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달라진 미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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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객의 경험치를 소량 획득합니다. 레벨이 1 올랐습니다.]
[기사의 경험치를 소량 획득합니다. 레벨이 1 올랐습니다.]
[마법사의 경험치를 소량 획득합니다. 레벨이 1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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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의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근력 +1)]
14마리의 소탕은 금방이었다.
몬스터들의 등급이 E라는 것을 확신하게 만드는 광경이었다.
1성의 병사들은 약간의 데미지 만을 허용했을 뿐.
14마리는 가뿐했다.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능력치 : 지능 +2
-‘랜덤 소환권(2성 이상 확정)’이 지급되었습니다.
‘역시나!’
메시지의 미션을 성공했더니 꽤 쏠쏠한 보상이 주어졌다.
심지어 2성 이상이 확정된 소환권!
태현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지어졌다.
병사들은 할 일을 마쳤기에 안식처로 도로 불러들였다.
“······.”
“······.”
작업자들은 말없이 임준희의 시체를 보았다.
짐승에게 물어 뜯겨 보기 흉한 상태.
태현은 그 모습에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행동이 떠오르자 미안한 마음이 싹 가셨다.
“지금 각성자들은···.”
작업자 1~2명은 임준희의 시체보다도 모습을 감춘 각성자에게 초점을 두고 있었다.
“큰일이야. 보스급 몬스터를 잡아야지 나갈 수 있을 건데.”
작업자의 말대로 유리막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보스급 몬스터가 남아있다는 증거였다.
다행이 이번 게이트의 등급은 E등급.
덕분에 1성의 병사들이 활개 칠 수 있었다.
“그게 뭐가 중요하냐? 응? 준희 형은 뭐가 되냐고!”
작업자 중, 발목을 뜯긴 이가 울부짖었다.
그러자 남은 작업자들도 씁쓸한 얼굴로 눈을 내리깔았다.
반면, 태현은 태연한 얼굴로 임준희를 내려다보았지만.
“넌 아무렇지도 않냐!”
울부짖던 작업자가 태현을 보았다.
솔직히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
뿌린대로 거둔 것이니.
그렇기에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네가 사람이냐? 사람이야!?”
그래도 직장 동료였다.
작업자는 그 말과 함께 눈물을 쏟았다.
“적어도 선배는 그런 말 할 자격 없습니다.”
태현의 말에 작업자가 눈을 부릅 뜨고, 그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이제 그는 불분명 각성자가 아닌, 진짜 각성자.
병사를 통해 능력치도 소폭 상승했다.
일반인보다는 위에 있다는 것이다.
그가 작업자를 똑같이 노려보았고.
“···젠장.”
결국 작업자는 노려보던 눈빛을 거두었다.
태현은 그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다시 말씀드릴게요. 선배들은 저한테 그런 말씀을 하실 자격이 없습니다.”
“···뭐?”
“그동안 임준희 라인에 서서 저를 가지고 노셨지 않습니까? 제 말이 틀렸으면, 반박해 보세요.”
“그건······.”
작업을 할 때도, 회식을 할 때도, 온갖 잡일이 있을 때에도.
그들은 자각하고 있는지 입을 꾹 다물었다.
“더 이야기해봤자 입만 아프니 이쯤 하겠습니다. 보스 몬스터는 각성자 분들이 알아서 처리하신다고 하니 안심하고 대기하세요.”
태현은 그 말을 남기고, 동굴의 내부로 들어갔다.
한참을 들어가서야 보스 급 몬스터가 나왔다.
이전 등장했던 작은 들개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큰 덩치를 가진 몬스터.
곡괭이로 사투를 벌였던 들개보다 조금 큰 것 같다.
보스 급 몬스터를 상대하기 위해 안식처에 쉬고 있는 병사들을 소환했다.
‘상대해.’
보스는 많던 몬스터가 사라지자 긴장한 눈빛으로 대기하고 있었다.
‘저 정도면, 소환권을 추가로 사용하지 않아도 되겠어.’
왠지 3명의 병사들로도 충분히 상대가 가능할 것 같았다.
그렇기에 소환권은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기사, 자객, 마법사는 각자의 역할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1성 기사는 최전방에서 보스를 상대하기 시작했고, 자객은 옆을 돌아서 보스의 빈틈을 노렸다.
