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메이크 축구 명가-228화 (228/245)

< 73. 브라우니 재단 (3) >

"정말로 노팅엄 선수가 오는 거예요?"

노팅엄 병원의 한 병실에서 토미라는 이름의 남자아이는 노팅엄에서 촬영을 위해 나온 마리아에게 들뜬 목소리로 묻고 있었다.

"당연하지. 너는 어떤 선수가 왔으면 좋겠어?"

카메라를 어디에 설치할지 의논하던 마리아는 토미를 돌아보며 대답과 질문을 했다.

토미는 기대감에 가득 찬 얼굴로 바로 대답했다.

"저는 라이언이 왔으면 좋겠어요."

"왜?"

"라이언도 저처럼 어렸을 때 심장이 아파서 병원에만 있었는데 대단한 축구 선수가 됐잖아요. 저도 꼭 그렇게 되고 싶거든요. 만나서 어떻게 했는지 들어보고 싶어요!"

최근 라이언과 구단 사이의 내기가 가장 화제라지만 노팅엄의 선수들과 마리아를 비롯한 홍보팀들은 조용히 할 일을 다 하고 있었다.

12월이 되자마자 선수들은 번갈아 가며 소아병동을 방문해 아이들과 만남을 가졌다. 그리고 홍보팀들은 만남을 영상으로 남기고 있었다.

토미는 라이언을 만나고 싶어 하는 아이였다. 병상 옆에 앉아있는 토미의 어머니도 궁금하다는 얼굴로 마리아를 보고 있었다.

마리아는 방금 토미가 한 말에 마음 한구석이 찡해졌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해야 했다.

왜냐면 토미를 위한 특별한 이벤트를 위해서.

마리아는 한 스태프를 슬쩍 쳐다봤다. 그 스태프는 키가 무척 작았고, 실내에 들어왔는데도 목도리를 둘러 입 부분을 가리고 있었으며 선글라스까지 쓰고 있었다.

마리아가 방금 쳐다본 스태프가 소형 카메라를 들고 토미 근처로 이동했다.

마리아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토미야. 정말 미안한데 오늘 라이언 대신 다른 선수가 오기로 했거든···."

방금까지도 들떴었던 토미가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고개를 숙였다.

마리아는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웃었다. 곧 토미가 기뻐할 얼굴을 생각하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마리아는 이 속마음을 감추고 안타깝다는 목소리로 연기를 계속했다.

"대신, 이 카메라로 영상 편지를 찍어놓으면 라이언에게 꼭 전해줄게. 그러면 오늘이 아니더라도 다른 날에 반드시 와줄 거야. 라이언은 이 병원에 매달 오거든."

"정말요?"

그제야 토미가 고개를 들었다. 토미는 긴장한 얼굴로 카메라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마리아가 토미에게 말했다.

"대신, 오늘 오는 선수한테 실망하면 안 돼. 그 선수도 토미를 만나려고 시간을 내서 온 거니까."

"당연하죠. 저 노팅엄 선수들 다 좋아해요."

"그러면 다행이구나. 아무튼, 카메라 지금 켰으니까 라이언한테 하고 싶은 말을 할래?"

"네!"

토미는 힘차게 대답하고, 카메라를 보자마자 긴장했는지 쭈뼛거렸다. 마치 라이언이 앞에 있는 것처럼 더듬거리며 말했다.

"아, 안녕하세요. 저는 토미 핸슨이라고 해요. 저는 심장이 아파서 런던에 있는 병원에 다녔었는데요··· 잘 안 나아서 이 병원으로 왔어요. 여기는 라이언의 심장병이 다 나은 곳이고··· 몸이 좀 더 나아지면 노팅엄 FC 경기를 보러 가서 라이언이 경기장에서 뛰는 걸 꼭 보고 싶었거든요.

어, 어··· 아무튼요. 저는 런던에서 여기로 올 만큼 라이언이 보고 싶어요···."

토미의 진솔한 이야기가 카메라에 담기기 시작했다. 소형 카메라를 들고 있는 얼굴을 가린 남자는 흔들림 없이 토미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마리아는 그 모습을 보며 토미의 어머니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원래 런던에 사셨던 건가요?"

"네, 거기서는 토미의 몸 상태가 계속 나빠지기만 해서··· 남편만 런던에 두고 노팅엄으로 건너왔어요. 원래는 프랑스나 미국 쪽 병원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토미가 워낙 이곳으로 오고 싶어 했거든요."

