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메이크 축구 명가-84화 (84/245)

< 26. 직원들의 프리시즌 (1) >

마리아가 무언가 대답하려는 순간, 내 뒤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고개를 돌리니 마리아를 제외한 미디어팀의 직원들이 있었다.

"어? 단장님. 무슨 일이에요?"

2년 전부터 일해왔던 베테랑 카메라맨이 내게 물었다. 나는 미소지으며 답했다.

"일 잘하고 있나 감시하러 왔어요. 겸사겸사 이것도."

나는 마리아에게 건네고 남은 커피와 디저트가 담긴 종이봉투를 들어 보였다. 인턴 메르시가 활짝 웃으며 내게 재잘거렸다.

"와아. 단장님 정말 최고예요. 샌드위치 사 왔는데 같이 드실래요? 많아요."

"아니에요. 고맙지만 약속이 있어서요."

오늘은 조이와 점심을 먹기로 했다.

메르시는 진심으로 아쉽다는 얼굴을 했다. 이어서 내게 디저트를 받아들고, 티라미슈를 발견한 후에는 언제 아쉬워했냐는 듯 해맑게 미소지었다.

메르시는 내게 대답하려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던 마리아에게 쪼르르 다가갔다.

"팀장님! 샌드위치 사왔어요."

"고마워요."

마리아는 어느새 평소와 같은 밝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갸웃했다. 그래서 미디어 팀원들이 샌드위치와 디저트를 정리하는 틈에 마리아에게 물었다.

"마리아. 혹시 몸이 안 좋아요?"

"어, 음. 사실 조금 우울해요."

"정말요?"

마리아가 뚱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마리아는 회귀 직후 만난 사람 중 하나였고, 처음 만났을 때부터 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사람이었기에 나는 좀 많이 당황했다.

마리아의 입에서 즐겁다는 말이 아닌 부정적인 말이 나올 줄이야.

내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 마리아가 내 얼굴을 보며 픽 소리를 내며 웃었다.

"농담이에요."

"하아. 진짜 놀랐잖아요."

"어제 밤 새서 조금 졸린 거 말고는 괜찮아요."

마리아가 평소의 생글생글한 미소를 지으며 직원들을 바라봤다.

"다들 일도 잘하는 걸요."

점심 먹을 준비를 마치고 메르시가 다시 이쪽으로 다가왔다. 나는 메르시에게 물었다.

"메르시, 일 할만해요?"

"예! 너무 재밌어요!"

메르시의 높은 톤의 신난듯한 목소리는 2년 전에 노팅엄 TV를 만들어 보라고 했을 때의 마리아를 떠올리게 했다.

나는 메르시에게 말했다.

"전지 훈련까지 따라갈 줄은 몰랐어요. 너무 무리 안 해도 돼요."

"방학 중인걸요! 그리고 이렇게 바로 구단의 일에 직접 참여해볼 수 있다니··· 언제 이런 기회가 있겠어요. 기회가 보이면 잡아야죠!"

"그, 그래요?"

"네! 그리고 무엇보다··· 정말 재밌는걸요. 관중석이나 화면을 통해서만 보던 선수들을 직접 만나고, 제가 찾아낸 선수들의 매력을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너무 즐거워요. 수업으로만 배우던 걸 직접 해 보다니!"

최근 우리 구단은 트렌트 대학교, 노팅엄 대학과 연계해서 인턴십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적용해보고 있었다.

비록 대학생들이라지만, 직원들에게 들으니 실제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또한, 학교들과 제휴해서 진행하는 일이었기에 학생들은 학점도 채울 수 있었다. 더해서 경험에 최저 시급까지.

메르시는 아예 올해는 휴학하고 일 년 내내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생각해보겠다고 말하며 메르시를 미디어룸 안으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나는 마리아에게 물었다.

"메르시는 어때요?"

"바로 직원으로 고용해도 괜찮을 만큼 잘해요. 영상 편집 방식도 새롭고 감각적이고··· 무엇보다 팬들이 원하는 게 뭔지 알아요."

"잘됐네요. 다른 부서에서는 인턴 잘못 뽑았다고, 다시 뽑으면 안 되냐는 곳도 있는데."

그렇게 말하며 나는 마리아의 눈치를 봤다.

마리아는 왠지 모르게 착잡하게 느껴지는 눈동자로 샌드위치를 우걱우걱 먹고 있는 메르시를 보고 있었다.

