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메이크 축구 명가-202화 (202/245)

< 63. 로테이션 (2) >

"못해 먹겠네···."

힘들었던 팀 훈련이 끝나자마자 코너가 잔디 위에 누우며 중얼거렸다. 코너와 친한 피어스가 피식 웃으며 다가왔다.

"나도 못해 먹겠다."

"왜 FA컵에까지 이렇게 힘을 쏟는 거야···."

"맞아. 진짜 이해 안 가."

피어스는 더 깊게 고개를 끄덕이며 코너 옆에 주저앉았다.

사실 둘다 노팅엄이 왜 FA컵에 힘을 쏟는지 잘 알고 있었다.

잭슨이 저번주에 선수들을 모아놓고 이유를 말해줬기 때문이었다.

노팅엄과 리그에서 챔피언스리그진출을 경쟁 중인 팀들은 대부분 유럽대항전 토너먼트를 치르고 있었고, FA컵도 병행하고 있었다. 노팅엄은 그들에 비하면 여유가 있었다.

또, 노팅엄은 FA컵 8강에 올라 있었다. 딱 두 경기만 이기면 결승전이었기에 잭슨은 솔직히 말해서 욕심이 난다고 제대로 된 훈련을 할 거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대부분 동의했다. 특히, 노팅엄의 핵심 선수들이 엄청난 열의를 보였다.

그때, 피어스가 코너에게 물었다.

"그러고 보니 코너, 너 원래 우승컵을 타겠다고 여기 온 거 아녔어? 감독님 말대로 FA컵은 기회긴 하잖아."

"이제 관심 없어. 타면 타는거고 못타면 못타는 거지."

"왜?"

"지쳐서."

코너는 상체를 일으켜 앉았다. 그리고 필드 위에서 추가 훈련을 준비중인 노팅엄의 핵심 선수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괴물 자식들···."

코너가 핵심 선수들을 보고 있다는 걸 안 피어스는 피식 웃으며 이어 말했다.

"나도 여러 팀을 돌아다니면서 괴물 같은 선수들을 봐 오긴 했지만, 진짜 여기만큼 많이 모여 있는 건 처음 본다. 여긴 어떻게 개인 훈련 하는 선수가 안 하는 선수보다 많냐."

피어스의 말에 코너는 깊게 공감했다.

코너는 처음에 왼쪽 주전 풀백으로 이 팀에 왔다. 하지만, 잭슨은 전술상의 이유라며 킹-로드-한스 쓰리백을 리그의 1/3 정도 가동했기에 사실상 코너는 로테이션 수준으로 경기를 뛰고 있었다.

핵심 선수들에 비하면 경기 숫자가 적었지만, 노팅엄이라는 이 구단은 다양한 전술을 소화해야 하는 팀이었고 그만큼 피로도가 컸다.

그래서 시즌 말미인 지금 코너는 일반적인 훈련만 해도 금세 지치곤 했다.

하지만, 핵심 선수들은 아니었다. 오히려 경기력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었고, 저렇게 개인 훈련을 할 여유까지 있었다.

"라이언~ 나 침투 연습 좀 할 건데 도와줄 수 있어?"

"잠시만! 화장실 좀 다녀와서."

"오케이."

라이언은 그렇게 말하며 훈련장 건물로 뛰어들어가고 있었다. 라이언의 뒤통수를 보고 있으니 자신이 프리시즌 당시에 했던 다짐이 저절로 떠올랐다.

프리시즌동안 본 노팅엄 선수들의 특징은 '위닝 멘탈리티'를 갖고 있다는 거였다. 노팅엄 선수들은 경기에서 지고 난 후에도 다음에는 어떻게 이길지 끊임없이 의견을 나누고, 경기에서 지고 있을 때는 경기 종료 직전까지 어떻게든 이길 방법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모습들은 정말 인상깊었고, 코너도 노팅엄 선수들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승리를 위해 끊임없이 토론하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결국에는 승리까지 따내는 모습은 코너가 어릴 적 꿈꿨던 선수의 모습 그 자체였기 때문이었다. 이래서 노팅엄이 잘 나가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코너는 노팅엄의 선수단에 섞여들기 위해 애썼다.

코너는 노팅엄 선수들이 하는 훈련 루틴을 따라하고, 억지로라도 상대 팀을 이길 방법에 대해 잠자기 전까지 고민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해 왔다.

하지만, 코너는 실패했다.

