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메이크 축구 명가-79화 (79/245)

< 24. 바쁜 프리시즌 (6) >

"바쁘실 텐데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지겹게 서류만 보다가 사람 얼굴 보니까 좋네요."

내 앞에 앉은 차가운 인상의 여자가 그렇게 말했다.

나는 축구 협회 내의 한 휴게실에 앉아 있었다. 여기까지 온 이유는···.

"정말 신기하네요. 직원까지 보내는 경우는 봤어도··· 단장님이 직접 이곳에 오는 건 처음 봐요."

이 여자의 이름은 캐시 다우닝. 그녀는 축구 협회에서 워크퍼밋(취업 비자) 특별 심사를 담당하는 직원이었다.

일반적으로 이런 행정 직원들은 원칙대로만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어느 정도 유동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있었다.

캐시는 워크퍼밋을 심사하는 심사관들에게 서류를 정리해서 넘기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그녀의 마음에만 든다면 융통성 있는 심사관 위주로 서류를 넘겨줄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 그녀와 불편한 관계에 있다면 극단적으로 엄격한 심사관에게만 서류를 줄 수도 있는 거고.

그러니까 친하게 지내면 무조건 좋았다.

"우리 구단 사람들은 늘 팩스나 메일로만 서류를 처리하잖아요. 저는 그게 좀 찝찝하더라고요. 결국, 사람들끼리 하는 일인데··· 적어도 협회에서 수고해주시는 분 얼굴은 알고 싶어서 들렀어요."

내 말을 진지한 표정으로 듣던 캐시가 차가운 얼굴을 깨며 부드럽게 웃었다.

"말을 참 예쁘게 하시네요."

"아니에요. 당연한 거죠."

축구 협회의 직원들은 축구단의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규정대로 할 뿐인데 규정을 만든 사람들은 보통 뒷짐 지고 있고, 문제가 생기면 구단 관계자들과 직접 다투는 사람들이 이들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런 직원들은 자신들의 노고를 인정해 주는 걸 다른 직업군의 사람들보다 훨씬 더 좋아한다.

회귀 전에 벨기에의 축구 협회 직원들과도 이런 식으로 관계를 쌓아놔 이적 등의 업무를 처리할 때 많은 도움을 받았었다.

이제 2부 리그에 왔으니 이런 부분까지 신경 쓰려 하고 있었다.

캐시는 여전히 미소를 지은 채로 내게 말했다.

"세자르의 워크퍼밋은 무난하게 발급될 거에요. 특별 워크퍼밋 검토 조건의 'Part A' 항목에서 5점 받았으니까요."

워크퍼밋의 일반 심사는 FIFA 랭킹을 기준으로 상위권의 국가대표팀에 소속된 선수가 2년 동안 얼마나 경기를 치렀는지를 따진다.

하지만, 세자르는 국가대표에 출전한 적이 없기에 특별 워크퍼밋 검토를 받아야 했다.

특별 워크퍼밋을 발급받으려면 축구 협회가 제시하는 Part A의 조건들에서 4점을 얻거나 Part A ~ Part C의 조건들에서 5점을 얻으면 일반적으로 통과된다.

세자르는 우리 팀에서 상위 25% 내에 드는 주급을 받을 예정이었다. 이적료가 싸기도 하고, 클래스가 있는 선수니까.

그래서 Part A의 항목 중 하나인 '선수 급료가 상위 25% 이내'를 충족해 3점을 얻는다.

그리고, 세자르가 소속돼 있던 리그는 남미에서도 이름을 날리는 아르헨티나 리그, 그래서 '선수의 전 구단이 영국 축구 협회에서 인정하는 리그에 소속돼 있고, 선수가 30% 이상의 출전시간을 기록'이라는 항목을 충족해 1점을 더 얻는다.

이 항목도 Part A 안에 있었기에 이미 4점을 채웠다.

더불어, 보카 주니어스는 남미의 강팀이었기에 남미의 챔피언스리그인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 출전했었고 세자르는 로테이션 급 선수였기에 30% 이상을 출전해 또 1점을 추가했다.

그래서 총 5점.

세자르는 회귀 전처럼 무난하게 워크퍼밋을 발급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혹시라는 게 있으니까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번에도, 앞으로도요."

슬슬 비행기 시간이 되어서 나는 캐시에게 선물을 건네며 말했다.

캐시가 받아들며 물었다.

"뭐예요?"

"아르헨티나에서 사 온 마테차에요."

영국은 차를 많이 마시는 나라이니 새로운 종류의 차는 늘 괜찮은 선물이었다. 다행히 캐시도 웃으면서 받아줬다.

