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메이크 축구 명가-97화 (97/245)

< 32. 해리 더비 (1) >

화로 인해 얼굴이 뜨거워진 해리 킹은 복도를 쿵쿵거리며 걷고 있었다. 열이 너무 받은 나머지 욕지기를 하기도 하면서.

"망할 자식들··· 빌어먹을 자식들···."

해리는 더비 카운티에서 유소년 생활을 하고, 더비 카운티에서 뛰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스물세 살까지 적은 주급을 받으며 2군에서 뛰었었다.

그만큼 더비 카운티를 좋아했었고, 어제까지만 해도 더비 카운티와 컵 대회 경기를 치른다는 사실이 기뻤다.

1군에서 뛰어본 적은 없지만, 자신이 살던 도시의 늘 응원하던 팀이었으니까. 자신을 아는 더비의 골수팬들에게 잘 지내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돌아온 건 자신을 우습게 여기던 선수와 단장의 거짓말이었다.

"친구라고? 남아달라고 요청했었다고?"

해리는 그 둘이 진짜로 했던 말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먼저, 자신을 친구라고 말했던 선수는 이적 직전에

'2군에서 은퇴하려고? 그냥 이적해.'

라는 말을 했었다. 이 선수의 이름은 샘 대니얼스. 해리와 동갑이었고, 해리와 같은 더비 카운티의 유소년 출신 선수였다. 또한, 포지션도 같은 중앙 수비수였다.

유소년 시절에는 해리와 샘 중 해리가 더 높은 평가를 받았었다. 샘은 늘 코치에게 혼났고, 해리는 칭찬받았다. 해리는 그런 샘을 그대로 두지 않았다. 일주일에 서너 번씩은 꼭 우울해져 있는 샘을 격려하곤 했었다. 해리는 샘을 친구로 생각했고, 함께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성인팀으로 승격한 이후 모든 게 바뀌었다. 샘은 안정적인 플레이로 점점 두각을 드러냈고, 해리는 불안한 경기력으로 점점 평가가 떨어졌다. 그래도 해리는 샘을 친구라고 생각했었지만···.

'그동안 날 속으로 비웃었지? 꼴 좋다.'

해리는 1군에 데뷔한 샘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그래서 해리는 그동안의 관계가 거짓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샘은 자신에게 많은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친구라 믿었던 녀석에게 이런 얘기를 들었음에도 해리는 남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시즌 중에 단장에게 찾아가서 자신이 다음 시즌에 남는 걸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하지만, 단장은 냉정한 얼굴과 목소리로 말했다.

'그나마 네 몸값을 제대로 쳐 줄 때 나가는 게 좋지 않을까? 스물네 살은 너무 늦어.'

'하지만··· 다음 시즌에는 1군에 들어갈 수도 있고···.'

'냉정하게 말할까? 너는 우리 팀에 필요 없어. 이번 시즌도, 다음 시즌도.'

각자의 입장이라는 게 있다는 걸 해리는 잘 알고 있었다. 특히 단장 같은 경우에는 그저 비즈니스적으로 자신을 대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그렇게 얘기해 놓고, 인터뷰를 거짓으로 했다는 게 너무나도 기분 나빴다. 친구라니, 자신을 붙잡으려고 했었다니.

그래서 해리는 김도운 단장과의 대화 후, 바로 잭슨 감독을 만나기로 결심했다.

해리는 감독실 앞에 도착하자마자 문을 두드렸다.

"계십니까. 해리입니다."

"들어 와."

바로 대답이 돌아왔다. 다행히도 감독실에 잭슨이 있었다.

해리는 문을 열고 들어가 잭슨과 마주 앉았다. 잭슨이 간단한 차를 내오는 동안 꼭 해야 할 말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면서.

잭슨이 먼저 물었다.

"왜 왔나?"

"감독님. 이런 말씀 드리기 정말 죄송하지만···."

"말해 봐."

"다음 경기에 꼭 선발로 나서고 싶습니다."

"그게 내 권한을 침범하는 말인 건 알고 있겠지?"

잭슨은 무표정한 얼굴로 되물었다. 해리 또한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예.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꼭 말하고 싶었습니다."

