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 윈터브레이크 (2) >
브랫과의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런던으로 향하는 밤 기차를 탔다. 노팅엄의 선수들이 주최하는 파티에 잠깐 얼굴을 비쳐야 하기도 하고, 업무적인 일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금 피곤했지만, 기차 안에서도 나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낀 채로 통화 중이었다. 우리 팀의 수석코치이자 브랫의 아들인 로건과.
"로건, 미안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슨 얘기를 했는지 알려드릴 수는 없어요. 브랫과 약속했거든요."
-약속이요?
"가족 문제는 가족이 알아서 해결하겠다. 뭐 그런 거죠. 저는 당신의 상사이자 브랫의 사업 파트너일 뿐이니까요."
로건은 침묵했다.
입이 근질근질했지만, 약속은 약속이었다.
-그럼 이것만 말씀해주세요.
"들어 보고요."
-아까 아버지의 반응을 보면 제가 노팅엄에서 일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것 같았어요. 제 예상이 맞나요?
"뭐··· 맞아요. 아, 로건 이제 슬슬 끊어야 할 것 같네요. 다음 약속 상대에게 전화가 걸려오고 있네요."
-감사합니다. 그럼 실례했습니다.
"아, 맞다. 휴가 줬으면 제발 좀 집에서 쉬어요. 아까 저도 브랫이랑 로건이 마주쳤을 때, 피 말려서 죽는 줄 알았다니까요?"
-그건··· 하하. 바로 퇴근하겠습니다.
나는 두 부자가 잘되길 빌며 전화를 끊고, 바로 다음 전화를 받으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반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칼. 파티 한창이냐?"
*
"오오오! 단장님 오셨다!"
할리의 호들갑스러운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얼굴로 샴페인이 날아왔고, 천장에서 폭죽이 터졌다. 거기에 팬케이크까지 얼굴에 날아왔다.
나는 얼굴에 맞고 가슴께로 떨어지는 팬케이크를 씁쓸하게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어 선수들을 보며 픽 웃었다.
"이 자식들··· 내가 이럴 줄 알았다."
파티장에 들어오기 직전 비싼 정장을 청바지에 싸구려 셔츠로 갈아입은 게 신의 한 수였다.
파티는 저녁 식사 후에 시작됐으니 벌써 2~3시간은 지나 있었다. 선수들은 여러 무리로 나뉘어 있었다. 테이블에 앉아 술과 안주를 즐기는 무리, 다트 던지기를 하는 무리, 볼링을 하는 무리, 탁구를 치는 무리, 그리고 포켓볼을 하는 무리까지 있었다.
실내 스포츠 파티 룸이라더니 정말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모든 무리의 사람들이 내게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샴페인 고맙다. 할리 이 자식아."
"아악."
나는 라이언이 몰래 건네준 샴페인을 뜯어 내게 샴페인을 뿌린 할리에게 복수했다.
그리고 이어서 할리와 함께 포켓볼을 치고 있던 맨시티의 핵심 중앙 미드필더 바비와 주먹 인사를 나눴다.
"바비, 오랜만이다."
"단장님도요."
이어서 테오, 세자르, 알버트, 사무엘 등 노팅엄을 떠난 선수들과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윈터브레이크를 맞아 할리가 파티를 열었고, 이들은 휴가 중에 기꺼이 참석한 것이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칼, 라이언, 로드에게 한 번에 인사하며 물었다.
"전부 모이기는 어려울 거라고 하지 않았어? 이 정도면 거의 다 온 거 아니냐."
"우리 의리가 이 정도입니다."
칼의 말에 나는 피식 웃었다. 로드가 이어서 말했다.
"처음에는 못 온다는 선수들이 좀 있었는데, 다들 어떻게든 시간 짜내서 왔다고 하더라고요. 오랜만에 우리 얼굴 좀 보고 싶다고."
로드는 왠지 모르게 흐뭇한 얼굴로 파티장 전체를 돌아봤다. 로드의 옆에는 잔디 교수님의 제자인 우리 팀의 잔디관리사, 샬롯이 앉아 있었다.
"휴가 잘 보내고 있죠?"
"예. 로드랑 이곳저곳 많이 구경했어요."
샬롯뿐만이 아니었다.
칼도 처음 보는 여자와 함께 있었다.
"제 여자친구예요."
"나디아라고 해요. 칼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반가워요."
나는 나디아와 가볍게 악수했다.
애인을 데려온 선수들이 절반가량 됐다. 지금 자세히 보니 술과 다트 같은 정적인 걸 즐기는 무리는 대부분 커플이었고, 볼링이나 탁구 같은 실내운동을 하는 무리는 솔로들이었다. 포켓볼은 바비와 할리만 하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이곳에 있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자연스럽게 농담이 나왔다.
