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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제한이 없는 유일한 헌터-16화 (16/160)

5화 효율적인 성장(3)

*

슉!

쾅!

임지성과 파티원, 작업자들은 놀란 눈으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앞에서 활의 시위를 당기는 남자에게.

화살에는 어떤 힘이 실렸는지는 몰라도, 몬스터에 적중하자마자 그대로 터져버렸다.

남자는 계속 해서 활의 시위를 당겼다.

“이게 무슨···.”

“와··· B급인가?”

B급이 아니고서야 이런 파괴력은 나올 수가 없다.

D급 몬스터를 장난감 다루듯이 사냥하는 모습.

그 외에도 검과 방패를 들고 있는 남자.

폴암, 핼버드를 들고 있는 남자.

창을 들고 있는 남자.

복면을 쓰고, 단검과 표창을 놀리는 남자.

더 무서운 것은 이전에 보았던 라이그틸로였다.

“열기가 여기까지 느껴지는 것 같네.”

“설마 저걸 애완용으로!?”

남자의 명령에 마그마 라이그틸로가 몬스터를 순식간에 해치웠다.

가히 압도적인 힘이었다.

특히 붉은 등껍질에 닿은 몬스터들의 비명소리는 그들의 몸을 바르르 떨게 만들었다.

5분.

보스 몹을 제외하고, 일반 몹을 잡아들이는 데 소요된 시간이다.

“우와···.”

다들 감탄만 하고 있을 때, 활을 든 남자가 임지성에게 다가왔다.

“오늘 게이트는 몇 개지?”

무미건조한 목소리.

감정이라고는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들은 등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임지성은 혹시 몰라 게이트를 추가로 따 놓은 것들이 있음을 말해주었다.

“좋다. 그럼 빠르게 처리하고, 다음 게이트로 가자.”

“네··· 네!”

임지성이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목이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으니까.

물론 그럴 일은 없다지만, 두려운 건 두려운 거다.

‘한태현 이 자식아··· 무슨 괴물들만 소환했냐···.’

궁수를 보니 한태현이 C급이라는 것도 순 거짓말이 분명하다.

그러지 않고서야 저런 파괴력을 가진 놈을 순순히 복종하게 만들 수 있을까?

‘친구야. 나는 널 영원히 배신하지 않으마.’

임지성이 굳게 다짐했다.

“거기!”

활을 든 남자가 물러나자 이번에는 라이그틸로에게 명령을 내렸던 남자가 다가왔다.

이번에는 무슨 용건으로?

그들이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자, 라이그틸로가 그의 옆에 다가왔다.

“좋은 걸 보여주마. 동그랑땡.”

“구오!”

아까보다 훨씬 동그랗게 말린 몸.

그들은 이게 뭐냐는 얼굴로 바라만 볼 뿐이었다.

짝. 짝.

남자는 만족스러웠는지 박수를 쳤다.

“박수 안 쳐?”

그는 임지성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 치겠습니다!”

짝! 짝!

임지성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남자는 그제야 몸을 돌려 보스 몹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

‘설마 칭찬을 원했던 거냐?’

임지성은 어이가 없는 얼굴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가 갑자기 뒤를 돌아보았다.

“헙···.”

임지성이 불안한 눈으로 그를 보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작업자들에게 시선을 주었다.

“빨리 작업 시작 안 해?”

“아··· 하겠습니다!”

이희진을 필두로 작업자들이 급히 곡괭이를 들고, 마정석으로 향했다.

사냥을 했던 이들은 그제야 보스몹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정확하게 1분이 지나고, 보스 방에서 단말마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왜 보스가 불쌍하다고 느껴지는 거지··· 나 이상해진 거 같아.”

유지아가 팔을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나도 그래.’

임지성은 묵언으로 긍정의 뜻을 표했다.

게이트는 그렇게 10분도 되지 않아 완벽하게 클리어됐다.

*

레이드는 순조로웠다.

수하쪽도 문제없이 진행되었고, 태현도 용병으로 열심히 꼽사리(?)를 끼며 성장을 거듭했다.

이번으로 C급 던전이 4번 째.

퀘스트는 벌써 10회 달성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수하들이 손쉽게 클리어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게이트가 없어서 오후도 되지 않아 복귀할 정도였다.

물론 작업자들은 죽어나라 고생하고 있겠지만.

‘뭐 내 알 바는 아니지.’

일전에 받았던 일당의 2.5배를 챙겨주는 건데, 열심히 노력해줘야지.

쾅!

그 사이, 파티원들은 몬스터를 처치하면서 보스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 업 메시지가 들리며 55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일주일만에 20 가까이 올린 것이다.

태현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다들 조금만 힘냅시다!”

파티장인 신현준이 모두를 격려했다.

누가 더 활약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같은 파티가 되었으니 동등한 대우를 해주는 그.

덕분에 태현은 편안하게 레이드를 돌 수 있었다.

물론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이도 있었다.

“저기요. 계속 그렇게 농땡이 피울 거예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인.

용병으로 합류한 C급 힐러였다.

그녀의 이름은 동화였다.

성이 동.

이름이 화.

“동화님, 저기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 있네요.”

태현이 탱커 쪽을 향해 손가락질했다.

그곳에는 탱커가 부상을 입은 채로 웃고 있었다.

다른 힐러는 옆의 부상자를 치료하느라 정신이 없는 모습.

“으··· 빨리 갈게요!”

동화가 급히 탱커에게로 향했다.

‘정말 질리지도 않나.’

1번 째 레이드 때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2번째부터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3번째부터 저렇게 시비를 걸어온다.

원거리 딜러들이 많았기도 하고, 나설 기회가 없었기도 하다.

