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벨제한이 없는 유일한 헌터-106화 (106/160)

24화 에어로돈의 성소(1)

*[제목 : 와··· 애드워드 윌슨 개xx 때문에 조질 뻔 했네.]

-윌슨이 자수하더라. 한국 관리국 먹으려고 일을 벌였다는 게 어처구니없네. 한태현 없었으면, 그냥 끝장나는 거였네.

그보다 한국에 갓 급이 나오다니··· 진짜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추가로 미국 관리국의 만행을 밝혀주셔서 감사 ㅠㅠ.

몰랐으면, 미국 관리국을 계속 은인으로 봤을 듯··· 어우···.

ㄴ진짜 인정··· 윌슨 ㅅㅂ럼.

ㄴ실명 거론하면서 욕하지는 마라. 잘못하면 큰일 난다.

ㄴ욕먹어도 싸다. 갓 급 아니었다면, 진즉에 S급 헌터 전부 죽었을 듯.

ㄴ비무대회에서 보스를 테이밍한 거 봤냐? 나는 그런 거 처음 본다. ㄷㄷ

ㄴ와··· 위압감 장난 아니던데 ㅋㅋ 어떻게 이겼냐.

ㄴ역시 갓 급··· 지렸다.

“후후, 드디어 사장님의 진가를 알아보는구나?”

쇼파에 앉아서 휴대폰을 들고 히죽이는 녀석.

바로 장은아였다.

그 옆에는 장은희가 앉아서 그녀의 휴대폰을 힐끔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시선은 휴대폰보다도 다른 쪽에 더 쏠려 있었다.

“흠~ 지성이는 언제쯤 올까? 어떻게 생각해?”

자신을 바라보며 묻는 유지아 때문이었다.

등급은 낮았지만, 목소리에 칼이 있는 것으로 보아 무언가 심기를 거슬리게 한 모양이다.

태현이 길드에 들어오면, 다른 이들은 다 나이도 많고, 먼저 들어와서 일했으니 등급에 연연하지 말고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라는 언질을 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시비를 걸 수는 없었다.

“글쎄요··· 곧 오지 않을까요?”

어색한 웃음에 유지아가 한숨을 낮게 내쉬었다.

“휴··· 괜히 눈치 줘서 미안해.”

“네?”

갑작스러운 사과에 장안희가 머리를 긁적였다.

그녀의 행동을 이해하기에는 사고회로가 빠르게 돌아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유지아가 그녀에게 다가와 휴대폰에 사진 하나를 띄워서 보여주었다.

거기에는 장은아, 장은희가 임지성에게 꼭 붙어있는 사진이었다.

“이거 보여?”

“···사장님이 찍으신 건가?”

그러지 않고서야 이런 사진을 찍을 사람이 없는데?

장은희는 이게 뭐가 어쨌다는 얼굴로 유지아를 보았다.

어느새 장은아도 유지아의 사진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너희들··· 지성이한테 관심 있거나 한 건 아니지?”

들어보니 장은아, 장은희도 S급 헌터라고 한다.

그에 비해 자신은 겨우 C급 헌터일 뿐.

등급에서부터 하늘과 땅 차이였다.

그녀들이 미성년자라고는 하지만, 앞으로 1년만 있으면 성인이다.

나이 차이가 조금 있더라도 성인끼리 연애하는 것이 잘못 된 것은 아니니까.

“···너무 심하신 거 아니에요?”

“전혀 관심 없는데··· 그냥 부사장님이라길래 애교 좀 떤 거라고요.”

“···그래?”

그녀들이 고개를 주억였다.

애초에 임지성과 대화조차 별로 나눠본 기억이 없다.

아직은 어색한 사이라는 뜻이다.

관심을 가질래야 가질 수가 없다.

그제야 유지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장은희가 피식 웃으며 휴대폰을 가리켰다.

“설마 그것 때문에 계속 눈치주신 거예요?”

“···티 많이 났니?”

“그럼요··· 얼마나 당황했는데요.”

“미안해. 그럴 생각은 아니었어. 과자 먹을래?”

유지아가 손을 모으며 사과했다.

“괜찮아요. 저는 쿠키 종류면 다 좋아요.”

사과를 받아주는 거야 어렵지 않았다.

“알겠어~ 종류별로 다 사다놨으니까 원하는 거 있으면 말해.”

유지아는 그 말과 함께 과자들을 꺼냈다.

일하면서 당분을 보충하자는 생각으로 마트에 있는 과자들을 휩쓸어왔다.

돈이야 남아도는 상태니까 문제는 없었다.

스르륵.

때마침 사무실의 문이 열렸다.

“오! 다들 일찍 왔네?”

“부사장님, 어서 오세요.”

들어온 이는 임지성이었다.