크르릉!
보스는 쉽게 당할 생각이 없는 듯, 기사의 검을 입에 물었다.
그러자 뒤에서 야구공만한 파이어 볼이 들개의 미간에 적중했다.
깨앵!
보스가 뜨거움을 참지 못하고, 뒤로 후퇴했다.
그 때 자객이 빈틈을 발견하고는 보스의 등 뒤에 올라탔다.
그리고는 단검 한 쌍을 보스의 등에 찔러대기 시작했다.
크어엉!
보스의 내구성은 장난이 아니었다.
놈은 땅에 엎드리더니 바닥을 구르기 시작했고, 결국 등에서 빠져나와 놈에게서 떨어졌다.
그제야 구르는 것을 멈추고, 날카로운 이빨을 뽐내며 기사에게 달려드는 놈.
태현은 그것을 보고 확신했다.
‘충분하겠어.’
*
[보스 몬스터 : 붉은 숲도그가 처치되었습니다.]
[게이트 클리어 보상으로 킹의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근력 +2, 지능 +1, 행운 +1)]
[능력치 분배권(+10)이 지급되었습니다. 아공간 주머니를 확인하세요.]
보스 몬스터를 사냥하는데 30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E급이라도 보스는 보스였다.
붉은 숲도그가 가지고 있는 내구성은 장난이 아니었다.
3명의 병사들이 쉬지 않고 공격해서 30분.
만약 2명이었다면, 사냥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이다.
‘고생했다.’
태현은 지친 병사들을 안식처로 돌려보냈다.
그들은 안식처로 돌아가면, 상처들이 빠르게 치료되고, 체력도 회복된다.
그는 빠른 손놀림으로 보스 몬스터의 사체를 치웠다.
그 자리에는 몬스터의 피를 먹고 자란 마정석이 자라나 있었다.
‘이야, 진짜 횡재했네.’
모든 마정석은 몬스터가 죽은 자리에서 땅을 뚫고 자라났다.
그렇기에 비각성자인 수거 팀의 인원들이 하루 종일 일해야지만, 겨우 수거가 가능했다.
태현은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곡괭이를 꺼내들었다.
평소 캤던 마정석보다 2~3배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업속도는 이전과는 다르게 빨랐다.
병사들이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능력치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미친··· 진짜다.’
병사를 소환했을 때에도, 스테이터스가 보였을 때에도, 메시지로 성장의 알림이 울렸을 때에도.
그는 지금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죽고 난 이후 미련을 버리지 못해서 생긴 초자연적인 현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지금 마정석을 캐면서 흐르는 땀은 꿈도, 환상도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태현은 만면에 미소가 가득한 얼굴로 열심히 작업에 임했다.
아직까지는 별 볼 일없는 능력치기에 보스 급 마정석을 캐는 데에는 상당히 오래 걸렸다.
그렇게 15분 정도의 시간이 지나서야 마정석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최하급이 E급이라고 했지?’
지금 그의 손에 들려있는 마정석은 E급.
그래도 보스급 마정석이기에 200만원은 족히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태현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마정석을 주머니에 넣었다.
‘200만원도 벌었고, 각성까지 하고, 오늘은 정말 기분 좋은 날이야.’
이렇게 기분 좋았던 적이 얼마만일까?
근 5년간, 1년 전 각성을 한 날을 포함해서 2번째다.
심지어 그의 수하에 있는 병사들이 게이트까지 클리어 해버렸다.
‘흠, 저 아저씨들은 어떻게 한다?’
동굴의 입구가 보였다.
그 앞에는 중상을 입은 작업자들이 신음을 흘리며 고통스러워했다.
몬스터 소탕, 마정석 회수 도합 1시간가량의 시간동안 그들은 입구 앞에서 괴로워하고 있었다.
태현은 그들이 벌을 받는 것이기에 별다른 죄책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헌터분들이 보스 몬스터를 소탕하는데 성공하셨습니다.”
“···그게 정말인가?”
“살았단 거지?”
“······.”
그들은 살았다는 생각에 안도했다.
그러나 옆에 죽어있는 임준희를 보자 얼굴빛이 다시 어두워졌다.
“다시 생성된 게이트가 E급이라 살았습니다. D급이상이었으면, 아마 다 죽었을 겁니다.”