구단의 직원들은 계약직이 많고, 철저하게 실력주의로 돌아간다. 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게 되고, 따라서 더 뛰어난 직원들이 오게 되면 기존 직원들은 위기감을 느낀다.

비록 메르시가 인턴이라지만, 마리아는 간접적으로나마 이런 위기감을 느꼈을지도 몰랐다.

이런 SNS나 미디어 쪽의 일은 젊은 사람이 확실히 잘하긴 하니까.

하지만, 실제로 구단을 운영하는 데에는 구단에는 그런 실력 적인 부분만 중요한 건 아니었다.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했다. 마리아 같은 사람이.

나는 찰나에 이런 생각을 하고 마리아에게 말했다.

"저는 늘 마리아를 믿어요. 노팅엄 TV를 이렇게까지 만들어 온 건 마리아의 힘이 아주 컸잖아요. 그러니까 이번 시즌에도 잘 부탁해요."

내 조금은 뜬금없는 말에 마리아는 갸웃하더니 이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알겠어요. 너무 걱정 마세요. 도니."

**

"역시 이상해."

"뭐가?"

"마리아 말이야."

"마리아? 식사하다 말고 갑자기 마리아가 왜 나와? 일 얘기 하지 말자니까. 요즘 업무 너무 많아서 피곤해 죽겠어."

조이가 마시던 음료를 내려놓고, 포크와 나이프를 집어 들어 고기를 썰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조이를 보며 물었다.

"이게 업무 얘긴지는 모르겠는데··· 조이, 마리아가 너한테 고민 상담 같은 거 한 적 없어?"

"고민 상담?"

"응, 방금 점검차 잠깐 들렀는데 표정이 안 좋아서. 여자들끼리 한 얘기 없어?"

조이는 허공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는 말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없는데? 애초에 요즘 바빠서 마리아랑 얘기한 적이 없어."

"그래? 그러면 뭐···."

조이에게서 얘기를 들은 건 없을 것 같아 포기하려고 하는데 조이가 말했다.

"혹시 그건가? 마리아 팀에 인턴이 일을 정말 잘한다고 하던데. 그것 때문에 걱정이 생긴 게 아닐까?"

"너한테 소문이 들어갈 정도로 메르시가 일을 잘한다 이거지."

"응."

마리아가 인턴 때문에 위기감을 느꼈을 거라는 내 짐작과 연결되는 충분히 신빙성 있는 말이었다.

"마리아는 앞으로도 계속 함께했으면 하는 직원이니까··· 너도 신경 많이 써주라."

"오케이."

조이는 흔쾌히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나와 조이는 일 얘기 없이 한 시간 동안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

구단으로 돌아오자마자 팀 닥터들이 상주하는 의무실로 향했다.

나는 팀 닥터 둘과 가볍게 인사하고, 또 한 명의 인턴을 만났다.

"마야. 할만해요?"

"킴! 오랜만이에요!"

팬 포럼 때부터 인연을 쌓은 마야와 나는 가볍게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마야는 장래에 팀 닥터가 되고 싶다며 인턴에 신청했고, 의학과에서 성적 1위였던 그녀는 무난하게 이곳에 올 수 있었다.

그녀가 이곳에 오게 됐다는 걸 안 알렉산더는 '지난 시즌 자신이 활약할 수 있게 힘을 준 고마운 친구.'라며 내게 그녀가 좀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었다.

그래서 나는 팀 닥터들에게 따로 신경 써달라고 말했다.

"재밌어요. 완전히 적성인 것 같아요. 빨리 졸업하고 취업하고 싶어요."

세계적인 명문 학교 중 하나인 트렌트 대학교의 의학과에서 학년 1위를 달리고 있는 마야였다. 몹시 탐이 났기에 이렇게 말했다.

"졸업하면 바로 이 구단으로 오는 건 어때요? 미스 마야라면 특별 채용하겠습니다."

"정말요? 아직 2년 남았는데···."

"계획 짜고 기다리죠. 뭐."

내 말에 마야가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마야와 차를 마시며 잡담을 나눴다. 오늘은 훈련이 일찍 끝나 팀 닥터들은 바로 퇴근했다.

대화는 대부분 마야가 이끌어 나갔다.

마야는 노팅엄 TV를 자주 보는지 노팅엄 TV에 최근 올라온 이번 전지훈련 내용과 새 선수들에 관해 이야기했다.

나는 직접 이적을 진행하며 겪은 그들에 관해 말해줬고, 마야는 좋아했다.