해리는 잭슨이 정말 좋았다. 잭슨은 무뚝뚝하고, 엄격하고, 가끔은 무서웠지만 절대 거짓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잭슨은 해리를 묵묵히 믿어줬고, 더비 카운티에서 잃어버린 자신감을 찾는 걸 도와줬다. 그래서 해리는 자신의 과거를 잭슨에게 털어놓은 적도 있었다.

그 정도로 신뢰했다.

그래서 해리는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어 고개를 살짝 숙였다.

잭슨은 해리의 얼굴을 보며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했다.

그러더니 잠시 후 이렇게 물었다.

"다음 경기라면 컵대회를 말하는 건가. 리그 경기를 말하는 건가?"

"컵대회입니다. 더비 카운티와의 경기에 나가고 싶습니다."

"흐음···."

잭슨은 한참 동안 해리를 바라봤다. 해리는 잭슨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자신의 앞에 놓인 찻잔만 바라봤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잭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좋아. 풀타임으로 뛰게 해 주지."

해리는 고개를 벌떡 들었다.

"감사합니다."

"개인의 감정을 경기에 끌고 오는 건 오늘이 마지막이네. 알겠나?"

잭슨의 말에 해리는 잠시 멈칫했다. 해리는 어렵사리 고개를 끄덕였다.

**

"잭슨. 저 왔어요."

"들어오십시오."

감독실의 문을 열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아직 김이 올라오고 있는 찻잔이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걸어 찻잔이 놓인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누가 왔다 갔나 봐요?"

"예, 선수 하나랑 면담을 좀 했습니다."

우리 팀의 선수 관리는 잭슨이 맡고 있었다. 간혹 로드같이 이상한 놈들은 내게 면담을 하러 오기도 했지만, 공식적으로는 잭슨이였다.

겹치는 게 아니라면 서로의 업무에 관해서는 깊게 얘기하지 않았기에 더 묻지 않았다.

나는 잭슨이 새로 내오는 차를 마시며 3연승에 대해 축하하고, 잭슨의 손자가 어린이 축구대회에서 득점왕을 했다는 얘길 들으며 우리 팀으로 데려오는 건 어떻냐고 얘기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잡담을 하다가 문득, 볼일이 있어서 여기 왔다는 게 생각났다.

"얘기가 다른 곳으로 샜었네요. 잭슨. 물어볼 게 있어서 왔는데요."

"아, 그렇습니까? 쉬러 오신 줄 알았습니다."

"하하···."

"얼마든지 물어보십시오."

잭슨의 대답에 나는 여기까지 오면서 생각했던 질문을 꺼냈다.

"더비 카운티와의 경기 말인데요··· 어떤 전술과 선수단으로 나서실 건가요? 경기에 간섭하려는 건 아니고, 인터뷰 관련해서 참고하려고요."

그때, 잭슨이 고개를 갸웃했다.

"오늘은 더비 카운티에 관한 얘기가 많군요."

"왜요?"

"방금 해리가 왔다 갔었습니다. 그리고 자기를 더비 카운티와의 경기에 꼭 출전시켜달라고 말하고 갔죠."

나는 해리가 더비 카운티에서 한 인터뷰 때문에 열 받아 있었다는 걸 알아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럴 만하죠. 그래서, 잭슨은 뭐라고 답해줬나요?"

"풀타임으로 뛰게 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럴 만하다니···?"

잭슨이 내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는 아까 해리와 했던 대화 내용, 그리고 더비 카운티의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알려줬다.

잭슨은 이해가 갔다는 듯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며 말했다.

"그랬군요. 그런 인터뷰를 했다니··· 그 둘도 양심이 없군요."

"양심이 없다니요?"

이번에는 잭슨이 내게 설명해줬다.

잭슨은 해리에게서 과거 더비 카운티에서 있었던 일을 들었다고 했다. 잭슨은 자세하게는 아니지만, 이해는 갈 정도로 해리가 더비 카운티에 있었을 때 겪었던 일을 설명해줬다.

"친구라고 사칭하는 놈이랑 단장이 쫓아냈다고 했을 때 그렇게 와닿지 않았었는데··· 덕분에 알았습니다."

그들의 관계를 알자마자 내 머릿속이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해리의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인터뷰와 간단한 인터뷰 정도만 해서 적당한 분위기만 만들어보려고 했었는데, 조금 더 큰 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세 번째 전술로 나설 생각입니다. 주전 선수는 선발로 6명만 기용할 계획이고요. 이 6명 중에 세 명은 딱 60분이 되자마자 교체할 겁니다."

