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메이크 축구 명가-154화 (154/245)

< 46. 28년 17일 (4) >

"로드,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니야··· 라이언, 빨리 자리로 돌아가. 그리고 감독님이 이제 상대가 수비 둘 빼고 다 공격시킬 거라고 했거든? 위치 잘 잡고 수비에 집중해 줘. 이기고 있다고 집중력 잃으면 안 돼. 미드필더인 너랑 루카가 가장 중요해."

"감독님이랑 방금 얘기한거야? 알겠어."

수비를 위해 페널티박스 안까지 들어왔던 라이언이 진지한 얼굴을 하고 미드필더라인까지 달려갔다.

경기 시작 후 80분이 흘렀다.

로드는 경기가 흘러가는 모습을 보며 점점 의구심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왜냐면, 전부 잭슨이 말해준 대로 흘러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방금 라이언에게 해 준 말도 경기 전 잭슨이 해 준 말을 그대로 전하는 것뿐이었다.

잭슨은 어제, 그러니까 경기 전 날 훈련이 끝나자마자 로드를 감독실에 불러 특별한 전술 지시를 했다.

*

"로드, 오늘 들은 얘기는 아무에게도 하지 마라. 주장으로서, 너만 알고 있어야 한다."

"알겠습니다."

"내일 경기의 전체적인 틀은 이렇다. 미들즈브러가 1골 뒤쳐져 있기에 공격적으로 나올 것 같지?"

"예. 당연히 그럴 것 같습니다."

"아니. 그렇지 않을 거다. 미들즈브러의 감독은 더 실점하는 걸 우려해 공격 5, 수비 5의 마치 2006년의 이탈리아같은 밸런스 있는 축구를 하려 할 거다."

로드가 갸웃하든말든 잭슨은 계속 말했다.

"그래도 우리는 경기 시작 20분동안 내가 팀 훈련 때 지시한대로 수비적으로 나설 거다. 급한건 미들즈브러니 상대해주지 않는 거지. 또한, 저들은 긴 패스만을 노릴 거다. 그래서 오늘 노먼 교수님께 부탁해 규정이 허용하는 한에서 잔디를 최대한 깎아놓았다. 우리는 짧은 패스로 우리 페이스에 맞게 천천히 공격하면 된다. 그럼 소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겟지?"

잭슨의 말대로라면 그런 그림이 그려질 것 같았다. 로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시간쯤 되면 저쪽 감독은 더 참을 생각이겠지만, 못 참는 선수들이 나올 거다. 상대의 7번, 9번, 10번이다. 이 셋은 성격이 성급해서 저쪽 감독이 요구한 것보다 일대일 돌파를 더 자주 하거나, 우리 진영으로 훨씬 더 깊게 들어올 거다."

로드는 마치 점성술사처럼 경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언하는 잭슨의 모습을 처음 보았기에 당황했지만, 일단 머릿속에 집어넣었다. 잭슨의 말은 그동안 틀린 적이 없었으니까.

로드가 끄덕이는 걸 본 잭슨이 계속 설명했다.

"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감독의 말을 잘 듣는 편이다. 9번과 10번은 공격수. 7번은 중앙 미드필더지? 그럼 어디에 공백이 생길까?"

"중앙입니다."

"그렇다. 그때, 루카가 훨씬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난 이 때 우리가 중원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골 넣을 거라고 생각한다."

"예?"

잭슨은 무척 진지했고, 로드의 되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자신감있게 계속 말했다.

"전반전 종료가 다가오면 선수들의 긴장이 풀릴 거다. 그때, 너는 선수들에게 욕을 박든 뒤통수를 때리든 해서 긴장이 풀리는 걸 막아라. 이 때 실점하면 경기 흐름이 이상해진다."

"알겠··· 습니다."

"그리고, 후반전이 시작하자마자 우리가 득점할 확률이 높다. 미들즈브러가 갑자기 공격하려고 할 테니까. 우리는 이때를 노려 한 골을 더 넣는다. 이 전술 지시는 내일 하프 타임에 할 건데, 네게는 미리 말해두마."

잭슨은 노팅엄의 수비 라인을 일부러 허술하게 만들 거라고 했다.

