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프 크라이-59화 (59/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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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들의 마법

좋아! 아주 좋다!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레나를 돌아보니 안색이 아예 새파래져서는 딱딱히 굳은 얼굴이 되었다.

“왜 네크로맨서가 공포의 대명사인지 알겠어.........”

“왜?”

“사악하니까.”

레나의 말을 들으면서도 나는 빙글빙글 웃었다. 그런 말에 상처 받을 거면 다크게이머는 해 먹지도 못한다.

그리고 사실 네크로맨서가 사악하기는 하지. 다른 여타 게임에서도 네크로맨서는 사악한 꼼수로 무장해 싸우는 자들로 묘사된다.

“시체를 모독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안 좋아.”

레나의 말에 나는 미소를 그치고 대답해 주었다.

“그게 ‘인간‘적인 부분이겠지. 하지만 나는 안 그래.”

나에게는 여기가 게임의 세상이니까. 아니. 게임이 아니고, 실제 세상이었다고 할지라도 내가 네크로맨서가 되었다면 네크로맨서로서 망설이지 않을 거다.

나는 원래 그런 녀석이거든.

“돌아가. 아직 여기는 경계다. 네가 나를 따라오면 경계를 넘을 수 밖에 없어.”

레나가 이를 뿌득 하고 악물었다.

“따라가겠어. 네가 어디까지 하는지 이 눈으로 확인 할 꺼야.”

나는 그런 그녀에게 묻고 싶었다. 왜? 왜 확인 하려 하는데? 나에 대해서 무엇을 확인하려고 하는 건데?

하지만 묻지 않고 몸을 돌렸다. 그리고 나의 군대와 같이 숲 안으로 진군을 시작했다.

“[본 나이트] 방어!”

척! 하고 본 나이트가 둥글고 넓적한 타원형의 방패를 들어 오크들의 공격을 막아냈다. 텅텅! 캉캉! 하는 다양한 소리가 들리며 오크들의 무기와 [본 나이트]의 방패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오크의 부락으로 향하며 맞딱드린 오크들의 정찰조다. 수는 다섯 뿐이지만 그 힘이 보통이 아니다.

하지만 [본 나이트] 역시 내가 [무기 제작]을 통해 강화시킨 녀석들이다. 사실 [마법 부여]까지 하려고 했지만 그러다가는 하루를 더 보내야 할 것 같아서 그만 뒀다.

일일이 내 손으로 해야 하니 보통 오래 걸리는가? 그게 지금 상황이다. 오크 다섯이 내 [본 나이트]들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본 어쌔신] 공격!”

명령을 내리자 마자 나무 위에서부터 [본 어쌔신]이 떨어져 내리며 그 손목에 매달린 뼈로 된 짧은 비수를 찔러 넣는다.

오크 몸이 통뼈라고는 해도 검이 안 들어가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전면의 [본 나이트]만을 신경 쓰다가 떨어져 내린 [본 어쌔신]의 비수를 피하지 못했다.

푸욱! 푸욱!

수십마리가 한꺼번에 떨어져 내리며 비수를 찌르자 녀석들은 미처 피하지도 못하고 여기저기 몸에 비수에 의해서 상처 받고, 절명했다.

[본 어쌔신]중 몇놈은 제대로 급소를 찌른 것이다. 나무 위를 타고 다니다가 떨어지면서 하는 공격은 자바쿠의 움직임과 흡사하지만, 짧은 비수를 찌르는 모습은 고블린과 흡사하다.

내가 만들기는 잘 만든 모양이야. 예전에 그렇게 함정으로 끌어들이면서 애를 억던 괴물 같은 오크도, 역시 내 언데드 아미 앞에서는 이렇듯 눈 깜짝할 사이에 죽어 버린다.

만족스럽군. 게다가 이 녀석들은 마법적인 고렘으로 보일 뿐 언데드로는 보이지 않으니 더더욱 쓸모가 많아.

언데드 특유의 사마력만 어떻게 잘 처리하면 언데드 라는 사실을 숨기고 이용해 먹을 수도 있겠는데?

