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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스의 하인-158화 (158/298)

15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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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두세요 네이씨!!”

네이의 봉이 티에르의 가슴을 꿰뚫기 일보직전. 마치 비명과도 같은 날카로운 외침과 함께 옆에서 튀어나온 새하얀 그림자가 티에르 위에 올라타있는 네이를 덮친다.

콰앙!

동시에 새하얀 빛이 그 둘 사이에서 번쩍인다. 그런 빛에 살짝 인상을 찡그린 네이는 티에르를 죽이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뒤로 두어걸음 물러선다.

“괜찮으세요?!”

티에르는 고통을 참지 못해 울먹이는 눈으로 자신을 구해준 존재를 바라본다. 흙투성이가 된 신관복과 함께 빛나는 새하얀 건틀렛을 양손에 끼고있는 그 존재는 다름아닌 리엔이었다. 쓰러진 티에르를 부축한 그녀는 능숙하게 그녀의 어께에 손을 올려 자신의 신성력을 끌어올린다. 그러자 새하얀 빛에 감싸진 티에르의 왼쪽 어께는 빠른속도로 피가 멎어간다.

“일단 응급조치는 끝났어요. 뒤로 물러서요.”

긴박한 상황속에 제대로 치료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있던 리엔은 우선 출혈이 멎을 정도로만 티에르의 어께를 치료해주고 그녀를 보호하듯 네이의 앞을 가로막는다. 그러자 티에르는 엉금엉금 기어 자신이 떨어뜨린 시란의 검을 다시 주워든다.

-다행이야. 절묘한 순간의 원군이 와서.

시란의 검을 주워들자 흐릿한 시란의 목소리거 티에르의 머릿속으로 스며들어온다. 두번 다시 검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양손을 시란의 검을 꽉 끌어안은 티에르는 리엔을 바라본다.

“너는 뭐냐?”

네이는 자신의 일을 방해하는 방해꾼을 찡그린 얼굴로 노려보며 정체를 묻는다. 그런 네이의 물음에 리엔은 자신의 양주먹을 끌어올리며 대답한다.

“네이 씨에겐 두번쨰로 소개하는 것이지만... 저는 성스러운 자. 리엔이라고 합니다.”

“성스러운 자?”

성스러운 자라는 말에 네이의 입가가 어이없다는 듯이 뒤틀린다. 마치 그녀를 비웃는 웃음을 머금은 네이는 가증스럽다는 듯이 자신의 손을 들어올려 검게 타오르는 덩어리를 만들어낸다.

“참으로 오만한 표현이군.”

그녀의 소개에 짧은 감평을 내뱉은 네이는 자신의 손에 떠오른 검은 덩어리를 리엔을 향해 던진다. 그녀는 그 덩어리에 서려있는 끔찍할 정도로 깊은 어둠의 기운에 기겁하며 황급히 양팔을 들어올려 건틀렛으로 자신의 몸을 방어한다.

콰아앙!!

작은 덩어리가 그녀의 팔에 부딪히는 순간. 작은 크기에 걸맞지 않는 커다란 폭발이 일어난다. 하지만 리엔은 간신히 그 충격을 견뎌내며 그 자리에 버티고 서있을 수 있었다.

“콜록.. 콜록!!”

하지만 숨이 턱 막힐 정도로 깊은 어둠의 기운에 그녀는 격한 기침을 토해내며 네이를 노려본다. 자신의 공격을 버텨낸 리엔의 모습이 의외였는지 네이는 재미있다는 듯이 싱글 싱글 웃고있었다.

“제법이군.”

리엔은 마른침을 삼키며 자신을 보호해준 건틀렛을 바라본다. 란슈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이 건틀렛이 아니었다면 방금전 공격에 온몸이 산산조각으로 찢겨져 나갔을 것이다. 그가 만들어준 건틀렛은 저런 검은 기운에 대하여 상당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콰악!

