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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락
오크는 그나마 원시적이라고는 해도 문화나 문명이 있지만, 이 놈들은 그저 야성의 동물 그 자체인 것들이었다.
그리고 이 놈들의 약점도 잘 알고 있지!
“죽여라!”
오크 스켈레톤들이 내 말에 눈 구멍에 일렁이는 붉은 흉광을 강렬하게 번쩍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떨어져 내린 자바쿠를 향해 무자비 하게 뼈로 된 손과 손에 든 허술한 무기를 휘둘렀다.
남은 오크 스켈레톤의 수는 총 스물, 원형을 짜고서는 달려드는 자바쿠에게 방어를 무시한체로 공격해 들어갔다.
퍽!
자바쿠가 순식간에 나가 떨어지며 열 마리가 넘게 죽어 버렸다. 오크 스켈레톤의 힘은 살아있는 오크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그 뼈 자체의 무게와 단단함은 충분히 무기가 된다.
그런 손에 겨우 키가 1미터도 되지 않는 자바쿠가 맞았으니 뼈가 부서지며 죽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오크 스켈레톤의 원진의 중심으로 파고들어 나는 손도끼를 들었다. 순식간에 열 마리가 죽자 놈들이 나무 위를 뛰어다니며 눈치를 본다.
교활한 놈들.
하지만 그런 교활함으로는 나를 이기지 못해. 그 교활함이 너희의 약점이지.
콱!
나무 사위를 뛰는 놈중의 한놈의 발목을 유령의 손으로 낚아 채서 그대로 내쪽으로 던져 내었다.
놈의 신형이 나무사이를 뛰어다니다가 바로 무너지면서 그대로 내 머리 쪽으로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퍽!
떨어져 내리는 자바쿠를 향해 손도끼를 휘둘러 그 생명을 끊어 주었다. 촤악하고 피가 내 몸을 적신다.
“흐흐.”
비릿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현실과 같은 그 느낌에 나는 웃었다. 그리고 다시금 나무 사위를 뛰는 놈들을 하나 둘 잡아채 떨어트렸다.
퍼퍽! 퍼퍽!
단번에 열 마리가 내 도끼에 유명을 달리했다. 놈들의 뜨거운 피가 몸에 가득 묻는다. 그렇게 놈들을 보며 나는 웃었다.
“덤벼라!”
@일단락
어떤 사건이 일어 났을 때.
그것을 종결 지은다면
일단락이 되었다고 이야기 하고는 한다.
하지만 일단락 되었다고 해서
정말로 끝일까?
다음 이야기는 없는 걸까?
-이야기꾼
“트..트롤이잖아요! 이..이걸 어떻게 잡은 거에요?”
“함정을 놨지. 그리고 머리에 한번에 화살을 박아 줬단다.”
베리얼이 놀라서는 호들갑을 떨었다.
“이건 랭크 B 정도는 되는 용병이 아니면 잡을 수 없는 건데...”
“사실 돌아 오다가 두 마리 더 죽였는데 가방이 모자라서 못 가지고 왔다. 지금은 아마 자바쿠 놈들의 식사 꺼리가 되어 있겠지.”
내 말에 베리얼의 눈이 동그래진다.
“대, 대단해요!”
“그래서 얼마쯤 나가?”
“에...근데 이게 시체가 좀 손상 되고...피도 응고 되어서.”
“응. 나도 알아. 아무래도 토막쳐서 가져 온 거니까. 가방의 용량 부족에 입구가 작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
“한..200골드밖에는....”
“200골드!?”
“아앗. 죄..죄송해요. 하지만 그 이상은 안돼요오.”
녀석이 말을 끌며 나를 울먹이는 눈으로 본다. 이야...상태가 개판인데도 200골드나 한단 말인가?
트롤이 엄청 비싼 거로군! 사실 잡는데 위험하기는 하지만 대박이 분명하다. 오거도 고블린 놈이 아니었다면 해치워서 큰 대박을 터트렸을 텐데.