‘물론 나는 빼고요.’
꿀꺽.
작업자들의 얼굴에 긴장한 빛이 감돌았다.
E급 게이트라 하더라도, 그들은 태현이 조금만 늦었으면 죽었다.
이게 각성자와 비각성자의 차이.
각성자들의 입장에서는 E급이 허접할지 몰라도, 그들에게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만드는 위험한 곳이었다.
태현은 일어설 수 있는 작업자들부터 천천히 일으켜 세웠다.
고통스러운지 작업자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참으세요. 죽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일어선 작업자는 곧장 동굴 밖으로 내보냈고, 그 다음에는 다리를 다쳐 움직이는 것조차 불가능한 이들 차례였다.
그는 한 명씩 업어서 입구를 빠져나가는 행동을 반복했다.
그렇게 6명의 작업자가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저···.”
태현이 구급대에 신고를 마치자, 작업자 중 한 명이 태현에게 말을 걸었다.
그는 임준희가 사망했을 때, 누구보다 슬퍼한 이였다.
그 얼굴에는 아직 슬픔이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그동안 미안했어.”
많이 울어서 그런지 목소리가 살짝 갈라졌다.
“뭐가 미안합니까?”
태현은 일부러 모르겠다는 얼굴로 되물었다.
설마 사과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몬스터를 일부러 처리하지 않고, 임준희를 죽음의 구렁텅이로 내몰았다는 것을 알았다면 사과는커녕 저주를 퍼부었겠지.
속으로 쓰게 웃었다.
“준희 형 때문이 아니라 나도 색안경을 끼고 대했었잖아. 매일같이 무시하고.”
“그랬죠. 지금은 미안한 마음이 드십니까?”
끄덕.
“마지막까지 도와줘서 고맙다.”
“그래··· 준희 형님은 자기가 살겠답시고, 우리들을 앞 선에 세웠던 사람인데, 너는 달랐어.”
“···그건 좀 마음에 들지는 않더라. 준희 형 때문에 입 닫고 있었지만, 그건 아니지.”
옆에 쓰러져 있던 작업자들이 거들었다.
작업자들은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이야기할 건 다 했다.
어째서 임준희만 경미한 부상으로 끝났는지 해결되었다.
후미에서 몸을 사릴 때, 병사들이 알맞게 난입해서 몬스터들을 소탕했기에 그만 유일하게 경미한 부상으로 그친 것.
“아무튼 정말 미안.”
“3년간 술 살 테니까 용서해줄 수는 없겠지?”
태현은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네. 그건 무리네요.”
“···그렇군.”
대화를 나누는 사이, 저 멀리서 구급대원들이 급히 다가왔다.
“괜찮으십니까!”
“이런···.”
그들의 부상을 딱 봐도 심각했다.
구급대원들이 급히 그들의 상처를 소독하고, 구급차에 실었다.
그리고 유일하게 부상을 입지 않았던 태현에게 다가와 물었다.
“혹시 헌터님께서 게이트를 처리하신 건가요?”
“네? 아.”
그들과 다르게 작업복을 입지 않아서 헌터로 오해한 것 같다.
태현이 손을 저으려고 할 때, 구급차로 향하던 작업자가 다가왔다.
“이 녀석은 우리랑 같이 일하는 수거 팀 일원이요.”
“아··· 그렇습니까? 그런데 어떻게 상처가 하나도 없으신 건지···.”
“운이 좋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놈이 들어오기 전에 헌터님 두 분이 들어오셔서 이렇게 끝날 수 있었지요.”
동굴에서 있었던 일이 구급대원과 작업자 사이에 자세히 오갔다.
이야기가 조금 오래 지속될 것 같은 낌새에 태현이 그들의 대화를 끊었다.
“빨리 가셔야 될 것 같은데요. 다들 힘들어하십니다.”
“아··· 죄송합니다.”
구급대원은 급히 작업자를 데리고, 구급차로 향했다.
부상 없이 말끔했던 태현이 게이트 건을 관리국에 신고하기로 했고, 구급대는 급히 이곳을 빠져나갔다.
그들이 사라지자 태현의 눈빛이 매서워졌다.
‘마지막입니다. 다음은 없어요.’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태현은 그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수거 팀의 물품들을 챙긴 뒤, 관리국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