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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굴에서 만난 사람
레나가 이를 악물고 내 뒤를 따랐다. 음..아까 조이기 공격에 당한 녀석들 뼈 갑옷이 조금 부서져 있군. 아무래도 내 [무기 제작]스킬이 낮고, 화로나 뭐 그런 데에서 망치로 두들겨 가면서 만든 게 아니라서 좀 내구력이 약해. 말 그대로 마력을 통한 스킬의 힘만으로 만든 거니까.
담금질이나 뭐 그런 걸로 제대로 정련 한 것도 아니니. 어차피 쓰고 버리는 거기는 하지만 들어간 시간이 꽤 되는데...
“뭐..뭐하는 거야?”
금이가 부서진 부분을 매만지며 생각에 잠기고 있는데 레나가 아직도 진정 되지 않은 얼굴로 나를 보고 있다.
이런 레나를 챙기는 걸 깜빡 했군.
“아 미안. 이 녀석들 내구력이 약한 듯 해서.”
그래도 이 녀석들은 그 육신이 안에 들어차 있다. 완전히 뼈로만 만든 일반 적인 스켈레톤에서 [본 나이트]가 된 녀석들이 아니라서 내구력은 더 높은 편이니까. 음...정 안되면 [본 스네이크] 같은 거라도 만들어 보던가 하지 뭐. 레나가 싫어하겠지만.
쉬익! 쉬위이익!
하샤스가 또 다시 덤벼들고 있었다. 일단 먹이라고 생각 되면 닥치고 덤벼드는 건가? 어차피 약해 빠진 것들이다.
전략도, 전술도 못 쓴다. 게다가 멍청하게 공격해댄다. 어리석은 생물들이지.
“레나 정신 똑똑히 차리라구!”
“알..알고 있어!”
“공격!”
[프리징 본 나이트]로 공격을 명령하고, 그 뒤를 따랐다. 마굴에서 막 기어나온 하샤스 세 마리가 아까와 똑같이 [프리징 본 나이트]를 향해 몸을 날려왔다.
콰직!
녀석의 큰 입이 그대로 [프리징 본 나이트]의 머리를 물어 버렸다. 뜯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뼈 갑옷에 금이 간다. 동시에 양옆에서 [프리징 본 나이트]가 바로 도끼로 몸을 휘감으로고 하는 하샤스의 몸을 내리찍는다.
퍼퍽!
하샤스는 금세 피투성이가 되어 꿈틀 거리며 떨어져 나간다. 그 위로 레나가 끼어들어 창을 푸욱 하고 찔렀다.
아직도 익숙치 않은지 찌른 후 바로 빼지 못하고 부르르 떤다. 하샤스가 꿈틀 거리며 몸을 비틀자 레나가 창을 놓쳐 버렸다.
그 사이로 꿈틀거리던 하샤스가 입을 크게 벌린다. 쳇. 독액을 뱉으려는 거로군?
“레나 피해!”
정신 차리라구! 레나가 몸을 굳어서 그런가 움직임이 둔하다. 그런 레나를 향해 몸을 날려 그대로 레나를 안아들고 땅을 굴렀다.
치엑!
하샤스의 독액이 나의 등 뒤를 스치고 지나가 땅에 흩 뿌려졌다.
“정신차려!”
레나를 향해 고함을 질렀다. 쯧. 석궁 쏠때는 그래도 침착 하더니만. 아직 담력이 모자른 건가? 하긴 레나는 그냥 서빙이나 하던 평범한 소녀다.
그런 소녀가 갑자기 변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겠지.
레나를 놓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프리징 본 나이트]가 세 마리의 하샤스를 난도질 해서 처치하고 있었다.
저거 가죽은 못 쓰겠군.
본엑스 하나를 허리에 걸고 몸을 돌려 레나에게 손을 뻗어 주었다.
“레나 괜찮아?”
“으..응.”
레나는 아직 아까의 그 위기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양이다.
“헤유...이래서는 안 되겠다. 오늘은 아지트로 돌아가자.”
