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성장 (4) >
마야와의 약속 이후 약 한 달이 지났고, 알렉산더는 드디어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정식 경기가 얼마만 인지, 잠시 감회에 젖었던 알렉산더는 심호흡하며 냉정을 찾았다.
오래 경기를 뛰지 않았기에 감각적인 부분은 경기장에서 확인해야 했고, 몸 상태는 아주 좋았다.
일단 알렉산더는 지쳐서 흐물거리는 알버트와 하이파이브 하고 경기장에 들어갔다.
FA컵 64강, 승격에 필수적인 경기는 아니었지만, 오늘 알렉산더를 비롯한 선수들은 전력을 다하기로 드레싱 룸에서 다짐했었다.
'한 방 먹여보자고!'
알렉산더는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FA컵에서는 설렁설렁 뛰고, 리그 경기에서는 열심히 뛰는 건 불가능하다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치르면 경기 리듬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그렇기에 알렉산더는 선수들이 전력을 다해보자는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도록 유도했었다. 경기에 거의 뛰지 못하는 자신이 주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몇 가지 안 되는 것이었다.
감자 머리 선수들이 분위기를 먼저 형성해줘 편하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줘 봤자, 진짜 실력 앞에서는 무너진다.
지친 얼굴을 하는 선수들을 하나하나 살핀 알렉산더는 교체 선수로서 감독이 내린 지시를 전달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라이언, 감독님 지시다. 포지션을 버리고 첸웬을 1:1 마크해라. 양발 태클만 빼고 다 해. 경고받아도 되니까."
"로드, 사무엘. 둘이 지쳐서 그런지 좌우 간격이 너무 넓다고 감독님이 그러신다. 다른 수비수들과 미드필더에게 말해서 더 좁혀. 참고로 라이언은 수비라인에서 빠져 첸웬을 마크할 거다."
숨을 몰아쉬고 있는 감자 머리 선수들에게는 격려를 했다.
"너희들은 지금처럼만 하라고 한다. 정말 잘하고 있다고 하는군."
"헉, 허억··· 그것 참 힘이 되는군."
알렉산더의 말에 감자 머리 선수들이 거친 숨을 내쉬면서도 미소를 지었다.
알렉산더가 말을 마치고, 시간을 끌다 경고까지 받은 골키퍼에게 손을 흔들어줬다. 그제야 골키퍼가 골킥을 찼고, 경기가 재개됐다.
*
<와아아아! 시티! 시티! 시티!>
하지만, 알렉산더가 투입되고 불과 1분, 첸웬이 골을 넣었다. 맨시티 원정 팬들의 환호성이 경기장에 가득 찼고, 노팅엄의 선수들은 좌절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알렉산더는 욕설을 중얼거렸다.
"빌어먹을···."
정말 찰나의 틈이었다.
감독의 지시를 전달받은 수비수들과 미드필더들이 수비라인을 정비하며 잠깐 데브라이너와 첸웬을 놓치는 실수를 저질렀고, 노련한 데브라이너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첸웬을 향해 날카롭고 빠른 스루패스를 찔렀다.
첸웬은 순간적인 가속으로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얻어냈고, 찰 듯 말 듯 하는 시늉을 하며 골키퍼를 속인 후, 가볍게 공을 구석으로 차 골을 넣었다.
맨시티의 선수들도 지금까지의 경기가 답답했던 건지, 정말 격하게 기뻐하고 있었다.
알렉산더는 그들을 뒤로하고, 좌절하는 선수들에게 다가갔다. 아직 90분이 되려면 멀었으니까.
특히, 첸웬을 따라가기 위해 전력 질주를 했지만, 오히려 거리가 벌어지고 실점하는 광경을 눈앞에서 본 로드에게 먼저 다가갔다.
로드는 잔디에 주저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네가 첸웬을 막을 수 있었으면, 이 팀에 안 있었을 거다.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거다. 마음 쓰지 마라."
"예···."
"부주장이잖아. 이럴 때야말로 준비해 온 플레이를 선수들이 보여줄 수 있게 격려해야지. 애초에 너부터 정신 차려야 하는 거고."
"알겠습니다. 캡틴."
"그리고···."
알렉산더는 오늘 경기에서 실점했을 때, 경기를 어떻게 전개해나가야 할지 감독에게 듣고 왔다.
알렉산더는 로드에게 지시사항을 전했다.
"힘낼게요!"
"그래. 후회 없는 경기로 만들어보자."
로드의 눈에 빛이 돌아오는 걸 확인한 알렉산더는 공격수의 자리로 돌아가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다들 괜찮아! 준비한 것만 다 보여주자."