그리고, 마야가 물었다.

"맞다. 궁금한 게 있었는데요. 노팅엄 TV 영상 편집자가 바뀌었나요?"

"예? 무슨 문제라도···."

마야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아니아니, 너무 웃겨져서요. 예전에는 진지했다면 지금은 가볍게 편히 볼 수 있는 느낌?"

"···그래요?"

나는 마야와 얘기를 더 나누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이번에 올라온 노팅엄 TV의 영상을 제대로 살피기 위해 최근 영상부터 찾아봤다. 먼저 재생한 건 루카 바르뎀에 관한 영상이었다.

<뭐든지 다 잘하는 루카>

마리아가 이 영상을 편집했다면 담백하게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줬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상에는 곳곳에 웃음 포인트가 숨겨져 있었다. 루카가 빠예야를 만든 후, 선수들에게 환호받고 우쭐해하고 있는데 갑자기 맹수가 나타났을 때의 배경음을 틀며 라이언이 등장하고, 루카가 어색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식으로.

나는 영상을 꼼꼼히 살폈다. 그렇게 해서 마리아가 손을 댄 것 같은 영상 세 개와 마리아가 손대지 않은 것 같은 영상. 그러니까 아마 메르시가 손댔을 영상 세 개를 비교할 수 있었다.

간단히 말해서··· 조회 수, 추천 수, 댓글 수 모두 두 배 이상 차이 났다.

나는 단장 일만 하는 게 아니었다. 나는 사장 겸 단장이었다.

직원 관리 또한 내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마리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

마리아와는 이틀 뒤에나 시간을 맞출 수 있었다.

미디어룸에서 영상 편집을 마친 마리아는 나와 함께 한 펍으로 향했다.

나는 일단 마리아와 이번 시즌은 잘 될 것 같다는 잡담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두 잔째가 나왔을 때 마리아에게 말했다.

"요새 들어온 인턴 때문에 심란하죠?"

"어···."

"솔직히 말해도 돼요. 예전의 칼이나 다른 선수들도 저한테 상담하러 자주 왔었거든요."

조금은 부끄러웠지만, 마리아를 안심시키기 위해 이렇게 말했다.

"심지어 로드는 심리상담사를 고용한 후에도 저한테 상담받으러 왔었다니깐요?"

내 말에 마리아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정말요? 그럼 상담이나 한 번 받아볼까요?"

"네, 얼마든지요."

마리아가 능청스럽게 말해서 나도 능청스럽게 고개를 끄덕여 주며 답했다.

먼저 마리아가 물었다.

"일단··· 왜 제가 심란해 한다고 생각하셨어요?"

"어느 구단에서 흔히 있는 일이거든요. 특히 마리아가 있는 영상 쪽이나 마케팅 쪽은 더더욱이요. 이 분야는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이 유리하니까요."

"아하."

마리아가 앞에 놓인 잔을 홀짝하고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쪽 분야의 전공자도 아니잖아요? 그래서 고민이 좀 있었어요. 대학생이 저보다 더 재능있고, 감각이 있는 것 같아 보이니까··· 심란해지긴 하더라고요."

"그럴 수 있어요."

예상했던 말이었기에 나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마리아가 말했다.

"하지만, 질투하지는 않았어요. 제 요즘 고민은··· 제가 이 일을 계속해도 되는 지였어요."

"예?"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지에 관한 고민이 아니었다니.

예상과 달라진 나머지 나는 입을 다문 채로 마리아의 얘기를 들었다.

"처음부터 이쪽 진로를 생각하고 공부해 온 메르시는 저와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뭘 해야 하는지 확실하게 알고, 제가 모르는 것들도 잔뜩 알았어요."

"그렇군요."

"하지만··· 저는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었잖아요? 노팅엄 TV라는 게 원래 없어서 편하게 영상을 올릴 수 있었고, 선수들의 이야기가 매력적이었으니까 그대로 올려도 좋은 영상이 됐고··· 그러다 보니 제 자리에는 누가 있었어도 저만큼은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리아···."

마리아는 이야기를 하며 점점 고개를 숙였다.

마리아를 위로하려고 했는데, 마리아가 손만 들어 내 말을 막았다.

그리고 마리아는 자신의 말을 마무리했다.

"축구나 선수들을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걸 느꼈어요. 저는··· 십 년 뒤에도 이 일을 하고 있을까요?"

고개를 든 마리아의 눈은 어느새 붉어져 있었다.

