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1. 육아물은 그래도 쉬울 줄 알았지 (1)
‘이거, 「육아물」이잖아.’
어느 폭군의 어여쁜 딸. 그 막내딸에게는 오빠가 한 세 명쯤 있고, 높은 확률로 셋 중 한 명은 몹시 까칠하다.
……라는 내용의 소설을 아주 많이 읽은 것 같은데.
거기다 이 제국은 대륙에서 손꼽히는 강국이랬다. 아빠가 폭군 아니면 악당, 이라는 클리셰에도 잘 맞는 것 같다!
‘문제는 제목을 떠올려야 해.’
[요정이 당신의 통찰력에 감탄합니다. 물 중의 물은 고인물이라더니, 굉장해요!]
시끄러워. 나는 미간을 찡그렸지만, 황자가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는 걸 깨닫고 얼른 표정을 바로잡았다.
‘가만 보자. 또 뭘 떠올릴 수 있을까.’
요정은 이 세계가 네 편의 소설로 구성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각각 소재가 다르다고도 했다.
내가 할 일은 정해진 내용대로, 일명 ‘클리셰’를 깨트리지 않고 가는 일…… 이라고 했지.
현재 내 팔찌는 열심히 반짝거리고 있었다.
“왜 대답이 없지? 무슨 질문이 그렇게 어처구니없냐는 거다.”
잘생긴 황자님께서 정색하셨다.
“그리고 내가 나의 여동생을 좋아하는 건 감히 이유를 붙일 수 없다. 당연하니까.”
……아, 예.
어째 내 예감이 틀리지 않을 것 같은데.
“멋진 오빠시네요. 여동생분과는 사이가 아주 좋으신가 봐요.”
“우리 사이?”
“네!”
그러자 조금 전까지 홍조까지 띄우며 좋아하던 황자의 표정이 삽시간에 까칠하게 가라앉았다. 아예 흙빛이 되어 버린 얼굴에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사이가 좋다라…….”
“헉, 혹시 사이가 나쁘세요?”
“글쎄, 그렇게라도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군.”
나는 눈을 깜빡였다. 뭐지, 한눈에 봐도 ‘여동생 바보’ 같은 이 황자님에게 말 못 할 사정이 있나 보다.
흐음, 이야기가 섞이면서 좀 틀어졌다고 했지. 그거 때문일까?
“아무튼 이건 질문으로 치지 않겠다. 다른 질문을 하도록.”
“어…… 네, 네. 그럼, 여…….”
“여동생 관련 질문은 받지 않겠다.”
나는 입을 다물었다. 여동생의 여, 자만 꺼내도 잡아먹을 기세네.
고민 끝에 난 다른 질문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