알렉산더에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렇기에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했고, 오늘도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다. 상대가 프리미어리그 1위 맨시티라는 것,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있다는 건 알렉산더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이 경기도 다른 경기와 마찬가지로 너무나도 소중한 한 경기일 뿐이었다.
알렉산더는 맨시티의 선수들을 보며 남은 시간 동안 해야 할 플레이를 떠올려봤다.
강한 전방압박과 티키타카(짧은 패스로 공격 전개)를 주공격 수단으로 삼는 팀들에게는 공통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높이.
특히 티키타카 전술에서 중용되는 중앙 수비수들은 볼을 잘 다루는 만큼 수비 능력이 떨어졌다.
맨시티의 주전 수비수들이라면 이 약점도 없었겠지만, 지금 맨시티의 중앙 수비수들은 2군과 유소년 선수였다.
그렇기에 이 부분을 공략해야만 했다.
그렇게 노팅엄의 반격이 시작됐다.
*
"좀, 저리 꺼져!"
맨시티의 유소년 수비수는 알렉산더가 계속 달라붙자 아까부터 짜증을 부리고 있었다. 알렉산더는 개의치 않고, 또 한 번 자신의 머리를 향해 날아오는 공을 향해 점프했다. 맨시티의 유소년 수비수도 알렉산더와 동시에 하늘로 뛰었다.
"이이이익!"
알렉산더는 기괴한 함성을 내면서 온몸의 힘을 끌어냈다.
그동안의 훈련은 틀리지 않았는지, 알렉산더는 맨시티의 유소년 수비수와의 짧은 공중 경합에서 밀리지 않고, 머리에 공을 맞히는 데 성공했다.
공은 맨시티의 페널티 박스 안으로 떨어졌고, 미리 뛰기 시작한 할리가 공을 잡아 상대 수비수가 오기도 전에 빠르게 슈팅했다.
아쉽게도, 많이 지친 것 같은 할리는 이상한 궤도로 슈팅하고, 많이 분했는지 잔디에 주먹질한 후 어기적어기적 일어났다.
그리고 알렉산더에게 사과했다.
"죄송, 헉, 해요. 허억. 캡틴···."
"괜찮다. 강한 슈팅은 안 해도 좋으니까 정확하게만 차 봐라."
"알겠어요··· 후우···."
할리는 심호흡을 크게 하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잭슨은 공이 나간 사이 두 명의 선수를 더 교체했다. 체력 소비가 심한 중앙 미드필더 하나와 윙어 하나였다.
같은 포지션의 선수들끼리 교체한 거였기에 계속 같은 공격 패턴을 노리겠다는 뜻이었다.
감독의 의도를 이해한 알렉산더는 재빠르게 본 진영으로 돌아갔다.
그 이후, 경기 종료 5분 전까지 노팅엄은 얻어맞았다.
선수들은 마지막 투혼을 발휘해 맨시티의 파상공세를 막아냈고, 맨시티의 코너킥을 막아내는 과정에서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기회를 얻었다.
*
"우리 팀에 왜 감자 머리가 이렇게 많은 줄 알아?"
"뭐? 또 무슨 개소리를 하려는 거야?"
"아주 특별한 이유가 있는데··· 안 궁금하면 말고."
애매하게 말하고 대화를 끊어버리는 게 포인트였다. 로드는 말끝을 흐리며 코너킥을 찰 준비를 하는 데브라이너와 자신이 마크하고 있는 맨시티의 키 큰 2군 공격수를 꾸준히 살폈다.
"···뭔데?"
결국, 맨시티의 공격수는 로드의 트래시 토크에 낚이고 말았다. 알렉산더의 격려 이후 로드는 잔뜩 긴장해서 잊고 있었던 트래시 토크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었다. 다행히 이 공격수에게는 트래시 토크가 잘 먹혔다. 어지간히 잘 속는 놈이었다.
그때, 데브라이너가 손을 들고 도움닫기를 시작했다.
맨시티의 공격수는 데브라이너의 손을 보자마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로드는 그 타이밍에 맞춰 입을 열었다.
"그게 말이야···."
순간 공격수의 집중력이 흐트러졌고, 그 틈에 로드는 공격수의 앞에 자리 잡았다.
"이 자식이!"
뒤늦게 로드의 의도를 깨달은 공격수가 소리쳤지만, 이미 데브라이너의 코너킥을 로드가 막아낸 후였다.
'으악···.'