장은희는 익숙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임지성을 맞이했다.

“어? 너희들은 여기 왜 있어?”

“사장님께서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셔서요.”

원래라면, 길드에 들어온 미성년자 학생들은 임시로 임대한 훈련장에서 개인훈련을 진행할 시간이다.

그렇기에 물어본 것이다.

임지성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쇼파에 가서 앉았다.

마침 유지아가 과자와 함께 음료수를 책상에 올려놓고 있었다.

“오, 땡큐.”

임지성은 곧바로 음료수에 손을 가져갔다.

그러나 유지아의 손에 의해 저지되고 말았다.

“네 꺼 아니야!”

“···뭐야. 여기로 가져오니까 나한테 주는 줄 알았잖아.”

“어쨌든 옆으로 좀 비켜.”

“···쳇.”

“얘들아, 과자 먹어.”

오해가 풀려서 그런지 유지아의 말투가 부드러웠지만, 임지성에게는 차갑기만 했다.

그 사진에는 헤벌쭉하게 웃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눈치 챈 장은아와 장은희는 조용히 웃으며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이걸로 271인가.’

태현은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게이트 클리어에 박차를 가했다.

추가로 수하들뿐만이 아니라 장은아, 장은희 역시 같이 몬스터를 사냥했다.

그녀 둘은 S급이기에 경험을 계속해서 쌓게 만들어서 길드원들을 통솔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함이다.

그렇기 때문에 따로 학생들과 함께 훈련장에서 훈련을 시키지 않았다.

“휴··· 처리했어요.”

보스 사냥을 마친 장은희가 태현에게 다가왔다.

“잘했어.”

보스를 잡으면서 레벨이 271이 되었다.

태현의 칭찬에 장은희가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귀엽다는 생각에 그녀의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아악! 머리 좀 건들지 마시라고요!”

“응. 내 맘이야.”

태현은 귀를 후비고는 그대로 게이트를 빠져나갔다.

‘게이트로는 이제 진전이 없는 건가.’

S급 게이트 이후로는 아무리 높은 등급이라고 해봤자 A급 게이트만 출현할 뿐이었다.

A급 게이트 역시 엄청난 난이도를 요구했지만, 태현에게는 아니었다.

그는 성장에 목말라있었다.

얼추 성장했다고 느끼긴 했지만, ‘이계의 존재’가 그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었다.

‘이대로면 안 된다.’

몬스터의 토벌은 현재 순조롭다.

그가 A급 게이트에서 마지막으로 변종을 잡아낸 뒤로는 변종의 출현이 전혀 없다고 했다.

그건 나머지 국가들도 마찬가지였다.

변종의 개체가 많아질 것을 우려했던 모습이 우스울 정도였다.

‘다른 포탈을 한 번 찾아볼까?’

퀘스트로 등장하지 않았기에 관심을 끈 포탈.

마지막으로 들어갔던 포탈이 ‘에일린의 과거’였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태현은 등을 돌려 게이트를 빠져나오는 장은아와 장은희를 보았다.

“얘들아, 아무래도 당분간은 훈련장에서 훈련을 진행해야 될 것 같다.”

갑작스런 말에 장은아의 눈이 커졌다.

“네? 어디 가세요?”

“그래. 조금 중요한 곳이 있어서.”

“얼마나 걸리는데요?”

“글쎄다. 오래 걸리면 일주일은 되려나?”

당시 포탈처럼 시간의 축이 어긋나면, 일주일보다도 많은 시간이 흐를 수도 있다.

“···알겠어요.”

장은아와 장은희는 다행이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다.

굳이 자신의 말에 따지고 들지 않는다는 점이 말이다.

“그래. 그럼 뒷정리는 됐으니까 곧장 훈련장으로 가 봐.”

“네에-.”

*태현이 안식처로 이동하자 수하들이 급히 그에게로 다가왔다.

여느 때와 같이 한 쪽 무릎을 꿇고, 예를 갖추는 녀석들.

그는 손을 들어 수하들의 인사를 받았다.

“아모스 님, 어쩐 일이십니까?”

레온이 궁금하다는 얼굴로 물었다.

“음? 이유가 없으면 못 오는 곳인가?”

“절대로 아닙니다!”

황급히 대답하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태현은 주위를 천천히 살폈다.

그러다가 성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이전보다 훨씬 견고해졌네.’

그의 말대로 군주 레벨이 7이 되면서 성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업그레이드되었다.

확실히 오랜만에 방문하는 것이다 보니 성의 변화는 금방 눈에 띄었다.

“지내는데 불편함은 없냐?”

수하들에게 물었다.

그동안 챙겨주지 않고, 실컷 부려먹기만 한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그 때, 7성 궁수인 아론이 손을 들었다.

