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메이크 축구 명가-179화 (179/245)

< 54. 새로운 물 (3) >

"오늘 상대 팀은 프리미어리그의 터줏대감 에버튼이야. 빅클럽은 아니지만,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팀이지. 리그 순위도 8위라고!"

선배 마야가 설명해준 건 딱 여기까지였다.

모니카는 입맛에 맞는 로드 버거를 반쯤 먹으며 경기 시작 휘슬을 들었다.

마야는 경기를 보면서 몇 가지 더 알려주겠다고 했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으아아! 아깝다! 노팅엄! 노팅엄!"

노팅엄 FC가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마자 상대 진영까지 쫓아가 공을 빼앗고, 빼앗는 대로 슈팅했기 때문이었다.

축구를 모르는 모니카가 봐도 미친듯한 파상공세였다.

그래서 마야를 비롯한 트렌트 대학교의 선배들은 광란의 응원 중이었다.

<엿 먹어라! 에버튼!>

욕설이 섞인 응원가도 있었고,

<루앙, 브라질에서 온 파괴적인 윙!>

막 멋진 플레이를 보여준 선수를 찬양하는 응원가도 있었으며

<노팅엄!>

<워어어어어어!>

단순 반복 응원도 있었다.

모니카를 비롯한 신입생들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혹시나 해서 노팅엄 대학 쪽을 보니 역시 자신들처럼 몇 명이 어리둥절 해하고 있었다. 그들을 보며 동질감을 조금 느꼈다.

다행히도 마침 프리킥 찬스가 나왔다.

<루앙!>

짝!

<루카!>

짝!

아마 루앙과 루카라는 선수가 프리킥을 찰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경기장에도 두 명의 선수가 공을 앞에 두고 의논하고 있었으니까.

팬들은 두 선수의 이름을 번갈아 부르며 박수와 함께 발을 굴렀다. 모니카도 이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따라 했다. 모니카의 친구들인 쿠노와 야우도 모니카의 눈치를 보더니 따라 하기 시작했다.

심판이 프리킥을 차라는 휘슬을 불고 박수 속도가 더 빨라졌다.

모니카도 덩달아 흥분되고 긴장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루카!"

옆에 앉은 마야가 외쳤다.

공을 찬 게 루카였던 모양이었다.

"아아···."

마야를 비롯한 선배들이 머리를 감싸 쥐었다. 동시에 3만 명이 넘는 관중이 동시에 탄식을 내니 신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응원가가 멈추고, 정돈된 분위기로 돌아왔다.

그래서 모니카는 마야에게 물었다.

"저기··· 응원가 가사 같은 건 못 보나요?"

"으아, 미안해!"

마야는 뒤늦게 경기에 빠져 신입생들에게 잠시 관심을 못 가져 줬다는 걸 깨달았다. 마야는 경기장에 시선을 꽂은 채로 말했다.

"아까 푸드코트에서 음식 사기 전에 앱 깔아뒀지? 거기 메인 화면에 가서 '응원가' 항목에 들어가 봐."

모니카를 비롯한 친구들은 마야가 시키는 대로 했다.

"그리고 '경기장 관람' 항목에 들어가서 오늘 날짜 눌러."

"네!"

시키는 대로 하자 앱에 오늘 경기 분마다 무슨 응원가를 할지 적혀있었다. 응원가 하나를 눌러보니 가사를 볼 수 있었다.

마야가 말했다.

"멜로디는 쉬우니까 가사만 있으면 되지?"

"네! 감사합니다."

"그럼 너희들도 이제 같이 응원하자."

앱에 적힌 시간대로 팬들이 박수와 함께 발을 구르기 시작했다.

"할리!"

모니카는 목소리를 높여 할리를 외치고, 박수를 쳤다.

"테디!"

모니카는 그렇게 외치다가 귀를 잠깐 막았다.

노팅엄 대학의 화이트로즈들이 어마어마한 목소리로 "테디!"라고 외쳤기 때문이었다.

마야를 비롯한 선배들이 불만스러운 얼굴을 하고는 다음에 불리는 "로드!"를 더 크게 외쳤다.

노팅엄 대학도 잠시 조용해졌다가 "라이언!"을 크게 외쳤다.

그렇게 경쟁이 시작되었다.

모니카 또한 그 분위기에 휩쓸렸다. 경기 전에 쟤네한테 지면 안 된다고 듣기도 했고, 비슷한 또래라 그런지 자연스럽게 경쟁심도 일었기 때문이었다.

<라이언은 우리의 작고 친절한 친구지. 하지만! 그는 역겨운 노츠 녀석들에게는 무서운 사자가 된다네!>

<우리는 노팅엄이다!>

노팅엄 FC의 파상공세는 계속됐고, 그에 따라 서포터즈들이 응원가를 계획보다 더 촘촘하게 불렀다.

