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턴 투슈퍼 에이스-135화 (135/198)

#135. 가을의 남자 강송구!(4)

[해외야구 갤러리]

제목: 야! 강송구가 던진 공 뭐냐?

내용: 미쳤는데? 저렇게 떨어지는 구종이 커브나 스플리터 말고 또 있음?

-종 슬라이더 아님?

-종 슬라이더가 저렇게 떨어질 수 있나?

-써클 체인지업?

-모르겠네.

-포크볼임.

-븅딱이넼ㅋㅋㅋ

-포크볼은 무슨 에휴 XX새끼ㅋㅋㅋ

-야알못인가... 강송구가 포크볼을 왜 던짐? 괜히 포크볼 던졌다가 손목 나가리되면 어쩌려고.

-내가 봤다니까? 포크볼이여! 포크볼!

-응, 그냥 느린 스플리터임.

-야! 중계진이 포크볼 그립이라던데? 평소에 던지던 스플리터보다 그립도 더 찢어서 잡았고

-진짜 포크볼이네;

-사과해라.

-뭘? 욕한 거?

-아니, 나에게 야알못이라고 한 거 사과해라.

-응, 너 야알못 맞앜ㅋㅋ

-야알못쉑ㅋㅋㅋ 포크볼 하나 맞췄다고 아주 좋아라 하는구만ㅋㅋㅋㅋ 짜식! 그래서 넌 아직 야알못이야.

-무논리 돌았구욘ㅋㅋㅋ

포크볼이 나오기 무섭게 메이저리그 관련 한국 커뮤니티가 시끌벅적했다.

그와 동시에 강송구의 1회 말 피칭도 끝났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더그아웃은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꺼내든 강송구의 새로운 구종에 신경이 쏠렸다.

“환장하겠네……. 상대 주전급 타자가 몇 빠져서 1차전은 쉽게 가져가나 싶었는데 말이야.”

“저게 라스베이거스의 타이탄이구만.”

“저기서 더 변할 게 있나?”

“답답하네.”

더그아웃에서 빠져나와 2회 초 수비를 위해 필드로 나서는 야수들은 한층 어깨가 무거운 체이스 반 다이크를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체이스는 굳건했다.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말고 시원하게 홈런이나 하나 만들어줘. 어떻게든 무실점으로 막아볼 테니까.”

“체이스가 그렇게 말하니 든든하네.”

“뿅 갈 것 같네. 오늘 저녁에 찾아가도 됩니까?”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해서 제법 이슈가 된 21살의 젊은 백업 우익수인 자이로 마레로의 말에 체이스 반 다이크가 화들짝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물론, 자이로 마레로의 말은 농담이었다.

“농담입니다.”

“놀라게 하지 마. 진짜 식겁했으니까.”

마운드에 올라가니 제프 브레넌이 타석에 들어선다.

체이스는 승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카디안 스타우트나 랜디 에드워즈가 빠진 라스베이거스에서 그나마 가장 주의해야 할 타자가 바로 제프 브레넌이다.

‘이번 시즌에 25개의 홈런을 때린 타자를 쉽게 볼 투수가 누가 있겠어? 그래도 타율은 제법 낮은 타자다. 거기다 삼진의 개수도 제법 많은 편이고.’

그렇기에 자신 있었다.

절대 안타를 내주지 않을 자신이 말이다.

부우우웅!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그리고 체이스 반 다이크는 자신의 다짐을 단 5구 만에 지켜내며 2회 초의 첫 번째 삼진을 잡아냈다.

-강렬한 커브입니다. 역시 체이스 반 다이크!

-느린 구속이지만……. 다른 부분은 이미 메이저리그에서도 알아주는 수준의 투수거든요. 느낌이 오늘 경기는 투수전이 될 것 같습니다.

-하하하! 캉도 등판을 하면 이런 피 말리는 투수전이 자주 나오기도 하고 체이스도 자주 호투를 보여주는 투수이기에 투수전을 좋아하는 시청자분들은 조금 기대를 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엘빈 하인리히를 상대로 커브를 던지며 삼진! 또 삼지이이인!