양 주먹을 움켜쥔 리엔은 네이를 바라본다. 네이의 몸을 침식하고 있는 검은 기운과 란슈의 건틀렛은 서로 상극의 힘이었다. 란슈의 힘을 이용하면 네이를 다시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을 것같은 희망이 느껴졌다.

“흐읍!”

오랫동안 생각할 틈이 없었다. 란슈가 자신에게 남겨준 힘을 믿으며 리엔은 저돌적으로 네이를 향해 달려든다. 최초로 자신에게 정면으로 대항해오는 리엔의 존재에 네이는 재미있다는 듯이 입꼬리를 들어올린다.

“조금은 즐겨주도록하지.”

기습적인 추진력으로 순식간에 네이의 코앞까지 파고든 리엔은 네이를 견제하기 위해 섬광과도 같은 잽을 날린다.

파앙!!

하지만 네이는 여전히 비릿한 조소를 머금은채 그 자리에 서서 가볍게 리엔의 잽을 한손으로 받아낸다.

“큿...!”

가장 빠른 자신의 공격이 너무나도 손쉽게 막혔다. 하지만 그 사실에 실망하지 않은 리엔은 몸의 반동을 이용하여 재차 연속적인 주먹을 퍼붓는다. 하지만 네이는 리엔이 주먹을 퍼붓는 속도와 비슷한 속도로 손을 움직여 리엔의 주먹을 일일이 하나하나 손으로 받아내버린다.

“칫!!”

마치 커다란 벽을 떄리는 듯한 느낌에 리엔은 짧게 혀를 찬다. 약한 견제공격으로는 절대로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리엔은 자신의 오른팔을 뒤로 힘껏 당긴다. 연속적인 잽 사이로 파고드는 기습적인 강력한 스트레이트. 그녀가 노린 비장의 카드였다.

“흐읍!!”

짧은 기합과 함께 연속적으로 날린 레프트 잽사이로 그녀의 비장의 카드인 라이트 스트레이트가 날카롭게 파고들어온다. 네이는 그녀의 잽을 막아왔던거와 비슷하게 손바닥을 움직여 그녀의 스트레이트를 막아서려한다. 이때까지 날려왔던 잽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힘과 파괴력이 실린 스트레이트. 그것을 잽을 막았던것과 비슷하게 막으려고 한다면 큰 실수였다.

뻐억!!

“읏!!”

하지만 리엔의 스트레이트는 네이의 손바닥 앞에서 우뚝 멈춰서버린다. 그녀의 스트레이트에 담긴 파괴력을 증명하는 듯이 요란한 타격음이 주변에 은은히 울려퍼졌지만 네이는 마치 잽을 막았을때처럼 아무런 부담없이 여유롭게 그녀의 스트레이트를 손앞에서 멈춰세웠던 것이다.

“끝?”

당황하는 리엔을 바라보던 네이는 싱긋 웃으며 묻는다. 그런 그녀의 물음에 황급히 정신을 차린 리엔은 우선 뒤로 물러서려한다. 하지만 네이는 리엔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뒤로 물러서려는 그녀에게 접근하며 자신의 팔을 휘두른다.

콰앙!!

“꺄앗!!”

네이는 단순히 벌레를 쫓듯이 팔을 휘두른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팔에 서린 힘과 위력에 기겁한 리엔은 황급히 양팔을 들어 그런 네이의 손을 막아낸다. 그와 동시에 리엔은 자신의 몸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충격에 뒤로 볼품없이 나뒹굴어진다.

“별것없잖아. 재미도 없고... 흥미도 없고. 긴장도 없어. 시시해.”

시란의 검을 끌어안고 겁에 질려 바들바들 떠는 티에르와 단 일격도 제대로 못견뎌 간신히 몸을 일으킨 리엔을 돌아보던 네이는 여유롭게 콧방귀를 뀐다.

“빨리 끝내자. 난 이 불안한 상태를 계속 유지할 마음은 없거든.”