선수들에게 그렇게 지시하는 건 아니고, 양쪽 풀백 테오와 한스에게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주문할 거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상대의 몸이 앞으로 쏠리면 속칭 개싸움 좋게 말해서 난타전이 벌어질 거라고 말했다. 그것에 당황하지 않고 맞서 싸워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선수들을 독려하라고 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한 골 더 넣을 수 있을 거다. 이렇게 3-0이 된다. 쉽지?"

"···."

잭슨의 말은 계속됐다.

70분경에 위기가 올 거라고 했고, 80분경을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잭슨은 아직 치러지지도 않은 경기의 흐름을 진지하게 사실이라는 듯 로드에게 설명했다.

이쯤 되니 로드는 잭슨이 실성했나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그냥 자신만 알고 있다가 선수들에게 얘기만 안 하면 되는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잭슨의 말이 다 끝나고, 잭슨이 나가보라고 했다.

로드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잭슨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죄송합니다만··· 그런 걸 어떻게 다 알 수 있습니까?"

"별 거 없다. 분석하고 추론했다. 선수부터 감독까지 전부."

*

"···이러면 마지막 말도 안 믿을 수가 없잖아."

로드는 고개를 들어 전광판을 바라보았다.

시간은 83분. 스코어는 정확히 3-0이었다. 모든 상황이 잭슨의 예언대로 흘러갔다. 20분 경 상대의 7, 9, 10번이 저돌적으로 달려올 때는 로드 자신도 당황했지만,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잭슨이 지시한 걸 제때 실행할 수 있었다.

잭슨은 하프 타임에 자신에게 들릴 만한 작은 목소리로 '잘 하고 있다. 후반전에도 잘 부탁한다.'라고 말한 게 아니었더라면 로드는 자신이 꿈을 꿨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로드는 잭슨의 마지막 말을 떠올렸다.

'계획대로만 흘러간다면 3-0으로 우리가 이길 거지만··· 세자르의 컨디션이 좋다면 4-0이상으로 이길 거다.'

그리고 드레싱 룸에서 세자르와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나 오늘 컨디션 최고야. 야! 루카. 나한테 패스 많이 찔러줘. 캡틴, 너도 롱패스 아끼지 말고 찔러줘. 가슴 아래로만 패스해주면 내가 다 받아서 골로 만들어 볼게.'

경기는 점점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노팅엄의 팬들은 이미 정해진 승리에 환호했지만, 로드는 아직 확인하고 싶은 게 있었기에 끝까지 집중했다.

미드필더에서 돌던 공이 로드에게 왔다. 로드는 공을 잡고, 저 멀리 세자르를 바라보았다. 세자르가 손을 번쩍 들었다.

로드는 발등으로 슈팅같은 패스를 쏘았다.

세자르는 상대 수비를 등진 채로 로드의 패스를 발등으로 받아 뒤로 넘기는 묘기를 보였다. 그리고 낮은 무게중심과 등진 상대 수비를 축으로 반 바퀴 돌아 넘어온 공을 잡고 바로 슈팅을 때렸다.

<와아아아아!>

그렇게 세자르가 네 번째 골을 넣었다.

로드는 기뻐하는 선수들과 함께하지 않고, 여유있는 자세로 벤치에 앉아있는 잭슨을 바라보았다.

어린 시절 읽었던 기사가 떠올랐다. 세계 최고의 감독 중 하나의 밑에서 뛰었던 선수가 감독이 얼마나 대단한지 찬양한 내용이 담긴 기사였다.

'몇 분에 골이 들어가고, 누가 골을 넣을 거고··· 언제 위기가 오는지··· 우리 감독님은 그걸 다 저희에게 말해줬습니다. 덕분에 경기를 편하게 할 수 있었죠. 다 예상 가능한 상황이었으니까요.'

월드클래스 감독들은 간혹 미래를 보는 것처럼 경기 상황을 예지할 때가 있다고 했다.

어린 로드는 나중에 커서 꼭 그런 감독 밑에서 뛰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구나···."

로드는 이미 그런 감독 밑에서 뛰고 있었다.

로드는 잭슨을 향해 엄지를 들어 보였다. 로드와 눈이 마주친 잭슨은 살며시 미소만 짓고, 고개를 돌려 재개되는 경기에 집중했다.

경기는 잭슨의 예언대로 4-0으로 마무리됐다.

잭슨은 고개를 숙인 상대 감독과 악수하고 망설임 없이 터널을 향해 사라졌다. 당연한 결과라는 듯이.

