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터스의 하인-157화 (157/298)

15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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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급위험인자 포착.

“....”

귓가로 들려오는 엘의 목소리에 중앙탑을 오르던 아리엘의 발걸음이 우뚝 멈춘다.

-차원계에 큰 손상 혹은 소멸을 가할 수 있을 정도의 위험요소입니다. 혼돈계수 급격히 상승중. 시급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엘의 말에 아리엘은 천천히 자신의 주변을 둘러본다. 사방이 투박한 석벽에 막혀있는 통로였지만 그녀의 눈에는 무언가가 보이는 듯 아리엘의 인상이 살짝 찌푸려진다. 곧이어 그녀는 고개를 들어 비공정이 박혀있는 층을 바라본다.

“기각.”

-명령을 재확인 부탁드리겠습니다. 1등급 위험인자입니다. 시급한 수정조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기각.”

다시한번 그녀의 명령을 확인하려는 엘의 물음에 아리엘은 두 번생각할 필요없다는 듯이 기각이라는 단어를 뱉으며 층을 오르는 계단을 따라 걸음을 옮겨간다. 그녀의 귓속으로 다시한번 명령을 재확인해달라는 엘의 조언이 들려왔지만 아리엘은 그런 엘의 조언을 무시하고 이리엘이 있을 윗층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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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젠장할...”

아리엘을 쫓아 중앙탑에 들어온 에페리아는 머리를 벅벅긁으며 신경질을 낸다.

“추적할 방법이 없잖아!!!”

아리엘을 잡겠다는 일념에 그녀를 쫓아 중앙탑에 들어온 에페리아였지만 어디로 아리엘이 도망갔는지 감도 못잡고 있었다. 애시당초 상대의 마력이나 기운을 느끼고 추적하는데 익숙한 에페리아였다. 하지만 아리엘에겐 그 어느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평범한 그 자체. 너무나도 평범한 인간이었던 아리엘을 에페리아가 추적하기엔 무리였다.

“이놈이나 저놈이나 짜증나 죽겠네...”

에페리아는 신경질적으로 바닥에 굴러다니는 돌을 걷어찬다. 일단 아리엘이 목표로하고 있는 곳은 알고 있는 에페리아였다. 중앙탑 한가운데에 박혀있는 정체불명의 금속 덩어리. 하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먼저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아리엘이 관심을 가진이상 그 금속덩어리는 무언가 심상치 않은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분명했다. 그런 곳에 다짜고짜 들이대다가 어떤 위험이 닥칠지 알 수가 없었다.

“어디야... 대체 어디로간거야?!”

크게 심호흡을 한 에페리아는 다시금 아리엘을 추적해보기 위해 감각을 돋구어 주변을 찬찬히 훑어본다. 하지만 얄밉게도 아리엘은 자신이 지나갔다는 흔적은 커녕 발자국조차 남기지 않았다.

“짜증나!!”

결국 참지못한 에페리아는 빽하고 소리를 지른다. 자신의 뜻대로 일이 안풀리는 것 이상으로 그녀를 화나게하는 일은 없었다.

“젠장! 날려버릴꺼야!”

아리엘을 이 세계까지 유인해내는 것은 좋았다. 이곳이라면 마계의 피해는 신경쓰지 않고 마구잡이로 자신의 힘을 발휘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작 본격적으로 일을 벌리려고 하는 순간 표적인 아리엘이 괴상한 물건에 정신이 팔려 눈앞에서 사라져버리니 에페리아에게는 짜증나 미칠 일이었다. 결국 화를 참지못한 에페리아는 그 괴상한 쇳덩어리와 같이 탑의 일부를 날려버리려는 듯이 자신의 손에 마나를 뭉쳐나간다.

“어?”

그녀의 손을 중심으로 주변에서 마나가 끌어모아오기 시작할 무렾. 에페리아는 뭔가를 느낀듯 움찔거리며 귀를 쫑긋세운다.

“이건...”

콰앙!!

그녀의 목소리의 반응하듯 중앙탑에서 보이는 유적의 한쪽에서 커다란 폭발이 일어난다. 그와 동시에 검은 기운이 사방으로 폭사된다. 에페리아가 있는 거리까지 왔을 쯤에는 검은 기운이 안개로 변해 천천히 사라지고 있었지만 그 기운의 정체를 에페리아는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차원계에 이런 고농도의 혼돈의 힘이?”

눈에 선명하게 보일정도로 짙은 어둠의 기운이 스멀스멀 하늘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척봐도 심상치 않은 상황에 에페리아는 눈을 뗴지 못한다.

“뭔가 심상치 않은데...”

잠시 고개를 들어 탑에 박힌 쇳덩어리를 바라보던 에페리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어자피 아리엘을 만날 기회는 지금이 유일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비이상적으로 폭발되는 혼돈의 힘을 발견하는 것은 지금이 유일할 수도 있었다. 잠시 고민하던 에페리아는 아쉬운 듯한 한숨을 남기며 검은 기운이 폭사되어가는 곳을 향해 발걸음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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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앙! 콰앙!!

“흐.. 흐아아앗!! 어째서 내가 표적인건데?!”

