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메이크 축구 명가-87화 (87/245)

< 27. 파트너 (2) >

"화장실에는 없었어."

"용품실에도 없었어."

"필드에도 없어."

선수들과 코치들은 각자 자신이 있던 곳에서 루카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제야 상황을 깨달은 로드가 눈썹을 찡그렸다.

"일단 나가자. 훈련 시간 다 됐으니까."

로드의 말에 선수들이 필드로 나왔다. 9시가 되는 순간까지도 루카는 오지 않았다.

수석코치 존이 루카가 오지 않았다는 걸 감독 잭슨에게 전했다. 잭슨은 올 게 왔다는 건지 덤덤한 얼굴로 고개만 끄덕였다.

"훈련 시작한다. 몸풀기부터."

그리고는 제시간에 온 선수들에게 몸풀기를 지시했다.

선수들은 공을 가지고 달리고, 가벼운 패스를 하며 몸을 풀었다. 약 10분가량의 몸풀기가 끝나고 짧은 휴식시간이 되었다.

선수들은 코치들이 훈련 용품을 옮기는 걸 도우면서 지각한 루카에 관해 떠들기 시작했다.

루카는 바르셀로나 출신의 유명한 유망주였기 때문에 루카가 이전 팀에서 지각 상습범이었다는 건 대부분의 선수가 알고 있었다.

"역시 버릇은 어쩔 수가 없어."

"지난 팀에서도 그랬다더니···."

선수들은 루카에 관해 안 좋은 얘길 떠들기 시작했다.

그 모습들을 보며 인상을 찡그리던 로드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보통 일 년에 한두 번 정도는 지각하잖아. 처음일 뿐이야. 다들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라고."

"캡틴. 그래도 루카는 예전 팀에서도···."

"그만 말해. 더 지각하기 전에는 떠들지 마."

루카와 그나마 친하게 지냈던 할리는 코치에게 이것저것 묻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라이언은 이 전체적인 모습을 보며 어제 엿들었던 루카와 잭슨의 대화를 떠올렸다.

루카가 왠지 모르게 안쓰럽게 느껴졌다. 이런 분위기라면 노력하려는 마음조차 꺾여버릴지도 몰랐다.

"어···?"

라이언은 고개를 돌리다가 루카가 건물 복도의 그림자에 우두커니 서 있는 걸 발견했다. 훈련장 건물은 필드 바로 옆에 붙어 있었고, 방금 선수들이 한 얘기를 충분히 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이언은 루카의 얼굴을 살폈다. 루카는 시무룩해 보였다. 하지만, 라이언이 자신을 쳐다보는 걸 깨닫자마자 평소의 태평한 얼굴로 순식간에 바뀌었다.

라이언이 목소리를 크게 냈다.

"루카. 왔어?"

루카에 관해 작게 떠들던 선수들이 일제히 입을 다물었다.

루카는 라이언에게 가볍게 인사하고 걸어서 잭슨에게로 향했다.

라이언은 잭슨을 바라봤다. 잭슨이 루카를 빤히 바라보다가 옆에 서 있는 수석코치에게 말했다.

"존, 잠깐 부탁한다."

"예."

수석코치가 훈련 장비를 설치하는 걸 지시하기 시작했다.

잭슨은 루카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루카가 나왔던 복도로 향했다.

둘의 대화에 호기심이 생긴 라이언은 훈련용 기구를 옮기는 걸 도우며 자연스럽게 복도 근처로 움직였다.

잭슨과 루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먼저, 루카의 사과가 들렸다.

"죄송··· 합니다···."

"난 네가 과거에 했던 행동들에 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었다."

잭슨의 목소리는 차갑다기보다는··· 실망스럽다는 듯 들렸다.

루카는 대답하지 않았고, 잭슨이 계속 말했다.

"여기서마저 그런 행동을 반복한다면, 앞으로는 아무도 널 필요로 하지 않을 수도 있다."

"···."

"실망이구나."

루카는 계속 말이 없었다. 잭슨이 또 말했다. 이번에는 살짝 부드러워진 목소리였다.

"바뀌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잘 안다. 조금이라도 변하는 모습을 보여다오."

"예."

"벌금은 내고."

"예···."

마지막은 나름 농담이었는지 잭슨은 살짝 웃기까지 했다.

하지만, 루카의 대답은 우울하게 들려왔다.

둘의 대화가 끝난 것 같아 라이언은 수석코치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존, 이거 여기다 두면 돼요?"