그리고, 드레싱룸에 모인 선수들에게 단 한 마디를 했다.

"한 경기 남았다."

**

"야, 쟤 표정 봐."

경기를 보는 동시에 중계까지 듣기 위해 한쪽 귀에 꽂고 있던 이어폰을 뺐다.

나는 제임스의 말에서 말하는 쟤가 누군지 찾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누굴 말하는지 바로 찾을 수 있었다. 중계진들이 다들 흥분한 가운데 한 사람만이 사색이 된 얼굴로 입을 꾹 닫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임스가 말했다.

"뭐가 됐든, 쟤는 망신 좀 당할 거야."

중계석에는 요 두달 동안 잭슨을 신나게 까대던 제럴드가 있었다. 제럴드는 신나게 말하고 있는 해설자 데니스 옆에서 묵언수행중이었다.

안 그래도 방금까지 이들의 해설을 듣고 있었는데 표정까지 보니 더 상쾌했다.

제임스가 중얼거렸다.

"정말 꿈만 같다···."

"30분만 지나면 정말 꿈이 이뤄질 거야."

"넌 어떻게 그렇게 침착하냐?"

"안 침착해. 나도 들썩거려 미치겠다고."

제임스는 덜덜 떨리고 있는 내 다리를 보고 히죽 웃다가 경기장이 터질 듯이 울리는 관중의 함성에 필드를 황급히 내려다보았다.

또 한 번, 노팅엄이 골을 넣은 것이었다.

<와아아아아아아!>

<노팅엄! 노팅엄! 노팅엄!>

<할리! 할리! 할리!>

<잭슨! 포터! 잭슨! 포터!>

전광판에 적혀있던 3-0이라는 스코어가 4-0이 되었다.

팬들의 함성이 더 커질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충분히 가능하다는 걸 실시간으로 깨닫고 있었다.

경기가 재개될 때까지 영국 축구의 성지, 잉글랜드 국가대표의 홈 경기장인 웸블리의 9만 좌석을 가득 채운 노팅엄의 팬들은 경기장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과 특히 감독에게 큰 함성을 보냈다.

감독이 팬들에게 환호받는 건 흔한 일이 아니었다. 아까 이어폰 한 짝으로 듣고 있던 해설에서도 그 얘기가 나오고 있었다.

지금 노팅엄은 레딩과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앞둔 최종전 단판승부를 하고 있었다.

잭슨은 이 레딩과의 승부에서 미들즈브러전에 썼던 수비 전술과 난타전이 아닌 전 바르셀로나 출신 루카를 앞세운 강한 전방압박에 이은 티키타카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었다.

팬들의 눈에도 훤히 보이는 전술 변화와 그에 따라오는 승리 덕분에 팬들은 잭슨에게 환호하고 있었다.

제럴드를 비롯한 기자들이 여러 전술을 써서 선수와 팀을 나락으로 이끈다는 말과 대치되는 결과였기에 팬들은 더 열성적으로 잭슨을 외쳤다.

잭슨은 그런 팬들에게 반응하지 않고, 경기가 시작할 때부터 터치라인에 선 채로 선수들을 끊임없이 독려하고 위치를 지시했다.

시간이 계속 흘렀다.

스코어는 4-0에서 변하지 않았고 경기 종료까지 1분이 남았을 때, 제임스가 울먹거리면서 말하기 시작했다.

"말도 안 돼··· 우리가 4-0으로 이기다니···."

노팅엄의 선수들은 아마도 마지막이 될 코너킥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는 제임스의 말을 들으며 로드와 경기 전에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감독님 미친 것 같아요. 지난 경기에서 예언한 게 다 맞았다니까요?'

'정말? 이번 경기는 뭐라고 하셨는데?'

'5-0으로 이길 거라고 했어요. 단 한 번도 안 밀리고요.'

'뭐? 말이 돼?'

한 골 남았다고 했기에 나는 옆옆자리에 앉아있는 조이와 제임스가 얼싸안든말든 신경쓰지 않고 노팅엄의 공격에 집중했다.

기대대로 한 골이 더 나왔다.

내게 5-0이라는 숫자를 말해줬던 로드의 헤딩 골이었다.

잠시 후, 레딩의 선수들이 힘없는 킥오프를 하자마자 주심이 경기 종료 휘슬을 불었다.

삑, 삑, 삐이이이이이이익!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으아와아아아으악!"