모니카는 모르는 응원가는 가사 몇 개 듣고 노팅엄 앱의 응원가 검색기에 검색해보는 식으로 가사를 찾아 따라 불렀다.

점점 더 익숙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노팅엄 대학 쪽의 목소리가 커지면 모니카도 악을 썼다.

딱히 선배들이 강요는 안 했지만, 그냥 그러고 싶었다.

"아아··· 진짜 아깝다. 한 골만 들어가면 괜찮아질 것 같은데."

"그러게. 오늘 할리랑 미할리스 슈팅이 조금 별로다."

시작부터 워낙 정신이 없어 모니카는 처음으로 전광판을 봤다. 한 25분쯤 됐을까 싶었는데 아직 15분밖에 안 돼 있었다.

모니카가 마야를 콕 찔러 물었다.

"원래 슈팅이 이렇게 많이 나와요?"

모니카가 기억하는 것만 7번이었다.

"아니, 오늘은 유난히 공격적이네. 잘하면 다득점 경기를 볼 수 있을 것 같아."

마야가 신나서 말했다. 노팅엄이 때리는 동안 에버튼은 계속 맞기만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에버튼의 골키퍼가 길게 공을 찼다. 하프라인 너머까지 강하게.

"어어?"

"어?"

"어···."

마야를 비롯한 선배들과 관중의 목소리가 한순간에 뚝 끊겼다. 경기장이 마치 도서관이 된 것 같았다.

모니카 또한 마찬가지였다.

입을 다문 채로 에버튼 선수들이 기쁨의 세레머니를 하는 걸 보며

<노팅엄 선수들에게 응원의 박수 주십시오! 아직 경기는 75분이나 남았습니다!>

장내 아나운서의 요청에 따라 박수나 쳤다.

이름 모르는 한 선배가 뒷자리에서 우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프리미어리그에 오고 나서 긴장을 풀 수가 없다니까. 지난 두 경기도 선제골 먹히고 시작하더니 오늘도 또 이러네···."

"왜요? 노팅엄 잘하고 있지 않아요? 리그 4위잖아요. 20팀 중에 4위."

친구 쿠노는 아까 경기장에 오면서 틈틈이 스마트폰으로 노팅엄에 대해 검색했었다.

모니카는 노팅엄이 4위라는 건 몰랐기에 속으로 놀라며 대화에 집중했다.

선배가 말했다.

"경기 보면 심장이 너무 자주 내려앉아서 건강에 안 좋거든. 우리 팀 경기당 평균 실점이 1.4점이란다··· 리그 1위야."

그때, 마야가 끼어들었다.

"대신 평균 득점이 3.7이잖아. 리그 1위라고."

그 말을 들은 모니카가 진심으로 말했다.

"대단한 팀이네요."

"맞아, 무승부도 없는 화끈한 팀이야."

마야가 모니카의 말에 기뻐하며 말했다.

그리고 마야는 노팅엄의 현 상황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했다.

오늘이 7번째 경기고, 노팅엄은 여태까지 6경기를 치렀다. 노팅엄은 4경기에서 이기고 2경기에서 져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4위에 안착해 있었다.

하지만, 리그 3위부터 6위까지 승점이 1점 차이였기에 한 번만 지면 7위로 떨어질 수 있어 의미가 있는 순위는 아니었다.

마야가 물었다.

"어떤 팀에게 졌던 거예요?"

"리그 2위 레스터시티, 5위 첼시한테 졌지. 딱 질 만한 팀한테 지고 약팀은 때려 부수는 게 우리 팀이야. 강팀한테도 골 넣고 지긴 해서··· 우리 팀이 BBC에서 '중립 팬들이 가장 재밌게 볼 수 있는 경기를 하는 팀 1위'로 엊그제 뽑혔어."

마야의 말대로 경기가 재밌긴 했다. 마야가 이어서 재잘재잘 말했다.

"그러니까 틀림없이 이따 한 골 넣을 거야. 그러니까 즐겨. 기세 탈 때까진 응원이 뜸할 테니까 그 먹다 만 햄버거도 먹고··· 다른 사람들이 응원가 부른다고 해서 꼭 따라 부를 필요는 없거든. 자기 방식대로 즐기면 돼."

마야가 가리키는 곳에는 모니카가 먹던 햄버거가 프리미엄 석 탁자에 널브러져 있었다.

모니카는 민망해져 햄버거를 들고 한입 물었다.

식었지만, 아직 맛있었다.

그리고 보니 맥주도 있었다.

