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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이크 축구 명가-117화 (117/245)

< 38. 펍 포레스트 (1) >

몇몇 직원들은 FA컵이라고 적힌 현수막과 팻말을 나르고 있었고, 일부 직원들은 마지막으로 잔디를 점검하고 있었다. 관중석에는 계속 사람이 들어오고 있었으며 필드 위와 관중석 중간마다 중계를 위한 카메라 점검에 한창이었다.

오늘은 프리미어리그의 강팀 중 하나인 토트넘과 FA컵 경기를 치르는 날이었다.

나는 휘파람을 불며 VIP석에 들어 왔다. 그리고 내 자리에 앉기 전, 들고 온 간이 탁자를 설치하고 그 위에 종이박스를 내려놓았다.

그런 내 모습을 빤히 보던 제임스가 물었다.

"도니,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 보여? 불안하지 않아?"

나는 제임스에게 느긋한 목소리로 답했다.

"내일부터 휴식기잖아. 이제 선수들이 다칠까 봐 불안해하지 않아도 돼. 그게 너무 좋아."

사실 프리시즌에 잭슨과 컵대회를 포기하기로 한 약속 덕분에 일찌감치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다. 오늘 경기에 미련은 하나도 없었다.

나는 경기 시작 전부터 여러모로 즐기고 있었다.

"이거 봐. 차, 박에 이은 우리나라 레전드의 친필 사인 유니폼이라고."

나는 노팅엄 점퍼 안에 입고 있던 우리나라의 국가대표 유니폼을 살짝 보여주며 말했다.

나는 관계자 석에 올라오기 전, 토트넘의 드레싱 룸으로 가 우리나라의 자랑이자 토트넘에서 자랑인 쏜(Son)의 사인을 받고 사진도 찍었다. 쏜은 주장으로서 2022년 월드컵에서 석대호와 유망주들과 함께 최초의 원정 월드컵 8강을 이룬 내 마음속 최고의 선수 중 하나였다.

"푸드 트럭 돌면서 음식들도 맛봤는데 양념치킨도 맛있고, 이번 시즌에 입점한 컵 피자도 맛있고, 다 맛있더라. 맥주도 비록 캔맥주지만··· 맛있어. 오늘은 노팅엄의 일개 팬으로 돌아가서 순수하게 축구를 즐길 생각이야."

내 앞에 놓인 간이 탁자에는 특히 마음에 들었던 음식들이 조금씩 담긴 종이박스가 놓여 있었다. 종이박스의 동그란 구멍에는 캔맥주를 옮겨 담은 플라스틱 용기가 두 잔 끼워져 있었다.

"자, 마셔."

나는 제임스에게 맥주를 건네며 말했다.

하지만, 제임스의 표정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제임스는 맥주를 받아들며 내게 물었다.

"오늘 명단 봤잖아. 어떻게 순수하게 경기를 즐겨? 우리 선수들이 처참하게 맞는 걸 봐야 할 텐데···."

제임스의 우울한 말에 나는 고개를 조금 저으며 말했다.

"명단은 어쩔 수 없잖아. 우리 팀 선수단이 더블 스쿼드 급도 아니고, 주전 선수들은 박싱 데이 때 너무 혹사당했으니까··· 2군 선수들이 주축으로 나오는 게 당연하지. 오늘 경기는 1군 선수들이 모두 나온다고 해도 어차피 천운에 맡겨야 경기였잖아. 차라리 체력이 많은 2군 선수들이 경기에 이길 확률이 높을 거야. 우리가 저 선수들을 믿어줘야지. 벌써 포기하면 어떡해?"

제임스는 조금이지만 이해한 듯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러다가 다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도니. 후보 명단에 그···."

"그···? 아. 존?"

그때, 내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오늘 선발 명단이 발표되고 수시로 걸려온 전화 중 하나인 것 같았다.

"잠깐만."

나는 제임스에게 양해를 구하고 스마트폰 화면을 확인했다.

예상대로 기자였다.

나는 기자의 이름과 소속을 확인하고 전화를 받았다.

"예, 벤."

벤은 언론사 BBC 스포츠의 노팅엄 지부 기자였다.

벤이 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킴!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요?

"아··· 푸드 코트 긴급점검 중이었거든요."

-아무튼, 이거 후보 명단 제대로 된 거 맞아요? 존을 굳이 넣었다는 건··· 교체로라도 출전시킬 생각이 있는 거죠?

"어··· 후보 명단은 제대로 된 게 맞지만, 교체 출전은 모르겠네요. 잭슨 감독님 권한이니까요."

