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떠날 결심
두 개의 정보를 보며 상당히 좋은 물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블러드 배틀 엑스 같은 경우에는 저주 받은 거니 별 소용 없다고 해도, 커터 롱 소드는 상당히 쓸만한 검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음...저희 탑에서는 이걸 제 값에 처분해 드리기 좀 그러네요. 이건 도심지에 가서 경매장 같은 데에 내 놓으면 더 비쌀 걸요?”
“그래?”
저걸 그냥 팔아? 흠..아무래도 그겢 ???겠지.
“그냥 팔아 줘. 이 도끼는 얼마쯤 줄래?”
“에..이 또기는 대충 마력 추출로 사용할 거니까...오십골드 쯤이요?”
마력 추출은 마법물품에 담긴 마력을 추출해 내는 마법이다. 마법사들은 그렇게 마력을 추출해 다른 마법물품을 만들거나, 마법을 사용할 때 쓰고는 한다고 했다.
“그래도 고블린 보다는 낫군. 그 도끼라도 사줘.”
“그럼 검은요?”
“그냥 내가 가지고 다니면서 쓰지 뭐.”
“알았어요.”
베리얼이 배틀엑스를 가져가고 돈 자루를 건네주었다. 좋아. 50골드가 생겼으니 이걸로 한 동안 먹고 살 걱정은 없겠군. 이 마을을 떠나는데 돈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베리얼을 바라보았다.
“그럼 잘 있어라. 나중에 또 볼 수 있다면 또 보자.”
“예? 그게 무슨 소리에요?”
“이번에 도시에 갈 일이 생겨서. 이제 이 마을을 떠날 때가 된 거지.”
내 말에 베리얼의 웃던 얼굴이 딱닥하게 굳어 버렸다.
“떠...떠난 다구요?”
“응.”
내가 떠난다니 충격이 큰 모양이다.
“그래도 나중에 다시 만날 수 있겠지. 네가 훌륭한 마법사가 되어서 세상에 나오면 다시 만나지 않겠어?”
그렇게 말해 주며 달래는데 갑자기 베리얼이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왜 울고 그래.”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리자 당황스러웠다.
“가..가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거군요.”
침묵을 선택하면서 손을 뻗어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럼. 나중에 봐요. 반드시 유명한 마법사가 되어서 다시 만날 테니까. 그때까지 형도 죽으면 안 되요. 알았죠?”
“그래. 걱정마라. 나도 유명해 질테니까.”
베리얼은 나에게 목걸이 하나를 내밀었다.
“제가 만든 최고의 마법무구에요. 형을 위험에서 구해줄 테니 잘 써주세요.”
마법무구의 설명에 대해서 듣고서 고맙다고 말하고 눈물 어린 베리얼의 얼굴을 한번 바라보고는 몸을 돌려 펜타자곤의 탑을 나섰다.
이제 이 마을에서 머무는 일도 끝이로군. 이 안쪽은 너무 막강하다. 내 레벨로는 무리라는 결론이 나왔다.
시체라도 많다면 어찌 해 볼 수 있겠지만 이 안쪽에서 시체를 구하는 것도 녹록치 않았다. 오히려 저렙이 나오는 곳에 가서 다수를 학살하고, 그 시체로 군대를 만드는 것이 나을 것이다.
혹은 전쟁터를 가던가.
“자. 그만 갈까?”
하늘을 바라보며 중얼 거리고는 아라한 신전으로 향해 걸음을 옮겼다. 신관이 언제나와 같은 얼굴로 나를 맞았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를 원합니다. 몇 단계나 올릴 수 있습니까?”
스킬을 올려서 스탯을 쌓아야 한다. 저번에 마력이 부족해서 힘들었다.
“그대는 35번째 단계까지 나아갈 수 있습니다.”