-올해 37개의 홈런을 때리며 엄청난 활약을 했던 엘빈 하인리히가 허무하게 물러납니다.

-라스베이거스의 타선은 분명히 압도적인 강타자들이 즐비한 타선이지만……. 떨어지는 공에 너무 삼진을 쉽게 내줍니다.

-그렇죠. AL 최고의 타선이라 평가를 받는 레인저스도 장타력이라는 부분에서는 라스베이거스를 넘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오늘 경기에서 체이스 반 다이크의 호투를 기대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뚝 떨어지는 커브가 또 날아든다.

분명히 대비했는데도 때려낼 수 없다.

아니, 커브를 기다리는 순간부터 타자들은 체이스 반 다이크의 커브에 속아서 헛스윙을 이어나갔다.

-완전 가위바위보네.

우효는 지독하리만큼 커브로 라스베이거스의 타자를 털어먹기 시작한 체이스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그렇게 끝이 난 2회 초.

-마지막 삼진까지 잡아내면서 이번 이닝에 3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체이스 반 다이크입니다!

-예전에 커브볼 마스터라 불리던 리치 힐 선수가 떠오르는 피칭이었습니다.

모두의 감탄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2회 말.

라스베이거스의 거인이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 * *

슈우우욱! 펑!

“스트라이크!”

이번엔 오른손이었다.

90마일짜리 포심 패스트볼이 날아들자 올해 40개의 홈런과 113타점을 올린 제리 멕콘이 묘한 표정으로 초구를 지켜보며 고갤 끄덕였다.

‘오른손이 더 해볼 만한 것 같은데…….’

물론, 그건 오산이었다.

2구째.

바깥쪽으로 긁힌 스플리터에 제리 맥콘이 시원하게 헛스윙을 하며 볼 카운트는 투 스트라이크가 되었다.

3구째는 다시 바깥쪽 스플리터.

“볼!”

이번에는 제리 멕콘이 배트를 내밀지 않고 지켜봤다.

왼손보다 느린 오른손임에도 공략이 쉽지 않다는 것을 파악한 제리 멕콘은 최대한 공을 오래 지켜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강송구는 5구째에서 끝낼 생각이었다.

슈우우우욱! 따악!

“세컨드!”

제리 멕콘이 강송구가 던진 싱커를 때리기 무섭게 바운드가 된 공이 강송구의 머리 위로 넘어갔다.

그걸 보고 조쉬 마이어스가 이를 꽉 물고 높게 뛰어서 글러브로 공을 잡아냈다.

그리고 가볍게 1루로 송구.

-아웃!

-깔끔하게 첫 번째 아웃을 잡아내는 캉입니다.

-싱커였죠? 계속해서 바깥쪽 스플리터를 던지다가 몸쪽으로 들어가는 싱커로 아웃을 잡아냅니다.

-좌타자인 제리 멕콘이라면 충분히 때려낼 만한 공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스플리터를 의식한 느낌입니다.

-제리 멕콘은 종종 몸쪽으로 들어오는 변화구에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2회 말의 두 번째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후안 파딜라.

‘이번 시즌 0.303의 타율과 21개의 홈런을 때린 타자. 장타율이 정확히 5할을 찍은 쿠바산 중장거리형 타자.’

23살의 젊은 루키가 타석에 들어선다.

우투좌타의 후안 파딜라는 자신감이 가득 찬 표정으로 배트를 붕붕 휘두르다가 타격 자세를 잡았다.

-오! 저 친구 자신감이 넘치는데?

지난 경기에서는 발목 염좌로 빠졌던 후안 파딜라는 이번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강송구를 처음 만났다.

덕분에 그의 표정에는 자신감과 호기심이 가득했다.

정말로 저 투수가 대단한 선수인가.

그리고 그 대단한 코디 벨린저가 왜 저 선수의 공을 제대로 때려내지 못하는 것일까.

다양한 생각을 하며 타석에 들어선 후안 파딜라는 강송구가 와인드업에 들어서기 무섭게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초구는 바깥쪽 포심 패스트볼.

후안 파딜라는 자신이 생각은 스트라이크 존에 살짝 걸치는 강송구의 패스트볼을 보고 있는 힘껏 배트를 휘둘렀다.