"뭔 죄다 커플이네. 나도 볼링하러 가야 하는 거 아냐?"
선수들이 와하하 하고 웃었다. 볼링을 하는 무리 중 하나인 라이언과 루카가 이쪽으로 오라고 외치고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는 척을 하자 칼이 손을 들어 제지했다.
"어딜 가시려고요."
나는 씩 웃으며 선수들과 잡담을 나눴다.
테디와 칼, 바비와 루카처럼 서로 만난 적 없는 선수들끼리 서로 어색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또래라 그런지 금세 친해지는 것 같았다.
나는 그 한 가운데에서 위스키를 가볍게 홀짝였다.
이들이 모이는 절차도 참 골치 아팠다. 12월 초, 할리와 로드는 아무 생각 없이 선수들을 모으겠다고 나도 와 달라며 단장실에 찾아왔었다.
나는 그날 둘에게 그렇게 대규모로 노팅엄의 전 선수들이 모이면 그 선수들의 지금 구단이 별로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기자들의 가십거리가 될 가능성도 컸다.
그래서 나는 그날부터 하루에 한 팀씩 전화해서 양해를 구했다. 적어도 단장을 비롯한 수뇌진들은 이 파티를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사실 선수들과 사적으로 만나는 건 불법이 아니었다. 하지만, 에이전트들과 스카우트들이 이를 이용해 계약 제안을 하는 일도 있었기에 충분히 불편할 수 있는 파티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계약 제안 같은 불미스러운 일은 없을 거라고 사정사정했고, 모든 구단의 허락을 받아낼 수 있었다.
"다들 에너지가 넘치네."
"잘되고 있는 사람들만 모였으니까요."
그때의 고생이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 만큼 파티 분위기는 무척 밝았다. 방금 로드의 말대로 이적한 선수들은 전부 잘하고 있었다. 회귀 전의 기억보다 몇 배는 더.
로드가 손가락을 하나하나 접으며 말했다.
"바비는 전반기 베스트 일레븐에 뽑혔고, 칼은 챔피언스리그 득점 3위, 리그 득점 3위, 어시스트 2위에다가 테오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어시스트 수가 가장 높고···."
다른 선수들은 그렇다 쳐도 테오가 뉴캐슬에 완벽하게 적응하는 바람에 작은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테오와 비슷한 급으로 평가받고 있는 우리 팀의 기둥, 테디, 로드, 할리, 라이언의 몸값이 1.5배 정도 더 뛴 것이다. 그래서 최근 재계약을 또 준비하고 있었다.
"······알버트는 빅이어도 들어봤고, 세자르는 다음 시즌에 이적하면 1억 파운드를 충분히 받을 수 있을 만큼 골을 넣었잖아요."
"대단하긴 하네. 근데 세자르, 너 왜 우리 팀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잘하냐."
내 기습적인 물음에 연인 오리아나와 손을 잡은 채 닭살 짓을 하던 세자르가 당황하며 손을 놓았다.
"하하하, 왜 그럴까요···."
"지금 리그 득점 2위였지? 작년에도 그 폼으로 뛰었으면 프리미어리그 승격도 엄청 쉬웠을 텐데. 응?"
"맞아. 세자르는 대충 뛴 게 틀림없어요."
로드도 내 장난에 한 말 보태며 세자르를 놀렸다. 테디를 비롯한 노팅엄 소속 선수들도 세자르를 놀리는 데 동참했다.
하지만, 세자르는 금세 우리에게 반격해왔다.
"아, 그거. 저 지금 득점 2위가 아니라 3위에요. 왜 그런지 알아요?"
"3위라고? 왜?"
"노팅엄 때문이에요. 왜 테오 녀석의 뉴캐슬은 잘 잡으면서 레스터시티한테 지는 거예요? 그것도 하필이면 제 득점순위 경쟁자 제롬한테 골을 먹혀서."
이번에는 나와 로드를 비롯한 현 노팅엄의 선수들이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레스터시티와의 경기가 이상하리만큼 안 풀리는 건 노팅엄 내부에서도 자주 나오는 얘기였다. 더불어 안주 집어 먹으러 근처에 온 테오도 괜히 스플래쉬 데미지를 입었다.
세자르는 반격에 성공한 게 기쁜지 들뜬 얼굴로 로드를 놀렸다.
"로드, 네가 제롬한테 당하지만 않았다면 내가 득점 2위였다고."
로드는 잠시 부들댔지만, 반격 거리를 찾지 못했는지 결국 패배를 선언하듯 고개를 숙이며 투덜댔다.