빌어먹을 고블린 샤먼 새끼! 반드시 찾아서 싹과 그 뿌리까지 완전히 잘라 주겠다.
“아니 그 정도는 충분해. 그 가격에 팔게. 그런데 상태가 멀쩡한 놈이 제대로 된 가격이면 얼마나 하냐?”
“에..대충 1000골드는 해요. 트롤의 성체가 한 마리면 [낮은 효과의 치료 물약]을 대충 100병정도는 만들 수 있거든요. 아 물론 한병당 판매 가격은 50골드에요.”
“어이. 그거 너무 남겨 먹는 거 아냐?”
“에...하지만 트롤의 피가 주 성분이라고는 해도, 마력으로 정제하고, 갖가지 비싼 마법기에 넣고 제작해야 하는 데다가 다른 재료도 들어서요. 원가만 대충 30골드나 드는 걸요. 원가가 애초에 비싸다 보니 사는 사람만 사요.”
“이를 테면 몬스터 헌터나 용병?”
“그렇죠. 수요가 적으니 가격이 높아질 수 밖에 없어요.”
마법사가 왜 돈이 많은지 알겠군. 실제로 이 라이프 크라이에서 서민의 생활은 한달에 대충 20골드면 풍족하게 살 수 있다.
그런데 마법사들의 물품은 너무 천문학 적인 가격이다. 그 이유는 마법사들의 몸값이 비싼 이유도 있지만, 애초에 마법사들이 만드는 물품들의 원가가 고가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한 지방의 영주, 부자, 혹은 그런 마법사와 상인들이나 영주들을 상대로 목숨을 팔아 살아가는 용병 같은 이들이나 마법사의 물품을 사게 된다.
부의 독점이라는 거다. 빈부의 격차가 그 만큼 크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어쩐지 현실에서도 시세가 오른다고 했다.
현재 이 게임은 총접속인원이 12억, 동시접속은 3억을 돌파하고 있다고 했던가? 그 중에서 나와 같이 이렇게 전투를 통해서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자는 10만명도 되기 어려울 거다.
대부분은 도시나 마을에서 취직을 하여 정보를 모으며 전투방법을 익히고 있다고 인터넷에서 들었다.
시작부터 사냥을 해서 돈을 벌고 있는 자들은 10만 정도나 될까?
그러하니 시세가 오를 수 밖에.
12억에서 생겨나는 수요를 겨우 10만이 공급하고 있으니, 시세가 떨어지지 않고 오를 수밖에. 게다가 10만의 공급물량은 공장 같은 게 아닌 순수 인력. 즉 개개인의 수공업에 의한 것이니까 더더욱 물량이 달릴 수밖에 없다. 시간이 지나서 사람들이 차차 익숙해지고, 사냥을 할 수 있는 자가 늘어나면 시세가 떨어지겠지.
절묘하게 만들어진 세상이다.
“음..200골드라. 여기서 파는 마법무구 같은 건 뭐 있나? 좀 보여줄래?”
“200골드 내에서 말이죠?”
“그래.”
“그런거라면 여기 목록표가 있어요. 잘 팔리는 물건들인데 골라 보세요.”
목록표에는 약 서른가지의 물건들이 있었다. 열가지는 포션 종류로 내가 이용했던 [시간 가속의 물약], [투명화의 물약]도 있었으며 [낮은 효과의 치료 물약]과 [약간 강한 효과의 치료 물약], [보통 효과의 치료 물약], [강한 효과의 치료 물약], [완전한 치료 물약]등이 있었다.
“염산도 파냐?”
“아. 사실 트롤 사냥할 때 염산은 필수에요. 형이 특이하게 잡은 거라구요. 본래는 염산을 뿌려서 피부를 녹게 하고, 그대로 그 부분에 무기를 찔러 넣는 거죠. 어떻게 했길래 화살이 이렇게 머리에 깊숙이 박힌 거에요?”
“마력 부여를 썼거든.”
“아아. 마력부여라면 무기의 위력이 쎄져서 충분히 가능..........에에에에엑!? 마력 부여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