머리를 싸맨채 줄행랑을 치는 티에르는 쉬지도 않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불평불만을 늘여놓는다. 그런 그녀의 등뒤로 집어던져진 거대한 유적파편이나 돌덩어리들이 위협적으로 쇄도해온다.

“으.. 으아앗!!”

티에르는 자신을 감싸안는 거대한 바위의 그림자에 기겁한다. 어마어마한 힘에 집어던져진 바윗덩어리는 그 육중한 무게에 걸맞게 무시무시한 위세로 티에르를 향해 떨어져내린다.

-도망치는데 집중해!!

콰앙!!

하지만 그런 바윗덩어리가 티에르의 몸을 짓뭉개기전 그녀의 머리카락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움직여 어마어마한 힘으로 바윗덩어리를 후려친다. 비록 거대한 바윗덩어리를 부수지는 못했지만 티에르가 깔리지 않게 살짝 옆으로 밀어내는 것은 가능했다.

“쥐새끼같은 놈!!”

쿠웅!!

그때 뒤에서만 날라오던 바윗덩어리에만 신경쓰던 티에르는 갑작스레 옆의 벽이 무너지며 튀어나온 네이의 모습에 혼비백산한다.

“죽어라!!!”

네이는 검게 침식된 손에 쥐고있는 봉을 티에르를 향해 힘껏 휘두른다. 당황해서 아무런 행동도 못하는 티에르 대신 혈이는 머리카락을 뭉쳐 긴급히 작은 방패를 만들어 네이의 봉을 막아낸다.

콰앙!!

“꺄아앗!!”

하지만 봉에 실린 힘을 완벽히 분산해낼 수 없었는지 어마어마한 힘에 밀려 티에르의 작은 신형이 튕겨져나간다. 강한 충격에 자신의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었던 티에르는 두어번 바닥을 튕기다 세워져 있는 유적의 벽에 처박힌다.

“아으읏...”

온몸이 부숴질 것같은 고통속에서 티에르는 힘없는 신음을 흘린다. 실제로 벽에 부딪힌 충격이 적지않았는지 그녀의 입가에서 한줄기 선혈이 흘러내린다. 하지만 자신의 눈앞에서 자신을 위협하는 네이의 존재에 티에르는 불평하지 않고 시란의 검을 지팡이삼아 힘겹게 몸을 일으켜나간다.

“어... 어떻게 해 시란...”

고통속에서 티에르는 시란을 부르며 울먹거린다. 그런 그녀의 애원에 시란은 침묵만을 고수한다. 아무리 그녀라도 도저히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 상대가 너무나도 강력했다. 힘도 힘이었지만 전력으로 도주하는 티에르를 쫓아올 정도면 속도나 민첩함에서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

-싸우자...

잠시 주저하던 시란은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렇게 된이상 최후의 발악이라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승산은... 있는거야?”

-미안...

불안한 티에르의 물음에 시란은 솔직하게 사과를 건낸다. 그러자 암울한 현실에 티에르의 눈에 눈물이 고여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티에르는 지팡이 삼아 짚고있었던 시란의 검을 들어올려 검손잡이를 바로잡는다.

-어떻게든... 빈틈을 만들어보겠다.

일단 시란과 티에르가 싸우기로 결심하자 혈이또한 마지못해 그런 싸움을 승낙한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반쯤 자포자기한 그의 감정이 실려있었다.

-힘과 속도는 우리보다 월등히 강해. 우리가 기대할 것은... 방어력이 낮기를 바라는 것밖에 없지.

“한방에 끝내야하는거지?”

시란의 작전에 티에르는 힘껏 검을 움켜쥔다. 방금전 일격으로 녀석의 공격을 방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은 깨달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녀석의 공격을 피해내는 것도 결코 쉽지않은 일이었다. 한 대라도 때릴 수 있을지 의문이었지만 이대로는 아무런 방법도 없다는 사실에 티에르는 마른침을 삼키며 결의를 다진다.

-온다.

혈이의 신호와 함께 네이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녀또한 티에르가 도망치는 것을 포기했다는 것을 아는지 여유로운 걸음으로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온다. 네이와의 거리를 가늠하며 티에르는 조심스럽게 검끝을 네이에게 향한다.

-긴장해! 상대는 우리보다 빨..

시란의 조언이 미처 끝나기도전 네이의 신형이 사라진다. 그리고 휘둥그레진 티에르의 눈앞에 보이는 것은 자신을 향해 날카롭게 쇄도해오는 네이의 손이었다.

콰앙!!

“으.. 아아..”

날카로운 네이의 손톱이 그녀의 눈앞에서 간신히 멈춰선다.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그대로 티에르의 머리를 박살내버릴 공격이었지만 절묘한 순간. 티에르보다 신속히 반응한 혈이가 머리카락으로 네이의 팔을 휘감아버린 것이다.

-빨리...!!!

네이의 팔을 휘감은 머리카락들은 얼마나 힘든지를 대변하듯 바르르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네이의 팔은 조금씩 머리카락으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했다.

-티에르!!

“으.. 으읏!!”