데브라이너의 코너킥이 워낙 강하고 빨라서 로드는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공을 제대로 컨트롤 하지 못해 공을 원래 의도했던 알렉산더 쪽이 아닌 엉뚱한 오른쪽 측면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그곳으로 먼저 달려간 건 감독이 교체로 투입한 노팅엄의 윙어였다. 체력이 팔팔한 윙어는 공을 빠르게 치며 달렸고, 맨시티 선수들의 추격을 따돌렸다.
맨시티는 이기고 있었던 상황이었기에 선수들을 셋이나 수비 진용에 대기시켜놨었다. 그렇기에 윙어의 돌파는 어태킹 서드(경기장을 삼 등분 한 면적 중 상대 진영) 부근에서 수비수들에게 막혔다.
그 틈에 맨시티의 중앙 수비수 둘이 막 복귀하고 있었다. 이어서 미드필더들도 돌아오고 있었다.
조금만 더 늦는다면 맨시티의 수비 진영이 갖춰질 것 같았다.
그래서, 페널티 박스 앞에 도착한 알렉산더가 소리쳤다.
"띄워!"
어찌할 줄 모르던 윙어는 알렉산더를 향해 공을 띄웠다. 전술은 한결같았다. 잔디에 깔아서 패스하면 빼앗길 위험이 크니 무조건 공중볼이다.
알렉산더는 괴성을 지르며 막 복귀한 상대 수비수와 동시에 점프했다. 상대 수비수는 호흡도 고르지 못한 상태였기에 알렉산더에게 밀렸다.
공이 생각보다 낮게 날아와서 알렉산더는 가슴으로 공을 받아야 했다.
할리가 막 자신의 옆을 지나 달려가고 있었다. 알렉산더는 공이 바닥으로 떨어지기 전에 할리에게 패스했다.
할리는 인사이드로 안전하게 공을 받으며 중얼거렸다.
"세게 차지 말고 정확하게 차자. 정확하게. 제발."
할리는 페널티 박스 안으로 공을 더 몰고 가 수비수들이 자신을 덮치기 전 남은 힘을 짜내 구석을 노렸다.
하지만, 할리의 슛은 맨시티의 주전 골키퍼인 에데르손의 손끝에 걸렸다.
<아아··· 와아?!>
팬들이 탄식하다가 소리를 질렀다. 자리에 막 앉으려던 팬들이 그대로 멈춰 골대 앞을 바라봤다.
에데르손의 손에 맞고 나온 공을 향해 알렉산더가 달리고 있었다.
알렉산더는 불규칙하게 튀기고 있는 공을 잡아두지도 않고, 오른발 인사이드로 정확히 에데르손이 뛴 방향의 반대를 노렸다.
에데르손은 관성 때문에 바둥거리며 골이 골라인을 지나 골망을 흔드는 걸 구경할 수밖에 없었다. 알렉산더를 막기 위해 뛰어오던 수비수들은 공이 지나간 후에야 도착했다.
"우와아아아!"
<와아아아아!>
심판이 골이라는 사인을 내리자마자 알렉산더가 포효하며 골대 뒤 서포터석으로 달려갔다. 선수들도 뛸 힘이 다시 생겼는지 알렉산더를 쫓아 서포터석을 향해 달렸다.
서포터들은 알렉산더와 선수들을 격하게 환영했다.
"이번 시즌 첫 번째 골! 축하해!"
"잘했어!"
"이대로 역전 골까지 넣어 버려!"
"캡틴이 한 건 할 줄 알았어!"
"최고야!"
노팅엄의 서포터들이 눈사태처럼 쏟아져 내려 알렉산더와 선수들을 한 번이라도 만져보기 위해 애썼다.
알렉산더를 비롯한 선수들은 앞에 있는 서포터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마주 보며 포효를 하며 골을 넣은 기쁨을 공유했다.
삑, 삑삑삑!
심판의 제지가 없었더라면 계속 이러고 있었을지도 몰랐다.
더 있으면 경고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알렉산더는 선수들을 불러 빠져 나왔다.
다른 선수들의 축하를 들은 후, 알렉산더는 홀로 센터서클로 돌아가며 중얼거렸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알렉산더가 노팅엄의 진영으로 돌아온 후에도 노팅엄 팬들의 함성은 계속됐다.
*
삑, 삑, 삐이이익!
심판의 휘슬과 동시에 노팅엄 팬들의 박수 소리가 쏟아졌다.경기 결과는 무승부, 비록 절반 이상이 2군과 유소년 선수였다지만, 프리미어리그 1위 맨시티를 상대로 훌륭한 결과를 냈다.