마리아는 아까 토미가 한 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오직 라이언 때문이었다.

토미 어머니의 말이 계속됐다.

"그래도 노팅엄 FC에 정말 고마워요. 라이언에게 영상 편지도 전달해주신다고 하고··· 오늘 선수가 찾아와서 아이를 만나준다고도 하고··· 이 나이대 애들한테 축구 선수는 영웅이나 다름없거든요."

"천만에요."

마리아가 손사래 치며 말했다.

마침 토미의 영상 편지가 끝나가고 있었다.

"···바쁘면 늦게 와도 괜찮아요. 열심히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럼 메리 크리스마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홍보팀 직원들은 카메라 하나는 토미를 향해, 하나는 얼굴을 꽁꽁 싸맨 스태프를 찍기 시작했다.

토미의 영상 편지를 찍어준 스태프가 카메라를 침대에 내려놓으며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얘기 잘 들었어, 토미. 아직 크리스마스까지는 좀 남았지만··· 그래도 메리 크리스마스."

토미는 스태프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갸웃했다. 마리아 옆에 있던 토미의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스태프는 목도리를 풀었고, 눈을 가리던 선글라스를 벗었다.

"어, 와, 와아아!"

토미는 처음에 당황하다가, 경악하다가, 지금은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팔뚝에 꽂힌 링거가 아니었더라면 방방 뛰었을 게 틀림없었다.

얼굴을 꽁꽁 싸맨 스태프의 정체는 라이언이었다. 홍보팀과 라이언이 몰래카메라를 하자고 해서 분장을 하고 있었다.

"만나서 반가워."

라이언이 주먹 인사를 건넸고, 토미도 주먹을 들어 맞부딪혔다. 토미는 아직도 이 상황이 꿈인 것 같은지 얼떨떨해 보였지만 행복해 보였다.

"자, 무슨 얘기부터 해 줄까. 나한테 듣고 싶은 얘기가 많다고 했지?"

마리아는 능숙하게 토미를 대하는 라이언을 보며 병원장을 인터뷰했던 걸 떠올렸다.

라이언이 주기적으로 소아 병동을 방문하고, 각종 도움을 주고 동료들도 자주 데려오니 노팅엄 병원의 소아병동은 영국 전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병원이 되었다고 한다.

특히 라이언이 재단을 세운 후 내기를 시작한 이후부터는 문의 전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했다. 심지어 외국에서 걸려오는 전화가 절반 이상이라고 했다.

하지만 소아병동은 이미 꽉 찼다.

마리아는 그러면 어떡하냐고 안타까워했는데 병원장은 태연하게 라이언의 <브라우니 재단>과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팅엄 병원과 브라우니 재단은 후원금으로 어린아이들을 위한 건물을 하나 더 세우고, 아이들에게 주로 발병하는 특수한 질병들을 연구하기 위한 센터를 추가로 건립할 계획이라고 얘기했다.

노팅엄 3인방 중에 가장 작고 왜소하고 소심했던 아이가 이렇게 거대한 영향력을 가진 선수가 되다니.

마리아는 그 사실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있는 자신의 속마음을 깨달으며 라이언이 정말 큰 선수가 되었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됐다.

"마리아, 딘의 가족과는 이 컨셉으로 만남을 진행하면 어떨까요? 딘 부모님이 노츠카운티 팬이라는 걸 브랜 녀석이 알아냈어요."

몰래카메라 이후에는 촬영 말고 할 게 없었다.

카메라맨들만 두고, 마리아는 홍보팀 직원들과 다음 촬영에 관해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괜찮은데요? 금방 준비할 수 있는 거기도 하고. 할리한테 미리 전달해주세요."

"네. 그리고 테디는······."

"좋은 생각이에요. 테디는 분장을 시키죠. 아니다. 인형 탈 같은 걸 입고 있다가 짠하고 나 타면 될 것 같은데··· 구단에 연락해서 사냥꾼 새 인형 탈을 가져오면 어떨까요?"

"제가 바로 전화할게요."

세 시간 후에 다른 선수들도 올 예정이었다.

라이언은 팀 훈련이 끝나자마자 바로 온 거고, 다른 선수들은 개인훈련이나 개인 일정을 마치고 올 거였다.

이들은 라이언과 토미의 대화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새 아이디어들을 작은 목소리로 소곤댔다.

"저도 라이언처럼 할 수 있을까요?"

"당연하지. 나는 네 나이 때 너보다 더 작았었거든."

