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턴 투슈퍼 에이스-31화 (31/198)

#31. 땅의 요정 송구!(2)

[프로야구 최고의 스플리터는 누구인가?]

[저메인 쇼메이커 vs 강송구! 스플리터 대결!]

[지난 경기 7이닝 1실점의 저메인과 노히트 노런의 강송구가 대전 호크스 파크에서 맞붙는다!]

-진짜…. 호크스는 강송구 안 데려왔으면 어쨌냨ㅋㅋㅋㅋ 선발진들이 아주 극혐이던데.

-그나마 용병 투수들은 어느 정도 정신을 차렸지. 내 생각에는 투수진은 대충 갖춰진 것 같다. 문제는 타선이지.

-그런데 왜 강송구는 그렇게 욕을 먹었었냐?

-요즘 각 커뮤니티가 미쳐 돌아가잖아. 뭐만 좀 하면 지겹게 물어뜯고. 솔직히 강송구가 좋은 일을 하다가 다쳐서 야구를 그만둔 건데, 악플러들은 구속 줄어들었다고 미친 듯이 조롱했더만.

-그냥 포털사이트 댓글란이 막히면서 악플러들이 다른 야구 커뮤니티로 퍼져서 그런거임.

-응, 그거 티탄즈 팬들임.

-무슨 개소리지? ㅋㅋㅋ 강송구에게 노히트 노런을 헌납한 헌터스팬들이 그랬겠지.

-븅신아. 헌터스에 팬이 어디 있음?

-야! 호크스가 강송구 물어뜯은 악플러 고소한다는데?

-혼란하다. 혼란해!

대전 호크스가 천천히 시동을 걸었다.

홈에서 치러진 스왈로스 3연전의 루징시리즈.

그 충격에 빠진 팬들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강송구의 기사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거기다 강송구를 향한 이유 없는 악플을 단 이들의 자료를 깡그리 모아서 고소를 진행했다.

호크스는 계속해서 이슈를 만들었다.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할 선수.

부상에서 돌아온 불사조처럼 돌아왔다는 스토리까지 있기에 강송구의 화제성은 충분했다.

마지막으로 노히트 노런까지.

당연히 각종 야구와 관련된 커뮤니티에서도 강송구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대전 호크스 갤러리-

제목: 얔ㅋㅋㅋ 강송구 악플러들 고소기사 떴닼ㅋㅋ

내용:

[대전 호크스 프런트, 강송구를 향한 이유없는 악플에 강한 대처를 할 생각이라 밝혀.]

응징 가즈아아아!

-댓글-

-작은똥삼촌: 나 토토충인데, 강송구 욕해서 고소장 날라옴; 이거 어떻게 하냐?

-다빋드72: 강송구 미쳤네; 고소를 왜 함?

-이정훈종신해: ㅋㅋㅋㅋㅋㅋ 쫄?

-데챠아앗!: 나만 아니면 돼에에에에에에엥!

-ㅇㅇ: ㅋㅋㅋㅋㅋㅋ 그러게 각도기 잘 봤어야지.

-분충데스: ㅋㅋㅋㅋㅋ

-다빋드72: 강송구는 끝났다. 솔직히 대중은 돌아섰다. 이미지 하락하겠네.ㅋㅋㅋㅋㅋ

-패귀디그롬: 응? 악플러 고소한 강송구 이미지가 왜 하락함? 븅신들 잘 거른거짘ㅋㅋ

-ㅇㅇ: 그냥 사과문이나 써랔ㅋㅋ

-ㅇㅇ: 맞아. 꼬우면 네가 글을 쓰던가. 추하게 호크스 팀갤에서 징징거리면서 이러지 말고ㅋㅋㅋㅋ

-ㅇㅇ: ㅋㅋㅋㅋ 악플러쉑 벌금 내려면 상하차나 하러 가야겠넼ㅋㅋㅋㅋ븅딱ㅋㅋㅋㅋㅋ

“고소 말입니까?”

“네, 선처해달라는 이들이 많네요.”

구단 직원의 물음에 강송구가 고개를 흔들었다.

“선처는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물러나는 구단 직원.

우효는 단호하게 대답을 한 강송구를 보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거 아니야? 보통은 좋게좋게 선처해주는 법이잖아.

“아버지가 말씀하셨지. 남자는 직진이라고.”

-그게 여기서 통용되는 말이야?

우효는 생각했다.

저 아버지 시리즈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고.

그러거나 말거나 강송구는 내일 있을 경기를 생각하며 일찍 침대에 누웠다.

* * *

수원 나이츠.

명장 김범기 감독이 부임한 2025시즌부터 다시금 성과를 내며 리그 중상위권에 꾸준히 안착하고 있는 강팀.

