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7. 본격적인 날갯짓 (2) >
기자들이 인터내셔널 챔피언스 컵의 두 번째 경기를 막 마친 우리 선수들에게 온갖 질문을 하고 있었다.
"칼! 오늘 경기력에 만족하시나요?"
"아뇨. 아직 컨디션이 60~70% 정도밖에 안 올라왔습니다. 실수도 많았어요. 다음 경기에서는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칼은 능숙하게 대답하고 있었고,
"첫 경기와는 다른 전술로 나섰는데도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주셨는데요. 테일러, 프리시즌 훈련은 순조로운 건가요?"
"예. 잭슨 감독님은 늘 훌륭하시고, 친한 선수들이 많은 덕에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로드도 잘 대답하고 있었다.
그래도 두 선수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인터뷰 중인 모든 선수의 표정이 나빴다. 아무리 다들 인터뷰가 익숙하다지만,
"제 질문에도 대답해주세요!"
"캣스포츠입니다! 이렇게 빨리 호흡을 맞춘 비법이 있나요?"
"현지 음식은 입에 잘 맞나요?"
믹스드 존(취재구역)을 꽉 채운 기자들이 동시에 갖가지 질문을 쏟아내니 다들 뭐에 대답해야 할지 당혹스러워하는 건 당연했다. 하나의 질문에 대답하더라도 두 개의 질문이 돌아올 정도로 기자들의 숫자가 많았다.
기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오늘 경기에 관한 내용이었다.
"지난 시즌 라리가 3위 팀을 상대로 처음 선보이는 전술을 사용해 무승부라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는데요. 이번 전술은 얼마나 오래 맞춰본 건가요?"
노팅엄은 인터내셔널 챔피언스 컵 2차전에서 AT 마드리드와 비겼다.
1차전과는 다르게 공격수 3명을 동시에 기용하는 전술을 실험했는데, 지난 경기만큼이나 경기력이 좋았다. AT 마드리드의 골키퍼가 신들린 선방을 선보이지 않았더라면 틀림없이 이겼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기자들은 친선경기의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실제로 의미가 적기도 했고, 전 세계의 유럽 축구를 응원하는 팬들도 친선경기에 일희일비하는 게 멍청한 일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리 노팅엄의 친선경기는 달랐다.
지난 시즌 말미부터 시작된 관심은 점점 커져 실제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로 변해 있었다. 우리 팀의 팬이 아닌 전 세계에 해외 축구를 보는 사람들조차도 우리 팀을 궁금해하고 있었다. 요 며칠 노팅엄의 기사가 전 세계 스포츠 뉴스 사이트를 점령할 정도로 말이다.
그래서 기자들이 이렇게 모여 난리를 치는 거였다. 스포츠 기자들은 조회 수를 먹고 사니까.
"최근 당신의 SNS에 올라온 글이···."
"우리 태국에 루카 당신의 팬이 많다는 걸 알고 있나요?"
인기에는 관심이라는 대가가 따른다.
이 정도 인터뷰는 클럽의 규모가 커진 만큼 당연히 겪을 일이라고 생각했고, 미리 선수들에게 각오해야 할 거라고 말해뒀다.
하지만, 기자들이 점점 선을 넘기 시작했다.
평범한 질문이 끝난 후에 어떤 식으로든 가십거리를 뽑아내기 위해 다른 선수와의 비교 같은 부담되는 질문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테오 선수는 풀백 역사상 최고의 이적료로 이적하셨는데요. 역대 풀백 이적료 2위로 밀린 가야 선수보다 테오 선수의 본인의 기량이 더 낫다고 생각하시나요?"
"라이언, 다음 경기에서 맞상대할 데용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할리! 이번 시즌 몇 패나 할 것 같아요?"
예정된 인터뷰 시간이 1분이나 지났는데도 인터내셔널 챔피언스 컵의 운영진에서 파견한 보안요원들과 직원들은 인터뷰를 멈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이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었다.
"비켜요! 질문해야 해!"
"막지 마요!"
"선수 얼굴이 안 보이잖아요. 가리지 마요!"
이들은 기자들이 워낙 극성이라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저들의 입장이라는 것도 있어서 최대한 나서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었다.
지난번 경기 후 기자들의 숫자를 보자마자 준비해놓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입을 열었다.
"펠릭스, 부탁해요."
"네."
내 뒤에 얌전히 서 있던 노팅엄의 보안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홈경기가 있을 때, 경기장의 치안을 지키는 보안요원 중 일부였다. 지난 경기가 끝나자마자 조이에게 연락해 파견 올 수 있는 인원들만 보내 달라고 했다.