라이언과 토미의 훈훈한 대화를 보면서 틈틈이 흐뭇하게 웃는 건 덤이었다.

*

"하하하, 어머니 웃으세요."

"아버지도 활짝 웃으셔야죠."

노츠 카운티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딘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뚱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둘의 가운데에는 백혈병을 앓고 있는 딘이 노팅엄 모자를 쓰고 머플러를 두른 채로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딘의 가족 양옆으로 라이언, 할리, 테디, 한스가 노팅엄의 유니폼을 입은 채로 딘의 부모님을 놀리고 있었다.

딘의 부모님은 노츠 카운티의 팬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할리를 비롯한 노팅엄의 선수들이 딘의 부모님을 한가운데에 놓고 이러고 있었다.

리버풀과 에버튼 같은 지역 라이벌 팀들 사이에서 흔하게 있는 일이었다. 예를 들면 에버튼의 꼬마 팬에게 리버풀 선수들이 깜짝 방문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 영상을 올리면 노츠 카운티 측에서도 비슷한 영상으로 반격해올 것이다.

마리아는 카메라를 끄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자, 이제 카메라 끌게요. 수고하셨어요."

선수들과 아이들의 만남은 해가 저물 때까지 계속됐다.

선수들은 다양한 아이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만났고, 아이들과 그 가족들은 모두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일정이 끝난 후, 선수들은 로비에 모였다.

할리가 말했다.

"오늘 저녁 같이 먹을까?"

"좋지. 할리가 사나?"

테디가 능글맞게 받았다.

"미쳤나요?"

할리가 당황해서 평소답지 않은 말투로 되물었고,

"오, 할리. 고마워."

"할리 최고다."

라이언과 한스가 몰아가기 시작했다. 할리는 이게 뭔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억울해하다가 결국 자기가 쏘겠다고 말했다. 마리아는 그 모습을 보며 크게 웃었다. 선수들에게서 물러나 마리아 근처로 온 라이언이 말을 걸어왔다.

"예전이랑 똑같죠?"

"응, 완전 웃긴다. 너희들은 변하질 않는구나."

"참 신기해요. 우리는 별로 달라진 게 없는데 어느새 많은 게 변했어요. 아이들이 저나 얘들을 만나는 게 평생의 소원이었대요."

라이언은 미묘한 얼굴로 아이들이 있을 위쪽을 바라보았다.

마리아가 말했다.

"좋은 거야. 그만큼 너희들은 저 아이들한테 큰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된 거거든."

"그렇죠?"

라이언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제 이런 것에 부담을 느끼는 시기는 지나 있었다.

라이언이 말했다.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 축구도, 봉사도요."

**

"그러니까 내년부터는 후원금을 전부 플라자 측에서 내고 싶다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조건은 플라자라는 이름이 후원금 관련해서 노출되는 것뿐, 맞나요?"

"예."

나는 세계적인 대기업 플라자의 마케팅팀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우리 구단을 몇십 개 살 수 있는 자본을 가진 기업이었기에 제한 없이 후원금이 늘어날 수 있다는 조건에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내년부터는 플라자 측에서 12월에 라이언이 골, 어시스트, MOM, 승리를 달성할 때마다 100만 파운드씩 후원하시는 거고··· 올해는 저희랑 똑같은 금액을 추가로 후원하신다는 거··· 맞죠?"

"예. 정확합니다."

긴 대화 끝에 정리가 됐다.

플라자는 가장 빨리 연락해 준 기업이었고, 조건도 좋았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내년에 노팅엄은 <브라우니 재단> 후원금을 우리 재정 상태에 맞게 주도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됐다. 플라자 측에서 다 내줄 테니까.

마음의 부담이 많이 덜어진 느낌이었다.

우리는 몇 가지 대화를 더 하고, 다음에 라이언까지 불러 최종적으로 만나자고 말했다.

나는 마케팅팀장을 보내기 전에 말했다.

"이 계약을 시작으로 추가적인 협업을 하는 건··· 조금 시간을 주셨으면 합니다. 플라자만 제안을 주신 게 아니거든요."

"···그런가요?"

"예. 조심히 들어가세요."

마케팅팀장은 날 흘깃 보고는 문을 열고 나갔다. 그에게 인사를 마친 나는 책상 위에 놓인 제안서를 바라보았다.

제안서는 정말 많았지만, 방금 만난 플라자를 비롯해 딱 네 개의 제안서만 이곳에 뽑아놨다.

네 개의 제안서 모두 세계에서 열 손가락에 꼽히는 기업들에서 받은 거였다.