나와 연락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이 내게 후보 명단에 적힌 '존'에 관해 물어보고 있었다. 잭슨은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는 폰을 아예 꺼놓기 때문에 내게 묻는 것이었다.

'존'은 갓 15살이 된, 유소년 단장의 평가로 라이언, 할리, 로드 이후 또 한 번의 로컬 보이 트리오가 될 거라고 예상되는 쓰리제이 중 한 명이었다. 요즘에는 레오까지 껴서 노팅엄 콰르텟이라고도 불리고 있었지만.

존의 생일은 12월 31일. 존의 나이는 15세 3일이었다.

FA컵 최연소 출장기록은 못 깨겠지만, 5위 안에는 충분히 들어갈 수준의 나이였다.

그래서 기자들이 내게 문의를 마구 하는 것이었다. 아마 기사를 미리 써 놓거나, 내 확인을 받고 기사를 일찍 올려버리려는 생각인 것 같았다.

하지만, 잭슨에게 권한이 있다는 내 원칙적인 말을 들은 벤은 다른 기자들처럼 쉽사리 다음 질문을 하지 못했다. 말문이 막혀버린 것이다.

그래도 벤은 괜히 공신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BBC 스포츠의 기자가 아닌지 질문 한 가지를 더했다.

-그럼 다른 걸 물어볼게요. 노팅엄은 이번 시즌 컵대회를 아예 포기한 건가요? 지난 리그컵 때도 그렇고, 노팅엄은 예전의 아르센 벵거가 하듯 2군과 유소년 선수들을 대부분 중용하더군요.

'감독이랑 협의해서 컵대회는 포기하기로 했다.'라고 말하면 팬들이 안 좋게 본다. 기자들에게는 물어뜯을 빌미를 주는 거고.

내 한 마디 한 마디가 기사가 될 수 있으니 단어 하나하나 신중하게 말해야 했다.

"우리는 토트넘 같은 빅클럽이 아니에요. 지금 리그에서 잘하고 있다지만, 막 3부 리그에서 올라온 군소 클럽이죠. 박싱 데이를 치르고 체력이 떨어진 선수들보다는 체력이 남은 로테이션, 후보, 유소년 선수들이 뛰는 게 더 경기력이 좋을 거라는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잭슨이."

-단장님은 이것도 잘 모르시는 거군요?

벤이 내 신경을 살짝 긁으려는 의도로 말했지만, 나는 태연한 목소리로 답할 뿐이었다.

"그렇죠. 저희는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거든요."

-흐음···.

나와 벤은 의미 없는 몇 마디를 더 나누다가 전화를 끊었다.

제임스가 바로 물었다.

"기자들이 엄청나게 전화하나 보네."

"응, 정작 존이 명단에 포함된 이유는 별거 아닌데."

"뭔데?"

"어제 말이야···."

존은 골키퍼였다.

그래서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0%나 다름없었다. 차라리 레오나 조, 잭이 가능성이 있었지. 우리 팀에는 성인 골키퍼가 세 명이나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틀 전, 모처럼 선발이라는 말을 들은 두 번째 골키퍼가 나머지 골키퍼들에게 저녁을 산 게 문제였다.

세 골키퍼는 해산물을 먹었고, 음식이 상했었는지 첫 번째 골키퍼와 두 번째 골키퍼가 어제 배탈이 난 채로 출근한 것이다.

세 번째 골키퍼는 다행히도 해산물을 싫어해서 반찬만 먹어 이 위기를 모면했다고 했다.

그래서 잭슨은 어쩔 수 없이 세 번째 선수를 선발로 내세우고, U18 골키퍼보다는 기량이 좋다고 평가받는 15살짜리 존을 후보 명단에 넣은 것이다.

나는 이 사정을 제임스에게 천천히 설명했고, 추가로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아마 출전하는 일은 없을 거야. 존은 너무 어리다고. 봐봐. 존의 친구들은 다 볼 보이를 하고 있잖아."

존의 키도 아직 180cm 초반에 불과했으니까. 골키퍼가 교체되는 일은 드무니까.

존이 출전하지 않을 여러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나는 별생각 없이 경기를 봤다.

하지만, 축구에서 절대적인 건 없었다.

후반전이 시작하고 10분이 지났을 때, 사고가 일어났다.

*

전광판에서는 토트넘의 공격수와 우리 팀의 골키퍼가 공중에서 충돌하는 장면이 재생되고 있었다.

노팅엄의 팬들은 야유를 퍼붓고 있었고, 나와 제임스는 필드 위에 누운 골키퍼를 보며 걱정하고 있었다.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머리를 부딪친 거지?"

"응. 코튼이 괜찮아야 할 텐데···."