바로 잭슨과 루카가 나왔다.

"몸 풀고 들어와라."

"예."

잭슨은 루카에게 지시하고 수석코치에게로 다가왔다.

루카는 스트레칭을 시작했고, 라이언은 팀 훈련에 참여했다.

오늘 훈련은 좁은 공간에서 중앙 미드필더끼리 호흡을 맞춰 상대방의 압박을 벗겨내는 것이었다. 중앙 미드필더는 온 방향에서 압박을 받을 수 있는 위치였기에 기본적인 탈압박 기술이 꼭 필요했다.

라이언은 짝인 루카가 없어 수비 쪽에서 다른 선수들과 함께 두 후보 선수의 탈압박을 막는 연습을 했다.

몇 분이 지났을까 루카가 조용히 다가왔다.

라이언은 후보 선수들의 공을 빼앗는 걸 성공하고, 루카를 보며 말했다.

"어제 경기가 너무 힘들긴 했어."

"아··· 음. 미안."

루카는 라이언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루카가 없으면 라이언의 훈련에도 지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라이언은 살짝 미소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내일부터 지각 안 하면 되지."

"···응."

시무룩 해져있던 루카의 대답에 살짝 힘이 들어간 것 같다고 라이언은 느꼈다.

루카가 들어오고, 라이언은 공격 진영에서 후보 선수 네 명의 압박을 뚫는 훈련을 시작했다.

"패스!"

루카의 외침에 맞춰 패스하고 라이언은 마치 패스를 받을 것처럼 후보 선수들을 끌고 움직였다.

루카는 라이언이 만들어준 공간으로 공을 몰고 들어갔다.

후보 선수들은 라이언과 루카 중 누구를 압박해야 할지 잠시 고민했고, 세 명은 루카를 한 명은 라이언을 향해 달려들었다.

루카는 세 명의 후보 선수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자 공을 살짝 뒤로 빼며 몸을 돌렸다. 동시에 팔을 쭉 뻗으며 중심을 낮췄다. 세 명의 후보 선수를 일시에 막아버리는 완벽한 등지기였다.

루카는 후보 선수들이 머뭇거리는 틈에 가장 가까이 서 있는 후보 선수에게 등을 들이대며 그 선수를 중심축으로 삼아 반 바퀴 돌았다.

그리고 후보 선수들이 당황하는 틈에 속도를 올렸다. 세 선수가 순식간에 돌파되는 순간이었다.

"와···."

TV에서나 볼 수 있는 완벽한 탈압박이었다.

라이언은 감탄하면서도 패스를 받는 척하며 마지막 남은 한 명을 끌고 움직였고, 루카는 가볍게 드리블해 목표했던 곳에 공을 놓았다.

틀림없이 팀에 도움이 되고, 앞으로 배울 게 많은 선수라고 라이언은 생각했다. 루카는 훈련 내내 간결하면서도 감탄스러운 기술을 계속 보여줬다. 루카는 훈련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었다.

그렇게 훈련은 계속 진행됐고, 별 사고 없이 무사히 끝났다.

*

할리가 놀란 표정으로 라이언에게 물었다.

"루카가 지각했었어?"

"아, 너 필드에 나가 있었지?"

"응. 오늘은 겹치는 훈련도 없어서 몰랐네."

둘은 훈련장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피트니스 룸에서 추가 훈련을 하고 있었다.

할리가 요가 매트 위에서 다리를 쭉 찢는 걸 성공하며 말했다.

"으악, 아파. 근데 걔 또 지각할 거 같은데."

"왜?"

라이언의 물음에 할리가 당연하다는 듯 답했다.

"걔 나랑 비슷한 점이 많아서··· 늦잠 자는 게 몸에 배서 고치기 힘들 거야. 나도 그래서 엄마가 매일 깨워주거든. 안 그랬으면 나도 많이 지각했을걸?"

라이언은 할리의 말을 듣자마자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었다.

**

쿵쿵.

"아··· 씨. 누구야···."

현관문을 부술 것 같이 두드리는 소리에 루카는 살짝 눈을 떴다.

루카는 이어 침대에서 몸을 뒤척이다가 쿵쿵 소리가 들리지 않아 다시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쿵쿵쿵.

기다렸다는 듯 들려오는 현관문을 두들기는 소리.

루카는 버티고 버티다가 도저히 참지 못해 몸을 벌떡 일으켰다.