기존의 선수들과 자신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12월 즈음에 깨달아 버렸다. 코너는 경기에서 패했을 때, 기존의 선수들처럼 분한 감정이 들지 않았다.

경기 전에 꼭 이기고 싶다는 마음도 안 들었다. 그저 잘 하면 좋은 거고, 못 하면 어쩔 수 없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너는 좌절했다. 자신이 스타플레이어가 될 재목이 아닌 평범한 소시민이라는 걸 깨달았다. 자연스럽게 주전 경쟁에서도 밀려나고 이곳에 올때 목표였던 우승컵에도 별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그래도 코너는 혼자가 아니었다.

12월 즈음부터 주전과 로테이션 선수의 경계가 명확해졌고, 여름에 코너와 함께 이적해 온 선수들은 대부분 로테이션 선수들로 분류됐다.

코너를 비롯한 피어스, 아르망, 페린, 셰이는 시즌 초반부터 간혹 모임을 하곤 했었는데 이 시기부터 주전 경쟁에서 밀린 서러움을 서로에게 얘기하며 급격히 친해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서로에게 위로받으며 지금까지도 모임을 이어오고 있었다.

그래도 이들은 노팅엄을 싫어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편이었다. 다른 빅클럽이었으면 진작 후보로 밀려났겠지만, 선수층이 얇은 이곳에서는 더 많은 경기에서 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더불어 팬들의 응원도 좋았고, 보드진에서 워낙 일을 잘 해서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그렇기에 이들은 자존심을 버리고 로테이션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노팅엄의 훈련은 상당히 체계적이었기에 팀 훈련만으로 기량을 유지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이들은 팀 훈련만 하고 가족과의 시간이나 취미 생활을 가지며 마음을 다잡았다.

물론, 깊은 속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코너의 마음속에는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자고로 축구 선수라면 늘 주전으로 뛰고 싶으니까.

코너를 상념에서 빠져나오게 한 건 피어스의 질문이었다.

"아, 맞다. 코너. 너 재계약 제안받았어?"

"오늘 계약서 받기로 했는데 왜?"

"수당 비율이 높긴 한데 주급을 2배나 더 주겠다더라."

"그렇게나?"

코너가 깜짝 놀라 물었다.

피어스가 씩 웃으며 답했다.

"응. 나도 어제 계약서 보고 깜짝 놀랐어."

그때, 코너가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너 아스날이랑 나폴리에서 제안받았다고 하지 않았어?"

피어스가 복잡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마찬가지로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응. 근데 노팅엄에서 제안한 금액 보니까 재계약 쪽으로 마음이 더 쏠려. 킴 단장과 약속한 것도 있고··· 주급이 그렇게 차이나는 것도 아니고··· 가면 후보로 전락할지도 모르고··· 굳이 위험을 감수하는 건 좀 그렇잖아?"

12월경, 김도운은 로테이션 선수들에게 다음 시즌에도 남을 생각이 있는지 진지하게 물어왔었다.

그때는 노팅엄이 운이 좋아서 이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말도 있었기에 로테이션 선수인 이들에게 타 구단의 제의는 거의 없었고, 이들은 김도운의 물음에 당연히 남겠다고 말했다.

최근 노팅엄이 언론과 전문가들에게 재평가되며 빅클럽들의 관심이 시작되었음에도 이들의 마음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코너는 다른 선수들과도 재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다 했었다. 다들 주급만 괜찮다면 굳이 무리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물론, 빅클럽이 주전 보장을 하며 계약 제안을 해 온다면 말이 다르겠지만, 그런 제안을 받은 동료는 없는 것 같았다.

피어스의 물음에 고개만 끄덕인 코너는 다음 시즌에도 이런 로테이션 생활이 계속된다는 사실에 염증을 느끼면서도 어쩔 수 없는 거라며 자신을 위로했다.

그때였다. 코너의 옆에 누군가가 멈춰 섰다.

"코너! 오늘 수고많았어요."

라이언이었다. 코너는 라이언의 선해보이는 미소를 보며 말했다.

"고맙다. 할리 훈련 도와준다며?"

"안 그래도 저도 패스 연습하려고 했었는데 잘 됐죠. 움직이는 표적이 생긴 거니까요."

"아, 그 무서운 패스?"

"네. 점점 영점이 맞고 있어요. 이번 주 FA컵 경기에서는 제가 루카보다 키 패스를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라이언의 해맑은 목소리를 들으며 코너는 속으로 어이없어 했다.