허! 많이도 올랐다. 이게 무슨 폭랩이냐? 물론 죽을 뻔 하기도 했고, 오크 놈들과 엄청난 싸움을 하기도 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런 레벨 업이 가능하다니? 하기는. 인터넷에서 이야기를 들어 보면 나보다도 더한 레벨업을 하는 놈들도 허다했다.
근데 중요한 것은 레벨업이 아니고 스킬들의 레벨이다. 스킬들의 레벨과 본 레벨이 잘 조화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우선 레벨은 30까지 올리도록 할까?
“30번째 단계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그대의 뜻대로.”
빛이 번쩍이며 레벨업을 했다. 이번에 레벨이 아주 많이 올랐기 때문에 드디어 30레벨이 되었군.
인터넷에서 듣기로 30레벨이 되면 특별한 스킬을 얻을 수 있다던데.
“그대는 드디어 걸음마를 떼었습니다. 이제 그대의 힘을 능숙하게 다루기 위함 수련의 길을 걸어갈 때입니다.”
흠. 이것도 이미 알려진 대사다. 레벨 30이 되면 특별 스킬을 하나 얻을 수 있는데 그때 하는 멘트다.
머리 속으로 생각하며 사제의 말에 집중했다.
“그대는 그대가 가고 있는 길의 입문을 위한 능력을 하나를 얻을 수 있습니다. 보십시오.”
사제가 손을 흔들자 수면에 영상이 떠오른다.
그것은 총 네 가지 였다. 그리고 각각의 영상의 밑에는 글씨가 쓰여져 있다.
맨 처음 것은 두 개의 도끼를 든 전사의 모습이다. 여기저기 피칠갑을 하고 싸우는 두 개의 도끼를 든 전사!
그 다음으로 나온 것은 등에 석궁을 매고, 두 손에는 긴 활을 든 사냥꾼의 모습이었다. 그 두 눈에서는 푸른 광망이 줄기줄기 뻗어져 나온다.
그 다음 그림은 해골지팡이를 들고, 주변에 유령과 언데드가 서 있는 영상이었다. 그 전신에서 검푸른 불길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기괴한 마법사.
마지막 그림은 강력한 푸른 마력을 손에서 뿜어내며 각종 물건에 마력을 불어 넣고 있는 모습을 한 마법사의 모습이었다.
그렇군. 이게 내가 걸어온 길이라는 거군.
그 네 영상을 보며 어떤 것을 선택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는데 사제가 말했다.
“그대는 지금까지 여러 가지 길을 같이 걸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와 같이 계속해서 여러 가지 길을 걸을 수 있을 테지요. 하지만 그대가 자격을 얻어 얻을 수 있는 힘은 이 네 길중 하나. 그대의 자격이 갖추어 졌을 때마다, 그대는 이렇게 하나의 힘을 선태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건 30레벨 때 얻을 수 있는 스페셜 스킬을 고르란 이야기군. 일반 스킬과 다르게 스페셜 스킬은 레벨 30에 얻을 수 있다 이거지. 그리고 저 네가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하고 말이야.
내가 만약에 다른 방식으로 사냥하고, 더 많은 방식으로 움직였다면 영상의 수도 많아 졌을 것이다.
“저 네가지 외에는 없습니까?”
“다른 것들은 자격이 없습니다.”
조건을 알겠어.
레벨이 30에 도달할 때 스스로가 가진 스킬들의 숙련도나 레벨에 관계하여 그에 관련한 스페셜 기술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내가 숙련도가 조건에 달한 것은 저렇게 4가지 란 말이지.
그렇다면 결정은 하나다.
“네크로맨서의 힘을 얻겠습니다.”
내 말과 동시에 사제가 나에게 손을 뻗는다.
“위대하신 그분의 이름으로 그대에게 새로운 힘을.”
빛이 번쩍이며 무언가가 내 안에서 차오른다. 동시에 내 앞에 사령마법사 네크로맨서의 영상이 크게 커지며 다른 영상을 지우더니,
하나의 글씨로 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