아직 침식이 되지 않은 자신의 오른쪽 얼굴을 쓱 문지른 네이는 비릿한 웃음을 머금는다. 그런 그녀의 손 위에서 다시금 검은 화염덩어리가 떠오른다. 주변의 빛을 전부 집어 삼키는 듯이 검은 빛을 날름거리는 화염덩어리를 바라보며 리엔은 살짝 인상을 찡그린다.

화악!

네이는 그런 화염덩어리를 쓰레기던지듯이 리엔과 티에르를 향해 던진다. 느릿하게 포물선을 그리며 날라오는 작은 화염덩어리었지만 그런 덩어리에 담겨진 어마어마한 기운은 마치 거대한 바위가 떨어지는 듯한 기세로 리엔과 티에르를 짓누른다.

“성창이여!!”

하지만 물러설 수 없다는 사실에 리엔은 이를 악물고 자신의 신성력을 끌어올린다. 그런 그녀의 오른손에는 새하얗게 빛나는 한자루의 창이 쥐어진다. 지금 눈앞에 타오르는 어둠에 비하면 덧없이 작은 빛이었지만 리엔은 이를 악물고 그 창을 검은 화염덩어리를 향해 집어 던진다.

콰아아앙!!

빛과 어둠이 충돌하며 일어나는 회색빛 폭발이 허공을 뒤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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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아앙!!

“대체 이건 또 무슨 일이야...”

무너져내린 키르비르의 탑에 대한 충격이 미처 가시기도 전. 탑이 떨어진 지점 근처로 요란한 폭음들이 연속적으로 들려왔다. 그런 폭음이 나에게는 큰 희망으로 다가왔다. 아직 누군가 살아있다. 그것이 키르비르이기를 간절히 기원할 뿐이다.

“젠장... 제발 살아만 있어줘...”

작은 목소리로 그녀의 생존을 기원하며 나는 대검을 강하게 움켜쥔채 불타오르는 유적지 사이를 달린다. 뜨거운 화염은 나에게 큰 위협이 되지 않았지만 달아오르는 주변의 기온은 나를 조급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콰앙!!

이젠 거의 가까이에서 폭음이 들려왔다. 나는 반사적으로 폭음이 들린 곳을 향해 발걸음을 돌린다. 만약 키르비르가 살아있다면 이 폭음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런 근거없는 믿음이 내 발길을 폭음이 울려퍼진 쪽으로 인도해나간다.

콰드득!!

“음?!”

그때 허겁지겁 발걸음을 옮기던 내 다리가 우뚝 멈춘다. 내 바로 옆의 유적벽에 가느다란 균열이 번져가고 있었다.

콰앙!!

뭔가 강한 충격이 가해지는 듯 땅이 울리는 듯한 진동과 함께 균열의 크기가 더 커진다. 벽 넘어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직감한 나는 대검을 말아쥐고 곧바로 달려들 수 있도록 자세를 낮춘다.

콰아아앙!!

곧이어 요란한 굉음과 함께 균열이 간 유적벽이 무너져내린다. 그리고 무너지는 유적파편과 같이 떨어져내리는 두명의 인물이 내 시야에 들어온다. 전혀 낯설지 않은 한 인물.

“리엔!!”

새하얀 신관복이 붉은 피에 물들여진채 쓰러지는 리엔의 모습에 나는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유적의 벽을 부수고 튕겨나온 그녀는 떨어져내리는 파편에 몸을 보호하기 위해 몸을 둥글게 만채로 바닥에 떨어진다.

“무슨 일이야?!”

나는 황급히 그런 리엔에게 다가가 그녀를 부축해준다. 이곳저곳에 크고작은 상처를 입은 리엔은 짧게 신음을 삼키며 힘겹게 몸을 일으켜나가기 시작한다.

“타메르씨...?”

그녀는 힘에 부친듯 가느다란 목소리로 나를 부른다. 피투성이가 된 그녀를 바라보던 나는 갑작스레 느껴지는 위협적인 기운을 감지하고 그녀가 부수고 나온 유적벽을 바라본다.

“네이?”