모니카는 경기만 보느라 신경 쓰지 못했던 신입생 친구들과 응원하는 틈틈이 이야기를 나누며 경기장을 내려다보았다.

가끔 파도타기가 오면 자리에서 일어나고, 경기장 전체가 응원가를 부를 때는 함께 불렀다. 노팅엄 대학의 화이트로즈와의 경쟁 관계도 꽤 재밌었다.

하지만, 전반 30분.

파상공세를 퍼붓던 노팅엄은 역습으로 또 한 골 먹혔다. 아까 골을 넣었던 칼버트르윈이라는 국가대표에도 든 적 있는 공격수라고 했다.

"3라운드 경기에서는 두 골 먹히고 역전했었어. 괜찮을 거야."

마야는 그렇게 말했지만, 경기장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다.

경기가 재개되고 노팅엄은 더 거센 파상공세를 퍼부었지만, 또 한동안 골이 안 들어가자 사람들이 지루해했다.

모니카도 마찬가지였다. 아까까진 조마조마했지만, 이제는 또 슈팅에 실패하겠지··· 상대 골키퍼가 막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포터즈가 응원가를 시작해도 아까만큼의 호응이 있지는 않았다.

모니카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경기에서 정말로 진다면 더 우울한 분위기가 될 것 같다고. 오히려 일주일 동안 기분이 나빠질 수도 있겠다고.

선배들이 왜 열정적인 팬이 됐는지, 계속 올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세상에 즐길거리는 많았고, 피곤할 때 굳이 더 우울해지고 싶지 않은 게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노팅엄은 결국 전반전이 끝날 때까지 골을 넣지 못했다.

2점 차로 뒤지는 상태로 전반전이 끝났다.

*

<이번 시즌 노팅엄의 공격력은 굉장하잖아요? 후반전에 분명히 역전할 수 있을 거예요.>

하프타임에 음식과 맥주를 사 오니 잔디에서 공연하고 있었다. 공연자가 노팅엄의 후반전 선전을 기원하며 이 구단을 본 따 만들었다는 <노팅엄 찬가>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참 대단한 팬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니카는 자신의 옆으로 자리를 옮긴 손민국에게 말했다.

"팬들이 정말 열정적이네요."

손민국은 스마트폰을 보다가 고개를 돌려 답했다.

"당연하지. 최근 3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거든. 우리랑 같이 성장한 구단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정이 가. 우리 구단이 이렇게 성공하기까지 우리 힘도 조금은 있었거든. 정말 열심히 응원했다고."

"그렇군요."

사실 팬들의 힘이 얼마나 대단하다는 건지 이해가 잘 가지는 않았다. 아까처럼 열심히 응원해봤자 결국 2-0으로 지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손민국의 목소리가 워낙 열정적이었기에 모니카는 그런가 보다 하며 살짝 미소지은 채 수긍했다.

그리고 그때, 손민국과 자리를 바꿔 아예 복도 쪽에 앉은 마야의 목소리가 들렸다. 처음 듣는 여성의 목소리와 겹쳐서.

"저기요."

마야와 그 여성은 서로를 동시에 부르고, 멈칫하더니 그쪽 여성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저는 노팅엄 대학을 졸업한 스칼렛이라고 해요."

"어? 설마 테디의···."

"아··· 네. 맞아요."

"와! 반가워요. 저는 트렌트 대학교 의학과 5학년이고 구단에서 팀닥터 보조로 일하고 있는 마야예요."

"마야요? 들어본 적 있어요."

둘의 대화가 급진전 됐다. 모니카는 눈으로는 필드 위에서 한창인 마술 공연을 보며 귀로는 둘의 대화를 들었다. 선수의 연인과 구단 직원과의 만남이었다. 둘은 노팅엄 대학과 트렌트 대학교라는 두 집단에서도 고참이기도 했다. 흥미가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왜 먼저 말을···."

"아마 비슷한 이유가 아닐까 싶은데요···."

둘은 서로를 향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마야가 먼저 말했다.

"설마 힘 합쳐서 응원하자고?"

"맞아요. 딱, 경기 역전할 때까지만요. 홈 서포터즈 석의 서포터즈는 늘 열심히 응원하지만, 일반 관중석은 조용해졌잖아요? 우리 두 서포터즈가 힘을 합치면 분위기를 띄울 수 있을 거예요."

합치면 대충 200여 명 정도 될 테니 틀림없이 가능할 거였다.

둘은 곧 악수했고, 마야와 스칼렛은 각자의 진영으로 가서 사람들에게 동맹 소식을 전했다.