이렇게 현지 직원들이 감당 못 할 규모로 기자들이 달려들 것 같아서. 더불어 공개 훈련 등의 분위기를 잡는 데도 이들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보안팀장 펠릭스를 비롯한 보안요원들이 현지 직원들 사이에 끼어들어 기자들이 앞으로 나오는 걸 막았다. 막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나니 현지 직원들이 안도하는 얼굴들을 했다. 이어서 내가 인터뷰 장소로 걸어가며 큰 목소리로 말했다.
"인터뷰 시간 끝났습니다."
나는 선수들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수고했다고 말했고, 선수들은 고맙다고 말하기도 하고 그런 눈빛을 보내기도 하며 드레싱 룸으로 도망치듯 떠났다.
기자들은 선수들의 뒤통수를 향해 질문을 외치기도 했지만, 이어서 나타난 내게 질문을 하는 기자들이 훨씬 더 많았다.
나는 선수들만큼이나 유명인사였으니까.
"미스터 킴! 오늘 경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노팅엄은 킴이 기대한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나요?"
"다음 경기는 바르셀로나인데 자신 있습니까?"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고, 가만히 서서 기자들을 둘러봤다. 기자들은 계속 질문을 던지다가 내가 대답을 하지 않자 하나둘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전부 조용해졌다.
이제야 질서가 좀 잡힌다.
나는 씩 웃으며 말했다.
"하나씩 대답하죠. 오늘 경기에 대해서는 만족합니다."
일부러 모든 질문에 애매하게 답했다. 말꼬투리 하나라도 잡히면 안 좋은 기사가 쏟아질 테니까.
기자들의 질문에 계속 대답해주고, 약 20분가량이 흘렀을 때 내가 기자들에게 말했다.
"노팅엄의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기자들이 내 입에 집중했다. 느닷없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난 대단한 말을 할 생각이 없었다.
"제가 트레블을 하겠다고 선언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프리시즌이고 아직 우리 팀은 합을 맞추는 단계에 있습니다. 시즌이 시작하고 리그 초반에도 조금 헤맬 수 있죠. 그러니까, 노팅엄의 팬 여러분은 저희를 천천히 기다려주셨으면 합니다. 점점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으니까요."
많은 기자가 관심을 가지는 만큼 기사도 많이 올라올 것이다.
뭐가 옳은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의 기사들이 쏟아질 테니, 이 기회를 빌려 노팅엄 팬들에게 당부하는 것이다.
일반 축구 팬들이 언론에 휘둘리더라도 당신들만큼은 노팅엄을 끝까지 믿어달라고.
기자들이 내 말을 기사로 안 내줘도 상관없었다. 노팅엄 TV도 있었고, 다큐멘터리를 찍는 사람도 있었고 내부 출입 기자도 있었으니까.
아무튼, 나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인사하고 믹스드 존을 빠져나가려고 했다.
"킴! 킴! 1분만 더요!"
하지만, 모인 기자들은 집단을 이뤄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무례한 행동을 했다. 기자 몇 명이 내 옷깃을 붙잡고 믹스드 존 밖으로 보내 주지 않았다.
틀림없이 싸구려 기자들이 기삿거리를 만들기 위해 갑작스럽게 시비를 거는 것이었다.
나는 이 수법에 당했던 유명 스타들을 떠올리며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고, 내 손이 아닌 보안 요원에게 부탁해 기자들에게서 벗어나 복도로 빠져 나왔다.
그리고 주변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후, 아무도 들을 수 없게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걸로 충분할까?"
*
"기자들이 날이 갈수록 극성이죠?"
내 물음에 잭슨이 불편한 미소를 지으며 말없이 훈련장 쪽을 바라보았다.
훈련장에 있는 선수들은 인터내셔널 챔피언스 컵 3차전을 위해 전술 훈련에 한창이었다.
오늘, 싱가포르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정말 맑았다.
날씨만큼이나 좋은 얘기만 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기자들에 관해 얘길 해야 했다. 나는 잭슨에게 다시 한번 물었다.
"잭슨은 괜찮나요? 이 정도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땐 금방 끝났잖아요. 기자들이 물어보는 것도 좋은 것투성이였고요."
작년에 잭슨이 1부 리그 팀을 승격시켰을 때, 잭슨은 사흘 정도 언론의 큰 관심을 받은 적이 있었다. <노장이 꿈을 이루다>, <잭슨의 도전은 끝이 아니다> 같은 기사들이 많이 나왔었다.
그때 잭슨은 하부 리그에서 꿈을 이룬 감독, 그러니까 일 년에 한 번 정도 있는 감동적인 이야기의 주인공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달랐다.