선발로 나선 팀의 세 번째 골키퍼, 애런 코튼이 필드 위에 누운 채로 팀 닥터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다행히도 코튼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팀 닥터는 잭슨에게 교체 신호를 보냈다. 머리를 가리키는 걸 보니 뇌진탕 증세가 있다는 것 같았다.

코튼은 억울한 얼굴로 직접 걸어 필드 밖으로 나갔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였지만, 축구계에서 뇌진탕으로 여러 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이럴 때는 교체해줘야 했다.

하지만, 교체 명단에 있는 골키퍼는 존 밖에 없었다.

벤치의 선수들이 웃으며 존의 등을 두들겼지만, 존은 굳은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잭슨 또한 잠시 고민하는 듯하다가 존에게 직접 다가가 두 어깨를 붙잡고 무언가 묻고 있었다. 잭슨은 존이 유소년 선수라는 걸 고려했는지, 평소의 굳은 얼굴이 아닌 미소 띤 얼굴이었다.

아마 뛸 수 있냐고 묻는 것 같았다.

그렇게 잠시 후, 왠지 모르게 유니폼과 장갑이 헐렁해 보이고, 아직 얼굴에 여드름이 남아있는 갓 열다섯 살이 된 어린애가 터치 라인에 섰다.

어제도 학교에 다녀왔을 녀석이··· 토트넘을 상대로 골문을 지키게 된 거다. 그게 불과 30분 정도일지라도.

존이 교체로 들어갔다.

큰 환호 속에 필드 위에서 뛰고 있는 유일한 1군 선수이자 주장 로드가 존에게 어깨동무를 한 채로 골대 쪽으로 걸었다.

어린 존과 함께 있으니 로드가 더 주장다워 보였다.

<오~오~오~ 존~존~존~.>

로드도 그렇고, 잭슨도 그렇고 나도 걱정하고 있는데, 선수단을 신뢰하는 팬들은 존의 투입에 실력 적인 이유가 있을 거로 생각하는지 오히려 신나서 응원가를 부르고 있었다.

존은 선수들의 격려와 일반 팬들과 열성 서포터들의 환호를 받으며 골대 앞에서 양 주먹을 부딪쳤다.

**

존은 평소 말수가 적고, 또래 사이에서 어른스러운 캐릭터였다.

하지만, 그런 존도 이 상황은 너무 긴장됐다.

뜬금없는 프로 데뷔전이라니, 상대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시즌에 한 번은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토트넘이라니.

벤치 있을 때 다른 선수들은

'긴장할 필요 없어. 즐겨.'

라고 말해줬고, 잭슨 감독님도

'이미 2-0으로 지고 있으니 더 실점해도 괜찮다. 네가 배운 대로, 해온 대로만 해라. 너희 감독이 네가 다른 선수들보다 특히 침착하다고 칭찬했었다.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자, 가라!'

라고 격려해줬다. 필드 위에서 만난 로드도 비슷한 말을 해 준 것 같지만, 기억나질 않았다.

수만 명의 환호성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친구이자 유소년 동료인 잭은 수만 명의 환호를 받으면 짜릿할 것 같다고 누누이 말했지만, 존은 자신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필드 위에 한 걸음 내딛자마자 깨달았다.

짜릿하고 흥분되기는커녕 몸이 돌이 된 것처럼 뻣뻣하게 굳어지는 것 같았다.

그때, 뒤에서 존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존! 너희 엄마 잠깐 기절했다 지금 일어났다!"

이어서 와하하 하고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존이 지키는 골대 뒤에 자리 잡은 노팅엄 서포터들이었다.

"존! 잘해라!"

이어서 아빠의 목소리까지 들려왔다. 존의 부모님은 노팅엄의 서포터즈였다.

노팅엄 토박이이고, 노팅엄 서포터 가족인 만큼 존을 아는 사람들이 뒤에 많았다.

"존! 네 여자친구가 힘내래!"

"쟤 여자친구 없어!"

"아이고···."

존도 어이가 없어서 살짝 웃을 뻔했다. 서포터들은 어린 선수들을 한두 번 본 게 아니었다. 이들은 농담을 던지며 존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골키퍼는 경기장을 누빌 수 있는 필드 플레이어들과는 달리 한 자리에서 경기를 치러야 했다.

그래서 존은 자기들끼리 농담 던지면서 와하하 웃어대는 서포터들의 목소리를 배경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잠시 후, 첫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존! 나오지 마! 자리 지켜!"

토트넘의 쏜(Son)과 델레 알리는 존도 알고 있는 유명한 선수들이었다.

둘이 노팅엄의 수비진과 미드필더진 사이에서 패스를 주고받고 있었다.

