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메이크 축구 명가-122화 (122/245)

< 39. 입단 테스트 (2) >

"훈련 시작까지 조금 시간이 있네요. 늦으면 감독님이 불호령을 내리니까··· 최대한 빨리 보여줄게요."

"예."

"그런데 이름이 뭐예요? 저는 이 팀의 주장 로드 테일러예요."

통성명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은 이태양이 또박또박 말했다. 진짜 외국인과 대화를 하는 건 처음이었기에 긴장한 채로.

"이, 태, 양. 입니다. 이가 성이고 태양이 이름입니다."

"태양. 좋은 이름이네요."

로드가 이태양의 몇 번 더 발음해보며 이 발음이 맞는지 물어봤다. 그때, 이태양은 자신이 만약 외국에 오게 된다면, '태양'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불리길 원했다는 걸 떠올릴 수 있었다.

"'태양'이 영어로 '썬(Sun)'이랑 같은 뜻이라서 썬 이라고 불러도 상관없습니다."

"썬. 이게 훨씬 부르기 편하네요. 썬 이라고 부를게요. 아, 벌써 도착했네. 자, 일단 개인적으로 몸을 만들고 싶으면 여기를 이용하면 되고···."

로드가 먼저 보여준 건 넓은 체육관이었다. 자세히 볼 시간은 없었지만, 웬만한 기구는 다 있는 것 같았고 인기가 많은 기구는 여러 개씩 있었다.

"그리고 여기는 수면실. 한숨 자고 훈련할 때 가끔 찾는 곳이에요. 해먹도 있고 침대도 있으니까 편한 대로 쓰면 돼요."

"오···."

로드는 빠른 걸음으로 걸었고, 이태양은 열심히 따라갔다.

로드가 물었다.

"오늘 왔다면서요. 시차 적응도 없이 바로 훈련하는 거 괜찮겠어요?"

"비행기에서 많이 자서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래요? 단장님도 아시아나 아메리카 쪽 다녀오면 엄청 피곤하다고 그러셔서 물어봤어요."

"신경 써 줘서 감사합니다."

이태양은 로드에게 대답하면서도 복도와 문, 창문으로 보이는 시설들을 보고 있었다.

분명 구석마다 구식 건물인 게 보이는데, 방마다 있는 설비만큼은 무척 좋아 보였다.

이태양은 작년에 김도운과 만난 이후 노팅엄에 관해 많이 알아봤다. 그래서 이러한 모습이 노팅엄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몇 년 만에 올라와서 생긴 모습이라는 걸 이해할 수 있었다.

정말 신기했다.

"여기는 팀 닥터 분들이 상주하는 의무실이에요. 공식 훈련이 끝나도 한 명은 꼭 남아 있으니까 혼자 훈련하다가 어디 문제 생기면 꼭 여기로 와야 해요?"

"오··· 알겠습니다."

"여기는 신발을 관리해주는 부츠 룸이에요. 썬의 라커에 신발이 없으면 장비관리사가 여기로 가지고 온 걸 거예요."

"아하."

이어서 로드는 빨래 더미가 쌓여있는 곳에 도착했다. 아주머니 몇 분이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한 아주머니가 몸을 일으키다가 로드와 이태양을 발견하고 말을 걸어왔다.

"어머머, 로드 왔어?"

"브라운 아주머니, 좋은 아침이에요. 저랑 같은 사이즈의 훈련복 좀 꺼내주실 수 있어요? 마킹 안 된 거로."

"신입 선수야?"

"아뇨, 오늘부터 테스트받는 선수예요."

"아, 그거. 잠시만 기다려 봐. 미스터 킴이 요청해놓은 게 있어."

"정말요?"

로드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인 브라운 아주머니는 미리 빼 둔 것인지 가까운 수납장에서 훈련복을 꺼내왔다.

로드와 이태양은 그사이 대화를 나눴다.

로드가 말했다.

"역시, 우리 단장님은 작은 거에도 정말 꼼꼼하시다니까요."

"로드는, 아니 테일러는···."

"이름으로 불러도 돼요."

"로드는 단장님과 친해 보입니다."

"그래요? 뭐··· 그렇죠. 단장님한테 주기적으로 상담받거든요."

"단장님이 그런 것도 합니까?"

"예. 정말 잘해요."

이태양은 기억해 두겠다고 말했고, 새 훈련복을 받을 수 있었다.

로드는 시계를 보더니 더 구경하다가는 늦겠다며 바로 드레싱 룸으로 가자고 말했다.

이태양은 몇 분도 안 걸려서 드레싱 룸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 나갔네. 빨리 준비하죠."