빠악!

“파울!”

초구는 파울.

홈런성 타구였는데, 강송구의 포심 패스트볼을 때려낸 뒤에 후안 파딜라는 ‘해볼 만한데?’란 표정이었다.

-야, 저 녀석 웃는데?

‘웃게 놔둬라.’

-왜?

‘웃으면 복이 온다.’

강송구의 말에 우효가 벙찐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강송구가 2구째.

후안 파딜라는 이번에도 바깥쪽으로 날아든 강송구의 싱커에 시원하게 헛스윙을 하고 어색히 웃었다.

이제야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렇게 정교한 컨트롤이 가능하다고?’

후안 파딜라는 당혹스러워했다.

그러고는 조금 더 홈플레이트에 가까이 붙었다.

그는 바깥쪽을 노려보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강송구의 3구째는 바깥쪽이 아닌 몸쪽 하이 패스트볼이었다.

홈플레이트에 가까이 붙었다고 응징이라도 하는 것처럼 강송구의 89마일짜리 포심 패스트볼이 날아들었다.

“스-윙! 스트라이크 아우우웃!”

후안 파딜라는 자신이 왜 89마일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제대로 못 때려냈는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 후안 파딜라를 보며 강송구가 중얼거렸다.

“아버지가 말씀하셨지.”

-뭐라고?

“모르면 맞으면 된다고.”

* * *

경기는 모두의 예상처럼 투수전으로 이어졌다.

오늘따라 더 제대로 긁히는 커브로 압도적인 피칭을 보여주는 체이스 반 다이크와 타자의 약점을 집요하게 노리며 타자를 괴롭히는 강송구의 대결.

3회 말이 끝날 때까지 그 누구도 1루를 밟지 못했다. 덕분에 두 더그아웃의 분위기는 묘하게 가라앉았다.

4회 초.

체이스 반 다이크가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타순이 돌아서 다시 1번 타자인 브랜든 마쉬가 타석에 들어선 상황에서 체이스는 이제 커브의 비중을 조금 줄이고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을 섞어 던지기 시작했다.

따악!

“파울!”

[중계창]

-돌았네;

-ㅋㅋㅋㅋ 난 무슨 이번 디비전시리즈 1차전 광고 나올 때 ‘사상 최강의 타격전이 펼쳐진다!’라고 하길래 신나는 타격전이 나오겠거니 했더만ㅋㅋㅋㅋ 현실은 0의 행진이넼ㅋㅋ

-샄ㅋㅋ상ㅋㅋㅋ최강ㅋㅋ읰ㅋㅋ타격ㅋㅋㅋ전ㅋㅋㅋ

-역시 강송구다. 자랑스러운 호크스의 에이스!

-호크스쉑ㅋㅋㅋ 6위로 와일드카드 떨어졌죠? 강송구가 그립죠?ㅋㅋㅋㅋㅋㅋ

-도대체 호크스는 어떻게 지난 시즌에 한국시리즈 우승한 거야? 진짜 강송구빨이었나?

-ㅋㅋㅋㅋ 그래도 저게 많이 발전한 거다. 강송구가 뛰던 시절에 애들 수준봐랔ㅋㅋ 환장할 거다.

-내야진이 돌았짘ㅋㅋㅋ 진짜 그렇게 수비 범위 좁은 내야진은 15년 동안 한국야구 보면서 처음이었다.

-그런데 레인저스도 비슷하지 않음? 내야진 돌았던데;;

-ㅇㅇ 레인저스도 삼유간은 나주평야 수준임ㅋㅋ

-아니짘ㅋㅋ 텍사스 평야짘ㅋㅋㅋ

그리고 그 대단한 레인저스의 삼유간이 드디어 건수 하나를 터트리며 체이스를 흔들었다.

따악!

브랜든 마쉬가 있는 힘껏 1루로 달렸다.

-쳤습니다! 삼유간으로 흐르는 공!

-공을 잡는 드류 브루저! 아! 아! 놓쳤습니다! 뒤로 빠졌어요! 1루로 급히 달리는 브랜든 마쉬!

