자신은 자신의 오빠인 리아에게 먹히는 신세가 될 것이 분명했다. 조용히 리아를 노려보던 란슈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자신의 뒤에 주저앉아 있는 리엔을 바라본다.
“누가... 신성한 자냐? 리엔.”
란슈는 힘없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묻는다. 신성한자가 누구인지. 그런 그의 목소리는 그가 지금 겪고있는 수많은 갈등이 담겨진 듯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리엔에게 던지는 란슈의 질문을 들은 리아는 이미 모든 것이 결정 났다는 듯이 킥킥거리며 리엔을 바라본다.
“저... 저는...”
갑작스럽게 자신에게 쥐어지는 가볍지 않은 질문에 리엔은 당황한다. 대답하나에 자신의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상황에 그녀는 엄청난 부담감을 느낀다. 불안한 눈으로 리아와 란슈를 돌아보는 리엔을 노려보며 란슈는 다시금 대답을 재촉한다.
“신성한자는 누구냐? 대답해라.”
그의 재촉에 리엔은 크게 숨을 몰아쉰다. 그리고 무언가를 결심한 듯한 결연한 얼굴로 란슈를 바라보며 대답한다.
“오빠가... 신성한 자입니다.”
그런 대답을 내뱉는 리엔의 몸은 죽음의 공포로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애써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나간다.
“저 때문에 저렇게 된 오빠에요... 성자의 힘이 돌아가면... 정상으로 돌아올꺼에요.”
“.....”
그녀의 대답을 들은 란슈는 침묵을 지킨다. 란슈를 바라보며 리엔은 담담한 목소리로 자신의 뜻을 밝혀나간다.
“오빠를 두 번이나 죽게 할 수는 없어요. 이렇게 사라져야하는게 제 운명이라면... 신의 뜻이라면... 받아드려야죠.”
씁쓸하게 웃는 리엔의 미소사이로 자신의 오빠가 살아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그녀의 따듯한 감정이 내비친다. 그런 그녀의 미소를 바라보던 란슈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중얼거린다.
“그것이 신의 뜻이라면... 어쩔 수 없지.”
란슈의 중얼거림을 들은 리아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지 흘러나오는 웃음소리를 숨기지 않는다.
“크큿.. 자.. 그러면 결정이 난건가...”
그리고선 리아는 비틀비틀 리엔을 향해 다가선다. 잠시 주저하던 란슈는 천천히 옆으로 한걸음 물러서 리아의 앞길을 막지않고 비켜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리엔에 대한 걱정이 남아있는지 란슈는 불안한 눈으로 리엔을 바라본다.
“오빠... 진짜 오랜만이지?”
하지만 그런 란슈를 외면한 리엔은 괴물로 변해가는 리아를 바라보며 괴물이 된 자신의 혈육을 반기는 듯 애써 밝은 미소짓는다.
“크크큿.. 정말 오랜만이구나... 이제 너가 뺏아간 내 힘을... 돌려줘야 되지않을까? 욕심많은 동생아.”
그런 리엔의 미소에 답변하는 듯 리아또한 괴기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앞에 주저앉아있는 리엔을 향해 느긋하게 손을 뻗어간다.
“물론... 그것이 신의 뜻이고 내 운명이라면...”
천천히 다가오는 리아의 마수에 리엔은 자신의 두려움을 숨길 수 없었는지 바들바들 몸을 떨어간다. 흉악하게 뒤틀린 리아의 손이 리엔에게 닿으려는 순간...
콰아아앙!!
리아의 손이 리엔에게 닿기전. 리엔을 향해 손을 내뻗던 리아의 몸이 어마어마한 충격음과 함께 옆으로 튕겨져날라가버린다. 그런 굉음에 깜짝놀란 리엔은 휘둥그레진 눈으로 자신의 앞에 서있는 란슈를 바라본다.
“아무래도... 이건 진짜 아닌 것 같군.”
방심한 덕에 있는 힘껏 리아를 후려갈긴 란슈는 그를 후려팬 자신의 강철건틀렛을 매만지며 튕겨나간 그를 노려보며 중얼거리고있었다.
“이... 망할 노인네가!!”
"라.. 란슈씨?!"
란슈의 말에 리아는 힘겹게 몸을 일으키며 거칠게 욕을 내뱉는다. 그런 리아를 노려보며 란슈는 여유롭게 파이팅 포즈를 취하며 말한다.
“신이 너를 선택했을지 몰라도... 나는 그 선택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녀를 원하면 나를 쓰러뜨리고 나가라. 그것이 신의 뜻이라면... 너는 나를 이기고 리엔을 취할 수 있겠지.”
========== 작품 후기 ==========
레리꿀 / 이번시나리오를 기점으로 주인공 강화프로젝트가 시작되었죠...
유운처럼 / 으앙... 요즘 일이 많아져가지고.. 으흐흐흙...
Solar Eclipse / 길지는 않을꺼에요...
실버링나이트 / 막장!! 최고죠.
abcbbq / 마계 최강의 마녀는.. 최고의 과학기술을 가진 아리엘과...
Lizad / 지금까지 이름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 슬픔. 으흙..
이번화 요약.
에페리아 - 유적지를 다 깨부수자!!
아리엘 - 어림없는 소리!
란슈 - 변덕쟁이.
리엔 - 생존포기자. 데드플레그 세우면 자기 스스로 죽음을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