걱정이 많았던 모양이었다.

나는 덤덤하게 마리아의 고민에 대한 내 생각을 말했다.

"속에 있는 얘길 해 줘서 고마워요. 그러니까, 저도 제 생각을 말해볼게요."

"네···."

"마리아가 부딪친 건, 자신이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갖게 된 모든 사람이 겪는 문제에요. 해결법은 간단하죠."

"간단해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포기해서 다시 취미로 되돌리거나··· 더 발전하거나."

마리아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포기하는 건 말 그대로예요. 마리아는 어떻게 하고 싶어요?"

"포기는··· 싫어요."

"그러면, 제가 아는 한 가지 방법이 있어요. 마리아가 스스로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더 집중해서 일단은 살아남는 거예요. 메르시가 사람들을 재밌게 해 주는 데 강점이 있다면, 마리아는 정면으로 붙는 게 아니라 선수들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팬들에게 어필하는 거죠. 참고로 이건 예시에요. 마리아의 장점은 마리아가 생각해야 해요."

"네, 네."

"그렇게 살아남으면서··· 계속 공부하는 거예요. 마리아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채울 수도 있고, 강점을 더 강화할 수도 있겠죠. 이건 마리아의 선택이에요. 그렇게 계속 살아남다 보면··· 마리아는 어느새 최고가 되어 있을 거예요."

더 할 말은 없었다. 내가 더 말하지 않자, 마리아는

"내가 잘하는 거···."

라며 몇 마디 중얼거렸다.

그녀는 내가 앞에 놓인 술을 다 마실 때까지 생각에 잠겨 있었다.

다행히도 고개를 든 그녀의 얼굴은 아까보다 훨씬 후련해 보였다.

"괜히 로드가 찾아오는 게 아니었네요. 도니. 정말 고마워요. 아직 제가 잘하는 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꼭 찾아 볼게요."

"그래요. 힘내요. 마리아. 제임스, 조이, 나, 마리아는 원년 멤버 잖아요. 끝까지 살아 남아봐요. 우리."

내 말에 마리아는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며칠 후, 맨시티와의 프리 시즌 첫 경기가 열렸다.

미디어 팀은 조를 짜서 경기장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었다.

푸드 코트에서 팬들에게 이번 시즌에 어느 정도의 성적을 기대하냐고 묻고 다닌 마리아와 카메라맨은 관중석에 들어와 경기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와아아아아! 바비! 바비!>

노팅엄의 녹색 유니폼이 아닌 맨시티의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바비가 공을 잡았는데도 홈팀의 팬들은 크게 환호해줬다. 이어서 응원가도 불러주었다.

바비는 잠시 후, 공이 나간 틈을 타 관중에게 손을 흔들어 감사하다는 표시를 했다.

이번 시즌에 새로 들어온 카메라맨이 그 모습을 보며 말했다.

"이 팀은 참 매력적이라니까요. 임대로 온 선수가 아무리 에이스였다고 해도 응원가까지 만들어주다니. 그리고 이렇게나 환호해 주다니. 앞으로도 즐거울 것 같아요."

그의 말에 마리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카메라맨이 또 물었다.

"그런데, 바비는 어떤 선수였어요?"

"첸 웬이라는 천재 때문에 성장을 포기했던 유망주였어요. 그런데 우리 팀에 와서 생각을 고쳐먹고··· 저렇게 저곳에서 뛰고 있죠."

길게 설명할 수도 있었지만, 이렇게 말하는 게 쉬울 것 같아 요약해서 말했다.

"와아. 뭔가··· 좋네요. 어떤 선수인지 확 와닿았어요. 마리아는 정말 선수들을 좋아하고, 깊게 아는군요."

"그래요?"

둘의 대화는 여기에서 끝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마리아의 머릿속에서 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아!"

마리아는 유레카를 외칠 뻔하다가 그냥 소리를 내는 거로 타협했다.

주변 사람들이 다 자신을 돌아봤지만, 알 바 아니었다.

갑자기 가슴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마리아? 벌레라도 물렸어요?"

카메라맨의 물음에 마리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1분 만에 선수들을 소개하는 영상을 만들어야겠어요."

"네?"

"시작은 <1분 라이언>부터 할 거예요. 라이언은 로컬 보이 3인방 중에 가장 존재감이 작으니까요."

"네?"

마리아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카메라맨이 고개를 갸웃했다.

< 26. 직원들의 프리시즌 (1) > 끝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