팬들에게는 ‘유망주 맛집’으로 많이 알려졌으며 누구보다 좌우 놀이를 좋아하는 구단이었다.

그리고 대전 호크스 3연전을 앞두고 큰 회의실에 모인 수원 나이츠의 코치진과 스카우트들.

거기다 선수들도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들의 시선은 한 동영상에 고정되어있었다.

“이겁니다. 이 커터가 강송구 선수가 가지고 있는 가장 무서운 무기입니다.”

“대단하군.”

“더 무서운 것은 커터를 던졌을 때 좌타자를 상대로 지금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거죠.”

전력분석팀에 소속된 정지운 과장의 설명에 김범기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주의해야 할 선수야.”

“하지만 우타자를 상대로는 의외로 안타를 허용한 적이 제법 있습니다. 저희는 내일 경기에서 그 부분을 노릴 생각입니다. 최대한 우타자를 배치할 생각입니다.”

그때 수원 나이츠의 심장이라 불리는 한 선수가 손을 들고 정지운 과장을 바라봤다.

“저기.”

안우준.

주전 유격수이면서 매 시즌 높은 타율과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내는 준수한 중장거리형 타자.

또 다른 별명으로는 ‘게으른 천재’라 불리는 선수.

그가 나른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래서 뭘 노리면 됩니까?”

틱!

다음 영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강송구가 던지는 스플리터.

그리고 체인지업이 연이어 나왔다.

“강송구 선수는 우타자를 상대로 스플리터와 체인지업을 던지며 아웃을 잡아 왔습니다.”

“스플리터를 노리라는 말씀은 아니시죠?”

“당연히…. 아닙니다. 솔직히 말해서 강송구 선수의 스플리터는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의 구종가치가 있는 공입니다. 저희 팀의 상위타선이 아니면 쉽게 공략할 수 없는 공입니다.”

“그러면 체인지업인가요?”

“체인지업이라면 충분히 노려볼만한 공입니다. 하지만 코스가 절묘합니다. 우타자를 상대로 삼진을 꼭 잡아내기 위해 던지는 구종이죠.”

정지운 과장의 말에 모두가 눈을 찌푸렸다.

그렇다면 뭘 노려야 한다는 말인가?

그때 강송구가 패스트볼을 던지는 장면이 나왔다.

“우리가 노려야 하는 건 패스트볼입니다. 강송구 선수는 우타자를 상대로 삼진을 잡기 위한 설계를 할 때 컷 패스트볼이 아닌 포심 패스트볼을 던져서 카운트를 쌓습니다.”

“음….”

“자료의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좌타자와 다르게 우타자를 상대로는 패스트볼의 구사 비율이 많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이번에 노려야 하는 공은 패스트볼이다?”

“네, 맞습니다. 생각해보세요. 강송구 선수의 패스트볼이 리그 평균 수준은 됩니까? 확실히 130km/h의 구속치고는 구위가 상당히 좋은 선수는 맞습니다. 하지만 노리고 칠 수 없을 만큼 무시무시한 마구는 아니잖습니까?”

그 말이 맞았다.

강송구의 패스트볼이 일반적인 공보다 구위가 더 좋은 편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제대로 공략하지 못할 정도로 빠른 공도 아니고 마구도 아니었다.

강송구가 던지는 그 어떤 공보다 공략하기 가장 쉬운 공이 포심 패스트볼일 수 있었다.

“그러니까…. 우타자를 많이 배치해서 강송구 선수가 패스트볼을 더 많이 던지게 만들자는 뜻이군요? 우리는 그 패스트볼을 공략해서 점수를 만들고요.”

“맞습니다.”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는 선수들.

충분히 해볼 만한 시도였다. 그리고 모두의 의견을 확인한 김범기 감독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좋아. 정 과장의 말처럼 내일 경기에서 강송구의 패스트볼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도록 하지.”

* * *

시간은 빠르게 흘러 강송구의 등판일.

슈우우욱! 펑!

경기 전.

강송구가 가볍게 몸을 풀고 있었다.

그리고 잠깐 공을 받아주던 박진수는 새로운 무기를 장착한 강송구를 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이스 볼!”

절묘하게 휘는 공.

강송구의 손에서 나온 새로운 무기는 포수인 박진수가 봐도 감탄이 나올 정도로 절묘했다.

어떻게 저렇게 떨어지는 공이 있을까?

그것도 패스트볼 구속과 비슷하게 말이다.

아마 패스트볼과 이 구종을 섞어 던진다면 수원 나이츠의 타자들이 고생 좀 할 게 분명했다.

슈우욱! 펑!

“나이스 볼!”

이윽고 가벼운 몸풀기가 끝난 강송구.

그가 박진수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어떻습니까?”

“좋았어. 네가 처음 스플리터를 내게 보여줬을 때와 같은 깜짝 놀랄 등장이었어.”