"아오···."

그제야 몽롱했던 정신이 조금 돌아왔다. 루카는 대체 누가 이렇게 시끄럽게 하는지 보기 위해, 문을 두들기는 소리를 없애기 위해 침대에서 일어나다가··· 시계를 봤다.

[8시 29분.]

루카는 그대로 굳어졌다. 밑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이제는 짜증나지 않았다.

훈련 시간까지 앞으로 31분 남았다.

<찌리링! 찌리링! 찌리링!>

<쿠콰카카카카카카!>

<딩~동! 딩~동!>

8시 30분이 되는 순간 알람시계 세 개가 동시에 울렸다. 루카는 시계를 차례로 끄고 나머지 시계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알람 시계가 20개나 있는데 오늘도 못 일어났다니.

쿵쿵쿵쿵!

현관을 부술 것 같은 저 소리가 아니었더라면 또 지각할 뻔했다.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저 소리를 멈추게 해야 할 것 같아 루카는 문을 열고 계단을 내려갔다.

쿵쿵쿵쿵쿵!

다른 사람이 깨워주거나 이런 우연한 일이 일어나야만 제시간에 일어날 수 있는 자신에 관해 자책하면서.

자신은 어린 시절부터 하루에 10시간은 자야 생활이 됐다. 또한, 잠에 한 번 들면 어지간해서는 잘 깨어나지 않았다. 괜히 알람시계를 20개나 사 놓은 게 아니었다.

자신도 이제 지각하고 싶지 않았다. 지각할 때마다 선수들, 코치들, 감독이 질색하듯 바라보는 건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바르셀로나 유소년 시절 초반에는 어머니가 깨워줬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버지와의 이혼으로 집을 떠났고, 바쁜 아버지와 형은 자신을 깨워줄 여유가 없었다. 어른이 됐으면 스스로 하라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잘되지 않았다. 성격 자체가 태평해서 그런지 몸도 느긋해서 말을 듣지 않았다.

루카도 답답했지만, 지각은 계속 이어졌고 주변 사람들의 눈초리는 계속됐다. 루카는 훈련장이나 경기장에 나가는 게 무서워졌고, 자연스럽게 게임 등의 다른 즐거운 것에 빠져들었다. 일찍 일어나려고 노력해봐도 안 되니 지각하는 걸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받아들이고 막살았었다.

'너도 계속 천덕꾸러기 취급받기 싫잖아. 에이전트 일은 이번이 마지막이야. 나도 내 생활이 있다고.'

'응··· 미안해··· 형.'

형도 그렇고, 아버지에게도 미안했다. 그리고, 자신과 함께 뛰었던 동료들에게도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영국의 노팅엄에 오며 자신을 바꿔보자고 루카는 다짐했었다.

'이곳에서는 성실한 선수가 되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감독과의 첫 면담에서 이렇게 말했다.

무표정하고 무섭게 보였던 감독은 루카의 말을 듣자마자 미소를 지어주며 자신도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제 지각해서 자신을 도와주겠다는 감독을 실망하게 만들고 말았다.

시계를 믿지 못해 원래는 가사도우미를 고용해 아침에 깨워달라고까지 했었다. 하지만, 가사도우미는 어제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출근하지 못했고, 루카는 일어나지 못해 지각했다.

아직 새 가사도우미를 구하지 못해 오늘도 시계를 믿고 일찍 잠들었으나 오늘 또 실패할 뻔했다.

쿵쿵쿵쿵!

저 소리가 아니었더라면 말이다.

"아, 씨. 다 왔어요. 나가요!"

그래도 문을 부술듯한 소리는 무척 불쾌하게 들렸다. 루카는 문을 확 열어젖히며 대체 문을 두들긴 사람이 누군지 확인했다.

"좋은 아침이야."

의외의 인물이 있었다.

라이언 브라우니.

훈련에서나 경기에서나 늘 호흡을 맞춰야 하는 선수··· 정도의 친분만 가진 선수였다.

그래서 왜 이 시간에 자신의 현관문을 부시려고 했는지 물어볼 수가 없었다.

"어··· 좋은 아침?"

그저 인사에 어색하게 답할 뿐.

라이언이 말했다.

"루카, 이런 인사를 태평하게 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곧 35분이라고. 빨리 준비해. 훈련 시간 늦겠다."

"어··· 그래."