캐시가 말했다.

"심사는 일주일 정도 걸릴 거예요."

예상했던 기간이었다. 세자르는 지금 더비의 한 호텔에서 묵고 있다고 했으니··· 빨리 전해줘야겠다.

"네, 느긋하게 기다리겠습니다. 저는 이제 슬슬 비행기 시간이 돼서요."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캐시가 따라 일어나며 물었다.

"다음에는 어디로 가세요?"

"스페인이요."

**

내 앞자리에 앉아 있는 남자가 초조한 듯 스마트폰을 반복해서 보고 있었다. 어딘가로 전화를 걸고, 상대는 받지 않았다.

남자가 내 눈치를 보며 말했다.

"아까 출발했다고 했으니 곧 도착할 겁니다."

"괜찮아요. 아직 약속 시각까지 10분 남았잖아요."

내 말에 남자가 어색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다시 어딘가로 전화를 건다. 아까부터 계속 그랬던 것처럼 상대방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남자가 작게 중얼거렸다. 내 귀에 들렸지만.

"이 자식 설마 또 지각하는 건 아니겠지···."

나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내 앞에 앉은 남자의 이름은 이케르 바르뎀. 오늘 계약서를 작성하러 온 루카 바르뎀의 에이전트이자 친형이었다. 본업은 스포츠신문 기자라고 했다.

나는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잭슨 감독이 강력하게 원한 선수, 그렇지만 자신의 형을 이렇게나 불안하게 하는 선수인 루카 바르뎀에 관해 떠올려봤다.

지난 시즌을 진행하던 중, 나를 중심으로 스카우트 팀, 코치진은 다음 시즌 영입할 선수들에 관해 미팅을 자주 가졌다.루카 바르뎀은 그 미팅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선수였다.

*

"루카 바르뎀을 한 단어로 표현해보자면··· 사고뭉치입니다."

잭슨 감독이 루카 바르뎀을 원한다고 한 건, 겨울 이적시장 때였다.

나는 그래서 바로 우리 팀의 스카우트 한 명을 파견했고, 스카우트는 이날 루카 바르뎀에 관한 정보를 우리에게 공유하는 시간을 갖고 있었다.

내가 손을 들어 물었다.

"혹시 언론에서는 모르는 불법이라도 저질렀나요? 뭐, 마약 같은 거라도 손댄 거라면···."

루카를 담당한 스카우트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아뇨. 그런 건 확실히 아닙니다. 음··· 비슷한 선수를 찾아보자면··· 은퇴한 마리오 발로텔리 같은 선수랄까요?"

마리오 발로텔리는 재능만큼은 확실했지만, 갖은 기행으로 많은 정상급 감독이 포기했던 선수였다. 발로텔리의 이름에 코치진과 일부 스카우트의 표정이 나빠졌다. 루카를 원한다고 했던 잭슨은 조용히 있었다.

루카를 담당한 스카우트가 계속 말했다.

"팀보다 자기감정을 우선시하는 선수입니다. 그로 인해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치는 선수죠."

먼저 나쁜 것부터 얘기하려고 작정한 건지 스카우트가 술술 말하기 시작했다.

"바르셀로나의 U-17 유소년 팀에 있을 때는 아침에 일어날 때 그저 졸린다고 오전 훈련에 불참한 적이 한 달에 한 번꼴로 있었답니다. 게임에 푹 빠져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반 시즌 동안 지낸 적도 있다고 하고요. 바르셀로나의 유소년 코치에게 들은 내용이니 정확할 겁니다."

"잠깐만요."

수석코치 존이 손을 들었다.

"루카는 그 시기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주지 않았나요? 괜히 이니에스타의 후계자라는 별명이 붙은 게 아닐 텐데요."

"그렇죠. 그래서 바르셀로나에서도 루카를 쉽게 못 놓아준 거죠."

미친 재능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다른 코치들과 스카우트들도 긴가민가한 표정이었다. 나는 루카를 담당한 스카우트에게 말했다.

"계속 얘기해 보세요."

"네."

스카우트는 회의실에 마련된 디스플레이에 루카의 커리어를 출전 시간, 패스 성공률, 위험 패스 성공률, 결정적 찬스 생성률로 정리해 놓은 표를 띄워놓고 이야기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마지막 시즌에 지각이 반복돼서, 다른 선수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 같다는 판단하에 방출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첫 번째 프로팀은 루카가 온 시즌에 강등 당했던 프리메라리가의 레반테였습니다."