세 번째 전술은 우리 팀의 주전 선수들이 대거 부상 당했을 때 사용할 극단적인 수비 전술이었다.

그렇다면 전술의 중심은 해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나는 한참 동안 고민하다가 잭슨에게 말했다.

"잭슨, 제가 이번 경기의 판을 좀 키울 수도 있는데··· 결과에는 절대로 신경 쓰지 마세요. 져도 상관없으니까요."

잭슨은 고개를 한 번 갸웃하고는 결국 끄덕여줬다.

**

"감독님이 온 이후로 처음이야. 선발 명단을 미리 알려주시다니. 무슨 생각이실까?"

로드의 말에 바로 옆에 앉아서 쉬고 있던 해리가 움찔했다. 어제 감독에게 했던 얘기 때문에 이 일이 벌어진 게 아닌가 싶어서.

오늘 훈련을 시작하기 전, 잭슨은 더비 카운티 전에 나갈 선발 명단을 발표해버렸다.

보통 경기 전날에 공지해줬는데, 아직 경기까지는 5일이나 남아있었기에 선수들 사이에서는 잠깐의 소란이 있었다.

해리가 뭐라도 대답하려고 했는데 둘의 머리 위에서 갑작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번 시즌 컵대회를 중요하게 생각 안 하시는 게 아닐까?"

로드와 해리가 동시에 움찔했다. 그리고 로드가 눈썹을 찌푸리며 갑자기 나타난 선수에게 투덜거렸다.

"아오, 깜짝이야. 요한. 기척 좀 내고 다니라니까."

"두 번 불렀거든···."

"아··· 미안."

요한 위페르는 2년 전, 칼과 함께 이적해온 선수였다. 왼쪽 윙이었고, 로드가 데뷔했을 때부터 2년 넘게 뛰어온 팀의 베테랑이었다.

어색해진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해리가 말했다. 요한이 처음 했던 말에 동조하는 식으로.

"그럴지도 모르겠다. 전술도 아예 다른 걸 연습하고 있잖아."

자신의 질문에 대답해 준 게 고마운 건지 요한이 약간 푼수처럼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그럼 좀 더 과감하게 해도 되겠지?"

"과감하게?"

"응. 이번 경기에서는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어··· 모처럼 루카가 안 나오잖아."

로드와 해리는 요한의 말에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줬다. 요한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됐기 때문이었다.

요한은 첫 시즌에 칼이 반대편에서 공격적으로 나섰기에 자신의 자리에서 안정적으로 플레이해야만 했다. 골수팬들이 아니라면 기억하지 못할 무난한 활약이었다.

지난 시즌에는 바비 때문에 전술의 중심이 중앙으로 갔었다. 그래서 요한은 또 한 번 무난한 시즌을 보냈다.

딱 평균 평점 정도의 활약만 보여주는 선수가 요한이었다. 크게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았다.

평범한 외모에 인터뷰도 하지 않고, 노팅엄 TV에도 재미없게 나온다는 이유로 많이 출연하지 못하고 있어서 존재감이 더 옅어지기도 했다.

그렇게 이 모든 게 종합돼서 서포터즈들은 요한을 '유령'이라고 불렀다. 있긴 있는데 안 보인다고 해서.

"여기 온 지 2년이 됐는데··· 아직도 밖에서 사람들이 못 알아봐. 사인회 때는 이번에 새로 온 선수냐고 힘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어···."

"이번 경기에서 잘하면 되지. 나랑 같이 열심히 해 보자."

해리는 시무룩해진 요한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씩씩하게 말했다.

요한의 금세 표정이 밝아졌다.

둘이 어깨동무한 채로 몸을 흔들고 있자, 로드가 끼어들었다.

"너희 둘만 잘하면 안 되지. 다 잘해야지. 스코틀랜드랑 웨일즈 사람들도 엄청 열심히 할 거라고."

선발 명단에 리그 경기에 출전했던 선수는 단 여섯 명뿐이었다. 여기 모인 세 명과 세자르, 테디, 그리고 골키퍼였다.

나머지는 스코틀랜드 3인방과 웨일즈 2인방으로 채워졌다.