선수들이 방금까지 있었는지 드레싱룸은 몹시 어지러웠다.

가장 어지러운 자리의 이름을 보니 할리 콕스라고 적혀 있었다. 역시나 사전에 공부해 온 대로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로드가 한 라커 앞에서 이태양을 불렀다.

"여길 쓰면 되겠네요. 들고 온 가방 넣고, 빨리 갈아입어요."

"예. 감사합니다."

이태양은 군대에서 2년 동안 단련된 초고속 환복 솜씨를 손보였다. 로드는 거의 변신하는 것처럼 순식간에 옷을 갈아입은 이태양을 얼빵한 표정으로 보며 중얼거렸다.

"그 정도로 빨리 갈아입으라는 건 아니었는데···."

*

훈련장에 감독 잭슨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늘부터 4주 동안 테스트를 받을 썬이다. 한국에서 왔고, 포지션은 스트라이커다. 그리고, 이틀 전까지만 해도 군인이었다고 한다."

"오오."

"경례해봐 경례."

이태양은 긴장한 나머지 정말로 경례를 하려다가 잭슨이 인상을 찌푸리자 슬그머니 손을 내렸다.

이태양은 뻣뻣하게 주위를 둘러봤다.

선수들은 제각기 몸을 풀며 자신을 보고 있었다.

다, 노팅엄 영상에서 본 선수들이었다. 바르셀로나 최고의 유망주였던 루카나 보카 주니어스에서 뛰던 세자르 같은 선수를 보니 이태양은 왠지 모르게 가슴이 뛰었다.

군에 입대하기 전까지만 해도 K리그 2(한국 프로축구 2부 리그)에서 주전도 아니었는데, 내년이면 프리미어 리그에 갈지도 모르는 대단한 팀의 일원이 될지도 모르는 기회를 받게 되었으니까.

이태양은 김도운에게 마음속으로 감사 인사를 하고, 입을 열어 선수들에게도 인사했다.

"4주 동안 열심히 해서 꼭 이 팀의 일원이 되고 싶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로드가 가장 먼저 손뼉을 쳤고, 이어서 선수들이 따라 했다.

그 와중에 할리가 이태양에게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옆의 라이언에게 물었다.

"라이언, 단장님이 우리 구단에 오고 1군 입단 테스트 보는 거 처음 아니야?"

할리의 물음에 선수들이 전부 고개를 돌렸다. 코치들, 잭슨 또한 처음 그 사실을 깨달은 얼굴을 했다.

이어서 모두의 시선이 라이언에게 쏠렸다.

라이언은 부담스러운지 대답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이태양은 그 순간, 선수들의 눈빛에 흥미가 가득 차는 걸 느꼈다.

"테스트에 합격한다고 해도 너희들과 함께 뛰는 건 적어도 2년 뒤가 될 거다. 썬은 취업비자를 받아야 하니까."

"아···."

"그러니까, 경쟁 상대로 여길 필요도 없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보스!"

솔직히 이태양은 지금까지의 분위기를 보며 역시 자유로운 유럽의 축구단은 위계질서가 정말 없구나, 생각하며 신기해 했다. 하지만, 잭슨의 말 한마디에 선수들이 동시에 대답하는 모습을 보며, 이태양은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또 군대 같은 곳에 온 건가···?'

이태양이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잭슨이 선수들에게 말했다.

"10분 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할 거다."

그리고 잭슨은 이태양에게 다가와서 이태양만 들을 수 있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2년 동안 군대에 있었으면, 축구에 관련된 활동은 아무것도 못 한 건가?"

"아닙니다. 체력을 기르기 위한 러닝과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훈련은 매일 했고, 사흘에 한 번 정도 일반인들과 함께 경기를 뛰었습니다."

"일반인?"

"예··· 같은 부대의 동료들과···."

잭슨이 고개를 갸웃했다. 이태양은 괜히 일반인 얘길 꺼냈나 생각했다. 다행히도, 잭슨은 이렇게 말했다.

"좋다. 어려운 환경에서 정말 열심히 했군. 아무튼, 실전 경험이 2년간 없었던 것도 평가할 때 고려할 거다. 그러니까, 4주 동안 열심히 해 봐."

잭슨은 그렇게 말하고 이태양의 어깨를 두드리고, 코치들에게로 갔다.

이태양은 제 자리에 서서 잭슨의 뒤통수를 바라보았다. 말은 딱딱할지 몰라도 정말 사려 깊은 감독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로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그렇게 표정이 심각해요? 혹시 안 좋은 말 들은 거예요? 너무 개의치 마세요. 감독님이 원래 훈련장이나 경기장에서는 무뚝뚝하고 거칠게 얘기하거든요. 나중에 생각해보면 다 도움 되는 말이니까···."