그때, 알리가 패스하는 척하면서 공을 발바닥으로 잡아 자세를 잡았다.

이어서 로드와 왼쪽 수비수 사이의 공간으로 패스를 찔렀다. 그 공간으로 쏜이 뛰었다.

쏜은 은퇴할 나이가 다가왔는데도 존이 본 선수 중 손꼽을 정도로 빨랐다.

존은 멍하니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 그동안 봐왔던 것과는 달리 너무도 빨라 뇌 정지가 왔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튀어나와!"

로드의 급한 말에 존은 본능적으로 뛰었다. 하지만, 쏜은 이미 슈팅 자세를 잡고 다리를 휘두르고 있었다.

"이익!"

공은 대포알처럼 쏘아져, 아주 다행히도 존의 정면으로 날아왔다. 존은 자연스럽게 주먹을 쥐고 공을 튕겨냈다. 몸에 밴 습관이었다.

존은 잠시 후, 등에서 들리는 짝 소리와 함께 후끈해진 등의 감각 덕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주장 로드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존, 내가 아까 말했던 거 잊었어? 평소보다 더 빨리 움직여야 해. 솔직히, 부담 안 가지라고 하는 건 거짓말이라니까? 너도 망신당하기는 싫잖아?"

존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현실적인 말이었다.

"훈련 때와 같은 상태가 되도록 노력해. 소리를 질러도 좋고, 뭐든 좋아. 서포터즈랑 떠들어도 좋고··· 아, 쟤네들이랑 잡담하면서 긴장 푸는 것도 괜찮겠다."

"쟤네요?"

로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손가락으로 골대 뒤를 가리켰다.

골대 뒤에는 친구 잭, 조와 레오가 있었다.

존이 고개를 돌리자마자 셋이 존에게 차례로 말했다.

"야! 내 슛은 잡아버리는 게 그건 왜 튕겨내! 괜히 코너킥이 됐잖아!"

잭은 화를 내고 있었고,

"존! 할 수 있어! 힘내!"

조는 응원을 하고 있었고,

"쏜의 슛은 어때? 부럽다. 나도 뛰고 싶다."

레오는 자기 할 말만 하고 있었다.

어이없게도 존은 그런 친구들을 보며 평정심을 되찾을 수 있었다.

주심에게 제지를 당한 후, 이어지는 코너킥에서도 먼저 튀어나가 선방을 해낼 수 있었다.

존은 자신의 뒤에서 볼 보이 일을 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졌다.

하지만, 그 마음은 금세 사라졌다.

"조온! 발로 막았어야지! 그걸 왜 손으로 막으려다가 실점할 뻔하냐?"

"내가 생각해도 방금은 별로였던 것 같아··· 헤딩하는 게 더 좋았을 것 같은데."

"델레 알리의 슈팅은 어떤 느낌이야? 아 근데, 나도 방금 플레이는 별로였던 것 같아."

조언과 응원을 빙자한 친구들의 훈수 질이 시작된 것이다.

존은 꾹 참고, 두 번의 선방을 해냈다. 두 번째 선방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중거리 슛으로 유명한 쏜의 감아 차기를 막은 것이었기에 친구들이 대단하다고 해 줄 줄 알았다. 하지만.

"에이, 괜히 멋져 보이려고 그냥 제자리에서 손 뻗으면 닿는 걸 뛰어서 막네."

"하하하, 잭. 너무 웃겨."

"막기 딱 좋게 오긴 했어."

친구들은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평소 놀 때 하는 것처럼 존을 놀리고 있었다.

존은 발끈해서 친구들에게 말했다.

"야! 이게 얼마나 어려운 건 줄 알아? 너흰 골키퍼를 안 해봤으니까 모르는 거지."

"존, 존, 앞을 봐."

레오의 다급한 말에 존은 황급히 뒤를 돌았다. 하지만, 공은 저 멀리 하프라인 너머에 있었다. 노팅엄이 공격하고 있었다.

"하하하하. 속았다. 경기에 집중해. 존."

친구들의 훈수, 장난과 존의 발끈은 반복되었다. 그들 뒤의 서포터들 또한 그들의 티키타카에 즐거워하며 환호했다. 하지만, 존은 덕분에 긴장이 풀렸는지 후반전을 완벽한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노팅엄은 전반전 2실점 때문에 결국 패했지만, 이 해프닝은 노팅엄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이 그랬듯이 또 한 번 언론과 커뮤니티를 통해 전 세계에 퍼졌다.

그리고 이 해프닝을 시작으로 각 나라에 있는 노팅엄의 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38. 펍 포레스트 (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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