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프 크라이-35화 (35/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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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鬪爭

언데드 아미. 불사의 군대를 지휘할 수 있다면 이 얼마나 대단한 힘이란 말인가? 나에게 딱 맞는 힘이다.

과거에 했던 게임들에서는 네크로맨서가 언데를 부리기는 하지만 그 수가 극히 제한적이었다.

내가 하던 여러 게임중 그나마 많은 수를 부렸던 게임이 고작 마스터 레벨의 네크로맨서가 되어서도 서른 정도의 언데드를 부리는 것이 다였으니까.

하지만 나는 벌써 서른이나 되는 언데드를 부린다. 앞으로도 더 숫자는 늘어나겠지. 그렇다면 불사의 군대를 가질 수 있다! 그것은 내게 힘이 되어 주리라!

“하지만 우선은.......”

후환인 고블린 샤먼의 언데드. 그 놈을 완전하게 죽여 없애야 겠지!

삶과 죽음의 순간에 무엇이 있는가? 아주 먼 옛날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지금 이 순간 나는 그 답중 하나를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크에아아아아!”

살고자 포효를 터트리는 트롤이 분노를 담아 흉포하게 대지를 박차고 달린다.

“미친 트롤! 달라붙어라!”

오크 스켈레톤에게 명령을 내리며 석궁 슬레이터의 도르레를 돌렸다. 팔의 근육이 긴장감에 파르르 떨리지만, 절대로 실수 하지 않고 끼릭끼릭 척! 하고 도르레를 돌려 활대를 꺽어 고정시켰다.

고정 시키자 마자 화살을 장착하고서 석궁 슬레이어를 들며 노련하게 놈의 머리를 겨누었다.

“크아아앙!”

놈의 몸에 열구의 오크 스켈레톤이 달라붙어 녀석의 몸을 물어뜯고, 쥐어 뜯었다. 어떤 놈은 오크족 특유의 어설픈 무기를 놈의 몸에 푸욱 하고 박아 넣고서 매달려 있다.

파삭파삭.

화살에 검은 기운이 파삭파삭 하는 소리를 내며 꿈틀 거린다. 아까 돌아다니기 전에 석궁 화살에 [마력 부여]와 [본질 강화]를 걸어 놓은 탓에 나는 소리다.

“퀘루루루루!”

놈이 알 수 없는 소리로 포효하며 달라붙은 오크 스켈레톤에게 주먹을 휘두른다. 살고자 하는 의지로 가득찬 트롤의 눈은 강하게 내 마음을 두드렸다.

오크 스켈레톤의 뼈마디로 무시무시한 크기의 주먹이 엄청난 물리력을 가지고, 내려 꽃히자 뼈마디가 부서지며 단번에 하체와 상체가 분리되어 버렸다.

하지만 동시에 오크 스켈레톤은 상체만 남은 몸으로 그 몸에 엉겨 붙어 이를 벌리고 트롤의 살을 물어뜯었다.

상처가 나며 피가 나고, 동시에 상처가 빠르게 재생해 들어간다. 그 때마다 오크 스켈레톤은 계속해서 물어 뜯고, 두 손으로 살을 움켜잡았다.

한구의 오크 스켈레톤만 그런게 아니다. 여덟이나 달라 붙어서 그렇게 하고 있었다. 트롤 녀석은 미친 듯이 울부짖으며 오크 스켈레톤을 걷어차고, 몸에서 떼어내서 박살을 냈다.

그런 놈을 보며 석궁을 들어 녀석의 미간을 겨누었다.

“조준 사격.”

스킬을 발동하고 나는 녀석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퉁! 퉁! 퉁! 석궁에서 쏘아진 세발의 화살이 빠르게 쏘아져 나가며 그 날카로운 이빨을 들어낸다.

이윽고 그것은 무참하게 트롤의 머리피부를 찢고, 두 개고를 찌르고 들어가 그 안으로 박혀 들어갔다.

퍽! 퍽! 퍽!

세 번의 둔탁한 소리가 난다. 그리고 놈은 그대로 소리를 지르다가 눈을 뒤집으며 그 큰 몸뚱이를 대지에 뉘였다.

쿵!

“후욱...후욱...”

