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라이프 크라이-170화 (17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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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

“어디로 가는 거야?”

“사령 마법사 조합.”

하이몰 백작령에도 사령 마법사 조합은 존재한다. 이번 일에 대해서 조합은 대체 무슨 생각인지 들어야 한다. 일이 일이니만큼 사령 마법사 조합에서도 이 일을 알고 있을 터.

레나를 데리고 사령 마법사 조합의 접선지로 갔다. 그리고 접선을 끝내고, 바로 포탈을 이용해 하이몰 백작령 사령 마법사 조합 지부에 도착했다.

“큼! 오랜만이군. 네가 떠난 후 시끄러웠어.”

그때 본 그 노인이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래, 저 아이가 네가 구하려고 했던 애인이냐?”

노인의 말에 레나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렇습니다.”

“큼! 좋을 때로고. 그래, 이번에는 무슨 일이지?”

노인의 말에 나는 그간의 일을 설명했다. 공작의 의뢰, 그리고 야장술의 스승이신 센슨 님에 대한 이야기.

“아아, 알고 있지. 젤파른의 이번 일은 우리도 이미 알고 있다.”

“막지 않습니까?”

“조합은 이미 젤펜다임 왕국에서 전면적인 철수를 결정했지. 그러니 굳이 젤파른 녀석의 일을 막을 이유가 없다.”

“예?”

나는 크게 놀라야 했다.

사령 마법사 조합이 젤펜다임에서 완전히 철수? 이건 또 무슨 일이야?

“아아, 네 녀석은 스파인에 가 있었으니 몰랐겠군. 크음! 잘 들어라. 데스나크람 님의 지시로 인해서 젤펜다임 왕국에 뿌리를 내렸던 우리들은 모두 북쪽의 랑고트로 옮기게 되었다.”

“스승님께서요?”

“그렇다. 크음! 이건 대외비이지만 너는 알아도 되겠지. 데스나크람 님께서 랑고트 왕국과 협약을 맺으셨다. 이제부터 우리는 랑고트 왕국에서 우리의 이름을 당당히 내걸고 움직일 수 있게 되었지.”

“예?”

노… 놀라운 일이잖아! 스승님은 대체 무슨 일을 하신 거야?

“그러면 더더욱 이번 일을 막아내야 하지 않습니까? 대외적인 우리의 이미지란 것이…….”

“큼! 그런 건 걱정할 필요 없지 않느냐? 어떤 마법 부여계 마법사가 사건을 일으켰다고 해서 다른 마법 부여계 마법사들이 다 처벌받는 것도 아니다. 큼! 그러니 상관없지. 다른 이들은 게거품을 물면서 우리를 성토하겠지만, 우리 역시 지난 세월 모아온 힘이 적지 않다.”

“그렇군요.”

“큼! 또 끼어들려는 게냐?”

“그렇습니다.”

“그럼 네 개인적인 이유로 끼어드는 걸로 해두지. 큼! 하지만 명심해라. 너 혼자 결정한 일이기에 조합은 너를 보호하지 않는다. 그것은 젤파른 그놈도 마찬가지이지.”

“알겠습니다.”

“조합은 일주일 후 완전 철수한다. 준비할 게 있다면 지금이 마지막이다.”

노인의 말에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느새 이야기가 그렇게까지 되었단 말인가? 내가 모르는 곳에서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나고 있군.

하기야 나는 절대자도 아니고, 전지전능한 것도 아닌 그저 다크 게이머일 뿐이다. 흐름을 모두 알 수 없고, 흐름을 거스를 수도 없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밖에!

“알겠습니다.”

나는 사령 마법을 증폭시키는 시약과 도주용 공간 이동 스크롤, 대규모 공간 제어 스크롤 등을 산 후, 사령 마법사 조합을 나서야 했다.

“어떻게 할 거야?”

“글쎄… 생각해봐야겠지.”

왕궁과 공작, 백작에게 미리 이야기는 해두었는데… 과연 어떻게 될는지.

좋아. 이 일이 어떻게 될지는 내가 지켜봐 주겠다.

