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벨제한이 없는 유일한 헌터-54화 (54/160)

13화 A급 레이드(2)

*태현이 침대에 걸터앉았다.

사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스테이터스를 총 점검할 계획이었는데, 진도윤과의 대화와 임지성의 고민을 듣느라 조금 늦었다.

그렇지만,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에피소드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임지성을 통해 고구려의 만행들을 눈치 챌 수 있었다.

임지성을 노릴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건 진즉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렇게 빨리 접근할 줄은 몰랐다.

-각성자 스테이터스-

[이름 : 한태현]

[레벨 : 130/제한 없음.]

[칭호 : 6대 킹 아모스.]

[능력치]

-근력 : 212

-민첩 : 209

-체력 : 208

-지능 : 205

-행운 : 212

-품위 : 40

[패시브 스킬]

-군주 Lv.3, 곡괭이 마스터리 Lv.6, 건설 Lv.4, 합성 Lv.2

[액티브 스킬]

-극기 Lv.6, 윈드밀 Lv.6, 독극물 제조 Lv.5

점핑으로 품위를 제외한 모든 능력치가 200을 넘어섰다.

이렇게 빠른 성장을 할 수 있는 것이 신기했다.

태현은 칭호 효과를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번에 구르카의 사탑을 클리어하고, 1단계를 해제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메시지로 간단하게 확인을 했다지만, 자세하게 확인을 해보지는 않았으니까.

[칭호 : 6대 킹 아모스]

-전투부대 1개 추가 생성.(1사단의 이름에 맞춰 2사단으로 자동 지정됩니다. 부대명이 마음에 들지 않을시에는 수정이 가능합니다.)

*더욱 많은 병사들을 소환하여 킹의 힘을 강화합니다.

-무기 형태 변화(슬롯에 이미지를 저장하여 사용한다. 최대 3개)

*한 가지 무기에 얽매이는 것이 아닌, 여러 무기들을 마스터하는 것이 바람직한 킹의 모습입니다.

-인간 및 인간형 몬스터를 상대할 시, 모든 능력치가 30% 증가합니다.

*킹을 위협하는 자를 제압하기 위한 능력치가 보정됩니다.

-(봉인)

*군주 스킬 레벨을 올리세요.

‘이게 선물인가보네.’

당시 구르카를 상대할 때, 그 녀석도 무기의 형태를 변화시켰다.

아무래도 준비했다던 선물이 이것인 모양이다.

품위가 추가로 오르거나, 레온과 같은 네임드 있는 녀석들을 소환할 수 있는 소환석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업적 포인트를 추가로 1,000점이나 획득했다.

어떻게 보면 이 부분도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태현이 무기 슬롯을 열었다.

그러자 빈 공간의 아이콘 3개가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

‘이미지를 저장하라고? 그런데 어떻게 넣어야 되는 거냐?’

태현은 3개의 빈 공간을 바라보며 이미지를 어떻게 넣어야하나 고민했다.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떠올리십시오. 자동적으로 아이콘에 등록될 것입니다.]

아.

그런 거였구나.

아무래도 자신이 떠올리는 이미지대로 무기가 만들어지는 듯하다.

그렇다면, 일단은 검부터 만들어볼까?

많은 헌터들이 검을 사용한다.

물론 검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레온이 검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런데 어떤 검을 사용해야 될지 고민이 되었다.

화려한 무기라고 하더라도,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을 사용하면 그건 오히려 독이 되는 것.

그러니 자신에게 맞는 무기를 찾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 때, 메시지가 다시금 들려왔다.

[곡괭이 마스터리 Lv.6으로 형태 변화한 무기들도 보정이 됩니다. 맞는 무기를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무기는 단순한 형태 변화입니다. 곡괭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아··· 그래.’

그러면 이야기가 쉬워지지.

태현은 머릿속으로 하나의 검을 떠올렸다.

외형이 화려하거나 특별한 건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많은 헌터들이 사용하는 검.

그렇지만, 날카롭고 섬세한 칼날.

[첫 번째 슬롯에 무기가 추가되었습니다.]

메시지의 말대로 그가 생각한 이미지대로 검이 아이콘에 자리했다.

태현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무기를 등록했다.

이제 그도 곡괭이만이 아닌, 상황에 따라서 검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음으로 그가 등록하고 싶은 무기는 궁이었다.

원거리에서 공격할 수 있는 무기가 필요하기 마련.

처음에는 다른 걸 생각했는데, 곡괭이 마스터리가 무기의 사용을 보정해준다는 말에 생각이 바뀌었다.

‘일단 궁으로 정해두고, 나머지 하나는 원래 생각했던 대로 가자.’

이게 나을 것 같다.

솔직히 검으로 외형이 변화되는 것만 해도 만족인데, 2개가 추가로 붙으니 행복한 고민이 되었다.

태현은 2번 째, 3번 째 무기를 등록하고는 새로 창설된 전투 부대를 살폈다.

현재 1사단의 병력은 100명.

그리고 2사단은 0명.