루카는 스페인 1부 리그에서 데뷔했을 만큼 재능이 넘치는 선수였다.

표에 나온 기록은··· 역시 괜찮았다.

"강등은 당했지만, 루카는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레반테는 강등 후에 남겠다는 루카를 방출했습니다. 역시 꾸준하게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줘서였죠. 현대 축구는 초월적인 개인 기량이 아니라면 결국 팀으로서 기능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루카의 팀은 매 시즌, 아니 반 시즌마다 바뀌었다.

루카는 밤에 시작한 파티가 즐거우면 다음 날 훈련을 잊고, 밤새워 놀다가 훈련에 참석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 외에도 몇 가지 더 있었다.

듣다 보니··· 인생 참 내키는 대로 사는 태평한 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철이 없다고 해야 하나.

"물론, 매일같이 이러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프로로 뛰지도 못했겠죠. 그저, 힘든 일정일 때나 훈련이 어려워지면 이런 기행을 보인다고 했습니다."

나는 스카우트의 말이 끝나자마자 입을 열었다.

"넘치는 재능은 있고, 경기장에서는 늘 훌륭한 플레이를 보여주지만··· 나태한 생활습관으로 팀에 악영향을 끼치는 선수군요."

"그렇습니다."

"괜찮겠습니까?"

나는 잭슨에게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결국, 선수들을 직접 관리하는 건 감독을 중심으로 한 코치진이었으니까.

미팅 내내 조용히만 있던 잭슨이 입을 열었다.

"예. 괜찮습니다. 저도 20대 초반까지 바르뎀과 비슷하게 살았었으니까요. 잘 관리해서 1부 리그에서도 팀의 중심으로 써먹어 보겠습니다."

"감독님이요?"

코치 하나가 물었다. 잭슨은 선수단에는 늘 규율을 중시했고, 자신이 가장 솔선수범했기에 궁금해진 모양이었다.

"예. 저도 젊은 시절에 시간 낭비를 참 많이 했었습니다. 그래서 더 루카에게 마음이 가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스터 킴. 절 믿어준다면 꼭 녀석을 갱생해보고 싶습니다."

"알겠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죠."

나는 잭슨의 진심 어린 눈빛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었다.

*

그 이후, 나 또한 많은 고민을 하다가 잭슨을 믿어 보기로 하고 이적을 진행하기로 했다.

회귀 전의 정보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7년짜리 회귀 정보가 이제 5년 정도밖에 안 남은 만큼 이런 결정도 점점 늘어날 것이기에 회피할 수는 없었다.

그때, 사진으로 많이 봤던 루카 바르뎀이 가게 앞에 차를 세우고 가게로 들어왔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루카의 에이전트이자 형, 이케르에게 말했다.

"다행이네요. 이케르. 지각은 아니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잠시 루카와 얘기 좀 해도 괜찮겠습니까?"

"네, 약속 시각까지 5분 남았으니까요."

이케르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루카에게 다가갔다. 둘은 짧게 이야기를 나눴고, 나는 앉아서 기다리며 루카의 몸을 살폈다.

착 달라붙는 옷을 입었는데, 게으른 선수들의 상징인 군살이 살짝 보였다. 그래도 많지는 않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프리시즌에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정도였으니까.

그때, 이야기를 마친 루카와 이케르가 다가왔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루카와 악수했다.

루카가 먼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노팅엄의 단장 김도운입니다. 킴이라고 불러주세요."

"제 이름은 알죠? 루카라고 불러주세요."

우리는 테이블에 앉았다. 루카는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지각할 뻔했다는 이야기를 태평하게 하고 있었다.

나는 적당히 이야기를 받아주다가 차와 디저트가 나오자마자 말했다.

무표정한 얼굴로.

"우리 팀이 루카를 불러주는 팀 중에 가장 조건이 좋죠?"

기습적으로 나온 내 말에 이케르가 표정 관리에 실패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전문 에이전트가 아닌 사람다웠다.

루카는 멀뚱멀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나는 이어서 말했다.

"하지만, 루카는 여러 팀에서 문제를 일으켰었죠."

"맞아요. 하지만, 노팅엄에 가서는 괜찮을 거예요."

이케르가 말하기도 전에 루카가 말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그런 말만으로는 믿을 수 없습니다. 모든 약속은 계약서로 남아야 합니다."

"계약서요?"

이케르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몇 가지 조건을 계약서에 추가했습니다. 보시죠."

나는 준비해 온 계약서에서 특수조항 내용을 찾아 이케르에게 넘겼다. 이케르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지만 개의치 않았다.