그 말을 듣고 강송구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서 마운드에 올라갈 시간.

마운드에 올라서 가볍게 연습 투구를 가져가니 수원 나이츠 선수들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봤다.

‘제대로 날을 갈고 왔군.’

오늘 수원 나이츠는 그동안 강송구가 마운드에 오르면서 드러낸 약점을 이용해서 그를 공략할 것이다.

그 어떤 경기보다 힘들 수 있었다.

강송구가 오늘 나이츠의 타선을 떠올렸다.

‘우타자만 8명인가?’

좌우 놀이를 즐기는 김범기 감독이 우투수인 자신을 상대로 좌타자가 아닌 우타자를 쫙 깔아놨다.

아무래도 뭔가 노리는 것이 있는 게 있다.

‘하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군. 새롭게 얻은 무기를 꺼내기도 좋을 것 같고.’

때마침 수원 나이츠의 1번 타자 버논 자바스가 타석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들어왔다.

“플레이 볼!”

1회 초의 시작을 알리는 주심의 콜.

오늘 경기.

수원 나이츠 타선의 유일한 좌타자.

버논 자바스가 배트를 꽉 쥐고 자세를 잡았다.

초구는 컷 패스트볼.

강송구가 그 공을 던지기 무섭게 버논 자바스가 헛스윙을 하며 눈을 찌푸렸다.

“스-윙! 스트라이크!”

날카로운 컷 패스트볼이었다.

‘이런 컷 패스트볼은 처음 본다.’

소름이 돋은 초구였다.

이어서 빠르게 날아드는 2구째.

초구로 던진 커터보다 더 크게 좌타자 몸쪽으로 휘는 슬라이더에 버논 자바스가 다시금 배트를 휘둘렀다.

따악!

“파울!”

이번에는 파울.

버논 자바스는 느낌이 좋지 않음을 느꼈다.

투수와 승부에서 단숨에 승기를 빼앗긴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좋지 않은 느낌은 그대로 삼진으로 이어졌다.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바깥쪽으로 슬쩍 빠지는 스플리터.

그 공에 절로 배트가 따라간 버논 자바스였다.

순식간에 하나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강송구.

이어서 수원 나이츠의 2번 타자가 우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비장한 표정으로 타격자세를 잡았다.

강송구는 상대 타자의 정보를 떠올렸다.

‘최철우. 뛰어난 타격 능력을 갖춘 교타자. 몸쪽 낮은 코스로 들어가는 패스트볼에 상당히 강한 면모가 있는 타자.’

쉽지 않은 상대였다.

하지만 강송구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덤덤히 사인을 교환하게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피칭.

슈우우욱! 따악!

몸쪽 높은 코스로 들어가는 패스트볼.

그 타이밍에 맞춰 배트를 휘두른 최철우는 파울 홈런이 되는 타구를 보며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아…. 아깝다.’

동시에 믿음도 생겼다.

전력분석팀이 만든 자료가 헛된 것이 아니라고.

꽈악.

배트를 꽉 쥔 최철우.

그는 이제 어떤 코스로 포심 패스트볼이 들어와도 신나게 때려줄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패스트볼을 노리고 있는 타자를 본 박진수가 강송구에게 체인지업 사인을 보냈다.

바로 와언드업에 들어가는 강송구.

그의 손에서 공이 떠나기 무섭게 최철우는 패스트볼 타이밍에 맞춰서 배트를 휘둘렀다.

틱!

하지만 공은 빗맞고 그대로 파울이 되었다.

‘아! 체인지업!’

이걸 잊고 있었다.

전력분석원이 그렇게 조심하라고 했는데.

최철우가 다시금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 패스트볼만 노리자. 몸쪽 낮은 코스로 들어오는 130대 초반의 포심 패스트볼만!’

그런 타자를 잠깐 바라본 강송구.

그가 평소와 다른 사인을 박진수에게 보냈다.

박진수는 강송구의 사인을 보고 고민할 틈도 없이 바로 미트를 들어 올리며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피칭.

강송구가 몸쪽 낮은 코스로 공을 던졌다.

위닝샷을 던진 것이다.

그리고 최철우는 그 공이 패스트볼일 거라고 확신을 한 상태로 시원하게 배트를 휘둘렀다.

‘어?’

하지만 강송구가 던진 위닝샷은 그가 원하는 궤적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가라앉았다.

그리고 우타자 몸쪽으로 휘었다.

꼭 최철우의 배트를 피하는 것처럼 말이다.

부우우웅! 펑!

허공을 가르는 최철우의 배트.

곧이어 시원한 주심의 콜이 울려 퍼졌다.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그리고 삼진을 허용한 최철우.

그가 당혹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마운드에 있는 강송구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여기서 갑자기 싱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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