긴장감에 몸이 후들후들 떨린다. 이런 놈들과 백병전으로 맞상대를 한다고? 농담하지 마라! 이건 괴물이 아니냐?

보스급 몬스터를 잡는 듯한 긴장감 때문에 온몸이 부들부들 경련하고 있다.

“후욱...후욱...”

신호흡을 하며 몸을 진정 시키고, 비척비척 일어섰다. 벌서 일주일째 이 아르혼을 뒤지고 다니고 있지만 고블린 샤먼놈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놈이 오크에게 완전히 당해서 죽었을까? 하지만 그렇지 않을 거라고 본다. 놈의 교활함은 그리 쉽게 당할 성질의 것이 아니었으니까.

“큭....”

오크 스켈레톤의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어 있다. 저 한놈의 트롤에게 오크 스켈레톤이 절반이나 부서져 버린 거다. 큰 손실이라면 큰 손실이다. 내 전력이 줄어 든 거니까.

“웃챠!”

트롤의 몸을 조각내었다. 그리고 그 시체를 누더기 가방에 담았다. 트롤 두 마리 정도면 가방안은 꽈악 찬다.

트롤 한 마리의 가격이 얼마였더라? 오거 보다는 못해도, 상당히 비싸다고 들었다. 특히 트롤의 피는 치료 물약, 그러니까 포션의 주 재료니까.

대박이라면 대박인 셈이지만 고블린 샤먼놈을 끝장 내지를 못해서 찝찝하단 말이지. 이걸 판 돈의 절반은 마법무구를 좀 사고, 절반은 현실에 팔아야 겠군.

그렇게 생각하면서 트롤의 시체를 전부 누더기 가방에 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막 돌아서는데 무언가가 내 주위를 둘러싸고서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쳇. 자바쿠 놈들이군.”

자바쿠. 이 아르혼의 여기저기에 분포하여 살아가는 놈들이다. 성질은 하이에나, 혹은 대머리 독수리 같은 놈들.

트롤의 피냄새를 맡고 몰려 들은 건가?

"나의 영혼의 조각. 나의 생명의 의지. 이곳에 나타나 나의 손이 되어라. 조금 약한 유령의 손!"

유령의 손을 뽑아내었다. 내 주위로 희뿌연한 손이 네 개 나타난다. 남에게는 보이지 않는 유령의 손. 등급이 올라감에 따라서 4개나 만들 수 있다.

"원념의 힘. 그 차가운 한을 이 손에 담으라. 약간 차가운 손."

그리고 이 유령의 손에는 마법을 추가로 걸 수도 있지! 나를 만만하게 보았다면 오산이다 자바쿠!

“케켁! 케켁!”

놈들이 나무 위에서부터 나와 오크 스켈레톤을 향해서 몸을 날려왔다. 세 마리가 동시에 나에게 달려드는 건가?

“꺼져라!”

몸을 틀며 두 개의 손도끼를 양쪽으로 휘둘렀다. 떨어져 내리던 놈 두 마리의 복부에 정확하게 손도끼가 박혀들며 두 마리의 배가 쩌억 갈라져 땅에 떨어졌다.

동시에 발을 뒤로 움직여 남은 한 마리를 피해내고, 바로 허리를 틀며 로우킥을 날려 놈의 면상을 걷어찼다.

“케엑!”

퍽! 하고 놈의 길쭉한 주둥이가 홱 돌아가며 뒤로 나가떨어진다. 주둥이는 악어처럼 툭 튀어나오고, 몸은 원숭이 몸에 털도 낫지만 사이사이로 비늘이 자란 것이 보였다.

이 놈들이 바로 아르혼의 청소부인 자바쿠다.

도마뱀과 원숭이를 반쯤 섞어 놓은 듯한 모습을 한 놈들이 나를 죽이려 들다니! 하지만 이미 이 놈들과는 지난 일주일간 몇 번이나 붙어 봤다.

놈들은 나무를 원숭이처럼 잘 타고, 그 날카로운 손톱을 휘두르며 덤벼는데 사납기 이를데 없다. 그 뿐인가? 이 놈들은 단체 생활을 하는데 그 수가 한무리당 백이 넘는다. 오크의 부락처럼 천단위는 아니지만, 이 놈들은 자주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며 먹이를 기습해 죽여대는 습성을 지닌 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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