아쉽게도, 2사단의 최고 한계는 30명이었다.

아무래도 인원 병력을 늘리려면, 퀘스트를 완료하는 식으로 병력을 늘려야 될 것 같다.

‘소환권은 23장. 많이도 모았네.’

태현은 피식 웃으며, 아공간 주머니에서 소환권을 전부 꺼냈다.

그리고는 하나씩 부숴가면서 소환된 수하들을 2사단에 전부 투입시켰다.

*천검 길드

경기 지부 본부.

경기권 No.1 길드라 불리며, S급 헌터인 천태도가 마스터로 있는 길드다.

지역을 대표하는 길드다보니 경기권의 고등급 게이트는 대부분 천검이 도맡았다.

“흠, 오늘 게이트가 A급이라고?”

천태도가 보고서를 넘기면서 물었다.

그 앞에는 게이트를 전담하는 오동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런데 게이트가 상당히 크다고 하네요. 마스터께서 들어가신다면, 조금 수월하겠지만···.”

“음···.”

가능하면, 자신이 직접 참가해서 게이트를 클리어 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헌터비무대회 개최준비랍시고 미국에 가야한다.

대한민국 대표 중 한 명으로 참석을 하는 것이기에 필수로 참석해야했다.

앞으로 반년도 남지 않은 대회.

세계 각국에서는 이 대회를 기대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자신이 게이트를 핑계 삼아 빠지는 건, 불가능했다.

‘하··· 예전 같았으면, 게이트가 최우선이었는데 말이야.’

시대가 바뀌어도 너무 바뀌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게이트가 최우선 순위로 지정되어 클리어에 목숨을 걸었다.

그런데 지금은 각성자 숫자가 늘어나고, 그에 따른 게이트 클리어가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지금은 큰 행사에 밀려버리고 말았다.

“굳이 미국에 갈 필요가 있나?”

천태도가 낮게 중얼거렸다.

대회 준비라고 해봤자 자신들이 할 게 뭐가 있겠는가?

간단히 얼굴을 비춰서 이 대회가 아주 중요하다는 것은 세계 만민에게 알리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마스터··· 나라를 욕 먹이려고 작정하셨습니까?”

오동현이 눈을 가늘게 떴다.

“간다고. 이 자식아. 그래서 레이드는 어디 길드가 협력하기로 했지?”

“이번에 연화 길드, 스워드 길드. 마지막으로 왕국 길드가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뭐···? 왕국이라면?”

“네. 이번에 이슈가 되고 있는 길드가 맞습니다.”

천태도가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설마 만든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길드가 협력을 하겠다고 나설 줄이야.

보통 신생길드는 낮은 게이트는 선점하고, 길드원을 뽑는데 혈안이 되는 게 보통이다.

그것이 길드를 키우는 스타트 지점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왕국은 달랐다.

현재 길드 마스터와 부마스터, 2명으로만 이루어진 길드.

둘 다 A급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신생이기에 스타트 지점에 서야 하는 것이 정석인데.

그들은 정석을 벗어나고 있었다.

“정말 골때리네.”

“어떻게 할까요? 그래도 A급 2명이 참가한다고 하니, 도움은 될 거라 생각하는데요.”

“뭘 고민해? 협력해준다는데 기쁘게 받아들여야지.”

아무래도 왕국 길드는 다른 길드와 다르게 빠른 성장을 목표로 두고 있는 것 같다.

고(高)등급 게이트를 협력해서 클리어 하면서 길드 랭킹을 올린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이름값이 상승하게 된다.

또, 천검, 연화같이 대형 길드들과 함께 A급 게이트를 클리어 했다는 것은 플러스가 됐으면 됐지, 결코 마이너스가 되지는 않는다.

‘이거 정보를 캘 필요도 없겠는데.’

한태현이 먼저 다가와 준다는데 거절할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레이드 지휘관직을 맡게 될 방현석에게 한태현의 실력을 조사하라고 하면 금방 답이 나올 것이다.

그가 힘을 숨기는지, 아니면 정말 A급으로 끝나는 놈인지를.

천태도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보고서를 탁자에 다시 올려놓았다.

“그럼 이렇게 진행하겠습니다.”

“그래. A급 게이트의 마력량은 얼마나 되냐?”

“270이라고 합니다.”

“음···.”

270.

상당히 높다.

200~250의 마력량을 보통 A급 게이트라고 등급을 정하는데, 270이면 250을 초과한 것이다.

물론 S급 게이트는 350이 그냥 넘어간다고 하니, 이 게이트는 S급이 아닌, A급이 확실하다.

다만, 난이도가 높은 A급 게이트라는 것이 흠이었다.

“대한민국에도 S급 헌터가 추가로 등장해야 할 텐데 말이죠.”

오동현이 안타깝다는 듯이 말했다.

그의 말대로 S급 헌터의 숫자는 지극히 적었다.

대한민국에서 손가락에 꼽을 정도인데, 말 다 한 셈이다.

안 그래도 게이트의 몬스터가 진화를 거치고 있는데, 고(高)등급 각성자의 등장은 여전히 미미하다.