라이언은 진짜 말도 안 되는 훈련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발목 힘을 살리기 위해 케빈 데브라이너의 패스 기술을 연습하고 있었고, 자신의 작은 몸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수비를 위해 프랑스의 전설적인 선수들인 마케렐레와 캉테의 태클 방법을 연구하고 연습 경기에 적용해보고 있었다.

하나만 해도 힘들 판에 두 기술을 동시에 습득하려고 하는 것이다.

놀라운 점은 두 기술 다 눈에 띌 정도로 늘고 있다는 거다. 라이언을 보면 노력하는 천재가 뭔지 바로 이해가 갔다.

코너는 씁쓸한 기분이었지만, 웃으며 말했다. 라이언은 착하고 좋은 녀석이었으니까.

"너도 참 체력 대단하다. 팀 훈련도 힘든데 개인 훈련으로 새 기술까지 연습하고. 나도 더 열심히 해야 하는데. 면목이 없다."

코너의 면목이 없다는 말에 라이언이 손을 내저으며 당황한 기색을 비쳤다.

"면목이 없다니요. 코너는 최선을 다했잖아요."

"나는?"

"피어스도요! 그리고 제 훈련은 그냥 개인적인 목표를 위한 거니까, 코너나 피어스가 미안해할 필요는 없고···."

피어스까지 합심해서 놀리니 당황했는지 더듬거리며 말하는 라이언이었다.

그런 라이언을 보며 코너가 말했다.

"놀리는 맛이 난다니까."

"코너···."

라이언이 눈을 가늘게 뜨며 분하다는 듯 말했다.

코너는 그런 라이언을 보며 피식 웃었다. 참 완벽한 녀석이었다. 성격이라도 나빴다면 녀석의 천재성을 봐도 그런가 보다 했을 텐데 말이다. 라이언은 코너가 어린 시절 꿈꾸던 이상적인 선수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런 라이언을 보다 보면 간혹 불편함이 느껴지고, 이런 생각이 들곤 했다.

참 불공평한 세상인 것 같다고.

*

"직접 와주셔서 고마워요. 자, 여기 계약서예요."

"파커(코너의 에이전트)가 자기가 받으러 오겠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계약서를 빨리 보고 싶어서요."

코너가 김도운에게서 검은 서류철을 받아들었다. 안에는 자신의 계약서가 알아보기 쉬운 양식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김도운이 말했다.

"혹시나 불만스러운 점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얼마든지 물어보셔도 돼요. 오늘처럼 꼭 직접 안 오셔도 되고 에이전트를 보내도 상관없고요."

"세심한 배려 감사합니다. 서류를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파커가 이번 주 FA컵 경기 이후에 약속을 잡고 싶다고 했는데···."

"좋아요. 그때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릴게요."

김도운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코너에게 악수를 건네며 말했다,

"꼭 다음 시즌에 함께 더 높은 곳을 노려보면 좋겠어요."

*

김도운에게서 받은 계약서를 들고 코너는 훈련장 건물의 복도를 걷고 있었다.

"야! 라이언! 죽을래!"

"하하하."

필드에서 라이언과 할리가 장난을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코너는 자리에 멈춰 서서 창문을 통해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라이언과 할리는 다시 진지하게 침투-패스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라이언과 할리뿐만이 아니었다. 루앙도 반대편 골대에서 프리킥을 연습하고 있었고, 테디와 한스, 그리고 미할리스가 크로스-헤딩 연습을 하고 있었다.

코너는 그들의 열정적인 모습의 자신의 어린 시절을 겹쳐 보았다.

코너는 어린 시절 뉴캐슬 지역 최고의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선수였다. 그때는 저들처럼 축구가 즐거워서 매일 새로운 걸 배우기위해 끊임없이 연습하고 또 연습했었다.

그런데 지금의 자신은 완전히 변해 있었다. 로테이션이라는 자리를 순순히 받아들였고, 축구에 대한 열정도 잊어버린 것 같았다.

코너는 저들이 진심으로 부러웠다. 저렇게 열정적으로 살고 싶었다. 하지만, 1부 리그 최상위권의 팀에서는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걸 이번 시즌을 겪으며 절절히 깨달았다. 신생 빅클럽의 로테이션급 선수, 그게 바로 자신의 위치였다.

코너는 선수들이 개인 훈련을 마칠 때까지 창가에서 떠나지 못했다.

선수들이 훈련을 마치고 사라진 후에도 코너는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한숨을 내쉬고 발걸음을 옮겼다.