경기장에 모인 팬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노팅엄의 선수들은 다들 지쳤는지 잔디밭 위에 눕거나 주저앉았다.
"대체 왜 저렇게···."
그리고, 관계자 석에 있던 바비의 눈은 알렉산더를 비롯한 감자 머리 선수들에게서 떨어질 줄 모르고 있었다. 알렉산더를 제외한 나머지는 누워서 코치와 치료사들의 찜질을 받고 있었다.
무승부라는 결과도 놀라웠지만, 바비에게 큰 충격을 준 건 선수들이 경기 끝까지 보여준 태도였다.
이기기 힘든 팀이라는 걸 분명 알고 있을 텐데도, 선수들은 할 수 있는 걸 다 해서 무승부까지 만들어냈다.
자신이 저기 있었더라면 저런 결과를 만들 수 있었을까 라고 잠깐 생각해봤지만, 아니라는 답이 바로 나왔다.
저 첸웬 앞에만 가면 의욕이 팍 꺾일 테니까.
"바비, 아까 준 50파운드 내가 가진다?"
"···예."
신난 김도운이 제임스의 앞에서 50파운드 지폐들을 흔들어도, 바비는 이유 모를 부끄러움을 느끼며 경기장을 내려다볼 뿐이었다.
바비는 선수들이 다 빠져나간 후에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
"다시 읽어 봐."
"'노팅엄은 정말 훌륭한 팀이었다. 열한 명이 똘똘 뭉쳐 전력을 다해 뛰는 팀이 얼마나 무서운지 오랜만에 느낄 수 있었다. 무승부는 그들에게 정당한 결과다. 재경기가 기다려진다.' - 첸!
웬!"
옆에 놓인 노팅엄 신문 헤드라인을 읽은 할리가 첸웬의 이름을 강조하며 신나 했고, 경기에서 뛴 선수들은 헤벌쭉 웃었다.
노팅엄의 선수들은 단체로 경기 후 회복을 위한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할리와 선수들이 이렇게 노는 데도 잭슨은 별말 없이 선수들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어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줘서 그런 것 같았다.
"어때, 바비, 아쉽지? 너 없어도 이만큼이나 했다고, 우리가."
할리의 장난스러운 말에 옆에서 코치와 패스를 주고받고 있던 바비가 인상을 팍 찡그렸다.
"닥쳐."
"음··· 응. 라이언, 쟤 오늘 왜 저렇게 화가 나 있을까?"
"그러게? 바비, 무슨 일 있어?"
"아니, 난 괜찮아. 걱정해줘서 고마워. 라이언."
진심으로 걱정하는 라이언의 순수한 물음에 바비는 억지 미소를 지어 보여줬다.
그리고, 할리와 라이언이 다시 회복 훈련에 집중하는 동안.
"바비! 살살 좀 패스해!"
괜히 코치에게 세게 패스했다가 혼만 났다. 바비가 그러고 있든 말든 어제 경기를 뛴 선수들은 치료사 폴린의 말에 집중하고 있었다.
"오늘은 절대, 절대 추가훈련은 안 돼요. 어제 너무 무리했어요. 아! 감독님, 그냥 선수들을 다 구단에서 재우는 건 어떨까요? 집에 가면 이 사람들 개인 훈련할 것 같은데."
"흠··· 그거 좋은 생각이군."
"감독님!"
잭슨은 아마 농담을 한 것 같았지만, 감자 머리 선수들은 당황해서 소리까지 질렀다.
그 모습을 보며 다른 선수들이 낄낄대며 웃었다.
선수들은 무척 신이 나 있었다.
바비는 경기에 뛰지 않은 선수들을 위한 정규 훈련을 소화하며 회복 훈련을 하는 선수들을 때때로 바라봤다.
바비는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마다 훈련에 더 집중하려고 했다.
"바비, 똑바로 해."
하지만, 코치의 집중하라는 말을 들을 뿐이었다. 바비는 훈련 내내 산만한 모습을 보였다.
시간이 흘러 회복 훈련이 정규 훈련보다 빨리 끝났고, 선수들은 먼저 집으로 퇴근했다.
쉬는 시간을 받은 덕에 바비는 잔디밭에 앉아 멍하니 떠나는 선수들을 지켜볼 수 있었다. 어제 경기 이후 가슴에 똬리를 튼 이 감정을 바비는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때, 무뚝뚝한 목소리가 옆에서 들렸다.
"왜 자꾸 두리번거리지?"
알렉산더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 16. 성장 (4)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