"제롬은 우리한테 원수라도 있나? 왜 우리 팀만 만나면 그렇게 골을 잘 넣는 거야···."
진심으로 시무룩해진 로드 때문에 테이블의 분위기가 가라앉으려 하고 있었다. 세자르 또한 로드와 내 눈치를 봤다. 세자르와 눈을 마주친 나는 잽싸게 세자르의 머리를 잡고 흔들며 말했다.
"너 이 자식. 우리 캡틴을 괴롭히지 마라."
"아아악."
세자르는 과장되게 비명을 질렀고, 근처의 모두가 다시 웃기 시작했다.
나는 그러면서 시계를 살폈다. 조금 더 있으면 집에 돌아가야 할 선수들이 나올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일'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테오, 알버트! 잠시만 여기로 와 줘요."
지금은 겨울 이적시장 기간이기도 했다. 내가 영입해야 할 선수는 단 한 명, 주전 골키퍼 마르코스의 빈자리를 채워줄 새로운 골키퍼였다.
이 파티에 참석한 또 다른 이유는 선수들에게 직접 영입할 골키퍼에 대해 듣기 위해서였다.
나는 도르트문트의 칼, 리버풀의 세자르, 뉴캐슬의 테오와 알버트를 바라보았다.
내 영입 명단에 올라가 있는 골키퍼들이 소속된 세 팀의 선수들이었다.
세 팀과는 이적료 문의 등 사전접촉을 마쳤고, 선수들에게 골키퍼에 대해 물어 보겠다고 얘기했다.
데이터와 외부에서 보는 것만으로는 선수에 대해 진정으로 알기 어려웠다. 유능한 스카우트는 이 문제를 인맥과 경험으로 해결한다.
나는 가장 좋은 골키퍼를 구하기 위해 인맥을 이용할 생각이었다.
"뭣 좀 물어볼 게 있는데···."
*
"···그래서 마르코스가 브라이튼으로 떠났어."
마르코스는 칼을 제외한 이들과도 함께했던 골키퍼였다.
그는 3부 리그 때부터 늘 주전 골키퍼였으니 로테이션을 돌리겠다는 말에 이적했다는 걸 선수들도 다 이해하는 모양새였다.
칼이 물었다.
"우리가 뛰는 팀의 골키퍼를 데려가시려는 거예요?"
"응. 세컨, 서드 골키퍼 중에서 우리 팀에 도움이 될 만한 선수가 필요해."
골키퍼는 변화가 적은 포지션이었다. 보통 한 명의 골키퍼가 시즌 경기의 80% 이상을 뛰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어떤 팀이나 골키퍼는 최소 셋 데리고 있다. 규정상의 문제 때문이기도 하고, 골키퍼끼리 하는 훈련을 위해서이기도 했고··· 부상이라는 응급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이건 빅클럽도 마찬가지였다.
월드클래스 골키퍼 하나에 그 바로 밑 급의 세컨, 서드 골키퍼를 데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경기에 거의 나서지 못하지만, 빅클럽에서 주급을 받는 만큼 이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이나 여러 경기에 대한 경험이 있었다.
나와 스카우트팀은 이런 빅클럽의 세컨, 서드 골키퍼를 이번 영입 명단에 올렸다. 후이가 유망주 골키퍼인 만큼 나이가 좀 있는 경험 있는 골키퍼를 영입할 계획이었다.
나는 먼저 칼에게 영입 명단 1번 '핀 오토'에 대해 물었다.
칼은 고민 없이 바로 답했다.
"조용한 사람이에요. 로컬보이고··· 제가 알기로는 지금까지 팀에 불만 한 번 안 드러낸 거로 알고 있어요."
오토는 독일어를 구사할 수 있기에 후이와 대화가 통한다는 점을 높이 사고 있었다. 또한, 도르트문트의 주전 골키퍼가 부상을 입을 때마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선수였다. 도르트문트는 뮌헨 정도는 아니지만, 무척 좋은 클럽이었다. 그런 클럽에서
십 년 넘게 버텼다는 점도 가산점을 줄 수 있었다.
나는 칼에게 훈련 일화를 몇가지 더 듣고, 이번에는 세자르에게 영입 명단 2번 '제레미 니슨'에 대해 물었다.
"사교성이 좀 부족하고··· 이번 시즌에만 코치랑 한 번, 감독이랑 한 번 싸우는 걸 봤어요."
"싸웠다고?"
"네. 주전으로 뛰고 싶다고, 아니면 임대라도 보내 달라고 말했어요."
"흐음··· 훈련 태도는 어때?"
"열심히 해요. 근데 주전 골키퍼에 비하면 살짝 부족하죠···."
