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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흐름
“좋아. 이걸 마력철 만들기라고 부른다.”
나는 중얼거렸다.
인터넷에서 새롭게 알아낸 사실인데, 혼자서 뭔가 특이한 기술을 만들고서 이걸 ‘ㅇㅇㅇ’라고 부른다, 하고 중얼거린 후, 이름을 외쳐 사용하면 스킬로 등록된다고 했다.
즉, 아라한 신전에 가서 새로운 스킬을 등록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이지. 새로운 스킬의 등록은 일반 필드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달까?
“마력철 만들기!”
따앙! 번쩍! 따앙! 번쩍!
“좋았어. 성공이군!”
스킬 ‘마력철 만들기’가 됐다.
“아쵸!”
마치 북두신권처럼 대량으로 마력철을 만들어주마!
따앙! 따앙! 따앙! 따앙! 따앙!
“헉헉!”
벌써 마력철 만들기로 철괴를 50개나 만들었다.
저 철괴 하나당 롱 소드 하나를 만들 수 있으니 꽤 큰돈이 될 거야.
문제는 그게 아니지. 마력철은 마력을 띤 금속. 일반 금속에 비해 더 단단하고, 날카로운 예기를 가진다.
하지만 그런 정도라면 굳이 마력철을 만들지 말고 검을 만든 후 마력을 부여해도 된다.
그럼 내가 왜 마력철을 만들었는가?
그것은 바로 스승님의 비술서에 마력을 띤 금속을 이용해서 병장기를 만드는 비법에 대해 쓰여 있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이 비술서의 70퍼센트 정도는 사용할 수 있거든.
“후후! 시작해볼까.”
보통 금속이란 것은 불을 이용해서 녹여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마력철을 가지고 무기를 만들 때 약간의 공정을 가하면 그 마력을 불의 속성으로 바꾸어 화염의 검으로 만들 수 있다! 그게 바로 스승님의 비술!
하지만 나는 단지 화염의 검을 만들고 끝내고 싶은 생각은 없어. 다른 게임들에도 아주 많거든.
마법 부여 같은 시스템에서 여러 가지 힌트를 얻어서, 나는 그 화염의 검에 마법진을 새겨 넣어 그 능력을 극대화할 생각이다. 일명 폭염의 검!
아예 검날에서부터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생성되는 그런 것을 만들 생각이다.
“좋아! 실험 A다! 야장술!”
따앙! 따앙!
“오너라, 마나의 힘이여! 나의 의지에 의하여 지금 여기에 마나의 힘을 통해 문양을 새겨 넣어라! 마법적 문양!”
내가 새로 익힌 56가지 스킬 마법들에서 마법 부여계파의 마법 중 하나인 마법적 문양! 웬만한 금속이나 물질에 문양을 음각하는 마법이지!
“숙련된 연금술과 야장술을 이용한 마법 무구 제작! 불꽃의 춤을 마법 부여하며 시동어는 불의 춤!”
새로 익힌 56가지 스킬 마법 중 하나이며, 원소 마법계의 화염 마법인 불꽃의 춤을 걸었다.
‘불꽃의 춤을 마법 부여하며 시동어는 불의 춤’이라고 외친 것은, 이를 통해서 마법 무구의 마법을 발동시킬 수 있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주문을 설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역시 56가지 마법 중에 있는 것이다.
번쩍!
빛이 난다. 단번에 성공인가?
콰앙!
금속이 박살 나며 불꽃이 솟구쳤다. 그리고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내 몸에 무수한 고통이 밀어닥치면서 몸이 뒤로 날아가 벽에 처박혔다.
“크헉!”
무, 무진장 아프잖아!
“컥컥!”
메고 있는 가방 안에서 포션을 하나 꺼내 꿀꺽꿀꺽 삼켰다.
“후우! 보통 일은 아니로군.”