“내가 할 일이 없네.”

레나가 옆에서 한 소리 한다. 그것도 그럴 것이 내 언데드 군대 때문에 레나가 할 일이 현재 없는 상태다.

“기다려 봐. 이제 곧 할 일이 생길 테니까.”

원래는 오거를 사냥할려고 했는데 벨레일의 의뢰 때문이라도 오크 부족을 토벌해야 겠다. 놈들의 숫자는 대충 1000에서 800정도 였었지 아마?

거기다가 고블린 놈들과 꽤 싸워대서 지금은 그 수가 더 적어졌을 것이다. 아마 많아 봤자 500정도 되겠지.

문제는 그 오크 샤먼. 혹은 오크 메이지라고 불리는 놈들인데. 일단 부딪혀 보면 답이 나오겠지.

게다가 싸우는 와중에 녀석들의 시체를 즉석으로 일으켜 세워서 싸우면 되고.

“무슨 할 일?”

“오크 부락을 칠 꺼야.”

내 말에 레나가 미쳤냐는 얼굴로 나를 본다.

“너 미쳤구나? 지금 이거 믿고 오크의 부락을 공격하겠다는 거야?”

“괜찮아. 대충 생각이 있으니까.”

“믿어볼게.”

“걱정 말라구.”

언데드 아미. 불사의 군대를 끌고서 안쪽으로 이동 했다. 오크들의 영역을 가로지르며 안쪽으로 들어가자 저 멀리 익숙한 오크들의 부락이 보였다.

그 동안 상당히 고쳐 놓은 듯 하군 그래. 상관은 없지만.

“정말 할 거야?”

“물론이지.”

유령의 손을 뽑아내고, 두 개의 손도끼를 손에 쥐었다.

내가 손도끼를 쥐자 언데드들이 움찔 한다. 흠...손도끼에 담긴 패시브스킬마법인 [사자(死者)를 지배하는 자의 권위(權威)]의 힘이 배가 되어서 그렇겠지.

“내려서라.”

오크의 부락 근처는 나무들이 모조리 잘려나가 평원처럼 보인다. 오크 놈들이 집을 짓고, 부락을 짓느라 나무를 잘라내서 그런 거다.

그래서 [본 어쌔신]을 내려서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명령했다.

“[본 어쌔신]은 [본 나이트]의 어깨에 타라.”

복잡한 명령인데 될까? 그렇게 생각했는데 신기하게도 명령에 제대로 반응했다. 대체 어떤 원리로 이 녀석들이 명령을 알아 듣는 건지 신기하군.

“[본 하운드] 대기. [본 나이트] 진군!”

명령을 내리며 그 뒤로 따라 붙었다. 레나가 불안한 얼굴로 나를 따랐다. 오늘은 가져온 마법 아이템이 딱 가속의 물약 두 개 뿐이다.

말 그대로 도구용. 그러하니 모두 내 몸과 마법으로 끝장을 볼 꺼다.

“카쿠 라르! 취이익! 카쿠! 카쿠!”

허술한 망루에서 망을 보던 오크가 내가 이끄는 불사의 군대를 보며 경종을 울리며 소리를 지른다.

“취이익! 나카! 나카!”

오크 놈들이 뭐라고 떠들면서 목책의 문을 열고 우르르 튀어 나왔다. 그 수가 무려 백이나 되었다.

“[본 나이트] 정지! [본 하운드] 돌격!”

명령을 내리자 마자 오크 놈들이 일제히 돌격해 온다. 놈들과의 거리는 이제 겨우 100여미터 정도다.

“도..도망가야 되는 거 아냐?”

“아직 아냐. 석궁이나 장전해!”

“으응.”

내 말에 레나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석궁을 슬레이터를 들었다. 놈들이 오십여미터까지 가까이 왔을 때, [본 하운드]와 녀석들이 부딪혔다.

퍼퍽! 하고 [본 하운드] 대부분이 단번에 박살난다. 과연. 역시 늑대정도의 크기로는 아무런 혀과도 없다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명령을 내리고 두 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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