*

"코너! 더 집중해요! 자꾸 한 발짝씩 늦어요!"

로드의 날선 목소리에 코너는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열리는 경기인 FA컵 8강의 상대는 이번 시즌 내내 악연이었던 동화더비 레스터시티였다.

레스터시티는 이번 시즌 노팅엄을 두 번 만나서 두 번 이겼다는 자신감에서인지 무척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었다.

"코너! 간격 좁혀야죠!"

코너는 다급하게 로드 쪽으로 붙어 중앙에서 측면을 넘나드는 레스터시티의 스트라이커 제롬의 앞 공간을 막았다.

제롬은 어쩔 수 없이 공을 뒤로 돌렸고, 레스터시티는 제롬이 없는 반대 측면에서 공격을 시도하다가 노팅엄의 수비수에게 공을 빼앗겼다.

공은 바로 중원의 라이언에게 전달됐다.

라이언은 훈련 때 했던 말대로 어마어마한 패스를 보여주고 있었다. 원래 빌드업 담당이었던 루카가 짧은 패스만 도맡아 할 정도로 라이언의 패스는 정확하고 빨랐다.

'정신 없어···.'

레스터시티는 라이언이 패스를 쉽게 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압박해왔고, 라이언은 멋진 드리블 탈압박으로 레스터시티를 공략해나가고 있었다.

<노팅엄! 노팅엄! 노팅엄!>

이곳은 노팅엄의 홈 경기장이었기에 팬들은 노팅엄을 연호하며 팀을 응원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레스터시티는 주눅들지 않고, 리그 득점 2위 스트라이커인 제롬을 앞세워 날카로운 역습을 선보였다.

두 팀다 골은 넣지 못했지만,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공격과 수비를 반복했다. 경기가 점점 치열해졌다.

경기가 점입가경에 달할 수록 선수들은 점점 더 빠른 템포로 공격을 나섰고, 공격이 끝나면 빠르게 수비로 복귀했다.

'너무 빨라!'

방금까지 빌드업을 도와주다가도 수비라인을 뒤로 물려야 했다. 코너는 나가려는 정신을 부여잡고 제롬의 움직임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빠른 템포의 공수전환이 10분 이상 반복되자 코너의 집중력에 한계가 오기 시작했다. 레스터시티의 스트라이커 제롬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코너! 코너!"

로드의 다급한 외침에 코너는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제자리에서 고개를 움직였다. 제롬이 자신의 시야가 닿지 않는 곳에서 달리기 시작한 건지 자신을 빠르게 지나쳐갔다.

코너는 뒤늦게 로드와의 좌우간격을 좁히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침투한 제롬은 코너와 로드 사이의 공간으로 찔러들어오는 패스를 받고 있었다.

집중력을 아주 잠깐 잃었던 대가였다.

제롬은 공을 받자마자 바로 강력한 슈팅을 쏘았다. 공은 골대 구석에 꽂혀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와아아아! 제롬! 제롬!>

레스터시티 원정 팬들의 환호가 경기장을 채웠고, 노팅엄 팬들은 침묵에 잠겼다.

코너는 자신의 실수로 인해 벌어진 광경에 머리를 감싸쥐었다.

코너는 노팅엄 선수들의 눈치를 봤다. 선수들은 코너를 흘끔 보기도 하고, 위로해주기도 했다. 주장 로드는

"코너, 아직 후반전이 남았어요. 공격수들이 만회 골을 넣어줄 테니까 지금처럼 실수하면 안 돼요."

라고 말했다.

코너는 로드에게 어렵게 말했다.

"미안하다···."

몹시 부끄러웠다. 이렇게 집중력을 잃은 건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했던 시즌 이후로 처음이었다.

코너는 이 실책을 만회하기 위해 경기 종료 시간까지 열심히 뛰었다.

하지만, 골은 더 나오지 않았다.

코너의 실수로 인한 제롬의 득점이 결승골이었다.

노팅엄은 FA컵 8강에서 1-0으로 패했다.

코너는 드레싱룸에서 얼굴을 들 수 없었다. 동료들이나 코치들, 잭슨 감독이 무슨 얘기를 했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코너는 잭슨 감독의 말이 끝나자마자 도망치듯 퇴근했다.

"경기 감각이 떨어져서 그런 거야··· 출전 기회만 더 받았다면 오늘 같은 실수는 안 했을 텐데···."

라는 말을 중얼거리면서.

< 63. 로테이션 (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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