음… 마력을 너무 들이부었나? 아니면 변환식이 잘못된 건가? 아니면 마법진이 잘못된 건가? 아니면 속성력에 화염 마법을 추가로 거는 게 너무 과했나?
“쯧! 다시 해볼 수밖에.”
나는 다시 망치를 들었다.
***
“어서 오세요!”
드디어 성공했다. 그냥 열기를 머금은 정도가 아니고, 완전히 칼에서 불꽃이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꽃의 검을!
애초에 의도한 폭염의 검 정도는 아니지만, 확실히 강력한 무기였다.
문제라면 사용자도 열기를 느낀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내열성을 부여하는 마법 목걸이를 따로 제작했다.
마법 목걸이와 검이 한 세트. 가격은 무려 한 자루에 1백 골드.
마법 무구치고는 매우 싼 가격이다. 보통 이 정도 마법 무구면 3백 골드 단위부터 불러도 싸다는 소리를 들으니까.
내 노가다의 산물이지. 사실 이걸 제대로 만들려면 마정석을 갈아 넣거나 해야 하거든. 하지만 내가 마력을 부여해서 만든 거라서 원재료 값이 적게 들어갔지.
다만, 그 덕분에 불꽃을 뿜어내는 시간에 제한이 있다. 하루에 3시간 정도랄까. 3시간을 모두 소모하면 딱 12시간이 지나야 재충전된다.
“이것은 어떠신가요? 불꽃의 검에 건틀릿 쉴드! 이것도 매우 좋은 물건입니다!”
엘린이 아주 장사를 잘한다. 끼워 넣기 식 판매와 수상한 상술, 그리고 계산을 이용해서 장사가 꽤 잘되고 있었다.
엘린의 모습을 보고 나는 가게를 나섰다.
만들어둔 무기는 약 5백 자루. 나머지 방어구나 도끼, 석궁의 무기는 엘린이 다른 공방에서 구매해온 것을 진열해서 제대로 맞추어놓았다.
엘린은 진열한 무기를 보수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견습 장인을 하나를 고용했다. 외눈의 어린 소년으로, 적발에 꽤 곱상하게 생긴 녀석인데 이름이 잭이라고 했다.
그런 부분까지 내가 신경 쓸 이유는 없지.
나는 가게를 나선 후, 생각을 정리했다. 무려 넉 달간이나 칩거하면서 물건을 개발할 새로운 스킬의 조합을 생각해내고, 실험했다. 그 결과 만들어진 스킬은 총 6개.
“마력철 만들기, 불꽃의 검 만들기, 불꽃의 흉갑 만들기, 불꽃의 방패 만들기, 불꽃의 철 장갑 만들기, 불꽃의 철 장화 만들기.”
이걸 전부 합쳐서 불꽃의 전신 갑옷을 만들려고 시도했으나 그것은 실패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알았다. 이 스킬을 이용해 언데드를 만들면 언데드임에도 화염 속성을 띤다는 것이다.
아직 언데드에 대한 실험은 많이 하지 못했다.
이제는 다시금 전투를 할 때다. 4개월의 칩거 끝에 야장술은 숙련된 야장술로 바뀌었고, 연금술도 숙련된 연금술로 바뀐 데다, 마법 부여는 마법사의 마법 부여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셋 다 두 단계나 뛰어오른 셈이었다.
이리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듣기로는 무기와 방어구의 제작 기법을 담은 기법서가 있어서 그를 스킬에 사용하는 목록화할 수 있다고 한다.
내가 스승님께 받은 비전서처럼.
하지만 비전서는 목록화되지는 않던데. 특별한 아이템이라 그런 것일까?
하기야 비전서에는 전반적으로 금속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대한 비술이 적혀 있다. 마력철을 만드는 법이라든가, 고강도의 강철 제련이라든가, 균질함을 유지하면서 금속을 제련해 무기를 만드는 법이라든가 하는 원론적인 부분 말이지.
이 비전서의 마지막은 합금술. 하지만 이것은 내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금은 절대로 무리인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