잭슨은 전문가들에게도 기대받는 팀의 감독이었다.
기자들은 어제 내게 그랬듯이 무례한 짓을 해서라도 잭슨에게 기삿거리를 캐내려고 할 것이다. 많은 빅클럽 감독들이 기자들을 괜히 싫어하는 게 아니었다.
잭슨의 말 덕에 상념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캐머런의 극찬이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도화선을 당기긴 했죠."
나는 잭슨의 말에 동의했다.
지난 경기에서 데니스 캐머런은 우리 팀이 전설적인 팀들에 비견되는 업적을 세울지도 모른다고 해설자로서 얘기했다.
나는 데니스를 좋아했다.
데니스는 잭슨을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작년에는 따로 만나고 싶다고 구단에 연락해서 잭슨을 직접 만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의 '노팅엄이 전설적인 팀이 될지도 모른다.'라는 말이 대중의 기대치를 본격적으로 키웠고, 대중에게 관심받아야 살 수 있는 기자들을 우리 팀으로 불러모은 건 사실이었다.
이대로 내버려 둔다면 우리 팀의 날갯짓에 방해가 될 정도로 많은 숫자의 기자들 말이다.
그때, 잭슨이 말했다.
"솔직히 피곤해지긴 했습니다. 제 가족뿐만 아니라 친구들에게도 기자들이 접근한다고 합니다."
"역시 그렇죠?"
여기 오면서 언론도 담당하는 홍보팀 사람들과 통화를 나눴다.
홍보팀 사람들은 요 며칠 계속 야근하면서 지옥을 보고 있다고 했다. 인터뷰 요청이 정말 끊임없이 들어와서. 그것도 전 세계에서.
나는 본격적인 얘기를 꺼내기 위해 입을 열었다.
"선수들과 선수들 주변도 그렇겠죠?"
"개인사까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그럴 겁니다."
"피곤하겠네요. 훈련에 집중하지 못할 만큼요."
"어쩔 수 없습니다. 우리 팀은 갈락티코 1기의 레알 마드리드만큼이나 관심을 받는 팀이 됐으니까요. 알아서 극복해야 할 문제입니다."
알아서 극복해야 하는 문제라.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입을 다문 채로 훈련장을 바라보았다. 선수들과 코치진이 최선을 다해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화려한 축구 기술을 선보이고 있었지만, 저들은 축구화를 벗으면 평범한 사람이 된다. 나는 그 누구보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언론의 관심은 정말 무섭다. 언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고, 언론의 평가에 휘둘려 훈련 사이클이 엉망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언론의 관심은 막 월드클래스로 올라선 선수들의 폼을 급격하게 떨어뜨리는 원흉이기도 했다.
특히, 우리 팀의 선수들처럼 스타성 있는 선수들이라면 더. 우리 팀의 선수들처럼 급격하게 성장한 선수들이라면 더 그럴 확률이 높았다.
관심이 당연한 선수들을 다수 가진 빅클럽들에 대해 떠올려봤다.
이들은 애초에 슈퍼스타였던 선수들을 데려온다. 그런 선수들이 다수면 언론에 알아서 대처한다. 익숙하니까.
하지만, 우리는 외부에서 이런 종류의 관심을 받던 선수는 칼, 바비, 테오, 제롬 정도가 다였다. 노팅엄에서 기량이 만개한 선수들이 더 많았다.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을 보니 더 와닿았다.
내가 저들을 지켜줘야 한다는 걸.
많은 감독, 단장, 사장, 회장, 구단주들이 했던 여러 언론플레이 방식들을 떠올려봤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찾기 위해서.
그렇게 나는 한 감독과 한 회장의 얼굴을 떠올릴 수 있었다.
잭슨에게 말했다.
"선수들에게 제가 다음 경기 끝나고 하는 인터뷰는 무조건 거짓말이라고, 신경 쓰지 말아 달라고 전해주세요. 잭슨과 코치진도 마찬가지예요."
"예? ···일단 알겠습니다."
잭슨은 떨떠름해 하면서도 그렇게 하겠다고 말해줬다.
괜히 내 말에 흔들리는 선수가 있을 수도 있어 꼭 전해야 하는 얘기였다.
나는 잭슨에게 인사하고 바로 훈련장을 나왔다.
**
노팅엄 선수들을 기다리는 기자들이 믹스드 존에서 열심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인터내셔널 챔피언스 컵 3차전.
노팅엄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2-0으로 승리했고, 레알 마드리드와 뉴캐슬은 모두 비겼다.
그래서 득실차로 노팅엄이 인터내셔널 챔피언스 컵에서 우승했다.