나로서는 최소한의 조항이었으니까.

선수가 자주 지각하거나 몸 관리를 엉망으로 하면 기자들에게 빌미를 준다. 이는 선수들의 분위기, 팬들의 반응 등 여러모로 나쁜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나는 잭슨과 협의했다.

"'선수의 거주지는 훈련장 주변 500m 이내로 한다.'라는 조항이라니··· 그리고 지각비를 아예 조항에 넣다니···."

이케르가 얼굴을 찡그린 채로 불평을 토해냈다.

참고로 지각비는 주급의 1/4이었다.

이케르가 항의했다.

"이건 너무 팍팍하지 않나요?"

"저는 애초에 이 이적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감독님이 루카 선수를 강력하게 원해서 이 자리에 있는 거죠. 이게 제 타협 선입니다."

나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게 내 말과 더해지면 협상은 없을 거라는 간접적이고 확실한 의사 표현이 된다.

이케르가 깊게 고민하기 시작하려 했다.

그때, 이케르의 옆에서 여전히 태평한 얼굴인 루카가 느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도 솔직히 지각하는 버릇 고치고 싶었거든. 영국이라면 한 번 살아 보고 싶기도 했고."

"야, 그게 조항으로 들어가면 막상 상황이 닥쳤을 때, 얼마나 골치 아파지는데. 법적으로 분쟁 일어나도 구단에게 훨씬 더 유리해진다고. 단순한 지각이 아니라 계약 규정을 어긴 게 되니까."

이케르가 잔소리하듯 루카에게 말했고, 잠시 후 자신이 구단에 대해 조금 안 좋은 말을 했다는 걸 깨닫고 내 눈치를 봤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고 말했다.

"괜찮습니다. 사실인걸요."

"감사합니다."

이케르는 다시 고개를 돌려 루카를 째려봤다.

"그리고 넌 맨날 그렇게 말하고 못 하잖아. 내가 언제까지 네 뒤치다꺼리 해야 하냐?"

"너무해."

직접 본 루카는 정말··· 철없는 애 같아 보였다. 이케르가 땅이 꺼지라고 한숨을 쉬고 루카에게 말했다.

"하아, 너 잠깐 저쪽 테이블에 가 있어 봐."

"왜?"

"단장님이랑 얘기 좀 하게."

"그래?"

루카는 자리에서 일어나 건들거리며 먼 테이블로 걸어갔다. 의자에 앉더니 바로 스마트폰을 꺼내 집중하기 시작했다. 프로 선수의 계약 자리에 나온 선수라기보다는 정말 어린애 같았다.

이케르가 내게 조용히 말했다.

"보시다시피 저런 놈입니다."

"알고 있어요. 그래도 성격이 개차반은 아니라 다행이네요. 감독님이 갱생시키고 싶다고 했는데··· 경찰서라도 들락날락할까 걱정했었거든요."

"갱생이요?"

내 말에 이케르가 오늘 중 가장 큰 반응을 보였다. 나는 예전에 했던 미팅을 떠올리며 말했다.

"비슷한 어린 시절을 보내셨다고 하더군요. 1부 리그까지 올려서 꼭 쓰고 싶다고."

"정말입니까? 저놈을 고쳐서 쓰겠다고···."

한눈에 봐도 부정적이었던 얼굴이 긍정으로 가득 차고 있었다.

지각비를 1/6까지 내려주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이케르가 내게 말했다.

"그렇다면··· 바로 서명하겠습니다."

"괜찮겠어요?"

"네, 꼭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케르는 나를 구원자 보듯 보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말한 잭슨에게겠지만.

잠시 후, 루카는 이케르가 사인하자는 말에 바로 동의했다.

이렇게 이번 여름 이적시장의 커다란 퍼즐을 또 맞추게 됐다.

저번에는 로맨티시스트더니, 이번에는 다 큰 애라니··· 이번 시즌이 어떻게 굴러갈지 점점 감이 오질 않았다.

*

루카의 영입을 마무리 지은 후, 나는 스쿼드를 채우기 위해 2부 리그 하위 팀에서 뛰고 있던 웨일즈 3인방을 각자의 팀에서 데려왔다. 추가로, 스코틀랜드 출신 선수 두 명도 데려왔다.

세자르의 워크퍼밋도 무사히 나왔다.

그렇게 기존 선수들과 합쳐 23명의 선수단을 구성했다.

평균연령 22.6세. 2부 리그에서 가장 어린 선수단이었다.

그리고 선수들이 휴가에서 돌아왔다.

< 24. 바쁜 프리시즌 (6)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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