모니카는 그 과정을 쭉 지켜보며 경기가 막 시작할 때처럼 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

<고오오오올! 할리의 만회골입니다!>

장내 아나운서의 외침에 모니카는 다시 한번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

후반전이 시작하고 두 대학생 집단의 동맹은 홈 서포터즈석 다음으로 큰 목소리로 일반 관중의 응원을 주도했고, 경기장의 분위기는 다시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5분이 지났을 때, 중앙에서 패스를 왔다 갔다 하더니 오른쪽으로 패스했고, 테디라는 선수가 멋진 개인기로 두 명을 제친 후 크로스를 올려 할리라는 선수가 헤딩으로 골을 넣었다.

모니카는 동기들과 끌어안고, 비명을 질렀다.

그동안의 답답함이 단숨에 가시는 순간이었다.

"역시 잭슨 감독님이야. 하프타임에 선수들한테 마법을 부렸나 봐."

한 선배의 기쁨이 묻어나는 말에 모니카가 물었다.

"잭슨 감독님이 누구예요?"

"저기 나이스가이 할아버지 보이지? 수염 멋지게 나시고, 코트 입고 있으신 분."

"네."

"경기에서 지고 있을 때도 저분이 선수들에게 몇 마디 하면 경기가 풀리거든. 경기에서 밀리고 있을 때 하프타임 지나면 극적으로 경기력이 바뀌고. 그래서 우리는 마법을 부린다고 해."

"아···."

그렇게 대화를 하는데 또 한 번 갑작스러운 공격기회가 생겼다.

상대 팀이 조심스럽게 공을 돌릴 때, 할리가 갑자기 뛰어들어 태클로 공을 빼낸 것이었다. 공은 같이 압박하던 덩치 큰 노팅엄 공격수가 받았고, 그 공격수는 왼쪽의 루앙이라는 선수에게 패스했다.

루앙은 눈으로 보고 있어도 어떻게 한 건지 모르게 몸과 공을 휘적휘적하더니 세 명을 제쳐냈다.

"꺄아아아아!"

모니카는 또 한 번 소리를 질렀다. 루앙이 페널티박스 끝까지 들어가 뒤로 패스를 내줬고, 덩치 큰 공격수가 바로 슈팅을 때려 동점 골을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몰랐지만, 모니카는 기뻐서 방방 뛰었다. 친구들도 마찬가지인지 야우는 방방 뛰다가 맥주를 바지에 쏟기도 했다. 그래도 좋은지 실실 웃었다.

그러고 있으니 잔뜩 흥분한 마야가 말을 걸어왔다. 마야는 후반전이 시작하자마자 다시 모니카 옆자리에 와 있었다.

"어때, 재밌지?"

"최고예요!"

"다 좋지만, 선수들이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걸 직접 보면··· 아드레날린이 막 솟거든! 그래서 경기장에 오는 걸 못 끊어!"

"역전 골까지 넣으면요?"

"이런 말 할 여유가 없을 정도로 기쁘지!"

경기를 2-2로 만든 노팅엄의 선수들은 더 효율적으로 공격했고, 전반전에 보였던 수비 약점을 보이지 않았다. 가끔 에버튼이 좋은 플레이로 슈팅을 하면 골키퍼가 막아냈다.

노팅엄은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서 모니카를 비롯한 신입생들은 목이 터져라 노팅엄을 응원했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노팅엄이 이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말이다.

*

삑, 삑, 삐이이익!

힘찬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모니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박수를 쳤다.

노팅엄이 4-2로 완벽하게 역전해줬다는 게 너무 고마웠기 때문이었다.

모니카는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를 즐기며 경기장을 내려다보았다. 노팅엄의 선수들이 홈 서포터즈석으로 가서 박수를 치며 인사하고, 서포터즈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이어서 선수들이 흩어져 각자 인사라도 하나 싶었는데, 선수단 전체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모니카가 설마 하고 있는데 주장 로드라는 사람이 양손을 확성기처럼 만들어 말했다.

"아까 응원 고마워요! 힘이 됐어요!"

로드가 그렇게 말한 후 선수들은 이쪽을 향해 박수를 쳐줬다. 그리고 선수들은 각자 흩어져 팬들에게 인사했다.

모니카는 알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혀 한참 동안 선수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모니카, 모니카?"

마야가 가방을 챙긴 채로 모니카를 부르고 있었다. 어느새 친구들과 선배들이 다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모니카도 황급히 가방을 챙겨 마야를 따라나섰다.

그리고 필드 위가 보이지 않게 되는 터널로 들어가기 직전, 필드를 돌아보았다.

왠지 모르게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마야에게 물었다.

"저기··· 다음 홈 경기는 언제예요?"

마야가 부드럽게 웃었다.

< 54. 새로운 물 (3) > 끝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