"아으아아으아어아!"

노팅엄 팬들의 함성이 쏟아졌고, 제임스와 조이가 끌어안고 정체 모를 괴성을 지르고 있었다.

메인 스폰서 엑스피아의 대표 또한 희열에 가득찬 얼굴로 주먹을 내지르며 환호하고 있었다.

나도 너무 기뻐서 옆의 사람들처럼 방방 뛰고 싶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일이 있었다.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눈에 꼭 넣어두고 기억하고 싶었다.

이런 건 영상 따위로는 담을 수가 없는 거니까.

수만 명의 팬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서 방방 뛰고 있었고, 녹색 머플러, 유니폼, 모자 등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팬들은 뭐든 휘두를 수 있는 걸 휘두르며 기뻐하고 있었다.

후보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는 경기장으로 뛰쳐나와 주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하거나 포옹했다.

주전 선수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있거나 관중석 쪽으로 가서 환호를 유도하거나 등 성격에 맞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는 하얀 머리의 노신사가 있었다.

방금까지도 선수를 독려하던 터치 라인에서 석상처럼 멈춰선 채로 좌에서 우로. 또 한 번 좌에서 우로. 선수들을 비롯한 관중들을 눈에 담고 있었다.

하얀 와이셔츠에 검은 정장바지를 입은 잭슨은 가슴을 활짝 펼 채로 은은하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모습을 수많은 카메라가 찍고 있었다.

이제 잭슨이 정말 대단한 감독이라는 걸 많은 사람이 알아주겠지.

회귀 전의 그 대단했던 모습을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는 것 같아 안심되었다.

정말 멋지고 자랑스러웠다.

뭐, 그 모습이 오래 가진 못했다.

팬들에게 노팅엄 깃발을 받아 슈퍼맨처럼 두르고 있는 할리가 잭슨에게 샴페인을 뿌려 버렸거든.

이어서 최근 어마어마하게 고통받은 알렉산더를 비롯한 코치진이 잭슨을 붙잡고 헹가래를 하기 시작했고.

그래도 행복한 광경이었다.

다시 중계석을 올려다보았다.

제럴드는 입을 꾹 다물고 있었고, 데니스는 열심히 무언가 얘기하고 있었다. 엄청 흥분한 것 같았다.

나는 주머니에 넣어뒀던 이어폰을 꺼내 귀에 꽂고, 멈춰 두었던 중계를 다시 재생했다.

우리 선수들과 잭슨에 관해 어떻게 말하는지 궁금해서 듣고 있던 중계였다.

해설자 데니스가 이 경기는 잭슨의 완벽한 전술적 승리와 노팅엄 선수들의 기량이 프리미어리그 급임을 보여주는 경기였다고 말하며 경기 총평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다시 꺼야겠다고 생각하는데, 데니스가 진지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아리고 사키, 요한 크루이프, 펩 과르디올라라는 혁명가들을 거치며 축구에서 나올 수 있는 전술은 다 나왔습니다. 그렇기에 감독은 상황에 맞는 전술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 전술을 소화할 수 있는지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잭슨은 이 시대에 가장 걸맞는 모습을 이번 플레이오프 경기들에서 보여줬습니다. 그의 전술을 수행해낸 선수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노팅엄은 세 개의 전술을 써서, 한 골도 실점하지 않고 무려 10골을 집어넣었습니다. 63세의 늙은 감독이 이끄는 팀이 가장 트렌드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우리 감독을 칭찬하는 말은 계속 들어도 질리지 않았다. 그래서 더 집중해서 들으려는 데, 이어폰 소리를 뚫은 제임스의 흥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못 참겠다. 나도 저기서 샴페인 뿌리면서 놀래. 가자! 조이! 도니!"

"응!"

"야야야! 이어폰! 이어폰!"

제임스가 날 확 잡아당기는 바람에 한쪽만 꽂고 있던 이어폰이 빠졌다. 나는 날렵하게 이어폰을 낚아채 주머니에 넣었다.

그래서 나는 해설자의 남은 말을 듣지 못하고 필드 위로 뛰어 내려갔다.

-프리미어리그의 팀들은 잭슨이 이끄는 이 팀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방심했다가는 순식간에 당해버릴 테니까요. 잭슨이 28년 17일 만에 프리미어리그에 갑니다!

< 46. 28년 17일 (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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