라이언의 당당함에 밀린 루카는 옷을 갈아입기 위해 돌아가려고 했다. 그때, 라이언이 루카를 붙잡으며 말했다.

"손님을 밖에 둘 거야?"

라이언의 말에 루카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말했다.

"들어와···."

*

"구경 좀 해도 되지?"

라이언의 말에 루카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루카는 1분 만에 옷을 갈아입고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

"금방 나왔네?"

라이언은 막 거실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이거 미리 싸둔 거야? 네 거 맞지?"

"응···."

라이언의 손에는 어젯밤 미리 챙겨놓은 트레이닝복과 운동용품이 담긴 가방이 들려 있었다. 루카는 가방을 건네받았다.

라이언이 또 물었다.

"부엌 보니까 가사도우미가 있었던 것 같은데. 너 아침에 깨워야 한다고 적혀있더라."

"응. 근데 어제 출근하다가 갑자기 다쳤다고 해서··· 새로 구하고 있어."

라이언이 고개를 끄덕이며 또 물었다.

"밖에서 듣는데 알람 소리 엄청 시끄럽더라. 시계를 대체 몇 개 쓰는 거야?"

"20개··· 정도?"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는 몰랐지만, 집안까지 쳐들어온 라이언의 기세에 소심한 루카는 솔직하게 답하고 있었다.

"20개나 있어? 너 진짜 아침에 약하구나."

"그렇지 뭐···."

"아침은 당연히 못 먹었지? 자, 먹어."

라이언은 이번에는 자문자답하며 루카에게 샌드위치를 내밀었다. 루카가 어색하게 받아들자 라이언이 말했다.

"먹으면서 가자."

루카의 집은 계약 때문에 훈련장 바로 근처였다.

훈련장까지 걸어가는 짧은 길, 루카는 전에 없던 신선함을 느끼며 조용히 걷고 있었다.

라이언의 말을 들으며.

"나 아니었으면 지각이었으니까, 이따 점심 맛있는 거 사. 아··· 아니다. 내일 아침에 맛있는 거 사."

잠에서 완전히 깬 루카는 이제야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루카는 라이언에게 물었다.

"내일 또 오게?"

"응. 이번 시즌 내내 올까 생각 중이야."

"왜?"

루카의 물음에 라이언이 답하기 시작했다. 대답하기 위해 미리 준비해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술술 말했다.

"할리가 너처럼 아침에 잘 못 일어나는데, 엄마가 늘 깨워줘서 지각 안 한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혹시 너는 깨워주는 사람이 없는 게 아닐까 해서 한 번 와 봤어."

루카의 궁금증은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또 물었다.

"왜? 굳이?"

"처음에는 네가 그냥 게으른 선수인 줄 알고 별생각 없었는데··· 이틀 전에 경기 끝나고 너랑 감독님이 하는 말을 우연히 들었거든."

"···."

"성실해지고 싶은데 지각했다면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다행히 이유가 있었네."

라이언이 활짝 미소지었다.

이런 천사 같은 사람은 처음이었다. 루카도 <1분 라이언>을 봤기에 라이언이 어떤 선수인지는 조금이나마 알고 있었다. 노아에 관한 선행도 진심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라이언이 말했다.

"오늘 너희 집에 가보고 계속 가기로 마음먹었어. 너는 너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더라고. 그래서 도와줄 거야."

루카는 한참 동안 대답하지 못했다. 루카와 라이언은 말없이 계속 걸었다. 그리고, 훈련장에 도착하기 직전 루카가 물었다.

"귀찮지 않아?"

라이언은 생각해보는 틈도 없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말했다.

"뭐 어때. 우린 이번 시즌 내내 파트너일 거잖아? 네가 잘해야 나도 잘 된다고."

"그래도··· 말도 안 돼."

루카는 라이언의 호의를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라이언은 고개를 갸웃하더니 가볍게 탄성을 냈다.

"아, 좋은 생각이 났어. 그럼 우리 거래하자."

"거래?"

"응. 바르셀로나는 모든 중앙 미드필더들의 꿈 같은 곳이잖아. 거기에서 배운 기술 좀 알려줘. 나 더 잘하고 싶어. 대신 매일 아침 널 깨우러 갈게."

라이언이 아주 좋은 생각이라고 확신한다는 듯한 얼굴로 미소지었다. 루카는 그 모습을 보며 조심스럽게 굳게 잠겨있던 입을 열었다.

"···좋아."

< 27. 파트너 (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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