하지만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언데드의 습격을 막아내는 게 아니다. 나는 성인군자가 아니므로. 내가 원하는 것은 그저 센슨 스승님을 만나는 것. 그리고 센슨 스승님에게 진실을 듣는 것. 그러니까 그에 집중한다.

언데드의 군대를 막는 것은 다른 이들이 알아서 하겠지. 나는 그를 위한 최소한의 일만 행하면 되는 것이다.

“일단 저쪽으로 가자.”

나는 그렇게 말하고 레나와 함께 아라한 대신전으로 향했다.

@현실에서

현실과 가상.

그것은 꿈과 꿈 밖과 같은

서로 마주 보고 선 두 개의 형상.

그런데 어느 쪽이 현실이고,

어느 쪽이 꿈이 되는가?

그 경계란 것은

이토록 얄팍한 것이건만.

-현자 모르오-

<언데드 대침공 이벤트하는듯!

님들! 대산맥 아르혼 아시죠? 제가 지금 젤펜다임에서 활동 중인데, 대산맥 아르혼에서 언데드가 파도치듯이 내려오고 있다니까요? 정말이에요! 여기 증거 스샷이요!

-근육마귀인:이거 낚시 아님?

-갓오브발더스:진짜인가 본데?

-아기드래곤둘리:이거 진짜임. 나도 아르혼 밑에서 사냥하다가 언데드 대군에 당했음.

-네버섬머의워터딥:나도 당했다고! 정말 개짜증이라고! 덕분에 현질해서 내 캐릭 살렸지만 아이템은 싹 날아가 버렸어!

-009골드페닉스:헐! 님, 죽고 나서 현질해서 부활했음? 좀 짱인 듯.

-아라치는내거:뭐야? 무슨 이벤트야? 아라한 컴퍼니가 뭔가 준비한 거야?

-옆집사는리치샨달라:내가 보증하는데 이거 진짜임. 왜냐고? 나 라이프 크라이에서 네크로맨서 하거든. 네크로맨서 길드에 이미 공문 떴음.

-우월한캉각스:나도 네크로맨서 하는데 길드에서 이미 들었음. 안타깝다능. 내가 젤펜다임에서 플레이했으면 가서 한가락 하는 건데.

-헬름의발바닥:이 빌어먹을 네크로맨서 새퀴덜! 헬름신의발바닥에 걸고 싹 청소해주마!

-이상한던전의추코보:헬름신은 손바닥으로 유명한 거 아니었심?

-군림천하:위에 님들 게임 내력이 좀 짱인 듯. 그 게임들 수십 년 전의 게임들 아님?

-비적괴성탄:나는 님이 더 짱인 듯. 그 네임 분명 수십 년 전 유행했던 무협 소설 이름 아님?

-사채캡터사쿠라:위에 있는 님들 대부분 내공이 짱인 거 아님? 여기서 제대로 된 사람은 나밖에 없음.

-스카이:그런데 이거 진짜 하는 이벤트? 지금까지 이런 거 한 적 없었잖아?>

“후! 뜨겁군.”

현실로 되돌아온 나는 여기저기 웹에 이야기를 잔뜩 뿌렸다. 바로 언데드의 대침공에 대한 것이었다.

이 이야기는 순식간에 퍼져 나갈 것이고, 그렇게 다수의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라이프 크라이’는 분명 현실과 같지. 하지만 게임이기도 하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수를 세기 어려운 언데드의 군대가 밀고 내려오겠지만, 유저들의 수 역시 지금 30억을 돌파했다.

그중 1퍼센트만 움직인다고 해도 무려 3천만이라는 엄청난 숫자다. 아니, 나는 1퍼센트도 바라지 않는다.

0.1퍼센트만이라도 움직이면 3백만. 그 정도 유저의 숫자라면 못 막지 않겠지.

“크큭!”

내가 이래서 음험한 학살자라는 별명을 얻은 것이지만.

자, 떡밥을 더 펼쳐 볼까?

<최초의 유니크 아이템 출현!

언제나 정확한 떡밥을 투척하는 강태공입니다. 이번의 떡밥은 바로 최초의 유니크 아이템 출현! 다른 게임들 식으로 말하면 갓(GOD)급의 아이템인데요. 이거 언데드를 무한정 지배하게 해주는 엄청난 아이템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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