"이번 시즌 가장 빨리 우승컵을 든 노팅엄이라는 제목 어떨까?"
프리시즌 컵대회일 뿐이었지만, 이들 같은 조회 수만을 목표로 하는 기자들에게는 상관없었다. 세상이 노팅엄을 주목하고 있으니 이들은 그걸 이용할 뿐이었다.
"야, 나 주면 안 되냐? 편집장이 기사 제목 더럽게 못 짓는다고 맨날 욕한단 말이야."
"그럼 네가 자극적인 질문 해줄래?"
"좋아. 그럼 협상 완료다. 아무 선수나 레알 마드리드나 뉴캐슬보고 목 씻고 기다리라는 말 같은 거 하면 좋을 텐데."
그때였다. 노팅엄의 선수들이 우르르 믹스드 존으로 들어왔다.
기자들은 기다렸다는 듯 스마트폰 녹음 앱을 켜고 선수들에게 말을 걸었다.
"라이언! 오늘 두 골을 넣었는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칼, 테디! 어시스트를 한 개씩 올렸는데···."
"루앙! 인터뷰 좀!"
"루카!"
하지만, 선수들은 살짝 미소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그대로 믹스드 존을 지나쳐 드레싱룸으로 가버렸다. 전부.
"뭐야!"
"우릴 무시하는 거야?"
기자들이 하나둘 분노하는 순간 김도운이 나타났다. 기자들은 바로 김도운에게 항의하려 했다.
그때, 김도운이 기자들에게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선수들 비행기 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터뷰를 취소해야겠습니다."
"우리가 우습습니까? 여기까지 오는 교통비며 호텔비며 그냥 공짜로 왔을 거 같아요? 우리 시간은 또 어떡합니까?"
한 기자가 적극적으로 항의했다. 그 기자를 따라 다른 기자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김도운은 차분한 눈으로 기자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러면··· 제 인터뷰라도 괜찮겠습니까? 20분 정도 시간이 있는데요."
기자들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김도운은 축구 관련 기자들이 가장 인터뷰하고 싶어 하는 인물 1위였다. 내부 출입 기자와의 인터뷰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 물어볼 게 많았기 때문이었다.
기자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았고, 김도운은 그 모습을 보며 말했다.
"그럼 바로 시작하시죠."
선수들이 떠나 아쉬워하는 기자들도 기삿거리를 건지기 위해 김도운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영입에 관해서 노팅엄의 규모에 대해서 그리고 선수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김도운은 자신만만하게 하나하나 대답했고,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 인터뷰를 끝낼 시간이 됐다.
김도운이 말했다.
"여러분께 처음 말씀드리는 건데 노팅엄 테마파크가 3개월 이내로 개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명 축구 박물관만 세 개 있는 노팅엄 테마파크는 축구 관련 언론사들에게 큰 관심거리였다. 구단과 지역사회 결합의 이상적인 모델이라는 평이 많았으니까.
하지만, 선수들이나 감독의 일이 아니었기에 기자들의 반응은 크지 않았다.
그때, 김도운이 말했다.
"또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우리 팀의 영입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노팅엄은 더 강해질 겁니다."
그 순간, 기자들이 눈을 부릅뜨며 김도운을 바라보았다.
**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세자르까지 데려오는 건가요?"
"말 좀 더 해주세요! 킴!"
기자들은 예상 이상으로 흥분해 있었다.
스타 선수들에 대한 언론의 관심을 돌리는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새로운 관심거리를 주면 됐다.
갈락티코의 수장 페레즈 회장이 했던 것처럼, 유명 스타들을 거느렸던 무리뉴 감독이 했던 것처럼 말이다.
영입으로 대박을 친 우리 팀의 영입이 끝난 게 아니라고 하면 당연히 이런 반응일 줄 알았다.
사실 이 말은 교묘한 거짓말이었다.
영입은 영입이었지만, 선수 영입은 없을 것이다.
그저 직원들을 20명 정도 추가로 영입할 생각이었다. 다른 구단에서 일하고 있는 베테랑 직원들을.
나중에 기자들에게 '속았다.', '킴 단장이 교묘한 거짓말을 했다.'라는 소리를 들어도 상관없었다. 관심종자로 불려도 좋았다.
그저 선수들과 코치진에게 쏠릴 관심을 내게로 끌어오는 거로 충분했다.
잭슨의 지휘 아래에서 코치진과 선수들은 날갯짓을 시작했다.
그럼 나는 그들의 날갯짓에 걸리는 게 없게 만들어야 했다.
그걸 위해서는 범법만 아니라면 모든 걸 할 수 있었다.
그게 운영진의 임무니까.
< 67. 본격적인 날갯짓 (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