전부 플라자와 똑같이 후원금 지원을 시작으로 다른 일도 함께해보자는 식은 아니었다. 장기적인 스폰서 계약에 관심 두는 기업도 있었고, 테마파크 쪽을 노리는 기업도 있었고, 메인스폰서 자리를 탐내는 기업도 있었다.

이들의 의도는 전부 비슷했다. 노팅엄과 관계를 맺고 싶다는 거였다.

이 네 개의 제안서만으로도 이번에 지출하게 될 후원금은 거뜬히 메꾸고 넘쳐 흐를 수준이었다.

"제임스가 관여 안 해도 이러네···."

이제는 운빨이라는 말을 안 써도 될 것 같았다.

왜냐면 노팅엄이 이제는 운이 좋은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로 규모와 영향력이 커진 것이라는 게 와닿았기 때문이었다. 대기업들의 제안은 사업적으로도 충분히 합당한 것들이었다.

노팅엄은 불과 몇 년 만에 그렇게 커진 거였다.

나는 숨을 크게 내쉬고, 제안서를 다시 꼼꼼하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커진 구단은 순식간에 망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자만하지 말고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니까.

*

"···그러니까 플라자와는 3년 계약을 해도 되겠지?"

나는 플라자의 관계자를 만나기 전, 라이언과 최종적으로 조율을 하고 있었다. 플라자에서 어떤 제안을 해줬는지 전부 설명해줬고 라이언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정말 잘 됐어요. 구단 돈이 아니라 외부에서 돈을 끌어오게 됐다니. 저 더 열심히 해야겠네요."

"그래, 이제 우리 돈 아니니까 완전 거덜 내 버려."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우리는 함께 웃었다.

잠시 후, 내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구단에서는 그 시즌 재정에 맞게 정기적으로 꼭 후원해줄게."

"감사합니다."

"그럼 이제 일 얘기는 끝났는데 차나 좀 더 마시다 갈래? 시간 돼?"

라이언은 고개를 끄덕였다. 라이언이 좀 더 편한 자세로 소파에 기댔다. 나는 차를 새로 타왔고, 새 과자를 가져와 티테이블 위에 놓으며 말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느끼는 건데, 이제 우리 구단은 노팅엄시만의 구단이 아니게 되고 있는 것 같아."

"맞아요. 저도 노팅엄시민만의 선수가 아니게 되었더라고요. 이제 절 만나는 게 꿈이라는 아이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어요."

바로 공감대가 형성됐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편해졌고, 나는 술술 얘기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 이랬으면 좋겠네."

"네. 부담이 없는 건 아니지만,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져서 좋아요."

"이 상태를 유지하려면 성적을 계속 내야 할 텐데. 걱정이 많이 되기도 해."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적어도 이번 시즌에는 제가 꼭 좋은 결과를 만들어 볼게요."

"오, 정말?"

라이언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약속했거든요."

"약속?"

"얼마 전에 소아병동에 갔을 때, 어린 시절의 저랑 비슷한 심장병을 앓고 있는 토미라는 애를 만났거든요. 토미는 절 만나는 게 꿈이었대요. 제 경기를 보면서 희망을 품었대요. 그래서 그 애랑 약속했어요. 팀 동료들과 함께 이번 시즌 축구 역사에 길이 남

을 전설을 쓸 거라고요. 절 보면서 치료 열심히 받으라고 말했어요."

"오. 멋지네."

확실히 큰 동기부여가 될 것 같았다. 토미라는 아이와 라이언 모두에게.

"참 신기하더라고요. 몇 년 전에 저는 그냥 왜소한 선수였잖아요. 조금 일찍 프로에 데뷔한 그 정도 선수."

"그랬지."

"근데 지금은 전 세계 축구팬들이 절 알아요. 절 보고 희망을 품는대요. 제가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4부 리그의 구단이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가치를 지니게 된 구단이 되는 동안, 열일곱 살의 어린 소년이 이제는 어린아이들을 위한 재단을 세울 수 있는 세계적인 축구 선수가 되었다.

솔직히 조카가 대성한 것 같은 기분이라 뿌듯했다.

라이언이 말했다.

"전부 단장님이 이곳에 오시고 마법을 부린 덕이죠. 늘 감사하고 있어요. 로드랑 할리도요."

"···그러냐."

나는 볼을 긁적이며 느릿하게 답했다.

라이언이 그런 나를 보며 미소지으며 말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73. 브라우니 재단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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