“불편한 점은 없습니다··· 그런데 사고 싶은 게 있는데, 함부로 살 수가 없어서···.”

“왜?”

“이전에 산 게 많다고 레온이 아예 막아서고 있습니다!”

“넌 많이 샀잖아?”

저 녀석의 방에는 수많은 만화책이 수북이 쌓여있는 것으로 안다.

그것도 모자라서 DVD, 잡지, 19마크가 달린 만화책들, 온갖 피규어.

태현이 보아도, 아론의 소비는 조금 심한 편이었다.

“그··· 신작이 나온 게 많은데, 벌써 3달이나 못 샀습니다.”

아론이 머리를 긁적였다.

어지간히 읽고 싶은 모양이다.

태현이 잠시 고민했다.

‘그래. 전투 때마다 고생하고 있으니까.’

돈도 충분하다 못해 넘쳤다.

아론이 원하는 것 정도는 몇 번이나 들어줘도 무방하다.

“그래. 사라.”

“저··· 정말이십니까!?”

“아모스님···.”

레온이 쩔쩔맸다.

어떻게든 못 사게 만들었는데, 태현이 손쉽게 허락을 했다.

“됐어. 다들 고생하고 있는 거 안다. 이 정도는 괜찮아. 그리고 레온, 너는 보통 전투가 끝나면 뭐하고 지내지?”

“저는 그냥··· 수련에 집중하는 편입니다.”

“그러면 다음 주부터 낚시 다닐 준비해라.”

“나··· 낚시가 무엇입니까?”

“고기 낚는 거다. 너한텐 그게 딱 어울린다. 나머지 녀석들도 마찬가지야. 취미 하나정도는 꼭 만들도록 해. 다음 주까지 줄 테니까 각자 하고 싶은 걸 정해놔.”

“알겠습니다!”

수하들이 우렁차게 대답했다.

반면, 레온은 조금 걱정된다는 얼굴로 물었다.

“괜찮으십니까? 괜히 아모스님의 예산을 저희들이 함부로 쓸까봐 걱정입니다.”

혹여나 자신들 때문에 태현이 손해를 볼까봐 노심초사한 레온이다.

“됐다. 너희들 덕분에 돈도 많으니까 놀 땐 확실하게 놀아. 알았어?”

“···알겠습니다!”

“그래.”

태현은 수하들과의 대화를 마치고, 곧장 포탈로 향했다.

분명 무언가 들어갈 수 있는 포탈이 있을 것이다.

‘자물쇠로 잠겨있는 포탈이 3개.’

앞으로 남은 포탈의 개수였다.

에일린의 과거, 제로스의 성까지 전부 클리어 하면서 포탈은 사라졌고, 오직 3개의 포탈만이 그를 반길 뿐이었다.

태현이 혹시나 싶어 우측에 있는 포탈에 가까이 다가갔다.

[조건을 완료하지 않아, 입장이 불가능합니다.]

역시는 역시였다.

태현이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떤 조건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조건을 완료하라는 것은 심히 너무한 것 아닌가?

‘결국 게이트를 클리어 하는 방법밖에 없나?’

나머지 2개만 확인하고 돌아가자는 생각으로 걸음을 옮겼다.

태현은 이번에 3개 중 가운데 포탈 앞에 섰다.

이번에도 포탈에 가까이 다가갔다.

[조건을 완료하지 않아, 입장이 불가능합니다.]

‘마지막 하나.’

좌측에 있는 포탈마저도 입장이 거부된다면, 아쉽지만 게이트 클리어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었다.

태현이 마지막 남은 포탈로 걸음을 옮겼다.

[조건을 완료하셨습니다.]

‘!’

태현의 눈이 화등잔 만하게 커졌다.

지금 조건을 완료했다는 메시지가 들려왔다.

‘됐다.’

도박으로 포탈을 일일이 확인한 것인데, 이게 이렇게 맞아떨어질 줄이야.

그렇다면 어떤 조건을 완료한 것일까?

[조건]

-레벨 271 이상 달성.

-징표(포이즌 킹, 트라파라) 2개 보유.

-칭호(6대 킹 아모스) 1단계 해제.

-군주 Lv.5 이상 달성.

‘이런 조건이었군. 그럼 어디로 향하는 포탈이지?’

태현의 의문에 메시지가 곧바로 화답했다.

[‘에어로돈의 성소’로 입장하실 수 있습니다. 입장하시겠습니까?]

‘에어로돈···.’

마지막 남은 징표였다.

포이즌 킹이나 트라파라처럼 게이트를 클리어 하다보면 나오는 녀석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나보다.

‘바로 들어가는 게 좋겠어.’

회복 아이템 같은 경우는 미리 상점을 통해 구입해놓은 상태다.

물론 회복 아이템을 쓸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에어로돈의 성소로 입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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