-급히 드류 브루저의 뒤로 달려 커버하는 대니 카스트로! 그가 공을 주워서 1루로! 아!

-송구가 너무 높아요! 일루수인 마데시오 보닐라의 머리 위를 지나가는 공!

-브랜든 마쉬가 다시 달립니다! 2루! 2루에서 세이프!

엄청난 수준의 수비를 보여준 드류 브루저와 대니 카스트로의 모습에 홈팬들이 탄식을 내뱉었다.

“어쩐지 오늘은 조용하더니만…….”

“제발! 제발! 정상적인 땅볼이었잖아! 그냥 주워서 1루로 던지면 끝인 쉬운 타구였다고!”

“멍청한 새끼들!”

“대니 카스트로도 마찬가지야! 저 미친 새끼는 도대체 어떻게 유격수가 된 거야? 제발 정신 차려!”

“머리가 아찔해…….”

한숨을 푹 내쉬는 홈팬들.

그리고 그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마운드에 있는 체이스 반 다이크를 바라봤다.

‘아무리 체이스라도 이런 상황이라면 흔들릴 수밖에 없지. 이번 1차전은 망했어.’

‘끝났네.’

‘제발……. 제발!’

일반적인 투수라면 정신적으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지만 체이스 반 다이크는 달랐다.

-삼진! 삼진입니다!

-토미 리브스를 삼진으로 잡아낸 체이스!

-아……. 웃고 있습니다! 삼진을 잡아내고 여유롭게 웃고 있는 체이스 반 다이크입니다.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다음 타자인 토미 리브스를 4구 만에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

-역시……. 호크스 수련법은 어디에서나 통하는구나!

우효도 그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

만약 체이스 반 다이크가 내야진이 두터운 팀에서 선발로 뛰었다면 20승과 2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을 거라는 어느 전문가의 칼럼이 생각나는 모습이었다.

따악!

“아웃!”

-희생 플라이. 브랜든 마쉬를 3루로 보낸 라스베이거스! 하지만 벌써 아웃이 두 개나 쌓였습니다.

-체이스가 지금 할 수 있는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하네요.

순식간에 위기가 사그라들었다.

이제는 2사 3루의 상황.

타석에는 제프 브레넌이 들어섰다.

그의 두 눈에는 때려내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그런 제프 브레넌을 상대로 체이스는 오늘 경기에서 아껴두었던 체인지업을 꺼내 들었다.

-투수 정면으로 튀는 공! 체이스 반 다이크가 공을 잡아서 그대로 1루로 던집니다!

-아웃! 아우우우웃!

-3루까지 주자를 보냈던 체이스 반 다이크가 무실점으로 이번 4회 초를 막아냅니다!

-정말 대단하네요!

모두가 감탄했다.

흔들려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에서 웃어넘기는 담대한 투수를 보고 감탄하지 않을 사람이 없었다.

몇몇 이들은 분위기가 넘어갔다고 확신했다.

“만약 여기서 점수가 나온다면…….”

“할 수 있어! 저 거인에게서 이길 수 있다고!”

“레츠 고! 레인저스! 레츠 고! 레인저스!”

그리고 찾아온 4회 말.

체이스는 더그아웃에 앉아 주먹을 꽉 쥐었다.

‘오늘 절대로 질 것 같지 않다.’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이길 수 있다.

저 괴물을 상대로 말이다.

가볍게 목을 축인 체이스 반 다이크가 오늘 경기의 플렌을 머릿속에서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체이스!”

누군가 그를 불렀다. 체이스는 자신을 부른 선수를 바라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

팀 동료의 표정에는 미안함이 가득했다.

“4회 말이 끝났어.”

“뭐?”

그제야 그의 눈에는 땀도 흘리지 않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라스베이거스의 거인이 눈에 들어왔다.

“어떻게 된 거야?”

체이스의 물음에 팀 동료가 답했다.

“5구 만에 3명의 타자가 아웃을 헌납했어. 드류 브루저는 1구 만에 외야 플라이 아웃, 짐 싱클레어는 3구만에 삼진. 코디 벨린저는 1구 만에 유격수 방향 땅볼 아웃.”

그 대답을 듣는 순간.

체이스의 얼굴에 미소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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