이태양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저분 밑에서 꼭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뿐입니다."

"아, 그래요? 다행이네요."

"그런데 훈련 시작도 안 했는데 왜 다들···."

선수들은 제각기 몸을 풀고 있었다.

로드가 바로 설명했다.

"우리 팀은 따로 스트레칭 시간이 없어요. 선수마다 필요한 스트레칭이 다르니까요. 각자 스트레칭을 하고, 훈련 시작 시간이 되면 바로 공을 갖고 훈련을 하죠. 보통 공을 갖고 가볍게 러닝 하는 것부터 시작하니까, 필요한 스트레칭이 없다면 굳이 안 해도 돼요."

"이해했습니다."

이태양은 뭘 해야 할지 몰랐기에 아주 기본적이고 대중적인 몸풀기만 했다. 10분은 금세 지났고, 이태양은 선수단과 함께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처음은 워밍업을 위한 건지, 짧은 패스를 하며 가볍게 달리는 걸 반복했다.

그렇게 10분이 지나고, 여러 방식의 패스를 하며 발의 감각을 깨웠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태양은 점점 긴장했다.

자신을 처음으로 선보일 연습 경기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으니까.

수석코치라고 했던 사람이 선수들에게 공지했다.

"오늘은 팀을 나눠 연습 경기를 할 거야. 썬은 오늘 연습 경기 선발로 뛰고, 전반전을 다 뛸 거야. 알겠지?"

"예."

수석코치는 선수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해 팀 편성을 했다. 이태양은 심호흡하며 빨리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썼다.

그때, 이태양의 어깨를 누군가 콕콕 찔렀다.

"오늘 파트너네. 잘 부탁해."

노팅엄의 주전 공격수 할리였다. 이태양은 공손하게 말했다.

"잘 부탁합니다."

"단장님이 직접 뽑았으면 틀림없이 잘하겠지? 기대할게."

할리의 말에 이태양은 고개를 끄덕였다.

*

"망할···."

이태양은 이렇게 중얼거린 후,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경기가 시작하고 몇 분 안 지났다는 걸 분명 알고 있었는데, 수십 분이 지난 것처럼 힘들었다.

"썬!"

이태양은 할리의 패스를 받으며 루카에게 패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패스하려고 발을 움직이는 순간.

"이익."

공을 빼앗겼다. 노팅엄의 주전 수비수 킹의 정확한 태클이었다. 노팅엄의 플레이메이커 루카가 이태양의 팀에 있었기에 공격 기회를 많이 잡을 수 있었지만, 이태양은 뭐 하나 해 보지도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썬! 뭐 해! 수비해야지!"

그리고 몇 템포나 늦은 움직임 때문에 팀 적으로도 안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점점 더 긴장됐으며 그만큼 체력 소모는 빨라졌다. 숨이 점점 찼으며 선수들을 눈으로 좇는 것도 벅차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괴물 같은 선수들 사이에서 4주 만에 날 증명할 수 있을까?'

연습 경기를 시작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이태양은 솔직히 많이 기대하고 있었다.

선수 보는 눈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김도운 단장이 자신을 뽑은 거였고, 바로 테스트에 집어넣은 거니까··· 자신이 잘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착각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이태양은 또 한 번 패스를 받았고, 킹에 몸싸움이 밀려 잔디를 뒹굴었다.

"젠장!"

이럴 때일수록 악을 쓰면서 해야 한다는 걸 이태양은 알고 있었다. 이태양은 벌떡 일어나서 자신의 공을 뺏어 간 폭탄 머리 킹을 쫓아갔다.

"뭐야!"

뒤에 이태양이 쫓아온 걸 깨달은 킹이 황급히 패스했다.

하지만, 침착하지 못한 패스는 루카에게 차단됐다.

"썬!"

루카가 다시 한번 이태양을 부르며 패스했다.

'빠르게, 빠르게.'

이태양은 망설이지 않고, 루카에게 바로 공을 내줬고 몸을 돌려 바로 전력 질주했다.

이태양이 생각하는 자신의 최고 장점은 달리기였다. 이태양은 계속 수치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자니 차라리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주자고 다짐한 상태였다.

잠시 후, 뒤에서 뻥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태양의 앞으로 공이 떨어졌다.

루카의 멋진 로빙 패스가 날아온 거였다.