제레미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유소년 팀, 첼시, 아스날, 리버풀을 거친 잉글랜드의 전문 세컨 키퍼라고 불리는 선수였다. 그에게는 어느 팀에 있을 때나 단기 임대를 자주 다녀온다는 특이한 이력이 있었다.
나는 이어서 세 번째 영입 후보인 '지투'에 대해 테오와 알버트에게 물었다.
"재밌는 선수예요. 우리 팀의 분위기 메이커죠."
"훈련 태도 성실하고, 파티를 자주 열어서 지투를 싫어하는 선수는 없어요."
지투는 브라질 태생으로 포르투갈 이중국적을 가진 뉴캐슬의 서드 골키퍼였다. 그는 FC포르투, 세비야, 레알 마드리드, 발렌시아, 뉴캐슬을 거친 경험도 있었다.
나는 세 선수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30분 정도 지났을 때, 나는 손뼉을 한 번 짝 치며 말했다.
"고맙다. 너희들 덕에 결정할 수 있었어."
"누군데요?"
"비밀이야. 너희들 우리 팀도 아니잖아."
빼 먹을 것만 쏙 빼먹겠다는 내 당당한 말에 넷을 비롯한 주변의 선수들은 헛 웃음소리를 냈다.
칼이 말했다.
"너무해요."
나는 킥킥대며 웃고, 누굴 영입할지 말해줬다. 선수들은 다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비행기 예매까지 마친 나는 선수들에게 밝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비행기 시간까지 신나게 놀아보자."
*
다음 날, 나는 속에서 올라오는 술기운을 미소로 가리고 있었다.
"계약서입니다. 제레미."
우리 팀의 새 골키퍼가 돼줄지도 모르는 제레미와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제레미를 선택한 이유는 주전 골키퍼가 되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었다.
그 열망이 세자르의 말과 기록에서 보였다.
그는 맨체스터에 태어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이었다. 이건 스카우트가 알아온 정보였다. 그런데 지금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영원한 라이벌인 리버풀에서 또다른 기회를 노리고 있을 정도로 주전으로 뛰고 싶어 하는 것이었다. 또한, 그의 임대 기
록은 경기에 뛰고 싶은 그의 성향을 볼 수 있기도 했다.
잭슨의 요청은 후이와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골키퍼였지 그저 성격 좋은 무난한 골키퍼가 아니었다.
나는 제레미가 계약서를 다 읽을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렸다.
제레미는 에이전트도 없었기에 직접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주급이나 계약 조항은 마음에 듭니다. 2년이라는 기간은 제 나이를 생각하면 당연한 거고···."
제레미의 나이는 33세였다.
"궁금한 게 하나 있습니다만."
"말씀하세요."
"노팅엄은 제가 팀에서 어떤 존재가 되길 원하는 겁니까?"
나는 준비해온 말을 천천히 꺼냈다.
"지금 주전으로 뛰는 후이는 번득이는 신체 능력과 훌륭한 킥력을 지니고 있지만,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아직 기복이 있습니다. 우리 구단은 제레미가 후이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경쟁해나가길 원합니다."
제레미가 실망스러운 얼굴로 내게 말했다.
"후이를 주전으로 저를 후보로 보고 있군요."
"장기적으로는 그렇습니다."
나는 솔직히 얘기했다. 하지만, 내 말은 끝난 게 아니었다. 장기적이라는 말에 제레미도 갸웃했다.
"단기적으로는 제레미를 주전으로 보고 있습니다. 리버풀에 있는 것보다는 훨씬 더 자주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수 있을 겁니다."
"정말입니까?"
"예, 계속 그렇게 될 수도 있겠죠."
제레미가 또 한 번 갸웃했다. 나는 말을 이어 했다.
"골키퍼는 30대 이후에도 발전할 수 있는 특수한 포지션이죠. 제레미가 열심히 해서 후이보다 좋은 실력을 보여준다면, 우리 잭슨 감독님은 제레미를 주전으로 계속 쓸 겁니다. 그 누구보다 이기는 걸 좋아하시는 분이거든요."
주전 골키퍼로 뛰고 싶다는 열망으로 똘똘 뭉친 제레미였다. 제레미는 당연하게도 내게 이렇게 말했다.
"좋습니다. 변호사와 계약서를 검토하는 대로 도장을 찍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폰서에게 새로운 투자를 제안받고, 선수들과 코치들도 확실히 쉬었으며 이탈한 주전 골키퍼를 새로운 골키퍼로 메꾸는 데 성공했다.
노팅엄의 프리미어리그 첫 윈터브레이크는 아주 순조로웠다.
< 60. 윈터브레이크 (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