로드는 모여서 쉬고 있는 그들을 슬쩍 보고, 다시 해리에게 말했다.

"아, 저쪽에서 너에 관해서 인터뷰도 했던데."

"그건 말도 하지 마. 짜증 나."

"어라? 왜?"

로드의 물음에 해리는 요한과의 어깨동무를 풀고, 어제 있었던 일을 포함해 더비 카운티에서 있던 일까지 얘기했다.

로드와 요한의 표정이 점점 심각해졌고, 이내 분통을 터뜨렸다.

"아니,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그게 뭐야."

"진짜 어이가 없다. 더 열심히 해야겠어. 우리 꼭 이기자."

둘의 격한 반응에 해리는 짜증이 가라앉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로드가 이어서 말했다.

"여기 정말 잘 왔어. 선수 대접을 그렇게 하는 단장 밑에서 어떻게 뛰어. 계약으로 언제 장난칠 줄 알고."

"···맞아."

해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로드가 계속 말했다.

"킴 단장님은 다른 단장들과는 다르게 인간적이라고. 해리, 너도 고민 생기면 언제든지 단장님한테 가 봐. 전문 상담사보다 상담을 잘해준다니까?"

대화의 방향이 살짝 이상하긴 했지만, 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 자신을 생각해서 해 주는 말일 테니까.

"정말? 그렇게 상담을 잘 해 주셔?"

오히려 요한이 더 큰 관심을 보였다. 로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최근에도 좋은 상담을 해 주셨어."

로드의 말에 요한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때, 해리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상담은 감독님이 좀 더 낫지 않나?"

"감독님? 감독님은 무서워서 말 걸기 힘들잖아."

로드가 바로 반박했다. 해리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야. 감독님이 얼마나 좋은 말을 많이 해 주시는데. 겉으로는 딱딱해 보여도, 속이 엄청 따뜻하신 분이라고."

해리가 잭슨과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해리는 이 팀에 도착하자마자 잭슨과 면담을 했었다.

잭슨은 이 자리에서 '너는 1부 리그에 가서도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선수다. 전 팀에서는 널 잘못 썼었다.'라고 말해 줬었다.

처음에는 그저 자신을 띄우거나 호감을 사기 위한 말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잭슨은 프리 시즌 첫 경기부터 자신을 선발로 내세웠고,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대패한 후에도 자신을 선발로 세웠다.

그리고 훈련에서 자신이 해야 할 분명한 역할을 얘기해줬고, 잦은 실수에도 끊임없는 신뢰를 보여줬다.

그렇게 해리는 프리 시즌 전 경기에서 선발 출전을 했다.

전 팀에서 떨어졌던 자존감은 어느새 가득 채워져 있었다.

리그 데뷔전에도 선발 출전이라는 걸 알게 된 해리는 잭슨에게 직접 찾아가서 감사를 표했다.

'절 믿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대우를 받아 보는 건 태어나서 처음입니다.'

'쓸데없는 소리. 실력에 맞는 대우를 해 주는 것뿐이다. 이런 얘기 하러 올 시간 있으면 1분이라도 더 쉬어라.'

'예, 알겠습니다.'

잭슨이 까칠하게 말해 조금 섭섭했지만, 해리는 잭슨에게 인사하고 감독실을 나가려고 했다.

그때, 잭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리그 데뷔전 축하한다.'

"이랬다고. 감독님은 권위를 세우기 위해 강한 척하시지만, 마음은 따뜻하신 분이야."

해리의 긴말을 들은 요한이 감탄했다.

"감독님이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인 줄 몰랐어. 대단하다."

하지만, 로드는 인상을 찌푸리며 반박하기 시작했다.

"감독님이 좋은 사람인 건 인정해. 하지만, 단장님은 말이지···."

로드의 말은 계속되지 못했다. 왜냐하면, 로드가 말한 단장이라는 사람이 이쪽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로드, 너 내 뒷담 하고 있었냐? 단장 어쩌고 하는 얘기가 들리던데."

"아, 아뇨."

로드가 당황하면서 입을 다물었다. 김도운이 해리를 보며 말했다.

"무슨 얘기를 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잠깐 나 좀 볼까? 어제 일 때문인데."

< 32. 해리 더비 (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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