그곳에는 내 눈에 익숙한 한 여성이 서있었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그녀의 손에 쥐어진 거무튀튀한 봉을 타고 흐르는 검은 기운에 몸의 절반을 먹혀버린 네이. 검은 기운에 침식된 그녀의 왼쪽 눈동자는 살아있는 생물이라고는 절대로 믿지 못할 회백색 빛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타메르?”

내 목소리에 반응하듯 그녀는 귀가 쫑긋 거린다. 그리고 가느다란 목소리로 나를 부르며 나를 바라본다. 그러자 검은 기운에 침식당하지 않은 오른쪽 눈동자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크읏...!! 네.. 네 녀석...!!”

하지만 곧이어 네이는 자신의 오른쪽 얼굴을 움켜쥔채 비명을 내뱉으며 나를 피하듯 뒤로 뒷걸음질치기 시작한다.

“네.. 네놈이었구나... 네놈이 내 일을 방해하는 놈이었구나!!”

네이는 분하다는 목소리로 나를 저주한다. 그런 그녀의 태도에 당황한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이 년의 영혼이... 젠장.. 나중에 보지.”

네이는 나를 향한 분노가 가득한 한마디를 남기고 도망치듯이 우리의 눈앞에서 사라져버린다.

“뭐야 이건...”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지금의 상황에 당황하며 설명을 요구하듯이 리엔을 바라본다. 그러자 그녀는 상처입은 자신의 몸을 감싸안고 힘겨운 목소리로 나에게 설명을 해온다.

“네이씨가 이상한 기운에 지배당하고 있어요.”

“이상한 기운?”

실제로 내가 봤던 네이의 몸의 절반은 정체모를 검은 기운에 침식당해 있었다. 힘겹게 몸을 일으킨 리엔은 자신의 곁에 쓰러진 붉은 머리카락의 여성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이 녀석은 티에르?”

그녀또한 낯설지 않은 인물이었다. 리엔이 그녀를 보호해준 듯 리엔에 비해 상처가 적었지만 그녀또한 크고작은 상처를 입은채 의식을 잃고있었다.

“네이는 그녀를 노렸어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요...”

“뒤쫓아 가봐야겠어.”

리엔이 어느정도 자신의 신체를 수습할 수 있게되자 나는 대검을 움켜쥐고 네이가 도망간 곳을 노려본다. 어째서 리엔을 공격했는지는 의문이었지만 지금 그녀또한 위험에 처해있다는 것은 확실했다.

-잠깐.

그때 머릿속으로 사념이 흘러들어온다. 끈적하고 기분나쁜 로터스의 사념과는 다른 까칠하고 콕콕찌르는 듯한 사념. 다름아닌 시란이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티에르가 소중히 끌어안고 있는 한자루의 검을 바라본다.

-나를 데려가.

“....”

그녀의 부탁에 나는 조심스럽게 티에르가 끌어안고있는 검을 빼낸다. 자신의 품안에 안고있던 검을 빼내자 티에르는 가벼운 신음을 흘리며 몸을 비틀지만 나는 어렵지 않게 그녀의 품안에 감싸진 검을 빼낸다.

-녀석을 쫓으려면 내가 필요할 거야.

시란의 검이 내 손안에서 작게 진동한다. 그런 검을 내려다보던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부숴진 벽위로 올라탄다.

“티에르를 부탁할게 리엔.”

“조심하세요. 뭔가... 불안해요.”

리엔의 걱정을 들으며 나는 네이가 도망친 곳을 바라본다. 곧이어 시란의 안내에 따라 그녀를 뒤쫓아 달려가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Solar Eclipse / 너무 기대해주시면 부담이 백배 천배...

유운처럼 / 할말이 읍씀요 ;ㅅ; 그저 열심히 쓸뿐입니다요~

으아아아 복잡해 으아아아 머리가 으아앙 ㅏ복잡하다구.

소설도 안풀리고 부담감은 늘어나고 초조함은 가득차고...

에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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