아까부터 맞부딪친 킹은 이태양보다 덩치가 더 큰데도 이태양과 비슷할 정도로 빨랐다. 빨리 최대 속도가 되지 않으면 붙잡힐 것 같았다.

이태양은 이를 악물고 전력으로 달렸다.

처음에는 킹의 숨소리가 들렸지만, 점점 멀어졌다.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오오?"

"신입! 달려라!"

이태양은 같은 팀 선수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더 속도를 높였다.

허벅지가 터질 것 같았지만, 계속 뛰었다.

킹을 비롯한 상대 팀의 선수들은 이태양을 붙잡지 못했고, 이태양은 어느새 골대 근처까지 와 있었다.

이태양은 도움닫기를 하고, 자신의 속도에 휘청이면서도 강력한 슈팅을 날렸다.

"아아···."

이태양은 머리를 감싸 쥐었다. 공은 골대 옆을 아슬아슬하게 비켜 지나갔다.

"이야, 진짜 빠른데?"

어느새 근처에 온 할리가 칭찬해 줘서 이태양은 아쉬움을 떨쳐낼 수 있었다. 이태양은 고개를 돌려 잭슨감독을 찾았다.

방금 한 플레이가 꽤 괜찮은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잭슨은 어느새 벤치에서 일어나 터치라인 근처까지 와 있었다.

이태양과 잭슨의 눈이 마주쳤다. 혹여 칭찬이라도 해줄까, 이태양은 잠시 기대했지만.

"썬, 교체다. 나와."

잭슨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렇게 말할 뿐이었다.

*

이태양은 멍한 얼굴로 후보 선수들 사이에 앉아 있었다.

이태양은 고개를 들어 훈련장에서 안 보이는 위치에 붙어있는 시계를 봤다.

연습 경기가 시작하고 15분밖에 안 지나 있었다.

'전반전 내내 뛰게 해주겠다고 했잖아. 나한테는 더 볼 게 없다는 거야?'

영문을 알 수 없었기에 이태양은 불안과 불쾌한 감정에 휩싸여 있었다.

경기장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옆에 앉은 후보 선수들도 이태양을 흘끔흘끔 보고 있었다.

그 시선들을 보니 '뭐야. 이것밖에 안 되는 녀석이었어?'라는 말이 귀에 들리는 것 같았다.

김도운 단장님이 테스트만 통과하면 자신을 반 시즌 만에 국가대표가 될 수 있게 도와준다고 했는데, 자신이 다 망쳐버린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태양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때였다.

"볼 건 다 봤다."

이태양이 고개를 들었다. 잭슨감독이 서 있었다.

이태양의 머릿속에는 '당장 그만두고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맴돌고 있었다.

하지만, 잭슨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뛰는 자세가 완전히 잘못됐어. 네 통나무 같은 허벅지를 사용 못하고 있잖아."

"예?"

"뭐가 예? 야. 집중해서 들어. 시간 없으니까."

이태양은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잭슨이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어릴 때부터 널 쫓아올 수 있는 선수는 없었지?"

"예···."

"아주 전형적이야. 자신의 신체 능력에 취해 최대 무기를 개발할 생각도 안 했어. 너처럼 막 뛰는 선수는 정말 오랜만에 본다."

이태양은 괜히 부끄러워져서 고개를 숙였다.

잭슨이 말했다.

"고개 들어."

이태양이 고개를 든 걸 본 잭슨이 계속 말했다.

"체중이 지나칠 정도로 앞으로 쏠렸어. 팔을 젓는 방식도 이상해. 호흡법도 엉망이야. 네가 라힘 스털링처럼 뛰는 폼이 이상해도 자연스러워 보인다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냐. 넌 자세를 교정해야 해."

이태양은 멍하니 잭슨의 단호한 말을 들었다.

"왜 단장이 널 데려왔는지 알겠다."

"예?"

잭슨은 이태양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할 말을 했다.

"시차 적응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내일 하루는 푹 쉬고, 모레부터 훈련 시작 10분 전에 내게 와라. 하루에 딱 10분만 네게 쓰겠다. 4주 동안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냐는 네게 달려있을 거다."

그제야 이태양은 잭슨이 자신을 혼내는 게 아닌, 조언을 해 주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까지 한 말은 네게 가능성이 있으니 기회를 주겠다는 말이었다.

긴장이 풀린 이태양은 너무나도 기뻐져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했다.

"알겠습니다. 보스!"

잭슨은 가만히 이태양을 보다가 까칠하게 한마디를 던졌다.

"아직 네 보스 아니다. 가서 쉬어라."

< 39. 입단 테스트 (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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