레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첫 번째 사냥이 끝났다.
마굴에서 만난 사람
사람은 사는 모습이 같다.
다들 외로움에 목을 매달고,
다른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외로운 것은 무서우니까. 괴로우니까. 고통스러우니까.
그렇지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언제나 삐그덕 거린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서 친해질 확률이 얼마나 될 것인가.
외로워서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지만.
서로 다르기에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헤어진다.
-탐대미자(貪大美者) 제갈야
“후욱! 후욱!”
레나가 하샤스와 1:1로 맡붙고 있었다. 물론 근처에서 내가 레나와 하샤스를 예의 주시하고 있기는 하다.
“쉬익! 쉬릭!”
하샤스가 혀바닥을 날름날름 거리면서 레나의 창의 움직임에 머리를 이리저리 비튼다. 길이 10미터의 거대한 뱀 하샤스. 근데 너무 거대해서 놈도 지 머리를 3미터 이상으로는 들어 올릴 수 없다.
저 거대한 몸체가 용수철처럼 튕겨져와 그대로 충돌하는 것만 해도 보통 충격은 아니다. 내 언데드 들이 내 [무기 제작] 능력에 의해서 강화 되지 않았다면, 단번에 가루가 되어 부서졌을 것이다.
지금도 여기저기 금이 가고 부서져 있는 상태이기도 하고.
“쉬앗!”
하샤스가 입을 벌리며 레나의 빈틈을 향해 그대로 입을 벌리며 달려들었다. 레나는 침착하게 발을 옆으로 움직이며 창을 찔렀다.
푸욱!
하샤스의 목 아래 부분이 창에 찔리며 피가 흐른다. 레나는 번개처럼 창을 찌르자 마자 빼내며 옆으로 몸을 굴렸다.
휘리릭!
하샤스의 꼬리치기 공격이 들어왔다. 꼬리를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땅을 굴렀다. 쾅! 하고 레나가 굴렀던 땅으로 꼬리가 떨어져 내렸다. 그 사이에 레나가 벌덕 일어나서 창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치면서 그 창날로 꼬리의 비늘을 베었다.
핏!
비늘이 얇게 베어지며 피가 흘렀다. 하샤스가 화가 난 듯 몸을 움직이며 레나에게 달려들었다.
레나는 침착한 눈으로 하샤스를 바라보며 하샤스의 몸을 날리며 물어 버리는 그 공격을 몸을 던져 피해냈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던 나는 석궁 슬레이터를 들었다. 퉁! 퉁! 퉁! 세발의 화살이 날아가 그대로 녀석의 머리와 몸통을 꿰뚫는다.
퍼퍼퍽! 하는 소리와 함께 하샤스의 큰 몸체가 부르르 떨다가 쿵 소리를 내며 땅에 쓰러져 버렸다.
“후욱. 후욱.”
레나의 전신은 이미 땀으로 범벅 되어 있었다. 그럭저럭 이제는 싸울 줄 알게 되었군. 다행이야.
“괜찮아 레나?”
“으응. 괜. 괜찮아.”
일주일이나 마굴의 근처에 아지트를 만들고서 하샤트를 하나씩 유인해서 레나에게 일대일을 시켰다.
맨 처음에는 큰 부상을 당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익숙해 진 듯 저기까지 싸우고 있었다. 그래도 약하기는 하다. 하샤스와 1:1 정도로 이렇게 힘들어 해서야. 아무래도 창에 들어가는 힘이 모자라서 그렇다.
일격에 적의 몸을 단번에 뚫는 힘이 있어야 좋은데........아무래도 스킬 [마나 운용 수련법]을 어디서든 얻어야 겠군. 나야 마력 자체가 높아서 마나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있다지만, 애초에 마나를 느끼는 체질도 아닌 레나가 마나를 다루어 육신의 힘을 배가시키려면 그 수밖에 없다.
일단 이 세계의 NPC는 레벨업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으니까. 이리드를 이용할 수도 없는 거고. 음...........NPC를 레벨업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건가? 알아 봐야 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