그래서 거의 날로 먹다시피 한 태현이 마음에 들지 않는 눈초리다.

“자자, 이제 보스만 남았습니다! 조금만 힘내자고요!”

신현준은 밝게 미소 지으며 보스 방으로 향했다.

최전선에 서서 탱커역할을 열심히 수행해주고 있음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덕분에 파티원들과 용병들의 마음에 안도감이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그들은 그를 따라 보스 방으로 들어갔다.

태현도 표창을 꺼내들고, 그들의 뒤를 따르려고 했다.

그 때였다.

눈앞에 새롭게 뜬 메시지.

‘뭐지?’

태현은 걸음을 잠시 멈추고, 메시지를 확인했다.

<긴급 퀘스트.>

-변종의 재등장.

-보스 몬스터. B급이 출현했습니다.

-보스, 변이 된 타란튤라를 처리하세요.

‘또 변종이라고···?’

라이그틸로 이후로 다시 재등장한 변종.

그러나 이전과는 다르게 보스몬스터만 변종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변종은 보스부터 진행되는 건가?’

아마 그럴 것이다.

만약 신현준 무리들이 게이트를 늦게 들어왔다면, 변이는 빠르게 진행됐을 것이다.

게이트를 독점하고, 사냥하는 과정까지 본다면. 하루.

하루 일찍 들어온 것이 일반 몬스터의 변이를 막았다.

태현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일단 가지고 있는 소환석을 사용하는 게 좋겠어.’

그는 보스방 앞에서 멈춰 섰다.

다른 이들은 전부 보스방에 입장한 상황.

태현은 주머니에 들어있는 소환석들을 전부 꺼냈다.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인데, 수하들이 사냥을 하더라도 소환석은 자신에게로 들어오는 모양이다.

현재 그가 가지고 있는 소환석은 총 13개.

확장권으로 최대 30명까지 수용이 가능해졌다.

그렇기에 전부 사용해도 문제될 게 없었다.

태현은 가차없이 보석을 부쉈다.

*

보스방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방패를 들고 있던 신현준이 멍한 눈으로 주위를 살폈다.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상하네··· 일반 몬스터도 땅거미라 보스도 그럴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그 때, 머리에 무언가 툭 내려앉았다.

신현준이 손을 들어 그것을 털어냈다.

찐득한 게 손에 붙는 것이 불쾌감을 일게 만들었다.

“액체?”

그건 투명한 액체였다.

그것도 아주 찐득한 액체.

거기다가 악취까지 심했다.

“뭔 놈의 냄새가 이리 심해?”

“파티장님! 위에!”

무리에 섞여있던 마법사 하나가 급히 소리쳤다.

몬스터의 마력을 추적하고 있던 마법사였다.

신현준이 그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헉!”

고개를 들었을 때에는 하얀 점액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가 방패를 들고 점액을 막았다.

치지직.

방패는 점액에 닿자마자 그것을 녹여버리기 시작했다.

“젠장! 1,200만원짜리가 한 번에?”

등급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헌터 무구.

C등급인 방패가 단 한 번의 공격에 녹아내렸다.

신현준이 급히 몸을 뒤로 뺐다.

“파티장님! 거미예요. 천장에 거미가 붙어있어요!”

거대한 거미였다.

그것도 사람 10명이 합쳐도 모자랄만큼.

파티원들의 얼굴이 경직됐다.

왠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힘으로는 보스를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이 느껴졌다.

캬아아!

거미의 입에서 끔찍한 비명 소리가 들렸다.

그 뒤, 입에서 거미줄을 줄기차게 토해내기 시작했다.

“피해요!”

직감적으로 위험하다고 느낀 마법사가 급히 말했다.

인원들은 거미줄을 피하느라 급급했다.

땅에 박힌 거미줄에서는 치지직 소리와 함께 연기가 올라왔다.

“연기는 마시면 안 됩니다!”

연금술을 다루는 헌터가 크게 말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무심결에 연기를 마신 이들이 자리에서 쓰러졌다.

마비독인지, 정신은 멀쩡했지만, 몸은 아무리 용을 써도 움직이질 않았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온 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젠장··· 보스가 왜 이렇게 강한 거지?’

신현준이 입술을 세게 물었다.

얼마나 세게 물었는지 입가에 피가 흘러나왔다.

그가 뒤를 돌아보자, 힐러들 역시 독에 중독된 듯하다.

“괜찮아요!”

다행이 힐링이 마비독에 통했다.

하지만, 완벽하게 풀리지는 않았다.

온 몸의 고통에 그녀들은 미간을 찌푸린 채로 다른 인원들을 치료했다.

캬아아!

마비독에 움직이는 이가 발생하자, 거대 거미가 포효했다.

놈은 계속해서 거미줄을 토해냈다.

계속해서 올라오는 독.

어느새 신현준을 포함한 모두가 온 몸이 마비 된 상태로 쓰러지고 말았다.

힐링조차 이제는 소용이 없었다.

“젠장··· 끝났어.”

신현준은 절망했다.

일전에 보여주었던 밝은 미소는 온데간데없었다.

결국 남은 인원들도 절망했다.

거미줄의 독에 완전히 중독된 것이다.

“으아아!”

“꺄아아악!”

거대 거미는 마치 식사를 하기 전이라는 것을 알리듯, 천천히 그들에게로 다가왔다.

그러나 그 움직임은 날아오는 화살에 의해 저지되었다.

꽤나 강한 마력이 실려 있었기에 거미는 움직이던 행동을 중지할 수밖에 없었다.

캬아아!

거미가 포효하며 화살이 날아온 곳으로 머리를 돌렸다.

그곳에는 태현을 포함한 6명의 인원이 서있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태현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며, 파티원과 용병들이 일제히 그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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