시란의 신호에 티에르는 있는 힘껏 시란의 검을 움켜쥔다. 그러자 기회를 잡은 시란은 마지막 남은 자신의 힘을 짜내 검에 불어넣는다. 그러자 시란의 검이 푸르스름한 요기에 휩싸인다.

-한방뿐이야!!

“으아아앗!!!”

겁에 질린 티에르는 비명과도 같은 기합을 지르며 네이를 향해 푸르스름한 기운에 휩싸인 검을 휘두른다.

촤악!

시란의 검끝에서 그려진 푸른 검광이 네이의 몸을 가로지른다. 시란의 검이 그녀의 몸을 베자마자 검에 서려있던 푸르스름한 기운이 서서히 사그러져들어가버린다.

-토.. 통했나?!

시란의 검은 정확히 네이의 몸을 베고 지나갔다. 마지막 힘까지 짜낸 시란은 힘에 붙힌듯 끊어지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네이를 바라본다. 그러나 검은 그녀의 몸을 훑고 지나갔지만 그녀의 몸에는 티끌만한 상처도 남아있지 않았다.

콰악!!

“꺄아앗!!”

동시에 혈이에게 묶여있던 네이의 손이 속박에서 풀려나 티에르의 작은 머리를 움켜쥔다.

-젠... 젠장...

상대에게 아무런 타격을 주지 못했다는 사실에 분한 듯한 시란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그녀는 모든 힘을 잃은 듯 목소리가 사그라들어간다.

“시.. 시란? 꺄앗!!”

콰앙!!

시란의 목소리가 사라지자 티에르는 당황한 목소리로 그녀를 부른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네이는 움켜쥔 티에르의 얼굴을 그대로 바닥에 처박아버린다. 그런 충격에 티에르는 자신이 손에 움켜쥐고 있던 시란의 검을 놓쳐버린다. 티에르는 자신의 무기를 놓쳐버리자 기겁하며 손을 뻗어 시란의 검을 다시 움켜쥐려고한다.

-시란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 티에르!!

“아으으...”

날카로운 네이의 발톱은 그대로 티에르의 얼굴을 으깨버릴 수 있었지만 혈이는 필사적으로 그런 네이의 발톱을 막아주고 있었다.

“귀찮은 녀석이군.”

그대로 티에르의 얼굴을 으깨버리기 위해 네이는 손에 힘을 주지만 티에르와 같이 생명을 공유하는 혈이또한 필사적으로 그런 네이의 손을 막아내주고 있었다. 그런 티에르의 모습에 짜증나는 듯 혀를 찬 네이는 봉을 움켜쥐고 있는 다른 손을 들어올린다.

-피해!!

“으... 으아앗!!”

네이의 손가락사이로 자신의 가슴을 노리고 봉끝을 겨눈 네이를 발견한 티에르는 비명을 지르며 몸을 비튼다.

콰앙!!

그녀의 가슴을 향해 내려꽂힌 봉은 티에르가 몸을 비틀덕분에 그녀의 심장을 꿰뚫지 못하고 그녀의 어께를 꿰뚫어버린다.

“아아아악!!!”

봉의 끝은 뭉툭했지만 네이는 자신의 힘을 이용하여 그대로 그녀의 어께를 짓뭉개고 관통시켜버린다. 뼈와 근육이 으깨지는 고통속에서 티에르는 눈을 휘둥그레뜨고 비명을 지른다.

-젠장. 티에르!!

“아.. 아파!! 아파.. 아으윽!!”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몸을 움츠린다. 그런 티에르를 바라보던 네이는 비릿한 조소를 머금으며 입을 연다.

“뭐야. 약해빠졌잖아?”

우드득!!

“으.. 으아악!!”

네이는 그대로 티에르의 어께에 박힌 봉을 비틀어버린다. 그러자 그녀의 상처가 벌어지며 바닥에 붉은 핏웅덩이가 채워져가기 시작한다.

콰득!

더 이상 네이와 싸울 전의를 잃어버린 티에르를 비웃으며 네이는 그녀의 어꼐에 박힌 봉을 거칠게 빼낸다. 티에르는 네이와 싸울 생각도 못한채 피가 철철 터져나오는 자신의 어께를 감싸쥔채 겁먹은 동물처럼 몸을 바들바들 떨어간다.

-티에르! 정신차려!!

“사.. 살려주세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그녀는 애처롭게 울먹이며 네이에게 애원한다. 하지만 네이는 회백색의 눈동자를 번들거리며 입꼬리를 들어올려 그런 티에르를 비웃을뿐이었다.

“죽어라.”

티에르를 살려줄 마음따윈 티끌도 없다는 것을 증명하듯 네이는 애원하는 티에르를 비웃으며 다시한번 자신의 봉을 티에르의 심장을 향해 내려찍는다.

========== 작품 후기 ==========

이러저런한폐인 / 엌ㅋㅋ 좋아해주신다니 감사할따름입니다.

유운처럼 / 넵 다음.

로나프 / 다 죽지는 않죠. 다 죽이면 안되는거죠...

Solar Eclipse / 넵 여기있습니돠..

아... 머리속이 복잡하네요. 뜻대로 스토리가 잘 안풀려나가는 느낌.

이러면 앙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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