“됐어. 그래도 S급 게이트가 나오지 않는 것만 해도 어디냐.”

근 2년 동안 S급 게이트가 발생한 사례는 없었다.

대한민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들에 말이다.

“···네. 그러면 이대로 결재 진행하겠습니다.”

“부탁해. 나도 슬슬 준비해야겠다.”

“내일 오전에 출발해야하니 조금 더 쉬시지요?”

“그건 무리. 난 하루라도 수련을 빼먹으면, 혀에 가시가 돋치거든.”

*태현은 임지성과 함께 파주로 향했다.

고속도로를 지나고, 주변 거리들을 돌아다니다가 게이트가 있는 지점에 도착했다.

주위에는 아파트들과 빌딩이 눈에 들어왔다.

“너도 참··· 일 벌리는 데는 선수야.”

태현이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그러자 임지성이 머리를 긁적였다.

“어쩔수 없잖아. 일반 길드처럼 움직였다간 언제 성장할지 감도 안 잡혀.”

“그래. 네 말이 맞긴 한데, 이건 좀···.”

태현이 턱짓으로 게이트 앞에 대기하고 있는 이들을 가리켰다.

그들은 각기 천검과 스워드 길드 사람이다.

특히 스워드 길드는 큰 바스타드 소드를 등에 걸친 투박한 남성이 주를 이루었다.

아무리 길드의 명예를 위해서라지만, 대낮부터 소주를 병나발 불 듯이 마시는 꼴을 보니 영 내키지 않았다.

임지성도 눈가를 실룩이며 먼 산만 바라보았다.

“에휴···.”

그래도 이들도 전부 최소 B급 헌터들일 것이다.

물론 A급 헌터들이 주를 이루겠지만.

태현은 이들의 숫자를 세어보았다.

천검길드의 로고가 새겨져있는 로브를 입은 자들이 25명.

은색과 동색으로 나눈 것으로 보니, A급과 B급으로 표기한 것 같다.

반면, 스워드 길드는 8명.

천검에 밀리는 길드인만큼 A급과 B급을 섞었음에도 숫자가 지극히 적었다.

마지막으로 연화.

연화는 참석한다고 들었는데,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지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어쨌든 오늘 빠르게 끝내고, 돌아가서 쉬자.”

결국 서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들이 게이트 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은색 로고의 로브를 입고 있는 이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혹시 어디에서 오셨는지요?”

그의 말투는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태현과 임지성이 평소에 입는 사복을 입고 나타났기에, 게이트를 구경하러 온 학생으로 착각한 것이리라.

“뭐야, 학생들이 여기를 왜 와?”

갑자기 스워드 길드의 일원으로 보이는 이가 다가왔다.

험상궂게 생긴 얼굴로 가슴 근육이 훤히 드러나는 옷을 입고 있는 모습.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그는 태현이 인상을 찌푸리자, 얼굴을 굳히고 태현에게 다가갔다.

“뭐야? 불만 있냐?”

“그만하세요! 헌터가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거 미안하게 됐습니다.”

로브를 입은 이가 째려보자, 그가 얼굴을 풀고 그대로 물러났다.

아무리 다혈질이라지만, 천검을 상대하는 짓은 미련한 행동인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우리가 누군지 모르나본데?”

임지성이 태현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중얼거렸다.

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들이 A급 헌터가 되었다는 사실은 이슈가 되긴 했지만, 사진은 게재되지 않았다.

즉, 한태현, 임지성이라는 이름을 가진 헌터가 왕국 길드를 세웠다는 정보밖에 모른다는 것.

이들과는 면식이 아예 없는 상태였기에 이런 반응은 당연했다.

“길게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요. 이걸로 끝냅시다.”

태현은 지갑에서 마스터 등록증을 꺼내고는 그에게 보여주었다.

로브를 입고 있는 이가 등록증을 보자 눈이 커졌다.

“헉··· 제가 실례를 범했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그가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괜찮습니다.”

태현은 등록증을 돌려받아 지갑에 도로 넣었다.

그러자 로브를 입은 이가 손을 내밀었다.

“감사합니다. 그러면 제 소개부터 드리겠습니다. 이번 레이드 지휘관을 맡게 된 A급 헌터, 방현석이라고 합니다.”

“왕국 길드 마스터, 한태현입니다.”

“부마스터, 임지성입니다.”

그들은 서로 악수를 나누고 있는 사이, 연화 길드도 알 맞춰 도착했다.

연화 길드는 채민희, 최명준을 필두로 10명의 헌터가 지원을 나왔다.

“오랜만이에요. 헌터님.”

채민희가 태현을 발견하고는 그에게로 다가갔다.

“오랜만입니다. 그때 게이트는 정말 고마웠어요.”

태현은 예의상 감사인사를 건넸다.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천검과 스워드는 놀란 눈으로 그들을 보았다.

그러나 방현석이 손뼉을 치면서 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 이제 전부 도착하셨으니 브리핑만 간단히 하고, 게이트에 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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